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5.8.13. 선고 2024구단66528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24구단66528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 고 / 망 A의 소송수계인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5.06.25.

• 판결선고 / 2025.08.13.

 

<주 문>

1. 원고 C, D의 소를 각 각하한다.

2. 피고가 2023.10.5. A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B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C, D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 제2항과 같다.

 

<이 유>

1.  처분 경위

 

A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이 사건 공사’)로부터 아파트 위·수탁관리를 위임받아 관리하는 E 주식회사(‘이 사건 사업장’) 소속으로, 2007.6.16.경부터 안산시에 있는 F아파트(‘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A는 2023.4.25. 이 사건 공사 G로부터 ‘2022년 안전보건관리계획 이행실적 평가서류(이 사건 평가서)’를 2023.5.2.까지 제출해 달라는 공문을 받고 그 작성·제출 업무를 하였다. A는 2023.5.2. 17:30경 이 사건 사업장 대표로부터 ‘다른 아파트 단지는 평가서 제출이 완료되었다. 빨리 제출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같은 날 17:40경 관리사무소에서 관리과장 등 직원들과 함께 이 사건 평가서 작성 관련 회의를 하던 중 발음 이상 증상을 보여 같은 날 18:20경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상세불명의 뇌내출혈, 대뇌반구피질의 뇌내출혈, 뇌실내 뇌내출혈(‘이 사건 상병들’) 진단을 받았다.

A는 2023.6.14.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들에 대해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할 때 업무적 요인보다는 개인질환, 치료이력, 생활습관 등 개인적 요인이 상병 발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어 이 사건 상병들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재심사 청구가 2024.3.29. 기각되었다(재결서 수령일: 2024.4.12.).

 이 사건 공사가 시행하는 이 사건 아파트 관련 평가 업무는 매년 실시되고 지연 제출에 대해 사전에 양해를 구하였던 점이 확인됨에 따라 다른 단지의 평가서 제출 사실 통보만으로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돌발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로 보기 어렵다.
 발병 전 1주간의 업무시간∙업무량이 직전 2~12주간보다 30% 이상 증가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발병 전 4주 및 12주간 1주 평균 업무시간이 고용노동부에서 고시한 만성과로 인정기준에 미치지 않는다.
 이 사건 평가서 제출과 입주민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고려하더라도 누적 부담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건강보험 수진내역상 고혈압, 당뇨, 고지질혈증 진료이력이 다수 확인되고 음주 및 흡연력이 확인된다.

A는 이 사건 소 계속 중 2024.9.21. 사망하였고, A가 부양하던 배우자인 원고 B 및 자녀들인 원고 C, D가 2025.3.17.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9,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C, D의 원고적격에 관한 직권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규정에 의한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 그에게 지급하여야 할 보험급여로서 아직 지급되지 아니한 보험급여의 수급권은 민법에 정한 상속순위에 따라 상속인들이 상속하는 것이 아니라 산재보험법에 정한 순위에 따라 우선순위에 있는 유족이 이를 승계하는 것이다. 보험급여 지급 거부 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소송에서는 그 보험급여의 수급권을 승계한 유족이 그 처분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을 실체법상 승계하는 자로서 민사소송법 제233조에 정한 ‘그 밖에 법률에 의하여 소송을 계속하여 수행할 사람’에 해당하여 그 소송을 수계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3.9. 선고 2005두13841 판결).

