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운전 시점과 혈중알코올농도의 측정 시점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고 그때가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로 보이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실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경우 운전 당시에도 처벌기준치 이상이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운전과 측정 사이의 시간 간격,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의 수치와 처벌기준치의 차이, 음주를 지속한 시간 및 음주량, 단속 및 측정 당시 운전자의 행동 양상, 교통사고가 있었다면 그 사고의 경위 및 정황 등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158%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고 하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시각이라고 주장하는 때로부터 약 98분이 경과한 시각에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인 0.1%를 크게 상회하는 0.158%로 나타난 점, 피고인이 처음으로 음주를 한 시각을 기준으로 하면 1시간 50분 뒤에 운전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운전 당시에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차량을 운전할 당시 적어도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한데도, 이와 달리 보아 무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음주운전에서 혈중알코올농도의 입증에 관한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14.6.12. 선고 20143360 판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피고인 /

상고인 / 검사

원심판결 / 대구지법 2014.2.13. 선고 201323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2.9.22. 08:30경 대구 북구 산격동에 있는 ○○○ 감자탕 음식점 앞 도로에서부터 △△△△ 상가 앞 도로까지 약 200m의 구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58%의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였다는 것이고, 그 적용법조는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2항제2, 44조제1(혈중알코올농도가 0.1% 이상 0.2% 미만인 경우)이다.

 

.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최종 음주 시점은 주취운전자 정황진술 보고서에 기재되어 있는 2012.9.22. 04:30경으로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2012.9.22. 08:00경 혹은 그 이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제한 다음,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2012.9.22. 08:30경 음주운전을 한 시각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측정을 한 시각인 2012.9.22. 09:48경의 혈중알코올농도 0.158%와 같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고인의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 이상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음주로 인한 혈중알코올농도는 피검사자의 체질, 음주한 술의 종류, 음주 속도, 음주 시 위장에 있는 음식의 정도 등에 따라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통상 음주 후 30분 내지 90분 사이에 최고치에 이르렀다가 그 후로 시간당 약 0.008%~0.03%씩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주 후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도달할 때까지 시간당 어느 정도의 비율로 증가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알려진 신빙성 있는 통계자료가 없고, 음주측정기에 의하여 호흡측정을 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치로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도달한 이후 하강기에 해당하는 구간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할 수 있을 뿐 상승기에 해당하는 구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산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전제사실에 따라 최종음주 후 90분이 경과한 시점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른다는 것을 기초로 할 경우, 피고인이 차량을 운전한 시점인 2012.9.22. 08:30경은 피고인의 최종음주 시점일 가능성이 있는 2012.9.22. 08:00경 혹은 그 이후로부터 90분 이내로서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2. 이 법원의 판단

 

. 우선 음주 종료 시점에 관한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음주 종료 시점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다음으로 음주운전에 있어서 혈중알코올농도의 입증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음주운전 시점이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시점인지 하강시점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운전을 종료한 때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시점에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약간 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음주 후 30~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그 후 시간당 약 0.008%~0.03%(평균 약 0.015%)씩 감소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약 운전을 종료한 때가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에 속하여 있다면 실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보다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낮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록 운전 시점과 혈중알코올농도의 측정 시점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고 그때가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로 보이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실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경우 운전 당시에도 처벌기준치 이상이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운전과 측정 사이의 시간 간격,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의 수치와 처벌기준치의 차이, 음주를 지속한 시간 및 음주량, 단속 및 측정 당시 운전자의 행동 양상, 교통사고가 있었다면 그 사고의 경위 및 정황 등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10.24. 선고 20136285 판결 등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정들이 인정된다.

피고인이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시각이라고 주장하는 2012.9.22. 08:10경으로부터 약 98분이 경과한 같은 날 09:48경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처벌기준치인 0.1%를 크게 상회하는 0.158%로 나타났다.

비록 음주 후 30~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른다는 일반적인 기준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적용할 경우 운전 당시는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라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2.9.22. 06:40경부터 지인들과 식사 겸 술을 마셨다는 것이므로 처음으로 음주를 한 시각을 기준으로 하면 1시간 50분이나 뒤에 운전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운전 당시에 반드시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차량을 운전하다가 2012.9.22. 08:30경 진행방향 오른쪽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을 충돌하고도 사고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진행하여 갔는데, 사고가 음주를 마친 후 얼마 되지 아니한 시각에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은 상당히 술에 취한 것으로 인하여 반응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인은 사고 후 사고지점에서 약 50m 정도 떨어져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 □□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경찰관에게 검거되었고, 당시 그곳 테이블에는 뚜껑이 열려져 있으나 마시지 아니한 맥주 1병과 뚜껑이 닫혀 있는 맥주 1병이 놓여 있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이 사고 후 □□□□□ □□으로 가서 술을 더 마셨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검거된 후인 2012.9.22. 09:48경 작성된 주취운전자 정황진술 보고서에는 언행은 술 냄새가 나고 약간 어눌함, 보행은 약간 비틀거림, 혈색은 얼굴과 눈동자에 충혈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을 발견한 경찰관도 피고인이 만취 상태에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3) 이러한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할 당시 적어도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운전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 이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음주운전에 있어서 혈중알코올농도의 입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양창수(주심) 고영한 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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