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트럭 운전기사가 술이 깬 후 회사의 생산물을 운반하라는 상사의 구두 지시에 위배하여 트럭을 운행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그 운전기사의 사망은 업무수행중 그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판결요지>
회사의 트럭 운전기사가 술이 깬 후 회사의 생산물을 운반하라는 상사의 구두 지시에 위배하여 트럭을 운행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그 운행이 회사의 지배·관리하의 업무수행을 벗어난 자의적·사적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음주운전이라 하여 바로 업무수행행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닌데다가 교통사고는 그 운전기사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그 운전기사의 사망은 업무수행중 그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 대법원 2001.07.27 선고 2000두5562 판결[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 피고, 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0.6.15. 선고 99누1196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망 소외 1은 소외 영농조합법인(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 농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운반하는 5t 트럭의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 1998.6.1. 19:30경 위 농장에서 생산된 토마토를 싣고 직장 동료 1명 및 영농실습생 3명을 태운 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산물 공판장으로 출발하였으나, 같은 날 20:00경 강원 횡성군 청일면 춘당 2리에서 중앙선을 침범하여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월하다가 위 트럭이 춘당교의 교각을 들이받은 후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사망한 사실, 그 운전경위에 대하여 망 소외 1은 같은 날 16:50경 소외 회사 육묘팀 과장인 소외 2와 함께 농장 밖에서 소주 1병을 나눠 마시고, 막걸리 1병을 사 가지고 돌아와 동료들과 나누어 마신 후 19:20경 트럭을 운전하여 출발하려고 하자 상급자인 채소팀장 소외 3이 위 트럭을 세운 후 출발을 제지하였으나 망 소외 1은 “이 정도는 괜찮으니 걱정말라.”고 하며 출발하려고 하여 실갱이를 벌이다가 마침 소외 3을 찾는 급한 전화가 와서 소외 3이 전화를 받으러 간 사이 위 트럭을 몰고 출발한 사실, 한편 소외 3이 전화를 받고 있을 무렵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4는 육묘생산부 팀장인 소외 5와 함께 외부로 나갔다가 술에 취하여 농장으로 돌아왔는데 위 농장의 입구에 트럭이 서 있고 망 소외 1 및 동료들이 위 트럭에 탑승해 있는 것을 보고, 망 소외 1 등에게 “잘 다녀오라.”고 하였고, 망 소외 1은 그 뒤 바로 출발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당해 사망이 업무수행중의 사망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이나, 소외 회사의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차량으로 운반하는 행위는 망 소외 1의 본래의 업무로서 비록 술이 깬 후에 출발하라는 상사의 구두 지시에 위배하여 무단 운행하였더라도 이를 가리켜 소외 회사의 지배·관리하의 업무수행을 벗어난 자의적·사적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음주운전이라 하여 바로 업무수행행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닌데다가 교통사고는 망 소외 1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교통사고가 통상적인 운전 업무의 위험성과는 별개로 오로지 망 소외 1의 음주운전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볼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는 이상 위 망 소외 1의 사망은 업무수행중 그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업무상의 재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이용우 강신욱(주심) 이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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