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발병 전 4주간 근무내역만 보더라도 원고가 근무한 날보다 휴무한 날이 더 많았고 주당 평균 근무시간도 26기간 정도여서 단기 내지 만성 피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전문가 소견에 의하면 상병의 발병 원인이 기저동맥의 폐쇄 내지 협착이고 이는 개인적 소인에 의한 것이고 폭염 속의 작업과 위 상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 위 상병이 날이 무더워지기 전인 이른 아침 시간에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상병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거나 기존질환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됨으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상 위 뇌경색이 업무관련성 상병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신청을 불승인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한 사례.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제1행정부 2017.04.20. 선고 2015구합388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A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7.03.30.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5.1.6.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주식회사 ○○중공업(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일용직 근로자로, 2014.7.25. 06:45경 건설현장에서 안전체조를 하던 중 어지럽고 힘이 빠지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의료기관으로 후송되어 뇌경색(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다.

. 원고는 2014.11.5.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5.1.6. 발병 전 2일간 휴무 등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고, 영상자료상 뇌교와 후두엽의 뇌경색이 확인되며, 기저동맥의 협착이 확인되는 상태로 만성 뇌동맥경화의 자연경과적 발병으로 판단되어 업무관련성 상병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신청을 불승인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5.10.14.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2,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원고는 흡연을 하지 않고, 음주 역시 소주 2~3잔 정도로 소량을 가끔 섭취할 뿐이며, 평소 운동을 통하여 건강을 관리하여 왔고, 이 사건 상병과 관련하여 기왕에 치료 받은 전력도 없다. 그런데 원고는 2014.7.21. 22. 이틀간을 비롯한 여러 날 폭염 속에서 장시간 철근조립 작업을 하게 되었고, 그 공사현장은 교각 위로 매우 협소하고 추락위험이 높아 많은 신경을 써야 했고 별도의 차양시설이나 휴식장소도 없는 곳이었다. 원고는 이와 같은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하다가 이 사건 상병에 이른 것이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인정사실

1) 원고의 업무 내용 및 작업 환경

) 원고의 직종은 철근공으로 2014.3.24.부터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까지 소외 회사에서 시행한 삼척-동해간 고속도로 B 현장에서 철근 가공기계를 이용하여 교량에 설치할 철근을 가공하고 조립하는 업무를 해왔는데, 주로 조립 업무를 하였다.

) 근무시간은 07:00~17:00, 점심시간은 12:00~13:00, 오전 휴게시간은 09:30~10:00, 오후 휴게시간은 15:30~16:00이다.

) 철근 가공장에는 차양시설과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조립 현장에는 따로 차양시설이나 급수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는 않았다.

2) 원고의 건강상태 및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상황

) 원고는 평소 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질병을 앓은 적이 없고(2005년경 이후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에는 이 사건 상병과 관련될 만한 병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흡연도 하지 않았으며, 음주는 가끔씩 소량으로 하였다.

) 원고는 2014.7.25. 출근하여 06:45경 공사현장에서 안전체조를 하던 중에 어지럽고 힘이 빠지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C병원을 경유하여 강릉아산병원으로 후송되었고, 그곳에서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다.

) 발병 전 1주일간 원고의 근무내역을 보면, 원고는 2014.7.21. 22. 이틀간 근무하였으나, 발병 직전 이틀간인 2014.7.23. 24. 휴무하였고 이를 포함하면 5일간 휴무하여 1주 총 근무시간은 16시간이었다. 발병 전 4주 기간에 해당하는 2014.6.27.부터 2014.7.24.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13일 근무에 15일 휴무였고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26시간이었다. 발병 전 12주 기간에 해당하는 2014.5.2.부터 2014.7.24.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53일 근무에 31일 휴무로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35시간이었다.

