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 2013.8.21. 선고 2012누3040 판결】

 

• 부산고등법원 제2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2누3040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제1심판결 / 부산지방법원 2012.8.22. 선고 2008구단3764 판결

• 변론종결 / 2013.07.17.

• 판결선고 / 2013.08.21.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인용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0.8.10.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7.10.26. 및 2010.8.10. 원고에 대하여 한 각 요양불승인처분을 각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부분 제1항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요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제20쪽 제15행 아래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가하고, 인정근거로 ‘이 법원의 한양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를 추가하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부분 제2.가., 나항과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④ 한양대학교병원 B과(구 C과) 교수 D

- 원고가 20년 이상 장기간 용접업무에 종사한 점, 기존의 질병, 과거력, 가족력이 없는 점, 망간 노출에 의해 정신장애 및 뇌손상이 유발될 수 있는 점에 근거할 때 망간노출에 의한 정신장애와 뇌손상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 원고의 파킨슨증이 망간에 의해서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망간 중독에 의해 주된 피해를 입는 기관은 뇌와 폐로 망간이 뇌에 침착되면 파킨슨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망간 중독에 의해 일반적인 비특이 증상이 수개월씩 지속될 수 있고, 좀 더 진행하면 파킨슨증상을 보일 수 있다. 고농도 망간에 단기간 폭로될 경우 비특이 증상의 발현에 이어 파킨슨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나, 저농도 망간에 장기간 폭로될 경우 비특이 증상의 선행 없이 파킨슨증상이 나타난다. 소외 회사의 작업환경측정결과에 의하면, 20명의 근로자 중 용접흄의 경우 2004년에 총 5명의 근로자에게서 노출기준치를 초과하였고, 망간의 경우 2004년 하반기에 1명의 근로자에게 노출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용접흄에 망간 성분이 포함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작업 시 망간에 유의한 수준으로 노출된 것으로 판단한다.

- 원고에게 만성 망간 중독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 망간 중독에 의한 파킨슨증이 발생한 경우 MRI에서 창백핵 부위에 고신호 강도가 관찰되나, 이는 망간 노출이 중지되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나면 없어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 원고의 혈중망간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상태였다는 점은 참고자료로서의 가치는 있으나 망간 중독의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혈중망간농도는 망간의 생물학적 지표로 널리 사용되기는 하나, 이는 집단으로 볼 때 체내 망간 누적량을 반영하는 생체지표로 사용될 수는 있지만 개인별 노출 수준 자체로 평가하기는 적절하지 않다. 그 이유는 혈중에서 반감기가 짧고, 망간 농도의 개인 간의 변이가 크기 때문이다.

- 소외 회사의 작업환경측정결과에 의하면 일산화탄소가 노출 기준 이상으로 측정된 적이 전혀 없다. 따라서 원고가 용접업무에 의해 일산화탄소 중독이 되었을 가능성이 적고, 그로 인해 뇌손상, 정신장애, 파킨슨증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적다.

- 2005.7.29. 울산대학교 신경과 외래진료기록지에 용접 중 두통 및 탈진 상태가 발생하였다는 환지 진술기록은 있으나 당시 작업환경에 대한 기술이 없고, 진료기록 및 작업환경측정결과에 의하면 당시에 급성 저산소증 및 급성 중독 등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근거가 발견되지는 않는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기질성 정신장애와 무산소성 뇌손상에 관한 판단(2007.10.26.자 요양불승인처분)

가) 원고가 취급한 용접제품이 망간을 함유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근무한 소외 회사 의장 1부에 대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실시한 작업환경측정결과 20명의 개인샘플 중 용접흄은 2004년 상반기에 2명, 2004년 하반기에 4명, 2005년 하반기에 1명의 근로자에게서 노출기준치를 초과하였고, 망간은 2004년 하반기에 1명의 근로자에게서 노출기준치를 약간 초과한 사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원고의 혈중망간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한 사실은 위 가항에서 살핀 것과 같고, 원고가 저산소환경 및 고온환경 노출로 인하여 재해성으로 저산소증이 발생하여 기질성 정신장애와 저산소성 뇌장애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거나 망간 중독 및 망간 노출로 인하여 정신장애와 뇌손상이 발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기는 하다.

