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공무원노동조합과 관련하여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에 규정된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공무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자로 한정되고, 면직·파면 또는 해임된 공무원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아닌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것이 인정되는 이상 행정관청은 노동조합법 제12조제3항제1호에 의하여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주체성 등이 훼손되었는지를 별도로 심사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22016.11.10. 선고 2016구합58284 판결 [노동조합설립신고반려처분취소]

원 고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피 고 / 고용노동부장관

변론종결 / 2016.08.25.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6.3.17. 원고에게 한 노동조합 설립신고 반려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 원고의 전신인 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2009.9.23.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및 법원공무원노동조합과 합병 결의를 하여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을 설립하였고, 2009.11.28. 대의원회의에서 그 명칭을 원고로 변경하였다.

. 원고가 2009.12.1.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2009.12.24. 원고가 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으로 규정한 규약과 해직자 82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된 것 등에 대한 보완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다.

. 원고가 2010.2.25.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다시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2010.3.3. 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던 해직자 82명이 원고의 조합원으로 여전히 포함되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위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다.

이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위 노동조합 설립신고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10구합11276) 2010.7.23. 패소판결을 받았고, 이후 이 판결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025239)과 상고심(대법원 20116998)을 거쳐 그대로 확정되었다.

. 원고가 2012.3.26.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다시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2012.4.19. 원고가 해직자의 조합원 가입 여부에 대한 소명과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한 규약의 변경에 대한 보완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다.

. 원고가 2013.5.27.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다시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2013.8.2. 원고 규약 제7조제2항 단서가 노동조합 가입이 허용되지 않는 자(해직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위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였다.

---

<원고 규약>

7(조합원자격) 조합원이 부당하게 해고되었거나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조합원의 자격을 유지한다. , 구체적인 조합원 적격에 대한 해석은 규약 제27조제2항제7호에 의한다.

27(중앙집행위원회의 성격과 권한) 중앙집행위원회는 다음의 권한을 갖는다.

7. 규약과 각종 규정의 해석

---

이에 원고가 위 노동조합 설립신고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서울행정법원 2013구합25931), 서울행정법원은 2014.4.24. 원고 규약 제7조제2항 단서가 원고의 중앙집행위원회에게 해직공무원에 대해서도 조합원자격을 인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규정으로 해석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이 판결은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449981)과 상고심(대법원 201551033)을 거쳐 그대로 확정되었다.

. 원고가 2016.3.16.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서(이하 이 사건 설립신고서라 한다)를 또다시 제출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6.3.17. ‘원고가 공무원이 아닌 자(해직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규약 제7조제2항을 보완하지 않고 제출하였고, 이 사건 설립신고서에 기재된 회계감사위원장 ○○는 공무원 노동조합 가입이 허용되지 않는 해직자로 확인되었다는 이유로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이라 한다) 2, 6조제3, 17조제2,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2조제4(), 12조제3항에 따라 이 사건 설립신고서를 반려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설립신고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노동조합법이 제2조제4()목 본문에서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으로 규정한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설립신고서를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1) 해직공무원도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의 근로자에 포함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는 취업 중에 있는 근로자에 한정되지 않고 일시적인 실업 상태에 있거나 구직 중인 사람도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한 그 범위에 포함되는 점, 공무원노조법 제6조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현직 공무원의 범위를 특정한 것에 불과한 반면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는 단결권 등을 보장해 줄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그 범위를 결정하여야 하는 점, 공무원노조법 제6조제3항의 문언과 그 취지에 의하더라도 해직공무원에게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한 재심판정이 내려진 이후에까지 조합원의 지위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해직공무원은 단결권 등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으로서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2) 노동조합의 근로자 주체성을 훼손할 위험에 대한 심사의 결여

설령 해직공무원이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의 근로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조항이 정한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근로자가 아닌 자를 조합원으로 가입시킨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근로자 주체성, 즉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조직된 단체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훼손시킬 위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해직공무원의 가입으로 원고의 주체성이 훼손되는지 여부를 전혀 심사하지 않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 판단

1)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의 근로자에 해직공무원이 포함되는지 여부

()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 본문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조항은 공무원노조법 제17조제2항에 의하여 공무원의 노동조합에 적용되고 이 경우 근로자공무원으로 보며, 공무원노조법 제6조제3항은 공무원이 면직·파면 또는 해임되어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한 때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노동조합원의 지위를 상실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상의 규정들을 종합하면, 공무원노동조합과 관련하여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에 규정된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공무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자로 한정되고, 면직·파면 또는 해임된 공무원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아닌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4.10. 선고 20116998 판결 참조).

() 한편 노동조합법 제2조제1호와 제4()목 본문에서 말하는 근로자에는, 특정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사람 이외에도, 일시적인 실업 상태에 있거나 구직 중인 사람도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한 그 범위에 포함되며,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 단서는 일정한 사용자와의 종속관계가 전제되지 않는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동조합이 아니라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해고되어 근로자성이 부인될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1.29. 선고 20122824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공무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임용행위를 통해 근로를 제공하고,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사용자와의 종속관계가 전제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공무원노동조합을 산업별·직종별 노동조합으로 볼 수는 없고, 따라서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 단서는 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공무원의 근로조건이나 임면에 관한 사항은 기본적으로 법령이나 조례 및 예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므로 해직공무원 등 현직 공무원이 아닌 사람들이 공무원노동조합을 통해 위와 같은 사항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할 실익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해직공무원 등의 단결권 보장을 위하여 이들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할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렵다.

() 따라서 해직공무원도 노동조합법 제2조제4()목의 근로자에 포함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그 주장이 들고 있는 여러 논거를 살펴보더라도 위 각 규정의 문언과 체계, 그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해석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2) 노동조합의 주체성을 훼손할 위험에 대한 심사의 요부

노동조합법 제10조제1, 12조제1, 3항제1호에 의하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자는 설립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행정관청에 제출하여야 하고, 행정관청은 보완사유나 반려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설립신고서를 접수받은 때로부터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하여야 하나, 설립신고를 한 노동조합이 같은 법 제2조제4호 각 목에서 정한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하며, 같은 법 제2조제4()목 본문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를 노동조합의 소극적 요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것이 인정되는 이상 행정관청은 노동조합법 제12조제3항제1호에 의하여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하고,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주체성 등이 훼손되었는지를 별도로 심사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4.10. 선고 20116998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설립신고서에 첨부된 원고 규약에 해직자, 즉 공무원이 아닌 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제7조제2항 단서가 여전히 포함되어 있고, 해직공무원인 ○○를 원고의 회계감사위원장으로 선임한 사실에 대해서는 원고도 다투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원고 규약 제7조제2항 단서와 해직공무원의 회계감사위원장 선임으로 인하여 원고의 주체성이 훼손되었는지를 별도로 심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해직공무원의 공무원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것이 노동조합의 본질, 즉 노동조합의 근로자 주체성을 훼손할 위험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흠결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앞서 본 법률규정에 대한 문리해석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박기주 이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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