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노사는 정리해고를 회피하는 노력의 하나로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을 이용하고 있다.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은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점에서는 정리해고와 동일하지만, 이에는 근로자의 적법한 의사표시를 요하고 그 근로자들에게는 퇴직수당을 지급하므로 정리해고를 회피하는 적법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경영상의 위기를 이유로 근로자와 근로관계를 희망퇴직 등의 방식으로 종료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4(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23(해고 등의 제한)의 규정이 적용되므로 그 필요성, 대상자 선정기준과 그 합리성, 해고 회피의 노력, 근로자의 대표와 협의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정리해고와 별개로 취급하지 않더라도 그 구조조정의 남용 여부나 적법성은 사법적인 통제 대상이 된다. 이로써 오히려 구조조정이 근로기준법 제24조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대법원 2019.10.18. 선고 201945166 판결

 

대법원 제1부 판결

사 건 / 201945166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상고인 / 1. A, 2. B, 3. C, 4. D

피고, 피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E(변경 전: 주식회사 F)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9.6.5. 선고 20186350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유>

이 사건 기록과 원심판결 및 상고이유를 모두 살펴보았으나, 상고인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에 해당하여 이유 없음이 명백하므로, 위 법 제5조에 의하여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권순일(재판장) 이기택 박정화(주심)

 



서울고등법원 2019.6.5. 선고 201863503 판결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 판결

사 건 / 201863503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 항소인 / 1. A, 2. B, 3. C, 4. D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E

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18.8.30. 선고 2016구합76503 판결

변론종결 / 2019.04.03.

판결선고 / 2019.06.05.

 

<주 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심 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6.8.10.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중앙2016부해485/부노90(병합) 사건에서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1심 판결의 인용

 

1심 판결의 인정 사실과 이에 근거한 판단은 정당하다. 이에 행정소송법 제8조제2,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제1심 판결의 이유를 이 판결 이유로 인용한다. 아래에서는 원고가 항소심에서 거듭 또는 일부 변경·추가하는 주장에 관한 판단을 덧붙인다.

 

2. 원고들의 항소심 주요 주장과 이에 관한 판단

 

. 참가인의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별개인지

1) 원고들 주장 요지

참가인의 구조조정은 외견상 희망퇴직과 명예퇴직, 정리해고를 모두 포함한다. 희망퇴직과 명예퇴직은 참가인과 근로자의 합의로 이루어지지만, 정리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다. 그런 만큼 법률효과도 다르다. 따라서 정리해고는 구조조정과 다른 별개의 법률행위이다.

2) 이 법원의 판단

참가인은 근로자의 연령, 근속연수가 높아짐에 따라 생산성은 낮아지는데도 인건비는 상승하는 것(이는 근속연수가 많아지면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구조에 기인한다고 보인다) 등으로 경영상 위기에 처하자, 그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조정안으로 당초 광주공장 생산직 근로자 200명의 감축을 제안하며 201510월경부터 제1, 2 노동조합과 노경회의, 경영설명회 등을 열어 참가인의 경영이나 재무구조 상황, 구조조정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협의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노사는 참가인의 경영상 어려움과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에 관하여 인식을 공유하면서 최소한 근로자 120명을 감축하기로 하는 구조조정안에 최종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토대하여 참가인은 근로자의 대표와 그 감축 근로자의 선정기준, 선정 근로자와 근로관계 종료하는 방법 등 세부사항을 협의하여 정했다. 그 결과는 먼저 감축 대상 근로자를 상대로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을 실행하고, 이로써도 위 최소한의 인원수에 미치지 못하는 때에는 최후수단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노사는 정리해고를 회피하는 노력의 하나로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을 이용하고 있다.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은 참가인과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점에서는 정리해고와 동일하지만, 이에는 근로자의 적법한 의사표시를 요하고 그 근로자들에게는 퇴직수당을 지급하므로 정리해고를 회피하는 적법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참가인이 경영상의 위기를 이유로 근로자와 근로관계를 희망퇴직 등의 방식으로 종료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24(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23(해고 등의 제한)의 규정이 적용되므로 그 필요성, 대상자 선정기준과 그 합리성, 해고 회피의 노력, 근로자의 대표와 협의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참가인의 구조조정을 정리해고와 별개로 취급하지 않더라도 그 구조조정의 남용 여부나 적법성은 사법적인 통제 대상이 된다. 이로써 오히려 참가인의 구조조정이 근로기준법 제24조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들 주장은 이유 없다.

