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제1부 2017.01.12. 선고 2015다21554 판결 [면직처분취소]
♣ 원고, 피상고인 / 1. 이○○ 2. 김○○ 3. 안○○
♣ 피고, 상고인 / 학교법인 ○○학원
♣ 원심판결 / 광주고등법원 2015.2.4. 선고 2014나3114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해당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학과 폐지의 해석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립학교법 제56조제1항은 “사립학교 교원은 형의 선고·징계처분 또는 이 법에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 또는 면직 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 다만 학급·학과의 개폐에 의하여 폐직이나 과원이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립학교법 제56조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학급·학과의 개폐에 의하여 폐직이나 과원이 된 때’는 적법한 학칙 개정절차를 통해 설치학급 내지 학과가 폐지되거나 편제가 축소되는 등으로 인해 소속 교원의 직위나 정원이 없어지게 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0.6.24. 선고 2010두510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기서 ‘학과의 폐지’는 학생의 학습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 허용되어야 하므로, 학습권 보호를 위하여 합리적인 조치가 취하여져 학습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립학교 법인은 학과의 폐지 이전에 폐지 대상 학과에 학적을 두고 있는 재학생 및 휴학생을 포함한 모든 재적생에 대하여 전과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재적생이 존재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 비로소 학과를 폐지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교원에 대한 직권면직의 전제로서 사립학교법 제56조제1항 단서 및 피고의 정관 제86조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학과의 폐지(폐과)는 적법한 학칙개정 절차를 통해 입학 정원뿐만 아니라 학과 정원이 영(0)이 되어 재적생이 존재하지 아니하게 된 때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한데, (2) 원심 판시 이 사건 면직 당시 ○○대학교 환경보건학과에 재적생이 존재하였으므로, 환경보건학과의 경우에는 사립학교법 제56조제1항 단서 및 피고의 정관 제86조제1항 단서에서 규정한 폐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3) 따라서 환경보건학과가 폐과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원고 안○○에 대하여 한 이 사건 면직은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부합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사립학교법 제56조제1항 단서 규정의 ‘학과의 폐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헌법 제31조제6항, 사립학교법 제56조제1항, 교육공무원법 제43조제2항, 제53조제3항, 제57조제3항 및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6조제1항,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1항제3호, 제3항, 지방공무원법 제62조제1항제3호, 제3항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립대학이 학급·학과를 폐지하고 그에 따라 폐직·과원이 되었음을 이유로 교원을 직권면직할 때에, 국립대학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학교법인 산하의 다른 사립학교나 해당 사립대학의 다른 학과 등으로 교원을 전직발령 내지 배치전환함으로써 면직을 회피하거나 면직대상자를 최소화할 여지가 있는 경우에는, 국가공무원법 제70조제3항, 지방공무원법 제62조제3항의 규정을 유추하여 임용 형태, 업무 실적, 직무수행 능력, 징계 사실 등을 고려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면직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의하여 면직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제한을 받으며, 이에 따라 실적과 능력 등을 심사한 결과 별다른 하자가 없는 교원은 가급적 구제하는 조치가 요구된다(대법원 2008.3.13. 선고 2007다6607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 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며(민사소송법 제202조), 원심판결이 이와 같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여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은 상고법원을 기속한다(같은 법 제432조).
한편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면 되고 당사자의 모든 주장이나 공격·방어방법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다(민사소송법 제208조). 따라서 법원의 판결에 당사자가 주장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판결 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 비추어 그 주장을 인용하거나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는 정도라면 판단누락이라고 할 수 없고, 설령 실제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한 때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어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6재다218 판결, 대법원 2012.4.26. 선고 2011다87174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① 피고가 원고들을 관련 유사학과에 재배치하거나 재교육을 통하여 다시 배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다른 전공과목에 대한 재교육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원고들과 협의하지 아니하였으며, ② 다른 학과의 교수확보율에 의해 원고들의 다른 학과 재배치가 좌우되지 아니하고, ③ 원고들의 전공 및 학술 활동과 원고들의 재배치 희망 학과 사이에 학문적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이 사건 폐과 이후에 피고가 다수의 신임 교원을 채용하거나 시간강사를 활용하여 원고들의 재배치 희망 학과에 대한 강의를 맡겼으며, ④ 종전에 다른 학과의 동의 없이 재배치된 다른 교수들과 이 사건 면직을 받은 원고들 사이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차이가 있다는 근거가 없고, 다른 학과의 동의는 참고 사항에 불과하여 원고들의 학과 재배치에 거부 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취지의 원고들에게 공통된 사정들과 아울러 원고별로 관련된 개별적인 사정들을 인정한 다음, (2)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들이 재배치를 신청한 ○○대학교 내의 다른 학과로 원고들을 재배치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면직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이는데, 피고는 원고들을 구제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면직을 하였다고 인정하고, (3) 이와 같은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면직은 객관적인 기준과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교원 임면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이러한 원심 판단에 이른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로서, 사실심 법원의 자유심증에 속하는 증거의 선택과 증거가치의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대학의 전문성, 폐과로 인한 교원의 학과 재배치, 사립학교 교원의 면직 및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김신 이기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