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노동조합의 지부나 분회 등의 하부조직은 원활한 조합활동을 위하여 노동조합 본부나 상급단체(노동조합이 소속된 연합단체)로부터 적절한 지도와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본부 또는 상급단체 소속 조합원이 해당 사업장에 출입하고 사업장의 시설물을 이용하는 것이 수반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종사근로자’라 한다)가 아닌 노동조합 본부 또는 상급단체 조합원이 자신의 사업장에 출입하고 시설물을 이용하는 것을 수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종사근로자가 아닌 조합원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이 미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신원조차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사용자로서는 시설관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종사근로자가 아닌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 및 사업장 내 시설물 이용은 종사근로자인 조합원의 경우보다는 더 많은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 본부 또는 상급단체 조합원이 사업장 출입 및 시설물 이용이 허용되는지 여부는 사업장 출입의 목적, 출입 장소, 출입자의 수, 조합활동의 필요성과 긴급성, 사용자의 업무를 지장을 주는 정도, 해당 출입자 또는 출입 단체의 시설관리권 침해 전력, 노사 간에 형성된 관행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사업장 출입 및 시설물 이용이 허용될 수 있는 경우라도, 사용자는 시설관리권의 행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사전에 출입자의 신원, 출입 목적 또는 출입 장소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그 출입을 거부할 수 있다.


【서울고등법원 2022.6.9. 선고 2021누47754 판결】

 

•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 판결

• 사 건 / 2021누47754 부당견책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B주식회사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1.5.20. 선고 2020구합67230 판결

• 변론종결 / 2022.04.14.

• 판결선고 / 2022.06.09.

 

<주 문>

1. 제1심판결 중 부당견책 구제신청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5.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C노동조합 사이의 D/E 부당견책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견책 구제신청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3.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주문 제2항의 재심판정 전부를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전력자원의 개발, 발전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90.1.8. F공사에 입사하여 2001.4.1. 참가인으로 전적한 뒤 2014.5.9.부터 G 소재 참가인의 H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 원고는 F공사에서 분사된 참가인을 포함한 5개 발전회사의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C노동조합(이하 ‘C노조’라 한다)의 조합원으로서 2008.4.경부터 2014.3.경까지 C노조의 위원장과 부위원장, I본부장을, 2017.3.경부터 2018.3.경까지 C노조의 J지부(이하 ‘J지부’라 한다) 지부장을 역임하였다.

다. 원고는 2018.11.15. C노조 해직 조합원 1인과 C노조의 상급단체인 K노동조합(이하 ‘K노조’라 한다) 조합원 3인(이하 위 4인을 통틀어 ‘이 사건 출입자들’이라 한다)을 자신의 차량에 태우고 방문 목적을 ‘노동조합 사무실 방문’으로 하여 참가인의 H본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후 이 사건 출입자들은 참가인의 이사회가 개최되고 있던 H본부 본관 건물 현관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였고, 이사회를 마치고 본관 밖으로 나오는 참가인의 사장에게 의견서를 전달하려고 하였으나 참가인의 직원들에 의하여 제지되었다.

라. 참가인은 위 사건에 관한 감사를 이유로 2018.12.4., 2018.12.5., 2018.12.19., 2019.1.9. 원고에게 4회에 걸쳐 출석요구를 하였는데(이하 그 순서에 따라 ‘제○차 출석요구’라 한다) 원고는 출석하지 아니하였고, 이후 감사에 응하여 2019.5.9. 참가인의 조사를 받았다.

마. 참가인은 2019.8.28. 원고에 대하여 ‘① 원고가 외부인 인솔책임을 소홀히 하여 이 사건 출입자들이 노동조합 사무실 출입이라는 방문 목적과 다르게 출입 승인 구역이 아닌 본관으로 이동하였고, ② 감사직무규정 제10조에 따라 출석요구를 하였으나 원고가 이에 불응하였다’는 이유로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견책’이라 한다).

바. 원고와 C노조는 이 사건 견책이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L/M),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20.1.22. ‘징계사유가 인정되고(단, 출석요구 불응의 징계사유는 제3, 4차 출석요구 부분을 인정)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도 적법하므로 이 사건 견책은 정당한 징계처분이고,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와 C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D/E),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5.8.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10, 11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 을 나 제1 내지 5, 8 내지 13, 19, 20, 23, 2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견책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부당징계에 해당한다.

