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 2024.1.24. 선고 2022나24489 판결】
• 수원고등법원 제6민사부 판결
• 사 건 / 2022나24489 근로에 관한 소송
• 원고, 피항소인 / 1. ○○○ ~ 20. ○○○
• 피고, 항소인 /
• 제1심판결 /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2.10.13. 선고 2018가합104172 판결
• 변론종결 / 2023.11.08.
• 판결선고 / 2024.01.24.
<주 문>
1. 이 법원에서 확장된 청구 및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원고 ○○○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나. 피고는 원고 ○○○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2 표 원고별 해당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중 해당 ‘원금’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3.10.1.부터 2024.1.24.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라.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1/2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한다.
3. 제1의 다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주위적 청구취지
1) 원고 ○○○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의 행정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 ○○○에게 행정원으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3)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3 표 원고별 해당 ‘주위적 청구 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 중 해당 ‘주위적 청구 원금’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3.10.1.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피고는 별지4 표 순번 1, 3 내지 16, 18, 19, 20 기재 원고들에게 같은 표 원고별 해당 ‘주위적 청구 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중 해당 ‘주위적 청구 원금’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1.10.1.부터 2022.10.13.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예비적 청구취지
1) 원고 ○○○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 ○○○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3)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3 표 원고별 해당 ‘예비적 청구 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 중 해당 ‘예비적 청구 원금’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3.10.1.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들은 이 법원에서 기존 청구취지를 확장하고, 예비적 청구를 추가하였다. 피고만이 항소한 사건에서도 원고들은 항소심에서 청구취지를 확장할 수 있고 이는 부대항소로 의제되므로, 원고들이 청구를 확장한 부분은 그에 의하여 피고에게 불리하게 되는 한도에서 부대항소를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1.9.24. 선고 91다21688 판결 참조). 다만 원고들이 명시적으로 부대항소를 제기하지는 않았으므로, 부대항소와 관련된 당사자표시나 부대항소취지 기재는 생략한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거나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제1심판결 4쪽 5행부터 6쪽 하 7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5쪽 11행과 그 아래 표 부분을 다음과 같이 고친다.
『라. 피고 인사규정은 피고 직원을 일반직, 전문직, 별정직, 임시직으로 나누고, 일반직의 직급과 직종을 아래 표와 같이 구분하였다. 피고 인사규정이 2020.8.18. 개정되어 피고 직원에 ‘일반직이 수행하는 직무를 상시·지속적으로 보조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직종’인 사무보조직이 추가되었다. <표 생략>
○ 제1심판결 6쪽 하 8행의 “57호증” 다음에 『, 을 제67호증』을 추가한다.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가. 주위적 청구
원고들이 별지1 표 각 ‘입사일’란 기재일부터 피고에게 파견되어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제3호에 따라 2년의 파견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이에 피고는 피고 근로자 중 원고들과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에 따라 원고들과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 ○○○ 등과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직접고용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하고, 원고 ○○○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여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피고 근로자 중 원고들과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는 ‘행정원’이다. 따라서 원고 ○○○ 등은 피고에게 원고 ○○○ 등이 피고의 행정원 지위에 있음에 대한 확인을 구하고, 임금 미지급 내지 직접고용의무 불완전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고용의무 발생일의 다음 달 1일부터 2023.7.31.까지 발생한 피고 행정원과의 임금 차액 상당액(중간수입 공제)을 구한다. 원고 ○○○는 피고에게 행정원으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것을 구하고,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고용의무 발생일 다음 달인 2018.10.1.부터 2023.7.31.까지 발생한 피고 행정원과의 임금 차액 상당액(중간수입 공제)을 구한다.
나. 예비적 청구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기간을 정한 부분’은 파견법상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 ○○○ 등은 피고에게 원고 ○○○ 등이 피고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지위에 있음에 대한 확인을 구하고,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원고 ○○○는 피고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것을 구한다.
