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제1항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의 개념 내지 인과관계의 법리는 선원법상의 직무상 재해의 판단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요양급여는 업무상 재해로 상실된 노동능력을 일정 수준까지 보장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장해급여 등과는 달리 업무상 재해에 의한 상병을 치료하여 상실된 노동능력을 원상회복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요양급여는 재해 전후의 장해상태에 관한 단순한 비교보다는 재해로 말미암아 비로소 발현된 증상이 있고 그 증상에 대하여 최소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양이 필요한지에 따라서 그의 지급여부 등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2]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제도는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를 그 지배하에 두고 재해위험이 내재된 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로 하여금 그 과실 유무를 묻지 아니하고 재해발생으로 근로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케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그 본질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한 손해보장적 성격과 아울러 생활보장적 성격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바, 이러한 재해보상제도의 본질은 선원법상의 재해보상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와 같은 재해보상제도의 목적 내지 본질로 인하여 근로자의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이 사용자의 과실에 기한 것임을 요하지 않음은 물론, 근로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참작하여 그 보상 책임을 면하거나 보상의 범위를 제한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인 점, 또 앞서 본 바와 같이 업무상 재해에 의한 상병을 치유하여 상실된 노동능력을 원상회복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요양급여는 재해 전후의 장해 상태에 관한 단순한 비교보다는 재해로 말미암아 비로소 발현된 증상이 있고 그 증상에 대하여 최소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양이 필요한지에 따라서 그의 지급범위가 결정되어야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불법행위자 및 피해자의 고의, 과실 정도에 따른 손해의 공평한 부담의 견지에 있는 손해배상제도와는 그 본질을 달리하는 재해보상제도 그 중 특히 요양보상에 있어서는 기왕증 등이 손해 확대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감액하여서는 아니된다.

 

부산지방법원 제5민사부 2007.05.31. 선고 2004가합21414 판결 [진료비]

원 고 / AAA

피 고 / ★★★화재보험 주식회사

변론종결 / 2007.05.03.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14,285,671원 및 이에 대한 2004.11.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3. 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호증 내지 갑 4호증의 2, 6호증의2 내지 6, 9 내지 11, 14, 19, 21, 30, 31, 33 내지 36, 40 내지 48, 7호증, 1호증의1 내지 6, 9 내지 12, 2, 3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에 대한 회신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 (1) ▲▲▲해운 주식회사(이하 ▲▲▲해운이라 한다)2000.1.8. 보험자인 피고와 사이에, 보험기간은 2000.1.8.부터 2001.1.8.까지로 하여 ▲▲▲해운 소유의 선박인 ▲▲▲호의 선원에 대한 선원법상 재해보상금을 보장하는 내용의 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 내지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생략>

. BBB1942년생으로 20년 넘게 주로 조리장으로 승선근무를 하여온 사람으로서 1999.11.30. ▲▲▲해운과 사이에 선원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2.3. ▲▲▲호에 승선하여 조리장으로 근무를 시작하였는바, 위 선원근로계약에서 선장과 상사의 지시에 순응하며, 선박 접안 때에는 선미에서 다른 선원과 같이 협력하기로 약정하였다.

. BBB▲▲▲호에 승선 근무 중이던 2000.1.5. 중국 바이유첸항에서 영하 37의 날씨에서 선장의 지시에 따라 ▲▲▲호의 선미 갑판 위에서 접안 작업을 하다가 미끄러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1차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고, 그 이래 손, 발의 저림증세와 함께 경미한 허리통증을 느끼는 가운데 승선근무를 계속하다가, 2000.1.10. 인천에 있는 ▥▥정형외과의원에서 진료를 받은바, 그 당시 ▥▥정형외과의원의 원장 CCCX선 촬영 후 BBB의 증상을 레이노증후군, 퇴행성척추염, 요추간판탈출증으로 진단하고 투약처방을 하였다.