1) 인솔책임 소홀의 징계사유 : 이 사건 출입자들은 외부인이 아니라 원고가 속한 C노조 및 그 상급단체인 K노조의 조합원들로서, H본부 본관 건물 앞은 노동조합의 선전활동이 빈번히 이루어져 온 곳이고, 이 사건 전까지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가 아닌 C노조나 K노조 조합원들도 종종 그곳에서 선전활동을 하였고 참가인도 이를 용인하여 왔다. 이 사건 출입자들은 참가인의 일방적인 자회사 설립에 반대하는 선전활동을 하였을 뿐,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거나 업무를 방해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출입자들의 위 선전활동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한다.

설령 이 사건 출입자들의 선전활동이 참가인의 사업장 내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출입자들을 노동조합 사무실까지 안내함으로써 역할을 다 하였고 그 후에 발생한 일에 대하여 원고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으며, 특히 이 사건 출입자들이 정문을 통과한 이후 참가인의 관리자가 이들을 계속 감시하면서도 본관 건물 앞으로 이동하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는데, 원고에게 특별히 이 사건 출입자들에 대한 인솔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2) 출석요구 불응의 징계사유 : 참가인은 이 사건과 관련된 J지부 조합원 3명에 대한 감사는 G 소재 H본부에서 하였으면서도 제3차 출석요구에서 원고에게는 N 소재 참가인의 본사로 출석할 것을 명하였는데, 이는 부당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당시 연말업무로 인하여 본사 출석이 어려워 ‘H본부에서 감사를 진행하면 언제든지 응하겠다’는 의사를 참가인에게 전달한 바 있다. 제4차 출석요구의 경우, 원고가 모친상을 치른 이후 2019.1.8. 새해 첫 출근을 하였고 연초 업무 준비로 그 다음날에는 본사 출석이 어려운 사정이 있어 H본부에서 감사를 진행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는 출석 일정의 연기 및 장소의 변경을 구할 정당한 사유가 있었고, 이후 2019.5.경 H본부 감사 담당자가 정한 일정에 따라 출석하여 조사를 받았으므로 출석요구 불응의 징계사유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견책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출입자들이 본관 건물 앞에서 한 행위는 비정규직 정책에 관한 노동조합의 의견을 참가인의 사장에게 전달하려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의 범위 내에 속한다. 이 사건 출입자들이 문제될 수 있는 조합활동을 한 사실이 없는데도 원고에게 이들에 대한 인솔책임을 묻는 것은 사실상 이 사건 출입자들의 조합활동을 문제삼아 그 조합원인 원고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으로 원고를 포함한 J지부 간부 및 조합원 4명을 조사하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관한 노동조합의 입장이 무엇인지,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당시 정문에서 참가인의 사장의 차량을 막았을 때 직원으로서 어떠한 행동을 했어야 하는지, 인센티브 반납이 정당한지에 관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등으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법으로 조사하여 노동조합 간부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려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견책은 원고와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탄압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 하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부당징계 해당 여부 : 징계사유의 존부

1) 인솔책임 소홀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1)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하려면, 첫째 주체의 측면에서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둘째 목적의 측면에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셋째 시기의 측면에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이나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원칙적으로 근무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넷째 수단·방법의 측면에서 사업장 내 조합활동에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이 중에서 시기·수단·방법 등에 관한 요건은 조합활동과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시설관리권 등이 충돌할 경우에 그 정당성을 어떠한 기준으로 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이므로, 위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조합활동의 필요성과 긴급성, 조합활동으로 행해진 개별 행위의 경위와 구체적 태양,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시설관리권 등의 침해 여부와 정도, 그 밖에 근로관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충돌되는 가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하여 실질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7.29. 선고 2017도2478 판결 참조).

