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에만 차량을 제공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에는 차량을 전혀 제공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위 각 노동조합에 총 3대의 차량을 제공하면서 그 사용 기간을 각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배분한 점, 이 사건 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관계가 악화되어 현실적으로 차량 배분 방법에 관한 협의가 도출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용자인 원고가 ‘체크오프’ 방식으로 산정된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이 사건 차량을 배분한 것은 합리적인 방법을 채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노동조합 사무실은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하여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요소임에 반하여, 차량은 조합원들의 이동 등에 필요한 편의적 요소에 불과할 뿐 노동조합의 일상 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요소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차량 배분은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서울행정법원 2021.8.19. 선고 2020구합69816 판결】
• 서울행정법원 제14부 판결
• 사 건 / 2020구합69816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재심판정 취소
• 원 고 /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21.06.10.
• 판결선고 / 2021.08.19.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6.8. 원고, C노동조합과 전국금속노동조합 사이의 중앙2020공정*, *(병합)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68.3.25. 설립되어 약 17,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선, 제강 및 압연재의 생산과 판매업 등을 하는 회사로, F, G, H 등 6개 사무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 산하에 조직된 노동조합은 다음과 같다. <표 생략>
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C노동조합은 원고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였고, ○○지방노동위원회는 2018.12.10. C노동조합을 원고와의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하였다(C노동조합을 이하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 한다).
라. 원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차량 3대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조합원 수에 따라 각 차량의 사용기간을 이 사건 노동조합에 1대(20개월 중 5개월), 교섭대표노동조합에 2대(각 20개월)와 1대(15개월)로 배분하였다(이하 ‘이 사건 차량 배분’이라 한다).
마.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12.3. ○○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이 2019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 체결과정에서 한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배제 등과 원고의 이 사건 차량배분에 대하여 공정대표의무위반 시정신청을 하였다.
바. ○○지방노동위원회는 2020.1.31. ‘원고가 단체협약 유효기간인 2019.11.1.부터 2021.6.20.까지 20개월 동안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차량 3대(2대는 20개월, 1대는 15개월)를 지원하면서, 이 사건 노동조합에 차량 1대를 5개월간 제공한 행위는 공정대표의무위반에 해당한다’는 등의 초심판정을 하였다.
사. 원고는 2020.3.9.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심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6.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20공정*,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차량 배분은 원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른 것이어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원고가 단독으로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없는바, 원고가 이 부분에 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없이 단독으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의 주체가 될 수 없으므로, 원고만을 상대로 한 이 사건 노동조합의 구제신청은 당사자적격의 흠결 내지 신청의 내용이 실현 불가능한 경우로서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2) 이 사건 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조합원 수, 교섭요구사항 등을 고려하면 위 각 노동조합 사이에 차량 배분을 달리할 필요성이 있고, 노조사무실 제공, 교육시간 분배 등과 달리 사용자의 차량 제공이 노동조합 활동에 필수적이라고 볼 수 없는바, 이 사건 차량 배분은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원고에 대한 구제신청은 이유 없다.
나. 관계 법령
■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0.6.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4조(노동조합의 전임자) ① 근로자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이하 “專任者”라 한다)는 그 전임기간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된다. ④ 제2항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제24조의2에 따라 결정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이하 “근로시간 면제 한도”라 한다)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근로자는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 제29조의4(공정대표의무 등) 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제1항을 위반하여 차별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있은 날(단체협약의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가 제1항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단체협약 체결일을 말한다)부터 3개월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③ 노동위원회는 제2항에 따른 신청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인정한 때에는 그 시정에 필요한 명령을 하여야 한다. ④ 제3항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명령 또는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 등에 관하여는 제85조 및 제86조를 준용한다. 제81조(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不當勞動行爲”라 한다)를 할 수 없다. 4.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 다만, 근로자가 근로시간중에 제24조제4항에 따른 활동을 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함은 무방하며, 또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은 예외로 한다. |
다. 인정사실
1) 근로시간면제한도 관련 협의