. (1) 그 후에도 BBB은 같은 해 3.경 군산에 입항한 기회에 병원에 들러 치료를 받았을 뿐 계속하여 승선 근무를 하였는데 2000.3.15. 일본 카타카미항에서 ▲▲▲호의 접안 작업을 하다가 부두에 있는 쇠말뚝에서 튕겨져 나온 로프줄에 맞아 넘어지면서 정신을 잃는 사고를 당하였고(이하 이 사건 2차 사고라 한다), 그 후 점차 심해지는 허리통증으로 정상적인 근무를 하지 못하는 가운데 주방일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 주방일만 하다가, 같은 해 4.5. ▲▲▲호가 ⚉⚉항에 입항하자, 하선하여 그 다음날인 4.6. 원고 경영의 ◐◐◐병원에서 신경외과 의사 DDD로부터 미골골절, 척추관협착증, 요추간판탈출증(3-4, 4-5번간), 좌하지동상 등의 진단을 받고 입원하였다.

(2) BBB은 위와 같이 입원한 이후 약물요법, 처치요법, 물리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를 받다가 2000.6.7. 퇴원하여 통원 치료를 받았으나(다만 미골골절, 좌하지동상에 대하여는 별도의 진료가 행하여졌다고 볼 자료가 없다), 요통 및 하지 방사통의 심화로 인하여 2000.6.12. ◐◐◐병원에 재입원하여 각종 임상검사 후 같은 해 6.14. 완전추궁절제술 및 골유합술, 디스크제거술을 받았고, 그 수술 후 신경근유착, 창상감염, 폐혈증, 척수골수염 등이 진단되어 2002.2.19.까지 수술 등 치료를 받았다. 그로 인한 진료비는 금 114,285,671원에 이른다{이하 위 진료()를 이 사건 진료()라 한다}.

. 그러한 끝에 치료 종결 상태에서, BBB은 요통, 요부운동장해, 좌하지 방사통, 우하지 동통 등의 후유증이 있어 산업재해보상보장법시행령 별표2 신체장해등급표 상 제5급 제8호에 해당하는 신체장애를 지니게 되었다.

. (1) 그 후 BBB이 피고 등을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02가단64519호로 장해보상금청구를 하였고, 같은 법원은 2003.9.30. BBB 및 피고에 대하여, 피고는 BBB에게 16,000,000(단 이 사건 진료비 제외)2003.10.31.까지 지급하되, 이를 어길 경우 미지급액에 대하여 2003.11.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한다. BBB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 그 결정은 확정되었다.

(2) 한편 위 소송과정에서 BBB의 신체감정을 한 ◆◆대학교 부속 ▶▶▶병원 의사 EEEFFFBBB의 질병 중 척추관협착증, 퇴행성척추증 등은 퇴행성 변화로 인한 기왕증으로 보이며, 요추간판탈출증은 외상에 의하여 증상이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이 사건 각 사고의 관여도는 각각 50%이거나 1차 사고보다 2차 사고의 관여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정결과를 제출하였다. 이에 반하여 피고측(피고가 BBB의 사고에 대한 조사를 맡긴 ✾✾해상화재손해사정 주식회사)의 의뢰로 피고측의 심사의뢰서, ▥▥정형외과의 소견서 사본, 진료기록 사본, X선 사진과 ◐◐◐병원의 소견서 사본, 진료기록 사본, X, CT, MRI 촬영사진 등을 바탕으로 하여 심사를 한 ◈◈대학교 신경외과 의사 GGG는 그 각 자료들을 종합하여 볼 때 BBB의 제반 요추 척추체의 상태는 외상성이 아니라 기존 퇴행성 변환의 소견으로 판단되며 외상 관여도는 약 10%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 (1) 한편, 원고는 2002.2.18. ▲▲▲해운 및 그 대표이사 HHH과 사이에, 만약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진료비에 관하여 원만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에는, ▲▲▲해운과 HHH이 원고에게 이 사건 진료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한 바 있었는데, 피고와 협의가 되지 않자, ▲▲▲해운과 HHH을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03가합243호로 이 사건 진료비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03.11.19. 같은 법원으로부터 ▲▲▲해운 등은 원고에게 이 사건 진료비 전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대하여 ▲▲▲해운 등이 부산고등법원 200318586호로 항소하였으나, 2004.7.30. 같은 법원으로부터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되고 그 무렵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2) 그러나 ▲▲▲해운 등은 무자력 등의 이유로 이 사건 변론종결일 무렵인 현재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2. 관련법규 <생략>