 

.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과 해고 회피의 노력

1) 원고들 주장의 요지

참가인의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인건비는 극히 적은 비용이다. 참가인은 구조조정 후에 용역노동자를 사용하거나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기도 했다. 이미 근로자 116명이 희망퇴직,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그만두기로 한 상황에서 불과 근로자 4명인 원고들을 추가로 정리해고 할 만큼 참가인에게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지 않았다. 또한 원고들을 성형반이나 중국공장에 배치 등 생산직으로서 일하게 할 수 있는 다른 일자리가 충분했음에도 참가인이 원고들을 정리해고 했으므로, 참가인은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

2) 긴박한 경영상 필요의 유무에 관한 판단

앞서 이 판결이유로 인용한 제1심 판결서 12면 이하의 ) 구체적 판단항에서 들고 있는 여러 사정에 아래의 여러 사정을 추가하여 보면, 참가인에게는 원고들을 해고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원고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먼저, 근로자 116명의 명예·희망퇴직과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참가인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때문에 광주공장 생산직 근로자 120명과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일련의 과정에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 참가인의 광주공장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나빠지고 있었고, 노동조합 역시 이런 상황에 관한 인식을 공유하면서 생산직 근로자의 감축안에 동의했다. 그 최종 협의 결과는 참가인이 긴박한 경영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최소한 생산직 근로자 120명을 감축하되 우선적으로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을 실행한 후에 최종적으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단행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 선정 대상자 120명 중 116명이 희망·명예퇴직으로 자진 퇴사한 후에 남은 원고들만을 참가인이 곧바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했을 뿐이다. 따라서 구조조정 선정 대상자 대부분이 희망퇴직, 명예퇴직을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때문에 이미 구조조정 대상자로 선정되었던 원고들을 해고할 사유가 소멸했다고 볼 것은 아니다.

또한 참가인은 위와 같은 구조조정 이후로 계속 생산 또는 추가 생산 등을 위해 연장·휴일 근무를 하게 하거나 일시적으로 기간제 근로자 또는 아르바이트를 채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참가인이 애당초 구조조정 내용에 포함한 일부 생산라인 외주화가 예상 일정보다 늦어지면서 외주화 완료 때까지 잠정적으로 참가인이 그 생산라인을 계속 가동하기 위한 것이거나 계절적인 수요 등과 같은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기간제 근로자나 아르바이트 채용은 참가인에게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지 못한다.

3) 해고 회피의 노력에 관한 판단

앞서 이 판결이유로 인용한 제1심 판결서 16면 이하의 “2)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항에서 들고 있는 관련 법리와 구체적인 여러 사정에 아래의 여러 사정을 추가하여 보면, 참가인은 원고들에 대한 해고를 피하기 위하여 충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원고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이 사건과 같이 일련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구조조정 대상자를 선정하여 먼저 그들을 상대로 희망·명예퇴직을 받은 후 남은 구조조정 선정 대상자를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해고한 경우 그 해고의 범위는 구조조정 선정 대상자 전체가 아니라 최종적으로 해고를 당한 자만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은 설비와 조직개편을 위한 투자가능성, 신규 채용, 전환배치, 201512월경 정년을 앞둔 근로자 수, 광주공장 생산 품목과 공정 성격, 당시 수주한 물량, 앞으로의 수주량 추이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경영상의 판단으로 최소한의 구조조정 대상자 범위를 정했다. 그중에서 희망·명예퇴직을 신청한 근로자에게는 근로기준법 등에 따라 지급의무가 있는 금액뿐 아니라 추가로 평균임금의 6개월분의 위로금을 지급함으로써 구조조정 선정 대상자 120명에 대하여 경영상 이유로 해고하는 것을 피하고자 했다.

또한 구조조정 대상자 수를 당초 200명에서 120명으로 줄인 것에는 고용유지 훈련 시행, 임금반납 등 다양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한 것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전환배치 가능성까지 고려한 후의 결과로 보인다. 따라서 구조조정 선정 대상자 중 대부분이 희망·명예퇴직을 신청한 후에 남은 원고들만을 추가 교육훈련을 시행하지 않은 것만을 두고 참가인이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1) 원고들 주장의 요지

구조조정 대상자는 광주공장의 생산직 근로자에 국한되지 않고, U, V, W, X, Y, Z과 같이 참가인 본사, 부평연구소, 광주공장의 관리직 및 생산직을 통틀어 전 직원이 대상이었다. 그런데 참가인은 원고 A의 근로자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중앙 노사협의회 구성제의를 일방적으로 묵살하고, 원고들이 설립한 노동조합과의 협의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제외하는 등 근로자대표의 구성에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구조조정의 협의를 했다.