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17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2017.7.1. ~ 2019.6.30.) 중인 2019.1.2. 원고에게, 조합원 수 증가를 이유로 근로시간면제한도 조정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고, 원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19.2.11. 근로시간면제운영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제1조(근로시간면제한도) ① 근로시간면제 한도는 본 합의서 체결일의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하되, 본 합의서 체결 이후 조합원 수가 변동되더라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까지는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시간총량 및 사용인원 한도는 변경하지 아니한다. ② 연간소정근로시간은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 기준 1,942시간으로 하며, 근로시간면제한도는 연간 총 24,200시간으로 한다. ③ 근로시간면제자는 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 12명, 파트타임 근로시간면제자 24명 이내에서 지정하여 운영한다. 단, 근로시간면제자의 총 인원은 24명을 초과할 수 없다. ④ 제2항 및 제3항에 의한 근로시간면제한도 시간 및 근로시간면제 사용인원은 교섭창구단일화에 참여한 노동조합에 대하여 부여하며, 노동조합별 근로시간면제한도 시간 및 근로시간면제 사용인원은 노동조합간 상호 협의하여 정한다. ⑤ 2019.1.31.까지 제4항에 따른 노동조합간 상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회사는 2019.2.18. 본 합의서 체결일의 노동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근로시간면제한도 시간을 임시로 분배한다. 다만, 그 이후 노동조합간 근로시간면제한도 시간 분배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 즉시 그 합의에 따라 근로시간면제한도를 재분배한다. ⑥ 본 합의서 체결일 당시의 노동조합원 수는 체크오프 내역 및 각 노동조합의 조합원 명부, 조합비 납부 내역 등을 근거로 결정하되, 각 노동조합에서 필요한 증빙을 갖추어 노동조합원 수를 통지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교섭참여노조 확정공고일 당시의 노동조합원 수를 본 합의서 체결일 당시의 노동조합원 수로 본다. |
나) 이 사건 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19.5.16. 근로시간면제한도 시간 배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원고와 합의한 근로시간면제한도 시간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간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배분함 ○ 다만, 2019.2.11.부터 같은 해 6.30.까지의 기간 동안 조합원 수에 따라 각 노동조합에 임시로 배분된 근로시간면제한도 시간에 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부여된 시간 중 400시간을 이 사건 노동조합에 양도함 ○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동조합은 향후 근로시간면제한도 시간을 조합원 수에 따라 배분하는 것에 대해 결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약속함 |
다) 원고는 2019.6.24.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하여 ‘체크오프(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기 전에 조합비를 미리 공제하여 노동조합에 납부하는 조합비 징수방법)’의 방법으로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의 수(2019.6. 기준)에 따라 산정된 근로시간면제 사용시간 한도를 통지하면서, 조합원 수 등에 이의가 있을 경우 조합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의 제출을 요구하였다
라) 이 사건 노동조합은 조합원 수를 산정하는 시점(2019.6.)에 대하여는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체크오프’의 방식으로 산정된 조합원 수에 따라 근로시간면제한도를 배분하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실제 조합원 수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2) 이 사건 차량 지원·배분 관련 협의
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19년도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이 마무리 될 무렵인 2019.8.경 원고에게 5대 또는 6대의 차량 지원을 요구하였다. 한편,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4.경 교섭대표노동조합에 2019년도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약 120개 항목의 교섭요구안을 전달하였는데, 위 교섭요구안에는 차량지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나) 원고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19.8.30. 제23차 단체교섭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가한 노동조합인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동조합에 차량 3대를 지원하기로 잠정합의하였으나, 위 내용이 단체협약서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다) 원고는 2019.10.21.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동조합에 업무용 차량 지원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 교섭대표노동조합이 2019년 단체교섭 시 차량지원을 요구함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스타렉스 3대를 2019년 10월의 체크오프 인원을 기준으로 배분하여 지원할 계획임 ○ 단체협약 효력기간인 2019.11.1.부터 2021.6.30.까지 20개월 중, 이 사건 노동조합은 스타렉스 1대를 5개월 동안 사용하되 우선적으로 1개월 단위의 기간을 선택하여 이용할 수 있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은 스타렉스 2대(각 20개월), 스타렉스 1대(15개월)을 이용할 수 있음 ○ 이 사건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2019.10.25.까지 차량 이용 시기 관련 협의를 완료하여 원고에게 통보해주기 바라고, 별도의 통보가 없을 경우 스타렉스 1대를 이 사건 노동조합에 2019.11.1.부터 2020.3.31.까지 5개월을 우선 배정하여 운영할 계획임 |
라)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10.25. 원고에게, 원고가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고, 단체협약 효력기간 동안 차량 2대(F, G 각 1대)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마)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19.10.28. 원고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과 차량 이용 시기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였으나 이 사건 노동조합이 원고의 이 사건 차량 배분을 수용할 수 없다고 하므로, 이 사건 노동조합과 기간을 나누어 사용하기로 한 차량 1대에 대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먼저 15개월 동안 사용하되, 이 사건 노동조합의 사용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위 노동조합의 사용 기간인 5개월에 대해 협의를 거쳐 원고에게 별도로 통보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바) 원고는 2019.10.31. 이 사건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 사건 차량 배분의 기본 방침을 변경할 수 없고, 차량 이용이 필요한 경우 사전에 교섭대표노동조합과 협의를 통해 차량을 이용(1대, 1개월 단위, 최대 5개월)하라고 회신하였다.
