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헌법 제33조제2항은 공무원인 근로자의 경우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공무원인 근로자의 노동기본권에 대하여 헌법적 제한을 두고 있으며, 노동조합법 제5조 단서는 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이나 가입에 관하여 따로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제정된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이라 한다)은 노동기본권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범위와 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면서, 그 제3조제1항에서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공무원노동조합의 조직·가입, 공무원노동조합과 관련된 정당한 활동에 대하여는 노동운동 등 공무 외의 집단 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을 적용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과 노동조합법, 공무원노조법 등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관련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공무원으로 조직된 근로자단체는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설립된 공무원노동조합인 경우에 한하여 노동기본권의 향유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이는 기존 공무원노동조합이 신설합병 형태로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공무원노동조합은 합병결의 및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결성·조직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노동조합의 실체를 갖추어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설립신고를 마침으로써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으로 설립되는 때에 비로소 합병의 효력이 발생하여 소멸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합병결의 및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결성·조직행위가 이루어진 시점부터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신고가 수리되는 시점까지 사이에 존재하는 기존 공무원노동조합은 소멸이 예정된 조직이어서 그 지위가 잠정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기존 법률관계를 정리·청산하는 데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공무원노동조합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공무원노동조합 간 신설합병의 경우 합병결의 및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결성·조직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기존 공무원노동조합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신설될 공무원노동조합이 실체를 갖추어 설립신고를 마침으로써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으로 설립되는 때에 비로소 합병의 효력이 발생하여 소멸한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대법원 제12016.12.27. 선고 2011921 판결 [통보처분취소]

원고, 상고인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피고, 피상고인/ 고용노동부장관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0.12.8. 선고 20101263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1심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제5조 본문에서 근로자가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음을 규정하면서, 10조제1항과 제12조제4항에서는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사람으로 하여금 설립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행정관청에 제출하게 하고, 노동조합이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에 설립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의 자유 설립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그 설립에 관하여 신고주의를 택한 취지는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에 대한 행정관청의 효율적인 정비·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보호·육성하려는 데에 있으며(대법원 2014.4.10. 선고 20116998 판결 등 참조), 신고증을 교부받은 노동조합에 한하여 노동기본권의 향유 주체로 인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에서 정한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춘 근로자단체가 신고증을 교부받지 아니한 경우에도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 등 일정한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될 뿐, 노동기본권의 향유 주체에게 인정되어야 하는 일반적인 권리까지 보장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헌법재판소 2012.3.29. 선고 2011헌바53 결정 참조).

한편 노동조합법 제28조제1항제2호는 합병을 노동조합이 소멸하는 해산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둘 이상의 노동조합이 소멸하고 새로운 노동조합이 설립되는 형태인 신설합병의 경우, 노동조합법이 새로운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합병의 효력 발생 요건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 점이나 앞서 본 설립신고의 취지 또는 법적 의미 등을 고려하면, 합병에 의하여 설립되는 근로자단체가 노동조합법 제2조제4호에서 정한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어 노동기본권의 향유 주체로 인정될 수 있는 때에 합병이 완료되어 기존 노동조합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하고, 이와 달리 신고증을 교부받아야만 합병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근로자단체가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으로 일정한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신고증을 교부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2. 그러나 공무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하 공무원노동조합이라 한다)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즉 헌법 제33조제2항은 공무원인 근로자의 경우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공무원인 근로자의 노동기본권에 대하여 헌법적 제한을 두고 있으며, 노동조합법 제5조 단서는 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이나 가입에 관하여 따로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제정된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이라 한다)은 노동기본권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범위와 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면서, 그 제3조제1항에서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공무원노동조합의 조직·가입, 공무원노동조합과 관련된 정당한 활동에 대하여는 노동운동 등 공무 외의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을 적용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과 노동조합법, 공무원노조법 등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관련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공무원으로 조직된 근로자단체는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설립된 공무원노동조합인 경우에 한하여 노동기본권의 향유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이는 기존 공무원노동조합이 신설합병 형태로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을 설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공무원노동조합은 합병결의 및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결성·조직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노동조합의 실체를 갖추어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설립신고를 마침으로써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으로 설립되는 때에 비로소 합병의 효력이 발생하여 소멸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합병결의 및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결성·조직행위가 이루어진 시점부터 새로운 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신고가 수리되는 시점까지 사이에 존재하는 기존 공무원노동조합은 소멸이 예정된 조직이어서 그 지위가 잠정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기존 법률관계를 정리·청산하는 데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공무원노동조합으로 활동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3.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원고와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이 합병결의를 거쳐 신설합병 형태로 통합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가 이에 대한 설립신고가 반려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참여한 합병결의에 따라 통합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원고 스스로 해산신고까지 하였으므로, 그 조합원들은 통합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되고 원고는 공무원노동조합의 실체를 갖추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는 통합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신고가 수리되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 통보가 취소된다고 하여 공무원노동조합의 실체가 없어진 원고가 공무원노동조합의 지위를 다시 인정받게 되는 것은 아니며, 달리 원고에게 이 사건 통보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도 없다고 보아,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합병결의가 유효하고 이를 기초로 원고와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이 통합하여 통합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조직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새로 설립하려던 통합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신고가 수리되지 아니한 이상 합병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고, 비록 해산신고가 있었으나 이는 보고적인 것에 불과하여 실제로 합병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 이상 해산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는 합병결의에 의하여 소멸이 예정된 조직이기는 하지만 잠정적으로 공무원노동조합의 지위를 가지고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구성원들 역시 원고 소속 조합원의 지위를 잠정적으로나마 유지한다고 보이며, 따라서 기존 법률관계를 정리·청산하기 위하여 과거에 이루어진 이 사건 통보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가 공무원노동조합의 실체를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정당하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공무원노동조합의 합병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민사소송법 제418조 본문 규정에 따라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제1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김신 김소영(주심) 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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