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통신채권, 민·상사채권, 공사채권(국민행복기금채권), 금융채권 등에 관하여 피고가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던 위임직 채권추심원이다.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라고 주장하면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바,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등 청구를 인정할 수 없다.

 

【서울고등법원 2023.2.10. 선고 2022나2020137 판결】

 

•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 판결

• 사 건 / 2022나2020137 퇴직금 청구의 소

• 원고, 항소인 / 1. A ~ 7. J

• 피고, 피항소인 / K 주식회사

• 제1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5.12. 선고 2020가합528443 판결

• 변론종결 / 2022.12.23.

• 판결선고 / 2023.02.10.

 

<주 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제1심 공동원고 B, G, H은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지 아니함으로써 제1심판결 중 위 공동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지위 등

1)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들은 아래 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같은 표 ‘소속’란 기재 지사 내지 부서에서, 같은 표 ‘담당 채권’란 각 기재와 같이 피고가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이하 ‘채권추심업무’라 한다)를 수행하였다. <표 생략>

나. 원고들과 피고의 계약 체결

원고들은 위 가.항 기재 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시작일 무렵에 피고와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8, 19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따로 가지번호를 특정하지 않는 한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비록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별지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업무대행계약 또는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였다.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및 판단 전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4.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9.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대법원 2016.4.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 또는 신용조사원이었던 사람들이 채권추심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해당 채권추심원 또는 신용조사원의 근로자성이 인정된 사례와 부정된 사례가 혼재하고 있고, 피고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각 사건 당사자들의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위 법리에 따른 결과다. 이 사건에서도 이러한 법리에 기초하여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각 원고들에게 직접 해당하는 증거들을 넘어 어느 특정 동종·유사 사건의 판결 결과나 그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를 특별한 사정없이 쉽게 이 사건에 원용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나.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업무형태와 관련하여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이 이루어졌다는 점 등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들이 부담한다.

2)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호증의 1, 갑 제4호증의 6(갑 제7호증의 1, 갑 제12호증의 1과 같다), 갑 제6호증의 2 내지 5, 갑 제8호증의 2, 갑 제9호증의 1, 갑 제10호증의 1, 갑 제11, 13호증, 갑 제23호증의 3, 갑 제27호증의 1, 갑 제28, 29호증, 갑 제30호증의 1, 7, 갑 제31 내지 36, 38, 39, 41호증, 갑 제42호증의 3, 갑 제43 내지 45호증, 갑 제48호증의 1, 2, 갑 제49, 50, 52 내지 59, 61, 63, 64 내지 66, 69 내지 72, 74호증, 을 제5 내지 15, 18, 34, 38 내지 40, 42 내지 44, 4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피고의 채권추심원에 대한 운영형태 등에 관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들은 공사채권, 금융채권, 통신채권, 민·상사채권의 추심을 담당하였으므로, 위 각 채권을 나누어 살펴본다. (1)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추심을 위임한 M채권(공사채권)의 경우 연체기간이 수년 이상으로서 회수가 어려운 채권이었고[한국자산관리공사가 부여한 목표회수율은 예컨대 2018년 9월의 경우 0.043%에 불과하였다(을 제40호증)], 다른 추심채권에 비하여 채권추심원 1인당 관리건수가 많고 관리액수도 다액이었기 때문에, 피고 및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공사채권에 관하여 재산조사시기 및 연체고객에 대한 최고장 발송 횟수, 통화 횟수 등의 독촉활동 목표량을 정하지 않았다. (2)O회사와 피고는 2017.8.경 기본 수수료율을 회수금액의 23%로 높게 정하여 채권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나(을 제43호증 8면), 2018.7.경 목표회수율은 0.12%에 불과하였으므로(을 제44호증), O채권(금융채권)도 M채권과 같이 연체기간이 오래되고 회수율이 저조한 채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3) 통신채권의 경우 채권 특성상 1인당 관리액수가 다액은 아니었으나 관리 건수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갑 제42호증). 이와 같이 관리건수가 많거나 관리액수가 다액인 경우,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원별로 채권에 관한 재산조사 시기, 연체고객에 대한 최고장 발송 횟수와 통화 횟수 등 독촉활동 목표량을 정하는 등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식을 관리·감독하기 어려웠을 것이므로, 원고들은 자신이 배분받은 채권 중 어느 채권을 먼저 추심할 것인지 여부나 통화, 실사, 최고장 발송 등 구체적인 추심방법을 스스로 결정하여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을 제38호증 30, 34, 36, 37면).

