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공동주택을 자치관리 방식으로 관리하다가 「주택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관리하기로 하여 관리방식을 변경한 것은 사업의 폐지라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한 관리직원의 해고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해고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음.
[2] 참가인의 관리방식이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된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경우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해고로 정리해고에 해당함.
① 원고 근로자1, 2, 3이 A 개발과 계약기간을 ‘관리 업무 인수인계시까지’로 정한 것은 A 개발이 H과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할 당시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면 관리업무를 인계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임
② 참가인의 전 회장이나 다른 동별 대표자들은 원고 근로자 1, 2, 3에 대한 계약기간에 대하여 의논하지는 않았으나, 징계해고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계속 근무하는 것으로 생각하였음
③ 원고 근로자 4의 근로계약시 A 개발의 근로계약서를 이용하는 바람에 근로계약서에 동일한 이 사건 종결 조항이 들어가게 된 것에 불과함
④ 근로계약기간은 「근로기준법」 제17조 소정의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계약기간 종결 조항이 원고들의 근로조건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음
[3] 참가인은 고용승계 여부에 관한 아무런 결의도 없었던 점 등으로 볼 때 해고회피 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였고, 원고들과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에 앞서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기간 만료 통보는 정리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함.
※ 1심 : 서울행정법원 2011.7.1. 선고 2011구합7953 판결
◆ 2심 : 서울고등법원 2012.1.19. 선고 2011누25120 판결
※ 3심 : 대법원 2015.1.29. 선고 2012두4746 판결
<주 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11.1.26.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0부해1352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 근로자 1, 근로자 2는 2008.2.1.부터, 원고 근로자 3은 2008.2.7.부터, 원고 근로자 4은 2009.6.1.부터 각 원주시 단구동 1612에 있는 5개동 460세대로 이루어진 H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한다)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였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들로 구성되어 관리사무소를 두고 2009.6.1.부터 2010.8.1.까지 상시근로자 9명을 고용하여 이 사건 아파트를 자치관리하던 단체이다.
나. 참가인은 2010.7.2. 원고들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주체가 참가인에서 위탁관리업체로 변경되었으므로 2010.8.1.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라 한다)를 하였고,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2010.11.9. 이를 인용하는 판정을 받았다.
다. 참가인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0.11.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 원고들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 원고 근로자 1, 근로자 2, 근로자 3의 경우, 아파트 관리방식이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된 것은 근로계약서 소정의 ‘관리업무 인계인수시까지’라는 근로계약기간 만료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 원고 근로자 4의 경우, 참가인이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0.5.31. 이전에 계약만료 통지를 하지 아니하였으나 이는 절차상 미숙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고, 이후 아파트 관리방식이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됨에 따라 계약만료 통보를 함으로써 그 근로계약은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 및 그에 대한 판단
피고와 참가인은, 참가인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주택관리업자에 의한 위탁관리로 변경한 것은 사업의 폐지에 해당하여 원고들이 복귀할 사업체의 실체가 없어졌고, 따라서 원고들이 부당해고구제신청에 따른 구제명령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보아 그 실현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재심판정에 대하여 그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어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고 본안전 항변을 한다.
그러나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공동주택을 자치관리 방식으로 관리하다가 주택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관리하기로 하여 관리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사업의 폐지라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한 관리직원의 해고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해고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2011.3.24. 선고 2010다92148판결 참조), 피고와 참가인의 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 원고 근로자 1, 근로자 2, 근로자 3(이하 이들을 통칭할 경우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이라 한다)은 이 사건 아파트를 건설한 사업주체인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로부터 관리위탁을 받은 A 개발 주식회사(이하 ‘A 개발’이라 한다)에 고용되어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중, 참가인이 H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인수하여 자치관리하기로 하면서 자신들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참가인에게 고용되었는데, 그 고용승계 당시 참가인과 사이에 기간의 정함은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
나) 한편, 원고 근로자 4은 2009.6.1.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참가인에게 고용되어 근무하였는데, 참가인은 그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0.5.31. 이전에 계약기간 만료 통지를 하지 아니하였고, 그 이후에도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도 않은 채 원고 근로자 4로 하여금 계속 근무하게 하였다. 따라서 원고 근로자 4은 근로계약을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다) 그런데 이후 참가인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없는데도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위탁관리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원고들에 대한 해고회피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하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는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가)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은 A 개발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 만료일이 도래하거나 만료일 이전이라도 자신들이 근무하는 근무현장의 위수탁 또는 도급계약이 해지되거나 종료될 경우 근로계약기간도 종료됨(이하 ’이 사건 계약기간 종료 조항‘이라 한다)을 근로조건으로 하였는바, 이후 참가인에게 고용승계되면서 이전의 근로조건과 동일한 조건으로 근무하기로 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기간 종료 조항은 참가인과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었다. 원고 근로자 4은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에 이 사건 계약기간 종료 조항과 동일한 조항을 두었다.
