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피고인이 작성하여 올리게 한 이 사건 글은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기보다 피고인의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 봄이 상당한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허위사실 적시를 전제로 한 업무방해 또한 성립하지 않는다.


【대구지방법원 2020.2.13. 선고 2019고정995 판결】

 

• 대구지방법원 판결

• 사 건 / 2019고정995 명예훼손, 업무방해

• 피고인 /

• 검 사 /

• 판결선고 / 2020.02.13.

 

<주 문>

피고인은 모두 무죄.

 

<이 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대구시청 상수도사업본부 동부사업소 소속 7급 공무원으로 2018.3.1.부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경북지역본부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하는 사람이다 .

피고인은 2018.6.초순경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소속의 성명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지금 부산공무원 노동조합이 상급단체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라 함)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하 ‘공노총’이라 함) 중에 하나를 선택하려고 하니 전공노 대구시지부와 공노총 대구지부의 활동상황을 비교하여 전공노를 홍보할 수 있는 글을 써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았다.

피고인은 위 부탁에 따라 2018.6.13.경 대구 동구 ○○동에 있는 전공노 대경본부 사무실에서 “한번 상급단체 결정을 하면 다시 바꾸기 어렵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대구시청에는 공노총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있습니다. 공노총 초대위원장이 대구시청 노동조합 ○○○ 위원장이었지만, 공노총 대구시청노동조합이 그 동안 보여준 모습에 많은 조합원들은 지금 분노와 실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합원을 위한 사회 변혁과 조합원의 지위 향상을 위해 투쟁해야 하는데, 권력에 아부하는 대구시청 노동조합의 모습이 부끄럽고 실망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구시청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는 현 위원장이 출마해서 재선을 한 경우가 없습니다. 조합원을 위해 일하지 않는 공노총 소속 노동조합 지도부를 조합원들이 더 이상 지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산시청공무원 여러분. 한번 상급단체 결정을 하게 되면 다시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광역시지부는 부산시청 조합원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라는 글을 작성한 후 전공노 부산지역본부에 보내 2018.6.15. 전공노 홈페이지 본부소식란 등에 게시하게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대구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초대 대구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인 ○○○을 비롯하여 현직 위원장이 출마하여 재선을 한 경우가 2차례 있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인 대구공무원노동조합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피해자인 대한민국 공무원 노동조합총연맹의 단위 노동조합 유치 업무를 방해하였다.

 

[판단]

 

1.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자신이 작성하여 준 글은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라 의견표명에 해당할 뿐이고, 사실을 적시한 것도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구체적인 사실 적시가 아니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없고,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것이 아닌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 아니므로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2. 구체적 판단

명예훼손죄에 있어서의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3.24. 선고 97도2956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통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이 작성하여 올리게 한 글은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기보다 피고인의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 봄이 상당한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거나 유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부산시공무원노동조합이 상급단체로 공노총과 전공노 사이에 어느 노조를 정할 것인지 결정함에 앞서 전공노를 선택하여줄 것을 목적으로 작성된 글이다.

② 피고인의 전공노를 선택해 달라는 데에 대한 의견으로 공노총 소속 대구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서, 이러한 의견에 대한 근거로 대구공무원노동조합의 현 위원장이 재선된 적이 없다는 것을 내세웠을 뿐이다.

③ 그러나 피고인이 내세운 현 위원장이 재선된 적이 있는지 없는지의 사실 자체는 가치중립적인 것으로서 재선된 사실이 있음에도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하여 대구시청노동조합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킬 표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④ “공노총 대구시청노동조합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에 많은 조합원들이 분노와 실망을 느끼고 있다. 조합원을 위한 사회변혁과 조합원의 지위향상을 위해 (노동조합이) 투쟁해야 하는데, 권력에 아부하는 대구시청노동조합의 모습이 부끄럽고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구시청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는 현위원장이 출마해서 재선을 한 경우가 없다. 조합원을 위해 일하지 않는 공노총 소속 노동조합 지도부를 조합원들이 더 이상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는 글의 표현이나 문맥을 보면, 공노총 소속 대구 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위원장이 재선되지 못한 원인(비록 사실이 아니라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⑤ 이러한 점은 피고인의 글 중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는 부분을 특히 굵은 글씨로 기재한 것을 보더라도 분명해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모두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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