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제132015.7.23. 선고 2014구합68744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 고 / A 주식회사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 B

변론종결 / 2015.06.04.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14.8.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14부해553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 원고는 2010.6.3. 설립되어 상시 1,100여 명의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전국에 지점을 두고 농약, 비료, 종자 등을 생산·관매하는 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참가인은 1990.1.3.경부터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던 사람인데, 2012.9.10. 경 원고가 C의 고용관계를 승계함에 따라 그 무렵부터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여 왔다.

. 참가인을 포함한 원고의 종자사업부 소속 직원 29명은 2013.12.10. 연명으로 원고의 종자사업부 소속 영업 담당인 D상무가 회사 재산인 고가의 종자를 횡령하고 개인적 로비를 위해 회사 공금을 유용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으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 파벌을 조장하여 회사의 단결·화합을 저해하고 회사의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하였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작성하여, 그 진정서를 이메일을 통하여 원고 등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E그룹의 회장과 경영지도팀 등에 발송하는 행위(이하 이 사건 진정 행위라 한다)를 하였다.

. 위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원고는 2013.12.12. ‘집단 행위를 하여 해사행위를 하였고,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하여 업무태만 행위를 하였으며, 정당한 업무지시를 따르지 않아 위계질서 문란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위 29명 중 참가인을 포함한 9명에 대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참가인은 20131211일부터 13일까지 연차휴가를 사용하고 태국에 다녀왔기 때문에 위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못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3.12.16. 원고의 인사팀장이자 위 인사위원회의 위원인 F 상무에게 참가인을 면접하도록 하여 참가인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였다. 그 후 위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에 대하여 해직을 의결하였다.

. 원고는 위 의결에 따라 2014.1.21. 참가인에게 해고 통보를 하였고, 참가인은 그 다음 날 위 통보를 수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위 해고 통보에 따르면, 참가인에 대한 해고 사유는 참가인이 D 상무에 대한 음해성 정보와 집단 진정을 위한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집단 행위를 조장하고 주도하였다는 것이었고, 해고 근거는 취업규칙 제20조제7, 27조제2, 17이었다.

.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2014.3.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4부해794 호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4.5.14. ‘참가인의 이 사건 진정 행위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에게 참가인에 대한 금전 보상을 명하는 판정을 하였다.

.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대하여 2014.6.2. 중앙노동위원회에 2014부해553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8.1.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 한편, 원고의 취업 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5, 7, 10, 17,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의 종자사업부 영업 조직 개편에 대한 반발로 그 조직 개편을 추진하던 D 상무에 대하여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퍼뜨리고 집단 행위인 이 사건 진정 행위를 하였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원고의 종자사업부 직원들 사이에 불신과 반목이 조장되었고, 조직 개편을 통해 영업 조직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원고의 목표 달성에도 부정적인 효과가 초래되었다.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취업규칙 제20조제7항과 제20조제12, 27조제2항 및 제24조제2호 등에 해당하는 행위이므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 관계가 깨어졌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 판단

1) 징계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에 대한 징계 사유로 삼은 것은 참가인이 원고의 다른 직원들에게 D 상무에 대한 음해성 정보와 집단진정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였고, 이를 통하여 집단 행위인 이 사건 진정행위를 조장하고 주도하였다는 점이다.

참가인이 이 사건 진정 행위, 즉 원고의 종자사업부 소속 다른 직원 28명과 함께 D 상무에 대한 진정서를 작성하여 이를 원고 등 계열사를 총괄하는 E그룹의 회장 등에게 이메일로 발송하는 행위를 하였음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리고 갑 제10, 1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은 이 사건 진정 행위를 하기 이전부터 위 진정서에 담긴 내용, D 상무가 종자를 횡령하였고 개인적인 로비를 위해 회사 공금을 유용하였으며 회사 내에서 파벌을 조장하였다는 점을 원고의 종자사업 부 소속 다른 직원들에게 말하고 다녔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 및 갑 제7, 8, 10, 19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F의 증언, 증인 D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위 진정서에 담긴 내용 중에는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진정 행위는 원고 등 계열사를 총괄하는 E그룹의 회장과 경영지도팀 등에 위 진정서 문서 파일을 첨부하여 이메일을 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행위는 회사 내에서 문서 또는 인쇄물, 유인물을 배포한 행위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참가인은 회사 내에서 상급자에 대하여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발설하고 회사의 허가 없이 그러한 내용이 담긴 문서 등을 배포하는 집단 행위를 함으로써 원고의 회사 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다만 참가인이 집단 행위, 즉 이 사건 진정행위를 주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은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다).

