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부동산에 부합된 물건이 사실상 분리복구가 불가능하여 거래상 독립한 권리의 객체성을 상실하고 그 부동산과 일체를 이루는 부동산의 구성부분이 된 경우에는 타인이 권원에 의하여 이를 부합시켰더라도 그 물건의 소유권은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귀속되어 부동산의 소유자는 방해배제청구권에 기하여 부합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없지만(대법원 1985.12.24. 선고 84다카2428 판결, 대법원 2008.5.8. 선고 2007다36933, 36940 판결 등 참조), 부합물이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그 물건의 소유권이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부동산의 소유자는 방해배제청구권에 기하여 부합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
▣ 피고가 사적인 통행을 위해 종래 밭으로 사용되던 이 사건 도로부지에 가볍게 아스콘을 씌운 것이어서 토지와 아스콘의 구분이 명확하고, 아스콘 제거에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지 아니하므로, 포장은 이 사건 도로부지로부터 사실적·물리적으로 충분히 분리복구가 가능한 상태로 봄이 타당하고, 그 포장은 원고가 이 사건 도로부지를 당초 용도에 따라 밭으로 사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불필요하고 오히려 원고의 소유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도로부지와 일체를 이루는 토지의 구성부분이 되었다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도로부지와 포장의 부합이 인정되지 않는데도 그 부합을 인정하여 원고의 철거청구를 배척한 원심을 파기한 사례.
【대법원 2020.4.9. 선고 2018다264307 판결】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8다264307 공작물수거등청구의소
• 원고, 상고인 / 원고
• 피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일렉트론
• 원심판결 / 청주지방법원 2018.7.27. 선고 2017나13688 판결
• 판결선고 / 2020.4.9.
<주 문>
원심판결 중 철거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청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동산에 부합된 물건이 사실상 분리복구가 불가능하여 거래상 독립한 권리의 객체성을 상실하고 그 부동산과 일체를 이루는 부동산의 구성부분이 된 경우에는 타인이 권원에 의하여 이를 부합시켰더라도 그 물건의 소유권은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귀속되어 부동산의 소유자는 방해배제청구권에 기하여 부합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없지만(대법원 1985.12.24. 선고 84다카2428 판결, 대법원 2008.5.8. 선고 2007다36933, 36940 판결 등 참조), 부합물이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그 물건의 소유권이 부동산의 소유자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부동산의 소유자는 방해배제 청구권에 기하여 부합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
2. 원심은, 소외 1과 소외 2는 피고가 이 사건 도로부지를 포장하는 것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승낙 또는 동의를 하였으므로 그 포장은 이 사건 도로부지에 부합되어 이 사건 도로부지의 소유자인 소외 1, 소외 2 및 원고에게 순차적으로 귀속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도로 포장에 대한 철거청구를 배척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는 2002.4.17. 소외 1로부터 청주시 (지번 1 생략) 토지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이후 (지번 1 생략) 토지 및 (지번 2 생략) 토지 위에 공장건물을 신축하였다.
2) 피고는 위와 같이 공장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2002.3.경 지목이 ‘전’인 분할 전 (지번 3 생략) 토지의 소유자인 소외 1로부터 위 토지의 일부인 이 사건 도로부지를 공장의 진출입로로 사용하는 데 대한 승낙을 받은 다음 아스콘으로 포장하였고, 소외 2가 2002.12.31. 분할 전 (지번 3 생략)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에도 같은 장소에 아스콘 포장을 했는데, 당시 소외 2로부터 아무런 이의제기를 받지 않았다.
3) 원고는 2005.9.6. 소외 2로부터 분할 전 (지번 3 생략)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였고, 2014.6.12. 분할 전 (지번 3 생략) 토지에서 이 사건 도로부지를 포함한 (지번 4 생략) 전 273㎡가 분할되었다. (지번 4 생략) 토지의 지목은 여전히 ‘전’이다.
4) 한편 이 사건 도로부지 포장은 피고가 공장의 진출입로로 사용하기 위해 (지번 4 생략) 토지의 일부 지상에 아스콘을 씌운 것에 불과하고 지상에 아무런 지장물이 없어 토지로부터 아스콘을 제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도로부지는 종래 밭으로 사용되었는데, 피고가 사적인 통행을 위해 토지 위에 가볍게 아스콘을 씌운 것이어서 토지와 아스콘의 구분이 명확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도로부지에서 아스콘을 제거하는데 과다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도로부지의 포장은 이 사건 도로부지로부터 사실적·물리적으로 충분히 분리복구가 가능한 상태로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도로부지의 포장은 원고가 이 사건 도로부지를 당초 용도에 따라 밭으로 사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불필요하고 오히려 원고의 소유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도로부지와 일체를 이루는 토지의 구성부분이 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도로부지의 포장은 이 사건 도로부지에 부합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의 행사로써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도로부지의 포장에 대한 철거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도로부지의 포장이 이 사건 도로부지에 부합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도로부지의 포장에 대한 철거청구를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부합과 소유권 귀속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철거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권순일 이기택(주심) 박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