(2) 노동조합의 지부나 분회 등의 하부조직은 원활한 조합활동을 위하여 노동조합 본부나 상급단체(노동조합이 소속된 연합단체)로부터 적절한 지도와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본부 또는 상급단체 소속 조합원이 해당 사업장에 출입하고 사업장의 시설물을 이용하는 것이 수반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종사근로자’라 한다)가 아닌 노동조합 본부 또는 상급단체 조합원이 자신의 사업장에 출입하고 시설물을 이용하는 것을 수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만, 종사근로자가 아닌 조합원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이 미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신원조차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사용자로서는 시설관리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종사근로자가 아닌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 및 사업장 내 시설물 이용은 종사근로자인 조합원의 경우보다는 더 많은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 본부 또는 상급단체 조합원이 사업장 출입 및 시설물 이용이 허용되는지 여부는 사업장 출입의 목적, 출입 장소, 출입자의 수, 조합활동의 필요성과 긴급성, 사용자의 업무를 지장을 주는 정도, 해당 출입자 또는 출입 단체의 시설관리권 침해 전력, 노사 간에 형성된 관행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사업장 출입 및 시설물 이용이 허용될 수 있는 경우라도, 사용자는 시설관리권의 행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사전에 출입자의 신원, 출입 목적 또는 출입 장소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그 출입을 거부할 수 있다.

나) 인정 사실

갑 제1 내지 4, 6, 8, 10, 16 내지 22호증, 을가 제4, 5호증, 을나 제1, 13, 14, 19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사실이 인정된다.

① K노조는 발전사업 분야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을 참가인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2018.11.15. 참가인의 이사회가 개최될 예정인 H본부에 이 사건 출입자들을 출입시키고자 C노조 J지부에 도움을 구하였다.

② J지부 지부장 O은 2018.11.15. 12:10경 자신의 차량에 이 사건 출입자들을 태우고 H본부의 정문을 통과하려 하였으나, 참가인의 총무부 P 부장은 외부인들은 접견실을 활용하여 용무를 볼 것을 요청하며 출입을 불허하였다.

③ 원고는 같은 날 12:37경 자신의 차량에 이 사건 출입자들을 태우고 H본부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서, 정문에서 P 부장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하였고, 이에 P는 원고에게 ‘방문목적이 노동조합 사무실이므로 이를 벗어나는 것은 부적절하며 참가인의 직원이 동행하는 것이 조건이다. 이 사건 출입자들을 노동조합 사무실에만 데리고 가야 한다’고 말하며, 이를 약속해 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하였고, 원고가 이를 수락하여 이 사건 출입자들의 출입이 승인되었다. 원고와 P가 한 대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④ 원고는 P의 출입 승인 이후 이 사건 출입자들을 H본부 내 노동조합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이 사건 출입자들은 잠시 노동조합 사무실에 있다가 참가인의 이사회 개최예정시간인 13:00에 맞추어 그 무렵 개최장소인 H본부 본관으로 이동하였다. 당시 참가인의 직원 Q가 이 사건 출입자들과 동행하였다.

⑤ 이 사건 출입자들은 본관 건물 현관 앞 부근에서 ‘노사정협의체의 합의없는 자회사 설립을 위한 이사회를 중단하라’라는 내용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피켓시위를 하였고(언제부터 시위를 시작하였는지는 기록상 분명하지 않다), 15:00경 이사회를 마치고 본관 밖으로 나오는 참가인의 사장에게 노동조합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하여 다가가려고 하였으나, 참가인의 직원들에 의하여 제지되었다.

⑥ 한편, 참가인을 포함한 발전회사들은 2006년경 해고자인 C노조 조합원 3인과 C노조 상근자 3인을 상대로 ‘이들이 발전회사와 고용관계가 없어 발전회사에 출입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며 아래 제1항, 제2항의 행위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신청을 하였는데, 그 중 제1항의 행위를 금지하는 신청 부분은 인용되었으나 제2항의 행위를 금지하는 신청 부분은 기각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7.2.8.자 2006카합4079결정, 서울고등법원 2008.2.11.자 2007라397 결정).