또한 피고의 행정원을 원고들과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면, 적어도 피고의 ‘사무보조직’을 원고들과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 ○○○ 등은 피고에게 임금 미지급 내지 직접고용의무 불완전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종료일 다음 날인 2019.7.1.부터 2023.7.31.까지 발생한 피고 사무보조직과의 임금 차액 상당액(중간수입 공제)을 구하고, 원고 ○○○는 피고에게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1,000만 원을 구한다.
3. 근로자지위 확인 및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에 대하여
가.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발생 및 그 이행 여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거나 추가·삭제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중 “2의 가항” 부분(제1심판결 6쪽 하 4행부터 10쪽 4행까지)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8쪽 3행부터 4행까지의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최초 시행된 2012.8.2. 이후”를 삭제한다.
○ 제1심판결 8쪽 16행의 “있으므로” 뒤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오히려 갑 제5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이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 전인 2018.10.29. 및 2018.10.30. 피고에게 ‘근로계약서에 “본 계약은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에 동의함을 명시함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추가해 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갑 제56호증 8쪽)을 발송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따르면, 원고들은 근로기간에 이의를 유보한 채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 제1심판결 8쪽 하 3행의 “할 것이고”를 『할 것이다.』로 고치고, 같은 쪽 하 3행부터 하 2행까지의 “나아가 피고가 ~ 이익도 인정된다.”를 삭제한다.
○ 제1심판결 9쪽 3행부터 10쪽 4행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① 피고는, 원고 ○○○ 등이 피고에게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중 기간을 정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유효하여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로써 원고 ○○○ 등과 피고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으므로, 피고는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이미 이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 등은 근로기간에 이의를 유보한 채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원고 ○○○ 등과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계약상 ‘기간을 정한 부분’이 무효가 되게 하였다. 이처럼 피고가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② 피고는,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파견근로자들에게 경쟁채용절차를 통하여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하겠다는 채용 공고를 하였으나 원고들이 그 채용 절차에 응시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직접고용 의사표시에 대하여 원고들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항변한다.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2020.8.25. 파견직 근로자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 채용을 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한 사실, 지원 자격을 ‘2017.7.20. 피고의 파견직 근로자로 재직한 자 중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한 자’로 제한한 사실, 채용 인원을 파견직 근로자 중 정규직전환대상자의 수를 기준으로 하여 총 37명 이내로 정한 사실, 원고들이 이 사건 채용공고에 응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가 채용 인원을 37명 이내로 한다는 안내 밑에 “상기 인원은 전환채용 과정 및 적격심사 결과에 따라 미채용 될 수 있음”이라고 표기한 사실, 평가방법에 “근무평가(배점 30점), 필기시험(배점 40점), 종합면접(배점 30점) 총 3항목을 평가하고, 총점 70점 이상이 되는 경우 합격”이라고 기재한 사실, 기타 사항에 “본 인력 채용은 연구원 규정에 근거하여 진행되는 심사로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인력에 대해서는 채용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고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계획한 채용 절차는 지원자가 채용되지 못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원고들에 대한 확정적·형식적 채용절차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채용공고는 피고가 일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파견근로자를 피고의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청약의 유인에 해당할 여지가 있을 뿐,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 의사표시라고 보기 어렵다(설령 피고가 원고들의 대표가 포함된 정규직 전환협의기구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앞서 본 것과 같은 경쟁채용절차를 실시하기로 협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보기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③ 피고는, 원고 ○○○가 자신의 친인척(이모부)이 피고 소속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 시 채용 특혜 논란이 불거질 것을 우려하여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였고, 이는 피고의 직접고용에 대한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 ○○○를 직접 고용할 의무는 없다고 항변한다.