3) 이 사건 초심판정 이후 원고의 대응
가)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서 이 사건 차량 배분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자, 2020.4.23.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이 사건 차량 배분 기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개선안(이하 ‘이 사건 개선안’이라 한다)을 송부하면서, 위 각 노동조합이 이 사건 차량 배분 기준에 관하여 별도의 합의를 하는 경우 그 합의안을 기준으로 차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표 생략>
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은 2020.5.7. 이 사건 개선안이 조합원 수에 비례하는 차량 배분 기준을 변경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기준을 변경하는 것이어서 이에 반대하지 않았고,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여러 고소·고발 사건이 진행 중인 관계로 차량 배분 기준에 관한 별도의 협의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원고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합리적인 지원기준을 수립하여 각 노동조합과 협의해주기를 요청하였다.
다) 원고는 2020.5.8. 이 사건 노동조합에 이 사건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같은 달 14. 위 개선안이 이 사건 초심판정의 취지에 맞지 않고, 관련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등 법률 절차가 종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 개선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회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9, 11 내지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을 제3 내지 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원고가 이 사건 차량배분에 관한 공정대표의무의 주체가 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구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는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여 공정대표의무의 주체를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로 규정하고 있고, 달리 사용자가 단독으로 공정대표의무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해석하기는 어려운 점, ② 원고는 차량 3대를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동조합에 제공하기로 하면서, 노동조합간의 차량 이용 시간·대수 등 배분 방법을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일임하지 아니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이 사건 노동조합 모두에게 이 사건 차량의 배분 방식(교섭대표노동조합에 2대 20개월, 1대 15개월, 이 사건 노동조합에 1대 5개월)을 직접 제안하였는바, 위 배분 방식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재교섭 없이 원고가 단독으로 차량 배분 방식을 변경할 수 없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차량 배분과 관련한 공정대표의무에 관하여 원고도 그 의무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차량 배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차량 배분은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① 원고는 교섭대표노동조합에만 차량을 제공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에는 차량을 전혀 제공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위 각 노동조합에 총 3대의 차량을 제공하면서 그 사용 기간을 각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배분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배분함에 있어 소위 ‘체크오프’ 방식으로 산정한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함에 동의한 바 있고(이 사건 노동조합은 단지 그 기준시점을 문제 삼았을 뿐이다), 원고는 이 사건 차량 배분에 있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이며,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가 제공하는 차량이 총 3대임에도 자신에게 2대의 차량을 제공해달라고 하는 무리한 요구를 하였을 뿐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아니하였다.
② 이 사건 노동조합은 원고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계좌이체 등 방식으로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이 다수 있어서 ‘체크오프’ 방식으로 산정된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이 사건 차량을 배분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노동조합이 주장하는 실제 조합원 수가 약 3,300명에 달하는 반면 ‘체크오프’ 방식으로 산정된 조합원 수는 약 600명에 불과하여 차이가 매우 큼에도 실제 조합원 수에 관한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관계가 악화되어 현실적으로 차량 배분 방법에 관한 협의가 도출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용자인 원고가 ‘체크오프’ 방식으로 산정된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이 사건 차량을 배분한 것은 합리적인 방법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③ 노동조합 사무실은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하여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요소임에 반하여, 차량은 조합원들의 이동 등에 필요한 편의적 요소에 불과할 뿐 노동조합의 일상 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요소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4.경 교섭대표노동조합에 2019년도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약 120개 항목의 교섭요구안을 전달하면서도 차량지원을 요구하지는 않았는데, 사용자로부터의 차량지원이 노동조합 활동에 필수적인 요소라면 위 교섭요구안에 차량지원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었어야 함이 타당하다.
④ 사용자로부터 장소를 제공받을 수밖에 없는 사업장 내 노동조합 사무실과 달리, 노동조합이 자체적으로 차량을 구입 또는 임차하여 사용하는 것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 이 사건 차량 배분에 따라 특정 기간에 조합원의 수가 다수인 교섭대표노동조합에는 차량이 제공되고 이 사건 노동조합에는 차량이 제공되지 않는 시기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위 각 노동조합의 조합활동 사이에 질적 차이가 수반된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론
이 사건 차량 배분이 공정대표의무 위반이라는 전제 하에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