<판결요지>

집배원으로 근무하는 공무원인 원고가 혈중알콜농도 0.136%10m 음주운전을 하였음을 이유로 운전면허가 취소되자, 이를 이유로 피고(춘천우체국장)가 원고를 직권면직처분하면서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이는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보아 직권면직처분을 취소한 사례.

 

춘천지방법원 행정부 2015.01.09. 선고 2014구합4366 판결 [직권면직처분취소]

원 고 / A

피 고 / B 우체국장

변론종결 / 2014.11.7.

 

<주 문>

1. 피고가 2014.7.14. 원고에 대하여 한 직권면직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2004.12.21. 임용되어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강원지방우정청 B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 원고는 2013.8.19. 23:59C 승용차를 혈중알콜농도 0.136%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춘천시 D에 있는 아웃도어 매장인 ‘E’ 앞에서부터 같은 동 ‘F’ 주차장까지 약 10m 운전하였다(이하 이 사건 음주운전이라 한다). 강원도지방경찰청장은 이와 같은 음주운전을 이유로 도로교통법 제93조제1항제1호에 따라 원고의 자동차운전면허를 취소하기로 결정하고 2013.9.9.경 원고에게 취소일자를 2013.10.9.자로 하여 결정 통지를 하였다.

. 피고는 2013.10.7. 원고가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1항제8호에서 정한 해당 직급·직위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의 효력이 없어지거나 면허가 취소되어 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 대하여 직권면직처분을 하였다(이하 ‘1차 직권면직처분이라 한다).

. 원고는 2013.10.7.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소청심사위원회는 2014.1.24.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원고는 2014.2.3. 위 결정을 송달받았다.

.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14.7.14. 1차 직권면직처분을 취소하고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이 내려진 것을 근거로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1항제8호에 따라 직권면직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1) 절차상 하자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2항에 의하면, 임용권자가 공무원을 직권면직할 때에는 미리 관할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미리 관할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이와 같은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위법하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는 대리운전기사에게 차량을 운전하게 하였는데 대리 운전기사가 교통이 혼잡한 교차로 모퉁이에 차량을 세우는 바람에 다른 차량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위 차량을 10m 정도 떨어진 주차장으로 옮기려고 부득이하게 차량을 운전하게 된 것으로 이 사건 음주운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원고가 수년간 성실히 근무해온 점, 원고의 어려운 경제사정, 원고는 2014.10.17. 자동차운전면허를 다시 취득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으므로 위법하다.

 

. 관련 법령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은 다음과 같다.

국가공무원법

70(직권 면직)

임용권자는 공무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다.

8. 해당 직급·직위에서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자격증의 효력이 없어지거나 면허가 취소되어 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때

임용권자는 제1항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따라 면직시킬 경우에는 미리 관할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1항제5호에 따라 면직시킬 경우에는 징계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 판단

1)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을 제6,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 우정사업본부 소속공무원 인사관리세칙 제14조는 공무원임용령 제16조제1항제2호에 의한 자격증소지자를 경력경쟁채용할 경우의 자격증서의 종류와 임용예정직명은 [별표 3]과 같다고 규정하고, [별표 3] ‘우정직공무원 경력경쟁채용 등을 위한 자격증 구분표에 따르면, 집배원의 경우 제1, 2종 보통운전면허가 필수적인 자격요건으로 되어 있다.

) 원고는 제2종 보통 자동차운전면허를 가지고 2004.12.21. 기능10급 집배원으로 임용되었고 그 후 기능8급 정보통신원(집배원)으로 승진하여 집배원으로 근무하여 왔다.

) 원고는 2013.8.19. 춘천시 G에 있는 음식점에서 직장동료 3명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신 후 근처 당구장에서 1시간 30분가량 당구를 친 다음 다른 친구를 만나기 위해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약속장소로 이동하였다. 대리운전기사는 춘천시 D 로터리 근처에 있는 ‘F’ 의류판매점 앞 도로에 원고의 차량을 세운 후 돌아갔는데 위 차량을 세워둔 장소는 편도 2차선 도로의 교차로 모퉁이어서 우회전 차량의 통행에 방해가 되는 데다가 사고 발생의 위험이 있어 원고는 차량을 ‘F’ 뒤편에 있는 주차장으로 옮기기 위해 약 10m 운전하였다. 원고는 이와 같은 음주운전으로 2013.9.9.경 취소일자가 2013.10.9.인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통지를 받았다.

) 피고는 2013.9.10. 춘천지방검찰청으로부터 원고에 대하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로 약식명령을 청구하였다는 통보를 받고, 2013.10.7. 개최된 B우체국보통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하여 직권면직처분을 하기로 하는 의견을 들은 후 같은 날인 2013.10.7. 원고에 대하여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1항제8호를 이유로 1차 직권면직처분을 하였다.

) 원고는 2014.4.28.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원고의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일인 2013.10.9. 이전에 한 1차 직권면직처분은 처분 당시 원고의 자동차운전면허가 취소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원고가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1항제8호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행하여진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자, 피고는 2014.7.14. 1차 직권면직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이 사건 음주운전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미리 관할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

2)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2항에 따라 미리 관할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전혀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1차 직권면직처분 당시 미리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쳤고, 징계위원회 의견이 피고를 기속하지 않으며,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하여 징계위원회 의견을 다시 듣는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자동차운전면허취소시 직권면직 또는 해임을 하도록 규정한 내부 기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징계위원회의 의견이 1차 직권면직처분 시 징계위원회의 의견보다 더 높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가진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처분 시 징계위원회 의견을 듣지 않은 것이 절차상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2항에서 임용권자가 공무원을 직권면직처분 하는 경우 미리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취지는 직권면직처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입법취지가 있다. 직권면직처분은 공무원의 지위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어서 해당 공무원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임용권자로서는 처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 절차를 엄격히 준수할 것이 요구되는 점, 징계위원회의 의견이 임용권자를 기속하는지와 상관없이 임용권자는 공무원을 직권면직하면서 법이 정한 절차인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들을 의무가 있는 점, 피고는 1차 직권면직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였으므로 1차 직권면직처분 시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들은 것을 두고 이 사건 처분에도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쳤다고 평가할 수 없고, 1차 직권면직처분 시 고려한 사정과 이 사건 처분 당시의 사정이 반드시 같다고 단정할 수도 없어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미리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피고에게 무용한 절차를 강요한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처분과 관련 하여 징계위원회 의견을 다시 듣는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가 직권면직 또는 해임을 하도록 규정한 내부 기준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하여 그 청취절차 자체가 면제될 수 없고, 그 청취절차의 필요성은 새로이 들어야 할 징계위원회 의견이 1차 직권면직처분 시 징계위원회의 의견보다 더 높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가지는지 여부와는 무관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2항에 따라 징계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이 사건 처분을 했어야 하므로, 이와 다른 취지에서 하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처분은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2항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성수(재판장) 이희경 이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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