 

3. 당사자들의 주장

 

.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진료()의 대상이 된 BBB의 증상은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인데다 그 원인된 사실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이하 이 사건 보험기간이라 한다) 내에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진료()는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보상하는 손해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피고는 ▲▲▲해운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이 사건 진료()에 해당하는 보험금(이하 이 사건 보험금이라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바, ▲▲▲해운에 대하여 이 사건 진료비채권을 가진 원고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해운을 대위하여 이 사건 보험금의 지급을 구한다.

.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진료()의 대상이 된 BBB의 증상은 퇴행성 변화로 말미암은 기왕증 내지 이 사건 보험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발생한 이 사건 1차 사고로 인한 기왕증이어서, 이 사건 진료()는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보상하는 손해, 즉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으로서 그 원인된 사실이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피고는 ▲▲▲해운이나 이를 대위한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설령 피고에게 그러한 의무가 있더라도, 이 사건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이 사건 2차 사고가 이 사건 진료()의 대상이 된 BBB의 증상에 기여한 정도는 10%에 불과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금 중 그 기여도에 해당하는 부분만 지급하면 족하다.

 

4. 판단

 

. 피고의 ▲▲▲해운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의 존부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진료()의 대상이 된 BBB의 증상이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인데다 그 원인된 사실이 이 사건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것이어서, 이 사건 진료()가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보상하는 손해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제1항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그것이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거나 그 증상이 비로소 발현된 것이라면 업무와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대법원 1999.12.10. 선고 9910360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근로기준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의 개념 내지 인과관계의 법리는 선원법상의 직무상 재해의 판단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대법원 1999.9.17. 선고 9924836 판결 참조), 요양급여는 업무상 재해로 상실된 노동능력을 일정 수준까지 보장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장해급여 등과는 달리 업무상 재해에 의한 상병을 치료하여 상실된 노동능력을 원상회복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요양급여는 재해전후의 장해상태에 관한 단순한 비교보다는 재해로 말미암아 비로소 발현된 증상이 있고 그 증상에 대하여 최소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양이 필요한지에 따라서 그의 지급여부 등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12.10. 선고 9910360 판결, 2000.3.10. 선고 9911646 판결 등 참조).

(3) 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대, 이 사건 1차 사고 후에 있은 ▥▥정형외과의 진단상에 나타나는 퇴행성척추염과 이 사건 2차 사고 후에 있은 ◐◐◐병원의 진단상에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은 모두 퇴행성 변화로 인한 기왕증인 점, 위 두 진단상에 모두 요추간판탈출증이 나타나는 점, ◐◐◐병원의 진단상에만 나타나는 미골골절, 좌하지동상에 대하여는 이 사건 진료과정에서 별도의 진료가 행하여졌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위에서 본 다음과 같은 사정, 위에서 든 전문가의 의견 중 그 의견제출 경위의 중립성, 조사방법의 직접성 등을 감안해 볼 때 ◆◆대학교 부속 ▶▶▶병원 의사들의 감정결과가 더 신뢰성이 있어 보이는데 이에 의하면, BBB의 요추간판탈출증은 외상에 의하여 증상이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한 이 사건 각 사고의 관여도는 각 50%이거나 1차 사고보다 2차 사고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이는 점, BBB20년 넘게 주로 조리장으로 승선근무하여 오면서 비록 그 사이에 퇴행성 변화로 인한 퇴행성척추염, 척추관협착증, 요추간판팽윤 등의 기왕증이 진행되었지만 그로 인하여 적어도 이 사건 1차 사고 전까지는 업무를 수행하는데에 지장을 받지는 아니하였던 점, 그리고 BBB은 이 사건 1차 사고 후로도 허리통증이 있기는 했지만 2차례 약물치료를 받았을 뿐 승선근무를 계속하였던 점, 그런데 BBB은 이 사건 보험기간 중에 위와 같은 계속적인 승선근무로 인하여 그 증세가 악화되어 가던 중 미골골절이 함께 수반될 정도의 이 사건 2차 사고까지 당하였고 그리하여 이 사건 2차 사고 후로는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근무를 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으며 그런 가운데서도 주방일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 ⚉⚉항에 입항할 때까지 주방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점, 그리한 끝에 BBB은 수술적 치료가 포함된 이 사건 진료를 받기에 이른 점, 치료 종결 상태에서 BBB은 요통, 요부운동장해, 좌하지 방사통, 우하지 동통 등의 후유증이 있어 산업재해보상보장법시행령 별표2 신체장해등급표상 제5급 제8호에 해당하는 신체장애를 지니게 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진료()의 대상이 된 BBB의 증상은 당초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은 정도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기왕증이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보험기간 전에 발생한 이 사건 1차 사고로 인하여 그 증세가 다소 악화되었지만 업무수행을 할 수 없거나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았는데 이 사건 보험기간 중의 계속적인 승선근무와 그 중에 발생한 이 사건 2차 사고로 인하여, 자연적 경과를 넘어 급격히 악화됨으로써 업무수행을 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고 급기야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에 이른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는 특히 요양급여와의 관계에서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 원인사실이 이 사건 보험기간 내에 발생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따라서 이에 대한 진료로 발생한 이 사건 진료비는 이 사건 보험계약상의 보상하여야 할 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 피고의 보험금 감액 주장에 관한 판단

