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방법원 2015.06.10. 선고 2014고단10434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 피고인 / A
♣ 검 사 / 구공회(검사직무대리, 기소), 윤혜령(공판)
♣ 변호인 / 변호사 B(국선)
<주 문>
피고인은 무죄.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 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C 그랜드 스타렉스 구급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4.10.5. 21:10경 위 차량을 운전하여 부산 동래구 수안동에 있는 동래 교차로를 내성교차로 쪽에서 안락동 쪽으로 1차로를 따라 시속 약 30km의 속력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그곳 전방은 신호기가 설치된 사거리 교차로이므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속도를 줄이고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피고 신호에 따라 안전하게 운전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적색 정지신호에 신호위반하여 그대로 진행하다가 때마침 피고인 차량 진행방향의 우측에서 좌측으로 신호에 따라 진행하는 피해자 D(66세) 운전의 E 로체 택시의 앞 범퍼 부분을 피고인의 차량 오른쪽 뒷바퀴 펜더 부분으로 들이받았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 D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요천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을, 피해차량에 탑승한 탑승객인 피해자 F(여, 48세)에게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각각 입게 하였다.
2. 판 단
가. 도로교통법상 관계 규정
제2조(정의) 22. “긴급자동차”란 다음 각 목의 자동차로서 그 본래의 긴급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나. 구급차
제5조(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 ①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와 차마의 운전자는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하는 신호 또는 지시를 따라야 한다. (이하 생략)
제29조(긴급자동차의 우선 통행) ② 긴급자동차는 이 법이나 이 법에 따른 명령에 따라 정지하여야 하는 경우에도 불구하고 긴급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정지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③ 긴급자동차의 운전자는 제1항이나 제2항의 경우에 교통안전에 특히 주의하면서 통행하여야 한다.
④ 모든 차의 운전자는 교차로나 그 부근에서 긴급자동차가 접근하는 경우에는 교차로를 피하여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하여야 한다. (단서 생략)
제30조(긴급자동차에 대한 특례) 긴급자동차에 대하여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1. 제17조에 따른 자동차등의 속도 제한. 다만, 제17조에 따라 긴급자동차에 대하여 속도를 제한한 경우에는 같은 조의 규정을 적용한다.
나.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이 운전한 차량은 주식회사 한국응급이송단 소속의 구급차량으로 이 사건 사고 당시 김해복음병원에서 저혈압·부정맥의 응급환자를 긴급하게 싣고 해운대 백병원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당시 경광등을 켜고 싸이렌을 울리며 운행하였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교차로를 내성교차로 방면에서 안락교차로 방면으로 편도 3차로 중 1차로에서 이동 중이었는데, 교차로 진입 당시 적색신호등이었다.
③ 피해자는 이 사건 교차로를 동래경찰서 방면에서 동래전화국 방면으로 편도 3차로 중 3차로에 정지해 있던 중 녹색신호등을 보고 출발하였는데, 출발 당시 같은 방면 1차로와 2차로에 있던 차량들은 피고인 운행의 구급차량의 진행을 위하여 모두 정지상태에 있었다.
④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 차량이 교차로를 거의 지나갈 무렵 3차로에서 직진하던 피해자 차량과 부딪친 것으로, 피고인 차량 오른쪽 뒷바퀴 펜더 부분과 피해자 차량의 정면 앞 범퍼 부분이 충격된 것이다.
다. 판단
위 관계 규정 및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은 긴급하고 부득이한 상황에서 긴급자동차를 운행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도로교통법상 신호지시에 따른 정지의무 및 속도제한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오히려 피해자가 긴급자동차의 통행을 위한 일시정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위와 같은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인정하기 어렵고, 또한 위 인정사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도로교통법 제29조제3항에 따른 교통안전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제2항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