원고 B가 A 사망 당시 그가 부양하던 배우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그렇다면 위 원고가 A의 사망으로 인하여 A에게 지급되지 않은 보험급여의 수급권을 승계한다 할 것이고, 나머지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을 구하는 소의 원고적격이 없다고 할 것이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A는 기존과 작성방식이 다른 이 사건 평가서를 짧은 기간 내에 준비하여 작성해 이 사건 공사에 발송해야 할 책임자로서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고, 이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이 사건 공사와의 아파트 위·수탁관리계약 갱신이 거절되고 이로 인해 직장을 잃을 수 있어 큰 정신적 부담을 받고 있었으며, 이 사건 평가서 작성 관련 회의 도중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 또한 이 사건 상병 발병 전에도 이 사건 아파트 관련 업무 총괄자로서 아파트 관리 관련 긴급 상황이나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항상 긴장상태로 업무 및 생활을 하였고, 입주민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욕설을 듣는 등 부당한 민원을 모두 감내하였다. 그렇다면 업무와 이 사건 상병들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는데도 이 사건 상병들에 대한 요양급여 지급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1 기재와 같음 <별지 생략>

 

다. 인정사실

1) A의 업무 내용

<비실명화로 생략>

A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 전년도 1년 간 주택관리 평가를 위해 매년 이 사건 공사에 ‘주거행복지원 서비스 품질 평가서’를 작성·제출해 왔는데, 그 평가 결과 하위 5% 범위 내인 경우 이 사건 공사와의 아파트 위·수탁관리계약 갱신이 거절되고 해당 단지 업체선정 입찰에서 제외된다. 그 평가 항목은 별지2 표 기재와 같고, 2022년의 경우 제출기한은 2022.2.28.(월요일) 자 공문을 통해 2022.3.11.(금요일)로 안내되었다가 이후 2022.3.18.까지로 연기되었으며, 이 사건 공사 H권지사 담당자 이메일로 송부하는 방식으로 제출하였다.

2023년에는 이 사건 평가서를 공문 수령 후 7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하였고, 그 평가에 따라 ‘D등급(60점 미만) 또는 2회 연속 C등급(60점 이상 70점 미만)’인 경우 이 사건 공사와의 아파트 위·수탁관리계약 재계약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 사건 평가서의 평가항목은 별지2 표 기재와 같고, 평가서를 책자 형태로 제본하여 외부 평가기관에 우편으로 발송하는 방식으로 제출한다.

2)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간 수행 업무 중 특이사항

<비실명화로 생략>

3)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 상황

A는 이 사건 공사 I로부터 2023.4.25.(화요일) 이 사건 평가서를 2023.5.2.(화요일)까지 제출할 것을 안내하는 공문을 이메일로 전달받았다.

이후 A는 2023.4.28. 이 사건 공사 L지역본부가 주공아파트 관리소장을 대상으로 주관한 임대주택관리 및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관련 설명회에 참석하였다. 당시 설명을 맡은 직원은 ‘본인은 담당자는 아니지만 이 사건 평가서 제출기한이 지나더라도 제출하면 될 것 같다’고 하였으나, 이 사건 공사 I가 제출기한 연장에 관하여 서면 등으로 각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 통보한 바는 없다.