나) 그런데 참가인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계약기간 종료 조항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 종료사유에 해당한다.
3)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은 피고의 위 주장과 동일한 주장을 함과 아울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는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가) 2009.4.15. 이○○를 회장으로 하여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는 동별 대표자 후보자격이 없어 그 선출이 무효인 104동 대표자 김○○이 포함되어 있어 그 구성에 하자가 있고, 김○○의 표를 얻어 회장으로 선출된 이정기도 참가인의 적법인 대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사실상 근로를 제공하였다 할지라도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에 적법한 근로계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주택법 시행령 제51조제1항제4호에 의하면, 자치관리기구 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사항인데, 원고 근로자 1 등 3인에 대한 임면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이 없었으므로 무효하다.
나) 원고들의 근로계약기간은 취업규칙 제8조 4항에 따라 1년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근로계약은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 이전에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되는 사실관계
1) H는 2000년경 이 사건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건설한 후 2005년경 이를 분양전환하였는데, 이후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지 아니하자 사업주체로서 이 사건 아파트를 직접 관리하던 중, 2008.2.1.경 A 개발에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 구성 시까지를 계약기간으로 하여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위탁하였다.
2) 원고 근로자 1, 근로자 2는 각 2008.2.1., 원고 근로자 3은 2008.2.7. A 개발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원고 근로자 1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 원고 근로자 2는 경리주임, 원고 근로자 3은 관리과장으로 각 근무하였는데, 그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근로계약기간 ① 동 계약의 기간은 2008년 2월 1일(다만, 원고 근로자 3의 경우 2008년 2월 11일) ~ 관리업무 인계인수 시까지 ② 위 ①항의 계약기간 만료일이 도래하거나 만료일 이전이라도 “을”(원고 근로자 1 등 3인)이 근무하는 근무현장의 위수탁 또는 도급계약이 해지되거나 종료될 경우 이날을 계약기간 종료일로 하며, “갑”(A 개발)은 “을”에게 사전통보 여부와 관계없이 퇴직처리할 수 있다. ③ “갑”과 “을”은 계약만료 1개월 전에 재계약 여부를 통보하여야 한다. 단, 본 근로계약만료 전후 1개월 이내에 갱신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동 해지된다. 6. 임금 ① 월급 : 원고 근로자 1 3,062,500원, 원고 근로자 2 1,387,500원, 원고 근로자 3 2,255,000원 7. 기타 근로조건 이 계약서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 |
3) 또한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이 위 근로계약 체결 당시 동의한 A 개발의 취업규칙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8조 (근로계약) 4) 종업원의 근로계약은 기간이 명시가 있을 것을 제외하고는 1년으로 한다. 단, 필요에 따라 변경․체결할 수 있다. |
4)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들은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기 위하여 2009.2.24. 동별 대표자 후보등록 공고를 하고 같은 해 3.19. 동별 대표자 후보 자격심사를 마친후 주민동의를 얻어 5개동의 대표자를 선출하여 같은 해 4.15. 이○○를 회장으로 한 참가인을 구성하였다. 그런데 선출된 동별 대표자 중 김○○은 위 후보등록 공고 당시 선거관리위원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제18조제10호에 의하면 동별 대표자 후보가 될 수 없었으나 후보로 등록한 다음 동별 대표자 후보에 대한 자격을 심사할 때 선거관리위원직을 사퇴하고 주민동의를 얻어 104동 대표자로 선출되었고, 이○○는 김○○의 표를 얻어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5) 위와 같이 구성된 참가인은 2009.4.23. 이 사건 아파트를 같은 해 6.1.부터 자치관리하기로 결의하였고, 이후 A 개발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인계받으면서 A 개발에 소속되어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원고 근로자 1 등 직원들을 계속 근무케 하였는데, 이정기는 참가인의 대표로서 2009.5.30. ‘그동안 A 개발에서 위탁관리 해오던 이 사건 아파트가 6월 1일자로 자치관리로 변경됨에 따라 관리직원들의 근로조건과 업무의 연계성을 동일한 조건으로 고용승계하는 것에 관하여 직원들의 동의를 얻고자 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 한다)에 원고 근로자 1 등 3인 등의 서명을 받았다.