원고 ○○○가 피고와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을 제4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2018.10.24. 국정감사 자료 제출을 위하여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에게 피고에 근무하는 4촌 이내 친인척 유무를 조사하였고, 원고 ○○○가 피고에게 이모부가 피고에 재직 중임을 알린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를 면제시키는 파견근로자의 명시적 반대의사표시는 직접고용의무에 대한 예외로서 그 증명책임은 사용사업주에게 있고, 파견법의 목적과 파견근로자 직접고용의무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할 때 그 예외는 엄격히 인정할 필요가 있는 점, 원고 ○○○가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 직전인 2018.10.29.과 2018.10.30.까지 다른 원고들과 함께 피고에게 기간의 정함 없는 근로계약 체결을 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한 점(갑 제56호증),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은 기간을 정하여 체결할 특별한 사정 없이 체결된 것으로서 그 기간을 정한 부분이 무효이므로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가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함으로써 피고의 직접고용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항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가 부담하는 직접고용의무의 근로조건
1) 관련 법리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에 따르면,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 그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따르고, 그러한 근로자가 없으면 해당 파견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 수준보다 낮아져서는 안 된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8조제1항은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대상 근로자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나 책임·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12.1. 선고 2014두43288 판결 참조). 이는 기간제법 제8조제1항과 문언이 동일한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판단(비교대상 근로자의 확정)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 27, 61 내지 127호증, 을 제5, 18 내지 39, 43, 50 내지 55, 57 내지 65, 67 내지 88, 91 내지 1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행정원’을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들의 업무는 그 주된 내용이 피고 근로자 중 사무보조직의 업무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므로,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를 피고의 행정원이 아닌 ‘사무보조직’으로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 직원인 행정직 채용절차에 지원하기 위하여는 학사 이상의 학위와 TOEIC 기준 750점 이상의 공인어학성적을 갖추어야 하고, 지원자들은 서류심사, 인/적성검사 및 논술, 전공면접, 종합면접, 신원조회 및 신체검사 등의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게 된다. 반면 피고는 파견근로자들에게 특별한 지원 자격을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피고는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도 공인어학성적을 우대사항으로 명시하였을 뿐이다), 파견업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약식 면접을 거친 뒤 원고들을 포함한 파견근로자들을 채용하였을 뿐이다. 이처럼 피고의 행정원은 원고들보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절차를 거쳐 채용되었고, 이는 피고의 행정원이 수행하는 업무가 그 내용과 난이도에 비추어 더 높은 업무 수행 능력을 요구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② 실제로 피고의 행정원은 기획, 평가, 규정 제·개정, 시스템 설계 및 구축, 문제분석 및 해결 등 창의성이나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핵심 업무를 주로 수행한 반면, 원고들은 업무 지시 및 구축된 업무 매뉴얼에 따른 행정업무 보조, 자료 취합, 회의 준비, 서류 정리, 지출 발의 등의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주로 수행하여 수행 업무의 내용과 난이도에 차이가 있었다. 원고들이 작성한 문서와 피고의 행정원이 작성한 문서의 제목과 내용에 차이가 있었을 뿐 아니라, 원고들이 작성한 문서는 제한적인 경우에만 경영진의 결재를 받는 등 작성한 문서의 최종 결재권자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였다.
원고들과 피고의 행정원이 한 부서(팀, 실, 처 등 회사 내에서 업무 분장의 기준이 되는 소집단을 지칭한다, 이하 ‘부서’라 한다)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그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피고의 행정원이 원고들과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③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의 행정원이 수행한 핵심 업무는 관련 법·제도, 사업 현황, 가용 자원 등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반면,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일용직 또는 실습생들이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로서 특별한 지식이나 능력을 요구하지 않아 상호 대체가능성이 있는 업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④ 원고들은 사무보조 업무 외에도 소속 부서의 핵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 업무는 실질적으로 행정직 직원들의 구체적인 지시 내지 지휘를 받아 수행한 것이거나, 행정직 직원들이 작성한 내용을 공문 등을 통하여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거나, 서류 발급, 자료 취합, 절차 안내 등 단순 업무에 해당하는 것들로 보일 뿐이어서[가령 원고 ○○○은 피고 출입 기자 리스트 관리업무 전반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데, 선임행정원 ○○○이 원고 ○○○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제103호증)에 비추어보면, ○○○은 원고 ○○○에게 피고 출입 기자단에게 배표할 자료를 작성하여 전달하거나 피고 출입 기자단 중 특정 기자의 추가·삭제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구체적인 의사결정 등을 요하는 부서의 핵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원고들은 피고의 행정직 업무는 연구직과 기술직을 행정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고,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 또한 ‘행정 보조’ 업무이므로, 원고들과 피고의 행정원이 수행한 업무 사이에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과 피고의 행정원이 수행한 업무 내용, 성격 등에 차이가 있음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원고들의 논리에 따를 경우 피고의 모든 행정직 직원들이 원고들과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되는 논리의 비약이 발생하게 되어 받아들이기 어렵다.
