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피고 회사가 탈퇴 근로자들로부터 자신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지 말라는 취지의 ‘조합비 불공제의뢰서’를 수령한 후에도 이 사건 규정에 기하여 탈퇴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임금은 원칙적으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이 사건 규정과 같은 단체협약상의 ‘조합비 일괄공제조항’에 따라 노동조합원인 근로자에게 지급할 급여에서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납부하여야 할 조합비를 일괄공제하기 위하여는 당해 근로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2011.7.25. 이전에 탈퇴 근로자들로부터 자신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지 말라는 취지의 ‘조합비 불공제의뢰서’를 수령한 이상 피고 회사로서는 탈퇴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규정과 같은 단체협약상의 ‘조합비 일괄공제조항’은 조합원인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급여에서 조합비를 공제하는데 동의함을 전제하고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피고 회사가 탈퇴 근로자들의 의사에 따라 2011.7.25. 이후 그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여 원고 조합에게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이 사건 규정 불이행이라 할 수도 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11.07. 선고 2012나18228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민사부 판결

• 사 건 / 2012나18228 조합비청구 : 항소 기각, 확정

• 원고, 항소인 / A노동조합

• 피고, 피항소인 / B 주식회사

• 제1심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3.28. 선고 2011가단296464 판결

• 변론종결 / 2012.10.17.

• 판결선고 / 2012.11.07.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8,656,8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7.26.부터 2011.8.3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조합은 2001.7.24. 피고 회사를 포함한 5개 발전회사와 발전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립된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피고 회사는 전력자원 개발 및 발전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 조합이 2011.3.경 피고 회사를 포함한 5개 발전회사와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18조제1항은 “회사는 조합원이 조합에 납부할 조합비를 각 회사별로 급여 지급시에 공제하여 조합에 인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

  다. 2011.7.1.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됨에 따라, 그 무렵 피고 회사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인 B노동조합이 설립되었는데, 원고 조합의 조합원인 피고 회사 근로자 697명(이하 ‘탈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B노동조합에 가입하기 위하여 원고 조합을 탈퇴하고자 2011.7.13.경부터 같은 달 25.까지 사이에 각 노조 탈퇴서를 우편으로 원고 조합에게 보냈다. 그런데, 원고 조합은 2011.7.25.자로 발송된 51명의 노조 탈퇴서만 접수하였고, 그 이전에 발송된 나머지 근로자들의 각 노조 탈퇴서에 대하여는 그 수취를 거절하였다.

  라. 한편, 탈퇴 근로자들은 그 무렵 피고 회사에게, 자신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지 말라는 취지의 ‘조합비 불공제의뢰서’를 제출하였다.

  마. 피고 회사는 2011.7.25. 탈퇴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함에 있어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1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 단

 

가. 원고의 주장

1) 탈퇴 근로자들이 노조 탈퇴서를 우편으로 원고 조합에게 보냈다하여도, 원고 조합의 수취거절 내지 위임권한 미확인 등으로 인하여 피고 회사의 2011.7.분 급여지급일이자 조합비 공제일인 2011.7.25.까지 그 탈퇴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위 조합비 공제일 당시 탈퇴 근로자들은 여전히 원고 조합의 조합원이었고,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 조합의 조합원들이 원고 조합을 탈퇴할 경우 그 탈퇴한 달의 조합비까지 납부할 의무가 있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탈퇴 근로자들은 2011.7.분 조합비를 원고 조합에게 납부할 의무가 있다.

2) 한편, 탈퇴 근로자들이 피고 회사에게 자신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지 말라는 취지의 ‘조합비 불공제의뢰서’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규정에 따라 탈퇴 근로자들의 2011.7.분 원고 조합 조합비 합계 18,656,850원을 그들의 급여에서 공제하여 이를 원고 조합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 조합에게, 이 사건 규정에 의하여 탈퇴 근로자들의 2011.7.분 원고 조합 조합비로서 또는 이 사건 규정상의 원고 조합에 대한 조합비 공제 및 지급의무 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으로서, 18,656,85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피고 회사가 탈퇴 근로자들로부터 자신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지 말라는 취지의 ‘조합비 불공제의뢰서’를 수령한 후에도 이 사건 규정에 기하여 탈퇴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임금은 원칙적으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근로기준법 제43조제1항 참조), 사용자가 이 사건 규정과 같은 단체협약상의 ‘조합비 일괄공제조항’에 따라 노동조합원인 근로자에게 지급할 급여에서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납부하여야 할 조합비를 일괄공제하기 위하여는 당해 근로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바(노동조합은 ‘조합비 일괄공제조항’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조합비 징수사무를, 조합원은 그 공제 동의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조합비 공제와 노동조합에의 납부사무를, 각 위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2011.7.25. 이전에 탈퇴 근로자들로부터 자신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지 말라는 취지의 ‘조합비 불공제의뢰서’를 수령한 이상 피고 회사로서는 탈퇴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할 수 없다.

2) 나아가, 이 사건 규정과 같은 단체협약상의 ‘조합비 일괄공제조항’은 조합원인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급여에서 조합비를 공제하는데 동의함을 전제하고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피고 회사가 탈퇴 근로자들의 의사에 따라 2011.7.25. 이후 그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여 원고 조합에게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이 사건 규정 불이행이라 할 수도 없다.

3) 결국, 피고 회사는 2011.7.경부터는 탈퇴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원고 조합 조합비를 공제하여 원고 조합에게 지급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 조합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대하여는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 조합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 조합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승표(재판장), 홍진표, 정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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