6) 원고 근로자 1은 참가인이 원고 근로자 4을 관리원으로 채용하기로 함에 따라 2009.5.29.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서 원고 근로자 4과 계약기간을 2009.6.1.부터 2010.5.31.까지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A 개발이 사용하던 근로계약서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원고 근로자 4의 근로계약서 중 근로계약기간과 관련한 규정은 앞서 인정한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의 근로계약서 내용과 동일하다.
7) 이후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참가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았다.
8) 한편,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들은 2010.5.18. 새로이 동별 대표자를 선출하여 김○○을 회장으로 한 참가인을 구성하였는데, 참가인은 원고 근로자 4의 계약기간이 같은 달 31일 만료되는데도 기간만료 통보나 계약갱신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원고 근로자 4로 하여금 계속 근무하게 하면서 임금을 지급하였다.
9) 참가인은 같은 해 6.9. ‘자치관리 방식의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직원들에게 대한 관리, 감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업무 집행에 일일이 관여하여야 하는 단점이 있는 반면, 위탁관리 방식의 경우 위탁관리업체가 회계사고 등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등의 장점이 있음’을 이유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를 자치관리 방식에서 위탁관리 방식으로 결의한 후 전체 460세대 중 307세대의 동의를 얻어 같은 달 21일 그와 같은 변경하기로 최종 결의하였는데, 당시 원고들 등 관리사무소 직원의 고용 승계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결의를 하지 아니하였다.
10) 이후 참가인은 2010.7.2.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를 하고 같은 달 15일 B 주택관리 주식회사(이하 ‘B 주택관리’라 한다)를 위탁관리업체로 선정한 다음, 같은 해 8.2. B 주택관리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에 관한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들의 고용은 승계하지 않기로 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2호증, 을나 제3, 10, 11, 22, 23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이○○의 증언, 당심 증인 김○○의 일부증언
라. 쟁점별 판단
1) 원고들의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의 존부
가) 이○○에 대한 대표선출의 하자 유무와 대표행위의 효력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제18조제10호에서 선거관리위원은 동별 대표자 후보가 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는 사실, 그런데 최초 구성된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 중 104동 대표자인 김○○이 후보 등록 당시 선거관리위원이었던 사실, 이○○가 김○○의 표를 얻어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으로 선출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나, 다른 한편,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김○○이 동별 대표자 후보에 대한 자격을 심사할 때 선거관리위원직을 사퇴한 후 주민동의를 얻어 104동 대표자로 선출된 점에 비추어 보면, 비록 김○○이 후보 등록 당시까지 선거관리위원이었다고 할지라도 투표 당시 이미 그 직을 사퇴하였고 달리 후보자로서 결격사유가 없었던 이상 그 때문에 김○○에 대한 동별 대표선출이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이○○에 대한 대표 선출도 그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는 위 입주자대표회의의 적법한 대표자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가 원고 근로자 1 등 3인으로부터 이 사건 동의서를 받음으로써 그들의 고용을 승계하고 원고 근로자 4을 고용한 것은 적법한 대표행위라 할 것이므로,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에는 유효한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 할 것이다.