A는 2023.5.2. 17:30경 이 사건 사업장 대표로부터 ‘J권 아파트는 제출이 완료되었다. 이 사건 평가서를 최대한 빨리 제출해 달라’는 전화를 받은 다음 17:40경 직원들과 평가서 작성 완료에 관해 논의하는 회의를 하였는데, 직원들은 ‘퇴근 시간도 임박하고 밤샘 작업을 해도 하루 이틀 내에는 완료하지 못하며 제본 작업 및 우편 도착에 2-3일이 소요된다’는 의견들을 냈다. 이에 A는 ‘평가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하면 등급판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이 사건 아파트가 평가를 잘못 받아 이 사건 사업장이 이 사건 공사와의 위·수탁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모든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고 발언하면서 기한 내 미제출에 관해 압박감을 느끼던 중 중 발음하는 것이 불편해지면서 회의를 중단하고 병원으로 이송된 다음 이 사건 상병들 진단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7, 10, 12 내지 15, 17, 19, 20, 21, 25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 4,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산재보험법 제5조제1호에 정한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질병으로 인정하려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근로자 측에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질병 내용, 치료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또는 그에 따른 사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6.28. 선고 94누2565 판결, 대법원 2017.8.29. 선고 2015두3867 판결 등).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K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A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 A가 이 사건 평가서 제출에 관한 공문을 수령한 2023.4.25.부터 제출기한인 2023.5.2.까지 사이 기간 중 직원들과 함께 이 사건 평가서를 준비·작성·제본하여 발송을 마칠 수 있는 날은 공문수령일을 포함하여 사실상 4일에 불과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상병들 발병 무렵 A에게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돌발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가 있었다고 인정하지 않은 근거로 ‘이 사건 평가서 작성·제출 업무가 매년 실시되는 이 사건 아파트 관련 평가 업무라는 점’을 들고 있으나, 이 사건 평가서는 2022년까지 작성하던 주거행복지원 서비스 품질 평가서에 비하여 안전보건 관련 강화된 관리·감독에 필요한 사항들이 다수 추가되었는데, 이와 같은 변경 사항에 관하여 사전에 안내가 있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고, 이 사건 공사 H권지역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송부하던 기존 평가서 제출 방식과 달리 관련 서류들을 제본하여 외부 기관에 우편으로 접수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이처럼 평가 항목, 평가 주체 및 제출 방식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데도 A는 사전 준비기간을 갖지 못한 채 짧은 기한 내에 이 사건 평가서 작성·제출 업무를 책임지는 상황이었는바, 이는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의 악화에 기여할 만한 업무환경 변화라고 판단된다.

○ 이 사건 평가서는 제출기한인 2023.5.2. 17:00경까지 작성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피고는 ‘이 사건 평가서 제출 지연에 대해 사전에 양해를 구하였던 점’을 이 사건 처분의 근거 중 하나로 들고 있으나, 2023.4.28. 개최된 설명회에서 있었던 ‘제출기한이 지나더라도 제출하면 될 것 같다’는 직원의 발언은 이 사건 공사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입장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A가 2023.5.2. 17:30경 이 사건 사업장 대표로부터 이 사건 평가서 제출을 독촉하는 취지의 전화를 받고 그 제출 기한을 앞당기기 위해 직원회의를 개최하였으나 신속한 제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고, 기한 내 제출하지 않는 경우 이 사건 공사와의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직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A로서는 이 사건 상병 발병 무렵 정신적 긴장이 매우 큰 상태에서 이 사건 평가서 제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할 것이다.

○ A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와 관련한 제반 사항들을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책임자로서, 소정 근로시간 외에도 아파트에서 발생할 사건·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시 대기하는 상황이었고,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 동안 발생한 민원 사례들의 빈도, 양상 등에 비추어 볼 때 민원 대응으로 인한 정신적 부담 역시 상당히 높았다고 할 수 있다.

○ A에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질환 및 음주·흡연력이 있었고, 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가 ‘고혈압 등 질환이 있는 경우 이 사건 상병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밝히기는 하였다. 그러나 2022년 건강검진 결과, 고혈압이 호전되고 있었고(2018년 최고 혈압 166㎜Hg, 최저 혈압 110㎜Hg. 2020년 최고 혈압 146㎜Hg, 최저 혈압 102㎜Hg. 2022년 최고 혈압 130㎜Hg, 최저 혈압 88㎜Hg. 2022년 혈압은 2015년 이후 건강검진내역 중 최저치임) 이상지질혈증은 없었으며, 흡연을 중단하고 음주량을 줄이면서 꾸준히 운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상태가 개선되고 있었던 점, 위 감정의는 ‘마감 임박 서류 작성 업무가 돌발적 상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기한을 지키지 못할 시 예상되는 손해, 이 사건 상병 발생 시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소견도 제시한 점 등을 앞서 본 업무의 구체적 내용 및 이 사건 평가서 작성·제출 업무 관련 경과에 비추어 보면, 위 일부 개인적 요인들만으로는 업무와 이 사건 상병들 사이의 상당인과 관계를 추단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4.  결론

 

원고 C, D의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 각하하고,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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