1. 건물의 점거, 재물 손괴, 사업장 소속 직원 등의 출입 저지 및 진행 방해, 확성기 등을 이용하여 일정 이상의 소음을 발생하는 행위
2. 본사, 발전소 건물 및 그 부지를 출입하는 행위, 퇴거요구에 불응하는 행위, 건물 등에 현수막이나 선전물을 게시하는 행위, 기타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제2항에 대한 예비적 신청 : 노동조합 사무실에 출입하는 행위를 제외한 제2항의 행위)

서울고등법원 2007라397 결정이 제2항의 행위에 관한 신청 부분을 기각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신청인 회사들(발전회사들)은 C노조와의 단체협약에서 정당한 조합활동과 회사 내 홍보활동을 보장하기로 약정하였고, 조합활동에는 조합원들에 대한 교육 및 상담, 홍보활동 등이 필수적이라고 보이므로, C노조의 조합원 또는 직원인 피신청인들은 신청인 회사들의 본질적인 시설관리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러한 정당한 조합활동을 위하여 조합원들 및 조합 지부가 있는 신청인 회사들에 출입하는 등 필요한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② 헌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이 노사간의 자주적 해결을 예정하고 기대하고 있으므로, 조합활동에 관하여 당사자가 사법적 구제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조합활동이 본래 요청되고 있는 이성과 양식을 잃고 폭력의 장으로 변하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하고, 쟁의행위 등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 가처분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점
③ 피신청인들이 최근에 제2항의 행위들을 하였다는 소명이 없어, 가처분에 의한 금지를 명하여야 할 고도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이는 점

⑦ H본부의 시설 중 본관 건물 현관 앞 공간은 C노조와 J지부가 노동조합 홍보 및 선전활동의 장소로 빈번히 이용하는 곳이고, 이 사건 이전에도 참가인 소속이 아닌 C노조 조합원이 참가인의 제지 없이 본관 건물 앞, 본관 1층 로비, 식당 등에서 2~3인 규모의 피켓시위에 참여한 적이 잇다.

다) 판단

앞서 본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출입자들이 H본부 내에서 한 행위의 내용, 태양, 참가인의 업무에 지장을 준 정도, 노동조합 홍보·선전활동에 관한 사업장내 관행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들의 행위는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 본부 또는 상급단체 조합원에게도 허용되는 조합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고, 원고가 이들을 인솔하여 H본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 것이 성실의무위반, 즉 참가인의 규정이나 지시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 이 사건 출입자들은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한 후 참가인의 이사회가 개최되는 본관 건물로 이동하여 건물 밖에 대기하며 피켓시위를 하다가, 이사회를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오는 참가인의 사장에게 다가가 면담을 요구하며 자회사 설립에 관한 노동조합 의견서를 전달하려 하였으나, 다른 직원들의 제지로 이를 전달하지 못하였다. 이 사건 출입자들은 4명에 불과하였고, 이들이 피켓시위를 한 시간은 길어도 두 시간을 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확성기 등의 기구를 사용하지 않았고, 그 장소도 H본부 내에서 노동조합의 홍보·선전활동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온 본관 건물 앞이었다. 의견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나 사장의 이동이 방해되는 결과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이 사건 출입자들이 참가인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는 방법으로 본관 건물 안으로 진입하려 하였다거나 참가인의 업무에 지장을 주는 행동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② 참가인은 과거에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원들의 출입을 전면적으로 막거나 이들의 출입을 노동조합 사무실로만 한정하기 위하여 가처분신청을 하였다가 기각결정을 받았고(점거행위와 소음발생행위 등 업무에 지장을 주는 행위의 금지를 구한 부분만 가처분결정을 받았다), 그 후 종사근로자가 아닌 C노조 조합원이 본관 건물 앞 등에서 소규모 피켓시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하여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 이 사건 출입자들을 출입시키는 과정에서 P 총무부장에게 ‘이 사건 출입자들이 노동조합 사무실만을 방문한다’라며 사실과 다르게 얘기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참가인은 그 바로 직전에 O 지부장이 이 사건 출입자들과 동행한 때에 이 사건 출입자들이 종사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이 하려는 구체적인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고려 없이 출입을 불허한 바 있고, 그 후 원고가 이 사건 출입자들과 함께 출입하려 하자 P는 원고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벗어나지 말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이를 약속하지 않으면 출입을 허가할 수 없다고 압박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가 방문 장소를 거짓으로 보고한 것은 참가인의 과도한 출입 제한에 대응하여 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위를 고려하면, 원고의 거짓 보고를 야기한 참가인이, 거짓보고를 이유로 원고를 징계하는 것은 정당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④ 참가인의 H본부는 구 보안업무규정(2020.1.14. 대통령령 제303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 구 보안업무규정 시행규칙(2020.3.17. 대통령훈령 제4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 구 「산업통상자원부 보안업무규정 시행세칙」(2019.2.11. 산업통상자원부훈령 제15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제3항제3호 나목에 따른 통제구역(비인가자의 출입이 금지되는 보안상 극히 중요한 구역)인 ‘발전 및 송전시설’에 해당하고, 「국가중요시설 지정 및 방호 훈령」(국방부훈령) 제7조제3항제2호에 따른 국가중요시설인 ‘발전용량 100만kw 이상인 발전소’가 위치하고 있어, H본부의 출입에는 엄격한 절차와 통제가 요청되기는 한다. 그러나 중요시설의 보호를 이유로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원의 출입을 전면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고, 다만 출입자의 수, 출입 장소, 조합활동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중요시설의 보호에 지장을 주거나 지장을 줄 위험이 있는 경우에 이를 불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출입자들이 본관 건물 앞에서 한 선전활동은 그 내용, 태양, 노사 관행 등에 비추어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출석요구 불응에 관하여

