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 단서 소정의 ‘하나의 사업’의 의미
[2]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생명 또는 신체상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에서 손해배상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항쟁이 상당한지 여부를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에 관하여 각기 따로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1]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의한 재해로 인하여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다만,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단서 소정의 ‘하나의 사업’이라 함은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위 법 제5조 소정의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반면에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동일 장소에서 사업을 행하더라도 그 각 사업의 내용이 같은 사업이나 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 아닐 때에는, 통상 그 위험의 정도도 서로 다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단서 소정의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제1심판결이 인용한 금액의 일부가 항소심에서 취소되어 그에 대한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항소심에서의 피고의 항쟁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 할 것이고, 한편 불법행위로 인하여 생명 또는 신체의 손상을 입은 경우에 있어서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는 소송물을 서로 달리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배상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피고의 항쟁이 상당한지의 여부는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에 관하여 각기 따로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1.02.23. 선고 2000다63752 판결[구상금]
♣ 원고, 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피고, 상고인 / 김○수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0.10.13. 선고 2000나576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지연손해금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에 관한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998.11.18.부터, 금 87,478,342원에 대하여는 1999.12.17.까지, 금 15,798,316원에 대하여는 2000.10.13.까지 각 연 5푼의, 각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이를 4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의한 재해로 인하여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다만,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단서 소정의 ‘하나의 사업’이라 함은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위 법 제5조 소정의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반면에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동일 장소에서 사업을 행하더라도 그 각 사업의 내용이 같은 사업이나 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 아닐 때에는, 통상 그 위험의 정도도 서로 다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단서 소정의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4.11. 선고 95다27684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하던 소외 ○○건영 주식회사(이하 ‘○○건영’이라고만 한다) 소속의 근로자인 피고의 행위로 소외 ○○토건 주식회사(이하 ‘○○토건’이라고만 한다) 및 ○○건설산업 주식회사(이하 ‘○○건설’이라고만 한다) 소속의 근로자인 소외 정○공이 재해를 당하였으니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4조제1항 단서에 의하여 피고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건영이 시행하던 인입통신구 공사는 ○○토건 및 ○○건설이 시행하던 남천안전화국 신축공사와 그 공사현장 및 공기 등이 상당부분 다르고 그 도급 목적물도 전혀 별개이므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각 공사의 작업장이 인접한 탓으로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위 각 공사가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 주장을 배척하고 있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나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 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1997.12.26. 선고 97누16534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굴삭기의 소유자 겸 운전자로서 위 굴삭기를 그 조종원과 함께 ○○건영에 임대하여 주고 그 대가로 매월 임대료를 지급받아 왔을 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건영에 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은 아님이 명백하므로, 피고가 ○○건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한 원심의 판단 또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근로기준법에 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가. 제1심판결이 인용한 금액의 일부가 항소심에서 취소되어 그에 대한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항소심에서의 피고의 항쟁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대법원 1990.4.10. 선고 89다카27574 판결, 1999.3.23. 선고 98다61951 판결 등 참조), 한편 불법행위로 인하여 생명 또는 신체의 손상을 입은 경우에 있어서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는 소송물을 서로 달리하는 것이므로 그 손해배상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한 피고의 항쟁이 상당한지의 여부는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에 관하여 각기 따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2.17. 선고 94다56234 판결, 1997.1.24. 선고 96다39080 판결, 1999.6.8. 선고 98다5457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신체의 손상을 입은 소외 정○공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한 원고가 정○공을 대위하여 불법행위자인 피고를 상대로 보험급여액의 범위 내에서 적극적 손해인 치료비 및 개호비 손해와 소극적 손해인 일실수입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 제1심판결이 인용한 적극적 손해액{금 87,478,342원(치료비 금 98,563,530원 + 개호비 금26,405,530원) × 0.7}은 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소극적 손해인 일실수입 손해에 관하여는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이 인용한 금액의 일부를 취소하고 그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여 이를 금 15,798,316원(금 22,569,024원 × 0.7)으로 감액하고 있음을 알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의 원심에서의 항쟁은 적극적 손해에 관한 한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나, 소극적 손해인 일실수입 손해에 관하여는 그 항쟁에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아니할 수 없는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손해배상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피고의 항쟁은 제1심판결 선고일까지만 상당하다고 인정될 뿐 그 이후의 항쟁은 원심 인용액 전부에 관하여 상당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나머지, 원심인용액 금 103,276,658원(적극적 손해 금 87,478,342원 + 일실수입 손해 금 15,798,316원) 전부에 대하여 보험급여의 최종지급일인 1998.11.18.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1999.12.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위 특례법 제3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다. 따라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지연손해금에 관한 부분은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인바,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민사소송법 제407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보험급여의 최종지급일인 1998.11.18.부터, 적극적 손해 금 87,478,342원에 대하여는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1999.12.17.까지, 일실수입 손해 금 15,798,316원에 대하여는 위와 같이 피고가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원심판결 선고일인 2000.10.13.까지는, 각 민법이 정한 연 5푼의, 각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위 특례법이 정한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만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지연손해금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위와 같이 변경하는 것이다.
3.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는 지연손해금 부분에 한하여 일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지연손해금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위와 같이 자판하고,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2조, 제96조를 각 적용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이강국(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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