나)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무산소성 뇌손상이 있다거나, 원고의 이 사건 기질성 정신장애 및 무산소성 뇌손상과 원고의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 주치의들(삼성서울병원, 울산대학교병원, E신경정신과의원,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동아대학교병원)은 원고의 업무적인 요인이 이 사건 기질적 장신장애와 무산소성 뇌손상의 직접적인 유발요인이라고 볼 근거가 부족하거나 또는 위 상병의 발병원인을 알 수 없다는 소견이고,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결과와 대한의사협회 감정의도 원고가 망간 중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소견이며, 카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정의도 원고가 급성 망간 중독이라고 단언할 근거가 없고, 원고의 질병 발생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질병 과정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으로, 이 사건 기질적 정신장애에 관한 대체적 의학적 소견은 그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 구 산업재해보상법 시행령 [별표 3] 제10항(2013.6.28. 대통령령 제246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망간 또는 그 화합물에 노출되는 업무에 2개월 이상 종사하거나 종사한 경력이 있는 근로자에게 망간 중독으로 인한 정신병에 해당하는 증상 또는 소견이 나타나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으므로(별지 관계 법령 참조) 원고가 ‘망간 중독으로 인하여’ 위 각 상병이 발병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핀다.

한양대학교 감정의는 원고의 직업력, 기존의 질병, 과거력, 가족력, 망간 노출에 의해 정신장애 및 뇌손상이 유발될 수 있는 점, 소외 회사 작업장에서 망간이 노출기준치를 초과한 적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원고가 만성 망간 중독일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기질성 정신장애 및 무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원고 주변 환경을 근거로 가능성을 추측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좀 더 직접적으로 원고의 망간 중독 여부를 알 수 있는 원고의 뇌 MRI 소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망간 중독 상태인지가 불확실하다.

영상학적 소견상 망간 중독에서는 뇌 MRI T1 강조영상에서 신호강도가 증가되어(고신호강도) 더 밝게 나타나고 특히 창백핵을 중심으로 대칭적으로 고신호강도를 보이고, 망간 중독환자에서도 망간노출이 중지되어 1년 이상 경과되면 고신호 강도가 없어진다는 것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결과 및 대한의사협회 감정의, 전남대학교병원 감정의 등의 견해인데, 원고가 2005년 7월경 용접작업 중 탈수 현상과 머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며 울산대학교병원에 내원하여 촬영한 뇌 MRI 결과에는 위와 같은 이상 소견이 없었다. 또한 혈중망간농도는 개인별 노출 수준으로 보기 어려워 망간 중독의 증거로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결과 및 한양대학교병원 감정의의 견해이므로 원고의 혈중망간농도가 기준치보다 높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망간 중독 상태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원고를 비롯한 소외 회사의 용접공들은 통상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하게 되어 있는데, 원고가 내원한 병원의 일부 진료기록에 원고가 2005년 여름경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용접작업을 하다가 가스를 많이 흡입한 후 두통이 발생하여 병원에 내원하게 되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의 주치의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원고의 이 사건 기질성 정신장애의 원인을 무산소성 뇌손상으로 진단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2005년 여름경 당시 완전히 밀폐된 공간에서 용접작업을 한 것도 아닐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원고가 담당한 용접작업에서 발생하는 위험물질의 종류나 양이 저산소증을 유발할 정도였다고 볼 근거가 없는 점, 원고는 당시 두통이나 기억력저하 등을 호소하였을 뿐 의식저하나 발작 혹은 다른 뇌신경 증상 등 저산소 상태에 빠졌다고 볼만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점, 전남대학교병원 감정의는 원고의 당시 작업환경이나 원고가 담당한 용접작업의 특성을 근거로 용접업무에 의한 저산소증의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보면서 특히 원고 뇌 MRI를 근거로 무산소성 뇌손상에서 보일 수 있는 특징이 관찰되지 않아 무산소성 뇌손상의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소견이고, 카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감정의도 당시 원고가 저산소증으로 뇌손상을 줄 만한 급성 사건이 없었고, 질병의 경과가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 등을 이유로 저산소증으로 보기 어렵다는 소견이며, 한양대학교병원 감정의도 원고가 용접업무에 의해 일산화탄소 중독이 되었을 가능성이 적고, 그로 인해 뇌손상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적으며, 2005.7.29. 당시에 급성 저산소증 및 급성 중독 등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근거가 발견되지는 않는다는 소견인 점, 원고의 삼성서울병원 주치의도 당시 보호자들의 진술과 이전 병원들의 검사 소견을 바탕으로 이 사건 기질적 정신장애의 다양한 원인 중 가장 가능한 원인으로 무산소성 뇌손상을 의증 진단한 것이지 업무상 요인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는 소견을 밝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무산소성 뇌손상이 발병하였는지 여부와 발병하였더라도 그것이 용접작업으로 인한 것인지가 불명확하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기질적 정신장애와 무산소성 뇌손상은 그 상병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거나, 원고의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피고의 2007.10.26.자 요양불승인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파킨슨증에 관한 판단(2010.8.10.자 요양불승인처분)