(1) BBB의 퇴행성 변화로 말미암은 기왕증 및 이 사건 1차 사고로 인한 기왕증이 이 사건 보험기간이 개시된 후 발생한 이 사건 2차 사고와 경합하여 치료기간의 장기화, 치료범위의 확대 등의 결과 발생에 기여하였으므로, 이러한 기왕증이 기여한 정도에 따라 피고의 이 사건 보험금지급채무가 감경되어야 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2)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제도는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를 그 지배하에 두고 재해위험이 내재된 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로 하여금 그 과실 유무를 묻지 아니하고 재해발생으로 근로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케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그 본질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한 손해보장적 성격과 아울러 생활보장적 성격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바(대법원 1981.10.13. 선고 81다카351 판결, 대법원 1994.5.24. 선고 933882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재해보상제도의 본질은 선원법상의 재해보상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와 같은 재해보상제도의 목적 내지 본질로 인하여 근로자의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이 사용자의 과실에 기한 것임을 요하지 않음은 물론, 근로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참작하여 그 보상 책임을 면하거나 보상의 범위를 제한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인 점, 또 앞서 본 바와 같이 업무상 재해에 의한 상병을 치유하여 상실된 노동능력을 원상회복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요양급여는 재해 전후의 장해 상태에 관한 단순한 비교보다는 재해로 말미암아 비로소 발현된 증상이 있고 그 증상에 대하여 최소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양이 필요한지에 따라서 그의 지급범위가 결정되어야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불법행위자 및 피해자의 고의, 과실 정도에 따른 손해의 공평한 부담의 견지에 있는 손해배상제도와는 그 본질을 달리하는 재해보상제도 그 중 특히 요양보상에 있어서는 기왕증 등이 손해 확대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감액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원고의 ▲▲▲해운에 대한 대위권에 관한 판단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를 대위해서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바,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와 대위하여 행사하려는 채무자의 권리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어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이 자기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피보전채권이 특정채권이라 하여 반드시 순차매도 또는 임대차에 있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나 명도청구권 등의 보전을 위한 경우에만 한하여 채권자대위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1.5.8. 선고 9938699 판결 참조).

그러므로 보건대, 피고는 ▲▲▲해운에게 이 사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한편,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해운에 대하여 이 사건 진료비채권을 가지고 있고, 이 사건 보험금채권과 이 사건 진료비채권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다 ▲▲▲해운이 무자력인 점 등에 비추어, 원고로서는 ▲▲▲해운의 이 사건 보험금채권을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이 이 사건 진료비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이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해운을 대위하여 이 사건 보험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해운을 대위한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금 114,285,671원 및 이에 대하여 그 지급기일 이후로써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04.11.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성주(재판장) 주은영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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