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세월호 침몰 애도기간 중 공직자 품위손상 등 사회적 물의가 우려되는 행위의 금지를 여러 차례 지시받고 음주금지에 관한 특별교양을 받았음에도 경찰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위와 같이 지시사항을 위반한 점,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한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경찰 전체가 비난받을 수 있었던 점,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고 복무기강을 확립하기 위하여 엄정한 징계가 필요한 점, 피고가 동일한 사안에서 다른 위반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처분보다 가벼운 처분을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서울행정법원 제72015.5.28. 선고 2015구합3102 판결 [징계처분취소]

원 고 / ○○

피 고 / 서울서초경찰서장

변론종결 / 2015.04.30.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4.7.4. 원고에 대하여 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이 사건 처분

 

피고는 2014.7.4. 원고에 대하여 별지 목록 기재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78조제1항제1, 2, 56, 57, 63조를 적용하여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 주장

원고는 세월호 참사 애도기간 중에 대학원 선배가 수차 권유하여 부득이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위 음주 당시 금주지시령이 있었거나 금주지시령이 지속되고 있었는지 의문이 있었다. 원고는 택시 운전기사가 구토 흔적에 비하여 과다한 세차비(3만 원)를 요구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취중에 택시 운전기사와 잠시 실랑이를 벌였을 뿐이고 사후에 세차비를 지급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일이 있은 후 2014.6.5.부터 2014.6.6.까지 진도 팽목항에서 봉사활동을 하였다. 원고는 1986.9.6. 순경으로 임용된 후 약 27년간 아무런 과오 없이 모범적으로 근무해 왔고 경찰청장 표창 2회를 포함하여 13회의 표창을 받았다. 위와 같은 사정 및 위반사항이 유사하거나 심지어 더 무거운 사안에서 이 사건 처분보다 가벼운 견책처분이 내려지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은 위반 정도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 판단

(1) 징계사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하며,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국가공무원법 제56, 57, 63).

을 제1~9호증(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서울지방경찰청장과 피고는 2014.4.18. 원고를 포함한 소속 직원에게 진도 여객선(세월호) 침몰로 인한 국가재난 상황에서 공직자 품위손상 등 사회적 물의가 우려되는 행위의 금지를 지시한 사실, 피고는 2014.4.22., 2014.4.25.에도 원고를 포함한 전 직원에게 같은 내용의 지시를 반복하여 한 사실, 피고는 2015.5.7.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세월호 침몰 애도기간 중 음주금지령, 복무기강확립 등에 관하여 특별교양을 실시한 사실, 원고는 2014.5.15. 19:30경 대학원 선배를 만나 2014.5.16. 00:30경까지 함께 술을 마신 다음 2014.5.16. 01:19경 귀가를 위해 위 선배와 함께 택시에 탔는데, 뒷좌석에 앉아 있던 위 선배가 도중에 구토한 사실, 택시기사는 위 선배가 수서에서 하차하려 하자 세차비를 주고 가라고 하였고, 이에 원고는 자신이 분당에 가서 세차비를 지급하겠다고 한 사실, 택시가 분당에 도착하여 택시기사가 원고에게 세차비 3만원을 달라고 하였으나 원고가 못 주겠다고 하여 시비가 된 사실, 이에 택시기사가 112에 신고하여 경찰이 출동하였는데,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원고의 경찰공무원증을 확인한 후 원고를 다른 장소로 데리고 가 세월호 사건 관련 음주금지 기간인데 지금 술을 드시고 택시기사와 시비까지 된 상황이니 택시기사가 요구하는 세차비 3만 원을 얼른 주라며 원고를 여러 차례 설득하였으나 원고는 술에 취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해라. 나는 못 주겠다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원고가 국가재난 상황에서 공직자 품위손상 등 사회적 물의가 우려되는 행위의 금지를 지시받고 세월호 침몰 애도기간 중 음주금지령에 관한 특별교양을 받았음에도 위 지시를 어기고 술에 취하여 물의를 일으킨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56, 57, 63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같은 법 제78조제1항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2) 징계양정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 한 징계처분은 그것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게 된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고려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4.2.27. 선고 201129540 판결, 대법원 2010.11.11. 선고 20101617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세월호 침몰 애도기간 중 공직자 품위손상 등 사회적 물의가 우려되는 행위의 금지를 여러 차례 지시받고 음주금지에 관한 특별교양을 받았음에도 경찰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위와 같이 지시사항을 위반한 점,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대한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경찰 전체가 비난받을 수 있었던 점,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고 복무기강을 확립하기 위하여 엄정한 징계가 필요한 점, 피고가 동일한 사안에서 다른 위반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처분보다 가벼운 처분을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조한창(재판장) 이도행 김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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