⑥ 한편, 피고의 사무보조직은 ‘일반직이 수행하는 직무를 상시·지속적으로 보조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직종’이다. 피고의 사무보조직은 원고들의 고용을 염두에 두고 신설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앞서 본 원고들의 업무 내용 및 범위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의 ‘사무보조직’을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로 봄이 옳다.
비록 피고의 사무보조직이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 발생 이후인 2020.8.18. 신설되었다고 하더라도,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제2호에 따르면, 비교대상 근로자가 없는 경우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이 기존 근로조건 수준보다 낮아지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기존 근로조건보다 높은 수준인 사무보조직의 근로조건을 적용하는 것이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원고들이 행정원이 비교대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 사무보조직을 비교대상 근로자로 보아야 함을 전제로 예비적 청구를 하고 있고(원고들은 2022.6.8.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하여 사무보조직이 원고들에 대한 고용의무발생일 이후 설립되었음에도 이를 비교대상 근로자로 인정하는 데에 이의가 없다고 진술하였다), 피고도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를 사무보조직으로 주장하고 있어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를 사무보조직으로 인정하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사무보조직을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로 보더라도 부당하지 않다.
다. 소결론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를 ‘사무보조직’으로 보는 이상, 비교대상 근로자가 ‘행정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없다.
한편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기간을 정한 부분’은 파견법상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 ○○○ 등은 피고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지위에 있고, 나아가 피고가 제1심에서 이를 다툰 이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할 이익도 인정된다[피고가 항소심인 이 법원에서 이를 다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1.15. 선고 2008다74130 판결 참조)]. 또한 원고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 ○○○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한다. 이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다.
4.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가. 원고 ○○○ 등의 경우
1) 관련 법리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직접고용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이러한 근로계약 중 기간을 정한 부분이 파견법상 강행규정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여 무효임은 앞서 본 것과 같다(위 대법원 2018다207847 판결 참조). 이처럼 사용사업주가 파견법이 정하는 직접고용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지 않은 경우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였더라면 파견근로자가 받았을 임금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20.5.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참조).
또한 위와 같은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도래하였음을 이유로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해고하더라도 그 근로계약 중 기간을 정한 부분이 무효인 이상 그 해고는 정당한 이유 있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무효이므로 파견근로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된다. 그리고 위와 같은 해고로 인해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근로제공을 중단한 기간이 있더라도, 파견근로자의 근로제공 중단은 사용사업주의 책임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민법 제538조제1항에 따라 근로제공 중단 기간 동안 근로제공을 계속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2.10.27. 선고 2017다14581, 14598, 14604, 14611, 14628, 14635, 14642, 14659 판결 참조).