나) 가정적 판단
(1) 표현대리책임의 준용
설령 김○○에 대한 동별 대표선출절차의 하자가 중대하여 이○○에 대한 대표선출도 무효여서 이○○가 적법한 대표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된 후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들이 이 사건 아파트를 자치관리 방식으로 관리하기로 결의하였고, 그에 따라 이○○가 입주자대표회의의 대표로서, 2009.5.30. 원고 근로자 1 등 3인으로부터 고용승계에 관한 이 사건 동의서를 받았고 원고 근로자 4을 관리원으로 채용하기로 하여 원고 근로자 1을 통해 그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점, ② 위 입주자대표회의는 위와 같이 자치관리를 결의하면서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이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직원으로 근무하는 것에 관하여 명시적인 결의를 하지는 않았으나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점, ③ 이○○는 회장으로 선출, 공고된 이후 대내외적으로 참가인의 대표로서 활동하였는데, 당심에 이르기 전까지는 그 대표 자격에 대하여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이나 입주자들로부터 어떠한 이의 제기도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민법 제59조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대리권수여의 의사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의 법리가 참가인의 대표에게 준용될 여지가 있음을 감안할 때, 참가인으로서는 이정기의 원고들에 대한 근로계약체결행위의 책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2) 근로계약의 추인 가능성
또한,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들은 이정기와 위와 같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최초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로를 제공하면서 위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아 왔는데,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2010.5.18. 새로이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는 위와 같은 사실과 김○○ 및 이○○에 대한 대표선출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원고들로부터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받고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한편,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게 되어 더 이상 그와 같은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설사 이○○의 원고들에 대한 근로계약체결이 대표권한 없이 행하여진 무효의 행위라고 할지라도 참가인이 적어도 묵시적으로나마 이○○가 원고들과 체결한 근로계약을 이미 추인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소결
결국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 전에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에는 유효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관리방식의 변경이 원고들의 근로계약 종료사유인지 여부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이 A 개발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을 ‘관리 업무 인계인수 시까지’로 정하였고, 그 근로계약서에 이 사건 계약기간 종료 조항이 있는 사실, 이후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이 참가인의 대표자인 이○○에게 ‘A 개발에서 근무할 당시의 근로조건과 동일한 조건으로 고용승계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이 사건동의서에 서명날인한 사실, 원고 근로자 4이 참가인과 기간을 1년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계약기간 종료 조항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다른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이 A 개발과 계약기간을 위와 같이 정하게된 것은 A 개발이 H과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할 당시 H이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되면 그 관리업무를 인계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던 점, ② 참가인의 대표자였던 이○○나 다른 동별 대표자들은 원고 근로자 1 등 3인으로 하여금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계속 근무하게 하면서 계약기간에 대해서 논의하지 아니하였으나 원고 근로자 1 등 3인에게 징계해고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한 계속 근무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던 점, ③ 원고 근로자 1이 원고 근로자 4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A 개발의 근로계약서를 이용하는 바람에 원고 근로자 4의 근로계약서에 동일한 이 사건 계약기간 종료 조항이 들어가게 된 것에 불과한 점, ④ 근로계약기간은 단지 근로계약의 존속기간에 불과할 뿐 ‘근로관계에 있어서 임금, 근로시간, 후생, 해고 등 근로자의 ○○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의미하는 근로기준법 제17조 소정의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근로계약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이를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기간 종료 조항이 원고들의 근로조건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아파트를 자치관리 방식에서 위탁관리 방식으로 변경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의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된다고 할 수 없다.
아울러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들이라 할 것이고(A 개발의 취업규칙 제8조제4항에서 ‘종업원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명시가 있을 것을 제외하고는 1년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나, 위 취업규칙은 참가인의 취업규칙이 아닐 뿐만 아니라, 설령 참가인의 취업규칙이라 하더라도, 원고 근로자 1 등 3인의 개별 근로계약이 취업규칙보다 유리하므로 근로계약이 우선한다), 원고 근로자 4의 경우 참가인이 그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0.5.31.을 전후로 하여 상당한 기간 내에 그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하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근로제공을 받으면서 임금을 지급한 이상 그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여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할 것이며(그것이 참가인의 업무미숙으로 인한 것이었다 하여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공동주택을 자치관리 방식으로 관리하다가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관리하기로 하여 관리방식을 변경함으로 인한 해고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해고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3) 정리해고요건의 충족 여부
근로기준법 제24조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여기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1992.12.22. 선고 92다14779 판결 등 참조),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2.7.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대법원 2004.1.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데,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한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당심 증인 김○○의 일부증언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참가인이 관리방식을 변경하기로 하면서 원고들 등 관리사무소 직원의 고용 승계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결의를 하지 아니하였고, 이후 일방적으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를 한 후 B 주택관리와 위․수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들 등 관리직원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기로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믿기 어렵고, 을나 제24, 25호증의 각1, 2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또한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에 앞서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음을 인정할 자료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참가인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계약기간 만료 통보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있는 반면,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참가인의 그 밖의 주장에 대한 판단
참가인은, 원고 근로자 1이 참가인의 동별 대표자 및 회장 선출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동별 대표자들을 수사기관에 무고함으로써 원고 근로자 1과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소멸하였으므로, 원고 근로자 1에 대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는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게 되었음을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의 사유로 삼았을 뿐, 위 주장과 같은 사유를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의 사유로 삼은 바 없고,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의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계약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 사건 소를 각하한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되, 이 사건은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되어 있으므로 이 법원이 스스로 본안판결을 하기로 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