위 인정사실과 관계 법령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파킨슨증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 제10항(2013.6.28. 대통령령 제2465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근로자가 망간 또는 그 화합물에 노출되는 업무에 2개월 이상 종사하거나 종사한 경력이 있고, 파킨슨증후군 증상 또는 소견이 나타나면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고 정하면서 ‘다만, 뇌혈관장해, 일산화탄소중독 후 후유증, 뇌염 또는 뇌염 후 후유증, 다발성 경화증, 윌슨병, 척수 소뇌 변성증, 뇌매독 및 원인이 명확한 말초신경염 등 망간 외의 원인으로 인한 질환은 업무상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고 한다(파킨슨증의 경우에는 앞서 본 기질적 정신장애의 경우와 달리 ‘망간 중독으로 인하여’ 위 증상이 발현된 것임을 요하지 않는다).

나) 원고가 소외 회사에서 20년간 망간을 함유한 용접제품을 취급한 점, 원고가 근무한 소외 회사 의장 1부에 대한 20명의 개인샘플 중 용접흄이 2004년 상반기에 2명, 2004년 하반기에 4명, 2005년 하반기에 1명의 근로자에게서 노출기준치를 초과하였으며, 망간은 2004년 하반기에 1명의 근로자에게서 노출기준치를 약간 초과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는 망간에 노출되는 업무에 2개월 이상 종사하였다.

다) 원고가 현재 의식이 없고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파킨슨증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기는 하나(동아대학교병원), 대부분의 의학적 소견은 원고를 파킨슨증후군으로 진단하는 것 자체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견해이다(다만 그것이 기존의 기질적 뇌손상의 진행과정 중에 나타난 것인지 망간 중독으로 인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견해가 다르다).

라) 원고의 이 사건 파킨슨증이 위 [별표 3] 제10항 단서에서 규정한 망간 이외의 원인으로 인한 질환 즉, 뇌혈관장해, 일산화탄소중독 후 후유증, 뇌염 또는 뇌염 후 후유증, 다발성 경화증, 윌슨병, 척수 소뇌 변성증, 뇌매독 및 원인이 명확한 말초신경염 등으로 인한 질환이라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마) 직업적 노출에 의한 파킨슨증후군을 유발하는 물질로는 망간, 구리, 납 등의 중금속이 있고, 망간에 의해 주된 피해를 입는 기관은 뇌와 폐로 망간이 뇌에 침착되면 파킨슨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며, 고농도 망간에 단기간 폭로될 경우 비특이 증상의 발현에 이어 파킨슨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나, 저농도 망간에 장기간 폭로될 경우 비특이 증상의 선행 없이 파킨슨증상이 나타난다는 의학적 견해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 중 이 사건 파킨슨증에 관한 요양을 불승인한 피고의 2010.8.10.자 요양불승인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인용한 범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의 2010.8.10.자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문형배(재판장) 이효인 김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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