한편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등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채권자 또는 피해자 등이 동일한 원인에 의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공제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손익상계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되는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새로운 이득을 얻었고, 그 이득과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인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경우,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제공하였어야 할 근로를 다른 직장에 제공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이러한 이익은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3.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참조). 이는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판단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는 원고 ○○○ 등과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근로계약기간 만료일 무렵 원고 ○○○ 등에게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통지하였다. 그 후 피고가 원고 ○○○ 등을 별도로 직접 고용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피고는 현재까지 원고 ○○○ 등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 등에게 직접고용의무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발생일 이후로서 원고 ○○○ 등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종료일 다음 날인 2019.7.1.부터 2023.7.31.까지 피고가 직접고용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하였더라면 원고 ○○○ 등이 받았을 임금(원고들과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하는 피고의 ‘사무보조직’ 근로조건을 기준으로 하고, 금액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에서 중간수입(금액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을 공제한 금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피고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피고가 이 사건 채용공고로써 원고 ○○○ 등에게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의사를 표시하였는데 원고 ○○○ 등이 이 사건 채용공고에 응시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 정한 접수기간 만료일인 2020.9.10.부터는 원고 ○○○ 등이 수령지체에 빠졌고 이때부터 피고는 원고 ○○○ 등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채용공고를 피고의 직접고용 의사표시로 볼 수 없는 이상 원고 ○○○ 등이 수령지체에 빠졌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피고는, 피고가 2023.4.17.부터 원고 ○○○ 등에게 2023.6.1.까지 업무에 복귀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하였음에도 원고 ○○○ 등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 ○○○ 등이 무단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2023.6.1. 이후 기간에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항변한다.
다툼 없는 사실, 을 제66, 89, 9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가 2023.4.17. 원고 ○○○ 등에게 원고 ○○○ 등과 기간의 정함 없는 근로관계가 있음을 인정하며 2023.6.1.까지(이 일자를 기준으로 10일의 기간 내에서 피고와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다) 복직하여 근무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한 사실, 이 내용증명에 ‘복직 시 직종은 무기계약직(사무보조직)으로 하고, 급여는 연구원 규정(사무보조직활용규칙, 보수규정 등)에 따라 산정하되, 법원 최종판결에 따라 보수 적용 기준이 변경될 경우 그 차액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소급 지급하겠다.’는 안내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가 이후에도 원고 ○○○ 등에게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으로 복직을 안내한 사실, 원고 ○○○ 등이 2023.6.16. 피고에게 ‘피고의 원고 ○○○ 등에 대한 손해배상 방식, 이 사건 결과와 관계없이 피고와 원고 ○○○ 등의 근로관계가 유지된다는 점에 대한 동의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자 피고가 이에 대한 답신으로 2023.6.21. ‘이에 대한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고, 원고 ○○○ 등이 복직하지 않은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하며, 2023.6.26.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근로제공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과 이메일을 발송한 사실, 현재까지 원고 ○○○ 등이 피고에 복직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 ○○○ 등이 피고가 최종적으로 복직을 요구한 일자인 2023.7. 이후에도 피고에 복직하지 않은 것은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 ○○○ 등에게 2023.7. 이후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즉 피고는 2023.7. 미지급 급여와 그 이자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구체적 금액은 별지6 표와 같다).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4) 소결론
피고는 원고 ○○○ 등에게 별지2 표(구체적 산정내역은 별지5 첨부파일과 같다) 원고별 해당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별지3 표 ‘예비적 청구 금액’란 기재 각 돈에서 별지6 표 ‘공제금액’란 기재 각 돈을 공제한 금액이다) 및 그중 해당 ‘원금’란 기재 각 돈(별지3 표 ‘예비적 청구 원금’란 기재 각 돈에서 별지6 표 ‘미지급 급여’란 기재 각 돈을 공제한 금액이다)에 대하여 원고 ○○○ 등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3.10.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1.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원고 ○○○의 경우
피고가 원고 ○○○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음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는 이로 인하여 원고 ○○○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 ○○○와 피고의 관계, 피고의 원고 ○○○에 대한 직접고용의무 불이행 경위 및 그 기간, 피고가 이 사건 소 제기 전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원고 ○○○에 대한 직접고용의무 존부를 지속적으로 다투어 온 점,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 ○○○에게 지급할 위자료 액수를 5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에게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위자료로 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3.10.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1.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예비적 청구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 법원에서 확장된 청구 및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남양우(재판장) 강은주 김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