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3.4.11. 선고 2011다26537 판결】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1다26537 임금
• 원고, 피상고인 / 1. A ~ 5. E
• 피고, 상고인 / F 주식회사
• 환송판결 / 대법원 2009.12.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 원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2011.2.22. 선고 2009나20060 판결
• 판결선고 / 2013.04.11.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의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98.3.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 또는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또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으면 유효하다.
이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비록 개별 사안에서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명백히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않으며, 단체협약 등에 일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 시간에 관한 합의가 있다거나 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인상률을 정하였다는 사정 등을 들어 곧바로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9.12.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포괄임금제의 합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포괄임금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소정 근로 또는 총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그것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면 원칙적으로 모두 통상임금에 속한다 할 것이나,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와 통상임금의 기능 및 필요성에 비추어 볼 때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려면 그것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에 속하여야 하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거나 실제의 근무성적에 따라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달라지는 것과 같이 고정적인 임금이 아닌 것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바, 여기서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에는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포함되고, ‘일정한 조건’이란 ‘고정적이고 평균적인 임금’을 산출하려는 통상임금의 개념에 비추어 볼 때 ‘고정적인 조건’이어야 한다(대법원 2007.6.15. 선고 2006다13070 판결, 대법원 2010.1.28. 선고 2009다7414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에게 근속 1년당 일정 금액을 가산하여 매월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한 근속수당과 승무운전자에 한하여 1일 일정액을 지급한 교통비는 근무성적과 상관없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 임금이므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통상임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가. 통상임금은 평균임금의 최저한을 보장함과 아울러 근로기준법 소정의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이나 해고예고수당 등의 산정근거가 되는 것인바, 위 각 수당에는 가산율 또는 지급일수 외의 별도의 최저기준이 규정된 바 없으므로 노사간의 합의에 따라 성질상 통상임금에 산입되어야 할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의 효력을 인정한다면, 위 각 조항이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에 대하여 가산수당을 지급하고, 해고근로자에게 일정기간 통상적으로 지급받을 급료를 지급하도록 규정한 취지가 몰각되므로, 성질상 근로기준법 소정의 통상임금에 산입될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간의 합의는 구 근로기준법 제22조제1항 소정의 같은 법이 정한 기준에 달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계약으로서 무효이다(대법원 2007.6.15. 선고 2006다13070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기본시급에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할 근속수당과 교통비가 제외되었는데도 이를 기준으로 법정수당을 산정하도록 한 이 사건 임금협정은 무효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일정한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은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하고 이 날을 근로기준법에 의한 유급휴일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때 지급되는 휴일수당은 ‘근로자의 날’에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근무를 한 것으로 간주하여 지급되는 임금이므로, 그 성질상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할 수당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구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휴일근로수당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하는 휴일근로에는 같은 법 제54조 소정의 주휴일근로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의하여 휴일로 정하여진 법정공휴일 등의 근로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1.5.14. 선고 90다14089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이 1월 1일, 설날, 근로자의 날, 운전사의 날, 추석, 개천절을 특정 유급휴일로 정하여 그날 근무하지 않더라도 1일 기본급 상당의 휴일수당을 지급하고, 근무한 경우에는 1일 기본급의 100분의 150에 해당하는 휴일근로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특정 유급휴일 수당을 정하고 있는 사실, 위 ‘1일 기본급’에는 이 사건 근속수당과 교통비가 제외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이 사건 근속수당과 교통비가 포함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위 특정유급휴일수당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근로자의 날’에 지급하는 휴일수당과 특정 유급휴일에 근무할 경우 지급하는 휴일근로수당을 산정함에 있어 이 사건 근속수당과 교통비를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것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그러나 특정유급휴일수당 중 ‘근로자의 날’을 제외한 나머지 특정 유급휴일에 지급하는 휴일수당 부분은 노사의 합의로 그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약정수당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것인바, 이러한 약정수당을 지급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상의 법정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없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과 임금협정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이 사건 근속수당과 교통비가 반영되지 않은 1일 기본급을 그 산정의 기초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는 약정수당 산정에 있어 일정한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월급 금액으로 정하여진 통상임금을 시간급 금액으로 산정할 때에는 그 금액을 월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주의 통상임금산정 기준시간에 1년간의 평균 주 수를 곱한 시간을 12로 나눈 시간)로 나눈 금액에 의하여야 하므로[구 근로기준법 시행령(2007.6.29. 대통령령 제2014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제2항제4호], 그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을 위해서는 먼저 월급 금액으로 정하여진 통상임금을 확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근로자가 구 근로기준법(2007.4.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서 정한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약정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월급을 지급받거나 기본시급과 함께 매월 고정수당을 지급받는 경우, 그 월급이나 월급의 형태로 지급받는 고정수당에는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는 구 근로기준법 제54조 소정의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과 같은 법 제55조 소정의 연장·야간근로에 대한 임금이 포함되어 있어 그 통상임금을 확정하기가 곤란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유급휴일에 근무한 것으로 의제하여 그 근로의제시간을 약정 근로시간(연장 및 야간근로시간의 경우 각 가산율 고려)과 합하여 총 근로시간을 산정한 후 유급휴일에 대한 임금의 성격을 가지는 부분과 연장·야간근로수당분이 포함된 월급 또는 월급 형태로 지급받는 고정수당을 그 총 근로시간 수로 나누는 방식에 의하여 그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하여도 무방하다(대법원 2012.3.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구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약정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으로서 일급의 형태로 지급되는 고정수당에 대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원심 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은 근로시간을 1일 기본근로 8시간, 연장근로 1시간(야간중복), 1주 기본근로 44시간, 연장근로 10시간(야간중복 6시간)으로 정하면서, 1일 근로시간인 9시간을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경우에는 월 단위로 상호상계하여 1일 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였고,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도 이와 동일하게 근로시간을 정하여, 구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을 임금산정의 대상이 되는 근로시간으로 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임금협정과 단체협약에서 정한 여러 수당 중 월급 또는 일급의 형태로 지급되는 고정수당인 근속수당과 교통비는 연장근로와 야간근로를 포함하는 약정 근로시간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이라고 할 것이므로, 월급으로 지급받는 근속수당에 대한 시간급 통상임금은 그 근속수당을 월평균 기준근로시간과 월평균 주휴 근로의제시간 및 각 가산율을 고려한 월평균 연장 및 야간근로시간을 모두 합하여 산정한 총 근로시간 수로 나누는 방식에 의하여 산정하고, 일급으로 지급받는 교통비에 대한 시간급 통상임금은 그 교통비를 1일 기준근로시간에 각 가산율을 고려한 1일 연장 및 야간근로시간을 합한 근로시간 수로 나누는 방식에 따라 산정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산정의 대상이 되는 근로시간에 포함되는 연장근로시간 및 야간근로시간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근속수당과 교통비에 대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한 원심판결에는 통상임금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고영한(주심) 박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