2) 이 법원의 판단

앞서 이 판결이유로 인용한 제1심 판결서 19면 이하의 “4)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여부항에서 들고 있는 관련 법리와 여러 구체적인 사정에 아래의 여러 사정을 추가하여 보면, 참가인은 근로기준법 제24조제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대표와의 협의 요건을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원고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먼저 구조조정 합의서(을나 제26호증)에는 생산직, 120명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들이 언급하고 있는 U, V, W, X, Y, Z120명의 구조조정 대상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갑 제37호증). 따라서 구조조정은 광주공장의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고, 갑 제39호증의 기재와 위 사람들 중 일부가 원고들에 대한 해고통지일인 2015.11.30. 퇴사했다는 사정만으로 이러한 사실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그리고 20159월경과 12월경 광주공장의 전체 근로자 수의 과반수와 생산직 근로자의 과반수가 제1, 2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었다. 참가인이 2015.10.6.경부터 경영설명회를 실시하고 제1, 2 노동조합과의 구조조정 협의가 마무리단계에 이르렀던 2015.10.30. 원고들은 자신만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게다가 위 노동조합이 참가인에게 노사 실무협의에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한 2015.11.3.경에는 이미 구조조정 합의서가 작성되었다. 따라서 원고들이 설립한 노동조합과 구조조정의 협의를 참가인이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근로자대표와 성실히 협의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

 

.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기준

1) 원고들 주장의 요지

근로자의 대표성을 지니지 않은 노동조합과 협의한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기준에 규범력이 있을 수 없고, 게다가 근무태도 및 근무평가 등에 보다 높은 비중을 두었어야 함에도 연령과 근속연수를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의 주된 기준으로 한 것은 연령 등을 기준으로 차별을 가하는 것으로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들보다 연령이 높고 근속연수도 오래된 AA, AB, AC, AD이 구조조정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는 등 참가인은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기준과 달리 자의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자를 정했다.

2) 이 법원의 판단

앞서 이 판결이유로 인용한 제1심 판결서 17면 이하의 “3)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 수립과 그에 따른 해고대상자 선정 여부항에서 들고 있는 여러 구체적인 사정에 아래의 여러 사정을 추가하면,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기준은 합리성과 공정성을 갖추었고 그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자가 선정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원고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먼저, 참가인이 구조조정을 협의한 상대방인 제1, 2 노동조합은 당시 광주공장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이자, 생산직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되어 있고, 참가인이 원고들이 설립한 노동조합과 구조조정의 협의를 사실상 진행할 수 없었다고 보이는 사정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제1, 2 노동조합과 구조조정을 협의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4조제3항에 규정된 근로자대표와의 협의 요건을 충족한다.

그리고 근로자의 연령과 근속연수는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의 중요 기준 중 하나이었다. 참가인은 당초 제반 경영상황을 고려하여 근로자 200명의 감축을 구조조정안으로 제시하며 제1, 2 노동조합과 협의한 결과 최종적으로 구조조정 인원수를 120명으로 정했다. 따라서 본래 근로자 200명의 감축을 통해 달성하려던 비용 절감의 효과를 근로자 120명의 감축으로써 달성해야 한다. 이런 사정과 높은 연령·근속연수에 따른 높은 임금, 전환배치 교육의 효과 기대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하면, 근로자의 연령과 근속연수 등을 구조조정 대상자 선정의 중요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필요했거나 합리적이었을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고 보인다.

을 제40호증(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기재에 의하면, AC은 참가인 광주공장의 인사팀 부장으로, AD은 냉장고 공장의 상무로, AB은 노사지원팀 차장으로, AA은 노사지원팀 부장으로 각각 근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구조조정의 대상이 광주공장의 생산직 근로자에 한정되었다는 점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원고들이 문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임원 또는 관리직으로 애당초 구조조정 대상자가 아니었다.

 

3. 결론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해야 한다. 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각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박형남(재판장) 정재오 이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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