) 발병 전 1주일간 폭염주의보는 3회 발령되었고, 원고가 근무한 2014.7.21. 22.의 최고기온은 각각 섭씨 30.1도와 31.0도였다. 한편 폭염주의보는 6~9월에 일최고기온이 섭씨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3) 의학적 견해

) 주치의 소견(강릉아산병원, 2014.10.22.)

상병명: 뇌경색

요양기간: 2014.7.25.~ 2014.8.20. (입원)

입원요양사유: 뇌경색의 급성기 치료

) 피고 자문의 소견(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결과, 2014.12.30.)

발병 전 2일간 휴무 등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으며, 영상자료 상 뇌교와 후두엽의 뇌경색이 확인되고, 기저동맥의 협착이 확인되는 상태로 만성 뇌동맥경화의 자연경과적 발병으로 판단되어 업무관련성 상병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은 혈전증으로 판단되며, 2014.7.25. 시행한 뇌혈관 조영술에서 양측 추골동맥의 입구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기저동맥 협착이 관찰되어 혈관이상이 증상 발병 이전에 이미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혈관 이상이 확인된 상태에서 증상 발병 전 폭염 속에서의 작업이 혈압 저하를 유발할 정도의 전신성 저관류증을 유발하였다면 원고의 상병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며, 혈관협착이 있는 상태에서 폭염 속에서의 작업으로 과도한 체액손실 및 혈관내 혈류량 감소가 발생하였을 가능성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폭염 속에서의 작업이 30% 가량 뇌경색 발병에 기여를 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혈관 질환은 만성적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두달간의 작업상황으로(예를 들면, 탈수) 뇌경색의 발병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2, 13, 14, 15호증, 16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3, 4,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 이 법원의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8.30. 선고 201412185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및 이 법원의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의 개인적 소인에 의한 기저동맥의 협착이 자연경과적으로 악화되어 발병한 것으로 보일 뿐,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거나 기존질환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됨으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 원고의 발병 전 4주간 근무내역만 보더라도 원고가 근무한 날보다 휴무한 날이 더 많았고 주당 평균 근무시간도 26시간 정도였던 점, 특히 발병 직전 이틀간(2014.7.23. 24.) 휴무였고 그 전 근무하였던 이틀(2014.7.21. 22.) 이전에도 3일간(2014.7.18.~20.) 휴무하는 등 단속적으로 근무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단기 내지 만성 과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할 무렵 급격한 업무량의 증가나 작업환경의 변화가 있어서 뇌혈관질환의 발병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 이 사건 상병에 관한 거의 대부분의 전문가 소견에 의하면 발병의 원인은 기저동맥의 폐쇄 내지 협착이고 이는 개인적 소인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를 비롯하여 일부 전문의 소견에 의하면 폭염 속에서 장시간 근무한 것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일부 기여하였을 수 있다거나 발병의 위험도를 증가시켰을 수 있다고는 하나, 폭염과 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결과가 뚜렷하지 않은 점, 폭염 속 근무의 발병에 대한 기여도를 30%로 추정한 위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는 약 두달간 폭염 속에서 평균 주 6일 작업한 것을 전제로 하였는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러한 전제는 잘못된 것임이 명백하여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원고가 폭염 속에 며칠간 연속하여 근무하였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적지 않은 휴식기간을 통하여 열로 누적된 피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폭염의 영향이 있었을지라도 그것은 매우 미미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소견만으로 폭염 속의 작업과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실제로 원고가 근무한 일자와 해당 일자의 기온을 비교해보더라도, 원고가 근무한 일자 중 일부 일자의 최고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았던 사실은 인정되나, 그러한 기간에도 최고기온이 폭염주의보 발령기준인 섭씨 33도를 실제로 초과한 날은 2014.6.1.을 제외하고는 없었고, 평균기온은 대체로 섭씨 20도 중반대였다).

) 또한 이 사건 상병은 날이 무더워지기 전인 이른 아침 시간에 발생하였다는 점까지 보태어 보면 더욱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3) 따라서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아니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열(재판장) 김세욱 현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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