그렇다면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취업규칙 제24조제2, 27조제17항 라목 등에 해당하여 징계 사유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2)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

취업규칙 등의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이에 따라 이루어진 해고처분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대법원 1998.11.10. 선고 9718189 판결 등 참조).

갑 제5, 7, 8, 9, 10, 16, 17, 19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F의 증언, 증인 D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아래 가)부터 마)까지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에게 사회 통념상 원고와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가 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 2013년 하반기에 진행된 원고의 종자사업부 조직 개편을 두고 그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종자사업부 영업 담당 D 상무와 그 상급자인 종자사업부장 G 부사장 간에 의견 충돌과 갈등이 있었다. G 부사장은 이 사건 진정행위가 있기 1달 전인 2013.11.10.경 원고의 H 부사장에게 종자 사업에서 D 상무와 같이 갈 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문서를 제출하였는데, 그 문서에는 이미 D 상무가 종자를 횡령하였고 개인적 로비를 위해 회사 공금을 유용하였으며 파벌을 조장하였다는 등 앞서 본 진정서에 담겨 있는 것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한편 이 사건 진정 행위 당시 위 진정서를 작성하는 데 관여한 사람은 G 부사장, I 부장, J 과장 3인이었고, E그룹의 회장 등에게 위 진정서를 첨부하여 이메일을 발송한 사람은 J 과장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진정 행위와 관련하여 원고의 인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진정 행위의 주도자를 I 부장, J 과장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진정 행위를 주도한 사람은 G 부사장, I 부장, J 과장이고, 참가인은 이에 단순히 가담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 참가인이 이 사건 진정 행위가 있기 전부터 위 진정서에 담긴 내용, D 상무가 종자를 횡령하였고 개인적 로비를 위해 회사 공금을 유용하였으며 회사 내에서 파벌을 조장하였다는 점을 원고의 다른 직원들에게 발설하였음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그런데 원고는 회사 내에서 참가인만이 위와 같은 내용을 발설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만이 이를 발설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진정 행위가 있기 1달 전에 이미 G 부사장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서를 다른 부사장에게 제출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이외에 원고의 다른 직원들도 회사 내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발설하고 다녔을 가능성이 있다.

) 위 진정서에 담긴 내용 중에는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그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이거나 이를 사실로 오인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즉 종자 횡령과 관련하여서는 D 상무가 3,200만 원 상당의 토마토 종자를 시범포 등으로 배포하지 않고 캐비닛에 1년 이상 보관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공금유용과 관련하여서는 D 상무가 판촉물인 참기름과 고춧가루 일부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이에 어긋나는 증인 D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않는다). 그렇다면 참가인 등이 이 사건 진정 행위를 할 당시 D 상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할 근거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 원고는 이 사건 진정 행위가 발생하자마자 이틀 만에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을 비롯한 가담자들 중 일부에 대하여 해고 등 징계를 의결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원고는 그 의결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인사팀장인 F 상무와 면접할 기회만 부여하였을 뿐 모든 인사위원회의 위원들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해명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원고는 징계의 양정, 특히 참가인에게 원고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 원고는 참가인등이 한 이 사건 진정 행위로 약 45억 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매출 손실이 발생하였다는 점 및 그것이 이 사건 진정 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진정 행위가 있기 전까지 원고로부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이 사건 재심 판정은 결론적으로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용찬 서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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