다만, 원고 D는 채무 감면조치를 취할 경우 피고 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승인을 얻어야 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로부터 채무자와의 상담내용 등을 메모 형식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 자체 전산망에 갖추어져 있는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라는 요청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 D의 업무 수행 과정에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① 먼저 채무 감면조치 승인 절차와 관련하여 본다.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피고는 채권자 또는 채권자로부터 추심을 위임받은 수임인으로서 채무 감면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감면 여부에 대한 승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따라서 채권추심 업무만을 위임받은 원고 D가 채무 감면 여부나 감면 기준의 설정에 관한 재량을 가지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원고 D의 업무 수행 과정에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② 피고가 상담내용 등을 한국자산관리공사 자체 전산망에 갖추어져 있는 전산시스템에 입력할 것을 요구한 것은, 원고 D 외에는 추심진행 상황을 알 수 없으므로 최소한으로나마 위임 사무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상적인 위임계약에서도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③ 피고는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체결한 위탁계약(을 제39호증)에 따라 채무조정 등의 업무에 관하여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제7조), 이는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메모 내용이 원고 D의 업무수행 과정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었다거나 그에 근거하여 피고가 원고 D에게 업무지시를 하거나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다. 실제로 공사채권 추심팀장이었던 X은 관련사건(서울고등법원 2018나2049230)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메모 등록이 부실함을 이유로 피고가 원고 D와 같은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에게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을 제38호증).

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①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추심업무를 수행한 후 활동일자별로 수행한 활동내역 및 실적(회수한 금액) 등을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한 사실, ② 피고는 이를 토대로 각 본부 또는 지사의 실적을 분석·관리하였고, 목표매출액(추심액)과 비교하여 달성률을 확인한 사실(갑 제28, 29, 42, 43, 45호증), ③ 피고는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채권추심원들에게 수수료를 차등 지급하였으며, 회수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포상을 실시하거나 페널티를 부여하기도 한 사실(갑 제13, 30, 70, 72호증), ④ 피고는 리조트와 제휴하여 채권추심원들에게 할인혜택을 부여하거나 상조회를 운영함으로써 경조사 비용을 지원한 사실(갑 제59, 71호증)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로서는 추심실적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실적에 따라 수수료 지급률을 달리하고, 회수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실적인 부진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페널티를 부여할 유인이 있고, 이와 같은 조치는 위임관계에서도 취해질 수 있다. 나아가 (1) 실적을 분석·관리하는 것은 채권추심원 등에게 지급할 수수료 액수를 산정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에 해당하는 점, (2) 이 사건 위임계약 제8조제2항에는 원고들의 실적미달이 계약의 해지사유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3) 피고가 각 채권별로 적용한 목표 회수율이나 수수료율, 인센티브, 페널티 기준은 대체로 위임사에서 정한 기준과 연동되어 있었던 점(갑 제27호증의 1, 을 제38호증), (4) 포상뿐만 아니라 페널티 부여도 채권추심원들의 실적 달성을 독려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을 뿐 이를 근거로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는 점 등의 사정을 더하여 보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의 금융사업본부 및 통신사업본부에서 팀원들의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팀장 제도를 둔 사실, ② 팀장이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팀원들에게 주말 근무를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던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원고들이 소속 팀의 팀장으로부터 직접 업무 지시를 받았음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는 없다(위 ②항과 관련된 증거인 갑 제44호증의 1, 2는 원고들과 무관하다). 나아가, (1) 추심팀장은 피고 또는 위임사에 제출하는 채무감면서류가 필요한 형식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는 등 팀원들을 조력·보조하는 역할도 수행한 점, (2) 설령 추심팀장이 팀원들에게 연장근로 등을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아래 라)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팀원들이 팀장의 요청에 불응하였을 경우 채권배정 등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팀장 제도를 통하여 원고들의 업무 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라) 원고들은 ‘피고가 근무태도에 따라 등급을 매겨 추심할 채권을 차등배분하거나 일방적으로 채권을 재배정함으로써 불이익을 주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38호증(관련사건의 증인 X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의 일부 기재는, (가) X이 채권을 차등 배분하는 방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한 점, (나) X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공사채권 추심원들에 대한 근태기록부를 마련하지는 않았고, X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도록 책상용 달력에 팀원들의 근태상황을 기록하였다는 것인데, 위 책상용 달력이 제출되지 않아 근태관리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점, (다) X은 근태불량을 이유로 채권배분에서 불이익을 준 사람으로 AE를 언급했으나, AE가 추심채권 재배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 증거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태도를 평가하여 추심할 채권을 차등 배분하였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오히려 채권추심원들은 구체적인 변경사유를 기재하지 않고도 피고에게 담당채권 팀의 변경을 요청하여 소속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었고(을 제49호증의 1 내지 3), 신규채권이 추심대상채권으로 선정되거나 일부 채권에 관한 위임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등의 이유로 채권의 재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이다(갑 제39호증의 1, 2).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원고들은, (1)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이므로 적정한 업무수행을 위하여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고, (2) 피고가 AA채권 추심원들에 대하여 업무 수행 과정 및 근로시간 등에 관하여 수시로 지시하였으므로, 원고들에 대하여도 AA채권 추심원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형태로 업무수행 과정을 지휘·감독하였다고 주장한다.

