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어용’이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권력자나 권력 기관에 영합하여 줏대 없이 행동하는 것을 낮잡아 이르는 말, ‘앞잡이’란 남의 사주를 받고 끄나풀 노릇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서, 언제나 위 표현들이 지칭된 상대방에 대한 모욕에 해당한다거나 사회상규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어용’, ‘앞잡이’ 등으로 표현한 이 사건 현수막, 피켓 등을 장기간 반복하여 일반인의 왕래가 잦은 도로변 등에 게시한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모욕적 표현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 2021.9.9. 선고 2016도88 판결】

 

• 대법원 제2부 판결

• 사 건 / 2016도88 모욕

• 피고인 / 1. A, 2. B, 3. C

• 상고인 / 피고인들

• 원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12.11. 선고 2015노3683 판결

• 판결선고 / 2021.09.09.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참고자료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판단한다.

 

1.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2.12.26. 선고 2002도5077 판결, 대법원 2006.4.27. 선고 2003도4151 판결 참조). 한편 어떤 글이나 발언이 모욕적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글이나 발언이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그 사실관계나 이를 둘러싼 문제에 관한 자신의 판단과 피해자가 취한 태도 등이 합당한가 하는 데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대법원 2003.11.28. 선고 2003도3972 판결, 대법원 2008.2.28. 선고 2007도9411 판결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어용’, ‘앞잡이’ 등으로 지칭하여 표현한 이 사건 현수막 또는 피켓을 일반인들의 왕래가 빈번한 도심의 도로변 등에 게시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정당행위를 주장하는 피고인들의 항소이유를 배척하고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본다.

 

‘어용’이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권력자나 권력 기관에 영합하여 줏대 없이 행동하는 것을 낮잡아 이르는 말, ‘앞잡이’란 남의 사주를 받고 끄나풀 노릇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서, 언제나 위 표현들이 지칭된 상대방에 대한 모욕에 해당한다거나 사회상규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어용’, ‘앞잡이’ 등으로 표현한 이 사건 현수막, 피켓 등을 장기간 반복하여 일반인의 왕래가 잦은 도로변 등에 게시한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모욕적 표현으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조재연 이동원 천대엽(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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