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위와 같은 법리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1] 피고의 초빙·전문직원은 비록 기간을 정하여 임용되었다 하여도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공정한 심사에 의하여 일정한 등급 이상의 근무성적을 거두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일반직으로 전환되거나 초빙·전문직원으로 재계약되리라고 하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2] 피고가 공정성 및 객관성이 결여된 심사 과정을 거쳐 원고의 평가점수가 만점의 6할 미만이라는 점을 들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일반직 전환을 거절한 것은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3]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초빙·전문직 근로계약이 갱신되거나 일반적으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원고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피고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일반직 전환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한 해고 즉,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일반직 전환의 거절은 무효이다.
◆ 창원지방법원 제5민사부 2019.07.25. 선고 2017가합55926 판결 [해고무효확인]
• 원 고 / 김○○
• 피 고 / 한국○○연구원
• 변론종결 / 2019.05.30.
<주 문>
1. 피고가 2017.11.30. 원고에게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17.12.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말일 월 5,694,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인정하는 사실
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1) 원고는 2014.12.1.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2014.12.1.부터 2017.11.30.까지 피고의 RSS센터에서 초빙·전문직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원고의 일반직 채용 또는 재계약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계약기간 동안의 평가등급 평균이 B등급 이상인 경우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일반직(정규직) 채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 본인이 계속하여 초빙·전문직으로 재계약하고자 하는 경우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되, 평가결과 D등급인 경우와 초빙·전문직원으로 재계약하기 부적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빙·전문직으로 재계약함을 원칙으로 한다. - 인사위원회 심의결과 업무능력이 현저히 낮거나(D등급) 초빙·전문직원으로 재계약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고용계약을 종료한다. |
나. 원고에 대한 피고의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
1)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5.10.5. 원고를 비롯한 초빙·전문직원 6명의 일반직 전환 여부를 심의하였는데, 원고는 일반직으로 전환하지 않은 채 초빙·전문직으로 유지하고 나머지 5명은 일반직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하였다.
2)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6.11.21. 계약만료일이 임박한 초빙·전문직원 9명과 일반직 전환 심의를 신청한 원고의 일반직 전환 여부를 심의하였는데, 원고는 일반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초빙·전문직으로 유지하되 일반직 전환 여부를 계약만료일이 도래할 때 재심의하기로 하고 나머지 직원 중 3명은 초빙·전문직으로 재계약하고 6명은 일반직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하였다.
3)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7.10.31. 원고의 재계약 또는 일반직 전환 여부를 심의하였는데(이하 ‘1차 심의’라 한다), 원고와 초빙·전문직 계약을 갱신하거나 원고를 일반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계약만료일인 2017.11.30.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하기로 의결하였다.
4)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017.11.27. 원장 직무대행을 수행 중인 연구부원장은 인사위원회 위원 구성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노무사의 의견에 따라 원고의 재계약 또는 일반직 전환 여부를 재심의하기로 하였다(이하 ‘2차 심의’라 한다). 피고의 인사위원회는 2차 심의에서도 1차 심의와 마찬가지로 계약만료일인 2017.11.30.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하기로 의결하였다.
다.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지
피고는 인력개발실 소속 직원 지○○를 통하여 원고에게 2017.10.31. 인사위원회의 1차 심의 결과와 2017.11.30.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라는 점을 통지하였고, 2017.11.29. 인사위원회의 2차 심의 결과와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라는 점을 다시 통지하였다.
[사실인정의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부터 4호증까지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 피고의 취업규칙 등의 규정과 원고가 수행하는 업무 내용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기간제 근로자인 원고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거나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즉, 일반직으로 전환된다는 정당한 기대권 또는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을 가진다. 피고가 아래와 같이 절차적·실체적으로 하자가 있는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를 기초로 원고에게 일반직 전환 또는 근로계약의 갱신을 부당하게 거절하며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그 효력이 없고,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인사위원회의 심의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 ①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초빙·전문직원 운영지침에 위반하여 원고에게 면접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고 하부조직 부서장인 진○○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으며, ② 초빙·전문직원 운영지침에 따라 계약만료일인 2017.11.30.로부터 1개월 이전에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야 하는데 2017.11.27. 2차 심의를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를 위반하였고 위와 같이 인사위원회가 중복하여 개최된 것은 그 자체로 위법하며, ③ 주요조직 부서장으로서 부서장 평가에 참여한 김**이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중복하여 인사평가와 심의에 참여한 것도 적절하지 않다.