먼저 채권추심업무가 피고의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관련한 주장에 관하여 본다.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신용정보법 제27조제2항에서도 채권추심회사가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통한 추심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에게 실제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는 이상, 채권추심업무가 피고의 핵심 사업이고 개인정보 유출 등 추심업무를 수행하면서 파생될 수 있는 위험을 관리해야 된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음으로 AA채권 추심원들과 관련한 주장에 관하여 본다. 갑 제4호증의 3, 4, 갑 제9호증의 2 내지 5, 갑 제12호증의 4, 갑 제20, 21호증, 갑 제24호증의 1, 갑 제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Y이 팀장으로 있던 팀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해 업무 수행 방법 및 근로시간 등과 관련하여 상당한 정도로 지휘·감독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1)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Y이 팀장인 팀에 속한 적이 없었던 점, (2) AA채권의 경우 공사채권이나 통신채권 등에 비하여 연체일수가 비교적 단기간이고 채권추심원 1인당 관리건수가 적었으며, 이에 따라 피고와 위 임사인 AA은행은 재산조사 실시 시기 및 독촉활동 목표량까지도 정하였던 반면, 공사채권 또는 통신채권의 경우 그와 같은 조치가 없었던 점, (3) 피고 소속 각 부서와 팀은 파티션을 두는 등 방법으로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근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AA채권 추심원들과 같은 업무형태로 업무 수행 과정을 지휘·감독하였을 것이라고 섣불리 추인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바) 원고들이 추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피고로부터 부여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야 하고 추심업무 수행내역을 메모로 기록해야 하는 사실, 공사채권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야 하는 사실, 피고 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산시스템은 피고의 사무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1) 이는 위임사인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자 신용정보법과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법령상의 제한을 준수하기 위한 것으로서,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나 근태를 감독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2) 원고들이 업무수행 과정을 전산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기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 점, (3)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산시스템의 로그인 기록은 접속자 본인과 전산실 담당자만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을 제34호증), 담당 팀장이나 부서장이 원고들의 로그인 기록을 전산실 담당자로부터 전달받아 확인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4) 피고는 그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지문인식기의 출·퇴근 버튼을 누르도록 함으로써 출·퇴근 기록을 전산으로 관리하고 있으나(을 제5호증),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는 지문인식기의 출·퇴근 버튼을 누를 것을 요구하지 않은 점(을 제38호증), (5) 원고들에 대하여 출·퇴근, 연장근로 등에 대한 지시가 있었다고 인정할 구체적 증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전산시스템을 이용하는 업무수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출근 여부나 출근시간이 실질적으로 강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정기적으로 개인정보 자가진단표(갑 제41호증의 1) 및 공정추심 자가진단표(갑 제41호증의 2)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요청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채권추심원들의 출·퇴근을 관리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개인정보 자가진단표의 진단 항목 중에는 ‘퇴근이나 장기 이석 시 미사용 PC등의 전산기기 전원을 OFF 하고 있다’, ‘퇴근이나 장기 이석 시 책상(서랍) 위, 책상 하단, 수납장 등에 방치된 문서 없이 정리한다’ 등의 내용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의 위 개인정보 자가진단표 및 공정추심 자가진단표 작성 요청은 추심을 의뢰한 채권자 및 채무자의 인적 사항과 신용 정보를 보호하고 유출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예방하기 위해 정보관리자로서 개인정보 보호법, 신용정보법,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등 법령상의 요구사항을 준수하기 위하여 취한 조치로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적법한 업무처리를 요청하는 의미로 보인다. 특히 위 개인정보 자가진단표에 기재된 다른 항목들을 함께 고려하여 볼 때 앞서 본 항목들이 출·퇴근 등을 관리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채권추심원들에게 관련 법령이 정하는 내용에 관하여 주의를 환기하는 의도에서 기재된 것이라고 봄이 합리적이다(공정추심 자가진단서의 진단 항목에는 근무시간을 통제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은 없다). 이와 같이 관련 법령에서 정한 준수사항을 안내하고 이에 대한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독려하는 것이 근로계약 관계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고가 이를 위해 ‘자가진단서’라는 방식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사용자로서의 지휘·감독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한편, 원고들은 피고가 주최하는 회의나 교육 등에 대한 참석이 의무적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피고의 실질적인 지휘·감독이 있었다고도 주장한다. 실제로 피고 본사에서 지사의 일부 인원을 대상으로 집체교육을 실시하였고(갑 제57호증), 피고의 지사장이 채권추심원들에게 교육에 참여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갑 제58호증)은 인정된다. 그러나 (1) 피고가 실시한 각종 교육은 채권추심원들이 수행하는 채권추심 업무와 연관된 법률적인 쟁점을 설명하여 채권추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법률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거나 채권추심원들의 실적 향상을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서 채권추심원들이 위임받은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점, (2) 이와 같은 업무와 관련된 교육은 위임관계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점, (3) 채권추심원들이 피고가 실시하는 교육 등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한편, 원고들이 회의에 참석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제출한 갑 제56, 66호증 등은 이 사건 원고들과 직접 관련된 증거가 아니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사) 이 사건 위임계약 제2조제3항은 위임직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채권추심업종을 제외한 다른 업종에 겸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실제로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원 중 겸직을 한 사례가 다수 발견된다(을 제7 내지 15호증). 이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기간 동안 개인사업을 영위하거나 다른 회사에 소속되어 근무하였고, 자유롭게 소속 신용정보회사를 변경해가며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 경우도 있었다. 설령 원고들이 피고의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면서 다른 채권추심회사의 업무를 겸직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신용정보법에 채권추심회사가 다른 채권추심회사 소속의 위임직 채권추심원을 채용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고(제27조제5항제2호), 개인의 신용정보를 다루는 채권추심업의 특성상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업무를 대신하게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들이 피고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물론 근로자 여부가 다투어지는 사람이 사용자 외의 다른 근무처에서 상당한 소득을 올렸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근로관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고, 전체 소득 중 다른 근무처에서 얻은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에 관하여 일의적인 기준을 설정하여 그에 따라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할 수도 없다(대법원 2020.6.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겸직 허용 여부나 실제 겸직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사정이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가 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채권추심원들이 당초에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 형태로 계약을 체결하였고, 다른 근무처에서 상당한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앞서 본 겸직과 관련한 사정은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강도가 느슨하였다고 볼 유력한 근거가 된다. 원고들은 피고가 겸직을 계약해제사유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원고들을 비롯한 위임직 채권추심원들 사이에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되었다거나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전속성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아) 원고들은 피고의 정규근로자들과 달리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은 바 없다. 나아가, (1)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의 최고액은 최저액과 비교하여 최소 2.79배에서 최고 78.80배에 달하는 점(을 제6호증), (2) 원고들에게 부여되는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의 지급 여부 또한 근로태도 등 근로의 내용과는 관련 없이 실적 달성 여부나 위 임사의 지적사항 등에만 결부되어 있는 점, (3) 원고 E이 속한 금융3부 등에서 채권을 실적에 따라 차등배분한 사실은 인정되나(갑 제49호증), 이는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 대한 인센티브 성격의 조치로 보일 뿐이어서 이를 근거로 피고가 불이익 조치를 함으로써 원고들에 대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는 근로의 내용 또는 시간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채권회수실적이라는 객관적으로 나타난 위탁업무의 이행실적에 따라서만 지급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위 수수료를 원고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대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표 생략>