참가인의 감사직무규정은 감사대상 직원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출석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0조제2항, 제1항). 그런데 갑 제1 내지 4, 7, 8 11호증, 을가 제3, 5 내지 10호증, 을나 제2, 3, 11,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요구에 불응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 제1차 출석요구(출석일 : 2018.12.11.)의 경우에는 출석일이 외부 교육기간과 겹쳤고, 제2차 출석요구(출석일 : 2018.12.17. 또는 12.18. 중 택일)의 경우에는 원고가 출석요구서를 수령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므로 참가인이 출석을 요구한 일자에 원고가 감사부서에 출석하지 않은 것이 징계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② 제3차 출석요구(출석일 : 2018.12.26. 또는 12.27. 중 택일)와 제4차 출석요구(출석일 : 2019.1.7. 또는 1.10. 중 택일)의 경우에는, 참가인이 N에 있는 본사 감사실에서 조사를 진행하려 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모친상(2018.12.31. 사망)을 치르기는 했지만 위 각 출석일에 본사 감사실에 출석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조사하려고 한 원고의 인솔책임 소홀 자체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 점, ㉡ 모친상이 위 출석일에 매우 인접하여 발생하였던 점, ㉢ 원고는 그 후에 있은 출석요구에 응하여 결국 참가인의 조사를 받은 점, ㉣ 참가인의 취업규칙과 상벌규정에 의하면, 견책이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처분인데 견책의 경우에도 일정 기간 동안 정기승호와 승진이 제한되는 적지 않은 불이익을 받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3차 및 제4차 출석요구에 즉시 응하지 않은 것이 징계처분의 대상이 될 정도의 비위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징계처분을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 등의 징계처분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 그 징계처분은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사용자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징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활동 등을 이유로 해고 등의 징계처분을 한 것인지 여부는 사용자가 내세우는 징계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활동 등의 행위의 내용, 징계처분을 한 시기, 징계처분을 하기까지 사용자가 취한 절차, 동종 사례에 있어서의 제재의 불균형,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등 부당노동행위의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을 비교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단순히 징계절차에 하자가 있다거나 징계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정은 그것이 부당노동행위의사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자료가 되기는 하여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3.28. 선고 96누4220 판결 참조).

그리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있다. 그러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8.6.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참조).

2) 판단

이 사건 견책이 부당한 징계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지만, ① 참가인의 P부장은 이 사건 당일 H본부에서 사장이 참석하는 이사회가 개최되고 정문 앞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집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외부인의 출입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정문 출입 시 이 사건 출입자들의 방문장소에 관하여 거짓 보고를 한 것과 제3차 및 제4차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어서 원고의 행위가 외형적으로는 참가인의 규정과 지시를 위반한 것에 해당하므로 참가인이 인솔책임 소홀과 출석요구 불응을 단지 표면적인 징계사유로만 삼았다고 보기는 힘든 점, ③ 감사 과정에서의 일부 질문 내용이 이 사건의 사실관계와 무관한 노동조합 정책이나 활동의 타당성 등을 묻는 것이었다고 하여, 징계 자체가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까지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견책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소결

이 사건 견책은 부당징계에는 해당하나,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견책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고,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부분은 적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부당견책 구제신청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웅(재판장) 이병희 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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