자)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에게 매월 9만 원의 범위 내에서만 우편발송비용을 지원하였고(갑 제36호증), 채권추심원들에게 총 관리건의 50% 이상 발급시에만 주민등록초본 발급 비용의 50%를 지원하였다(갑 제11호증의 2). 즉, 원고들은 이를 초과하는 우편발송비용, 초본발급비용 및 그 밖에 휴대전화 요금, 교통비, 주유비, 차량감가상각비, 식대 등 채권추심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였다. 이와 같이 실비 제공 등 업무수행 비용의 일비 제공 등 업무수행 비용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것은 위임계약관계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므로(민법 제687조, 제688조),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있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 설령 피고가 원고들에게 우편비용을 지원하면서 우편사용현황표를 작성하게 하였고, 피고가 지정하는 양식의 우편만을 발송하도록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는 없다.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 및 개인별 책상, 컴퓨터, 유선전화 등의 사무용 가구와 비품을 제공한 사실,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한 사실,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발급하여 준 사실 등은 인정되나, 이는 채권추심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수적인 설비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고, 이와 같은 설비의 제공은 위임계약관계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므로 위 사정만으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차)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이 사건 위임계약 제2조제2항은 원고들의 신분에 관하여 “위임직 채권추심원은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며, 위임직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피고의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들에게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었다는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양시훈 정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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