3) 피고의 인사위원회의 심의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실체적 하자가 있다. ① 인사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원고의 논문 실적과 과제 참여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② 주요조직 부서장이자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김**은 하부조직 부서장 진○○와 상반되게 원고에 대하여 주관적이거나 편견에 치우친 평가를 하였는데 이와 같은 편견이 인사위원회의 심의에도 영향을 미쳐 불공정한 결과에 이르게 되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제 근로계약으로서 그 기간이 만료함으로써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고 원고에게 일반직 전환 기대권 또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며, 피고 인사위원회의 심의에도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없다.
3. 판단
가. 원고의 일반직 전환 기대권 또는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1)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위와 같은 법리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앞에서 든 증거들과 갑 제2호증, 을 제5·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되는데,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의 초빙·전문직원은 비록 기간을 정하여 임용되었다 하여도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공정한 심사에 의하여 일정한 등급 이상의 근무성적을 거두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일반직으로 전환되거나 초빙·전문직원으로 재계약되리라고 하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① 피고의 초빙·전문직원 운영지침(2017.5.15.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운영지침’이라 한다)은 초빙·전문직원의 계약기간을 석사 이하 학위 소지자는 2년, 박사학위 소지자는 3년 이내로 하고(제5조), 초빙·전문직원의 채용은 일반직 채용절차를 준용하며(제7조),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초빙·전문직원에 대하여는 계약기간 동안의 평가결과에 따라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계약 여부 등을 정하되, 계약기간 동안의 평가등급 평균이 B등급 이상인 경우 일반직(정규직) 채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본인이 초빙·전문직으로 재계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계약기간 동안 평가결과 D등급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와 재계약하기에 부적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계약함을 원칙으로 하며, 업무능력이 현저히 낮거나(D등급) 초빙·전문직원으로 재계약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고용계약을 종료한다(제10조제1항)고 정하고 있다. 또한, 2017.5.15. 개정된 피고의 초빙·전문직원 운영지침(이하 ‘개정 운영지침‘이라 한다) 제10조제1항은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초빙·전문직원은 계약기간 동안의 업무실적에 대해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계약 여부 등을 정한다‘라고 하여, 위 규정에서 일반직 전환 또는 초빙·전문직 재계약의 기준이 되는 평가등급 관련 내용은 삭제되었으나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계약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기본적인 내용은 변경되지 않았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도 정규직 채용 여부 등에 관하여 ‘평가등급 평균이 B등급 이상인 경우 일반직(정규직) 채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본인이 재계약하고자 하는 경우 평가결과 D등급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와 재계약하기에 부적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계약을 원칙으로 하며, 업무능력이 현저히 낮거나(D등급) 초빙·전문직원으로 재계약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고용계약을 종료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는 구 운영지침 제10조제1항의 내용과 같다.
③ 구 운영지침에 의하면 인사위원회의 심의 절차는 ‘계약기간 동안의 연구(시험) 활동에 대한 세미나(해당 전공 관련자 배석), 대상자에 대한 면접, 해당 부서장 의견 청취, 위 결과에 대한 심의’의 순서로 진행되고(제10조제2항), 인사위원회의 심의는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전에 실시함을 원칙으로 한다(제10조제3항). 다만, 개정 운영지침에서는 인사위원회의 심의 절차가 ‘계약기간 동안의 업무실적 기술서 검토, 해당 부서장 의견서 검토 및 의견 청취, 필요시 대상자 의견 청취, 위 결과에 대한 심의’의 순서로 진행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인사위원회의 심의는 인사위원회 평가점수 80점(근무업적평가 30점, 미래발전가능성 30점, 업무추진능력 10점, 인성 및 소양 10점), 부서장 평가점수 20점(미래발전가능성 10점, 업무추진능력 5점, 인성 및 소양 5점)을 합산하여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구체적인 심의기준은 다음의 표와 같고, 만점의 7할 이상인 사람은 일반직으로 채용하되 근로자 본인이 희망할 경우 초빙·전문직으로 재계약할 수 있고, 만점의 6할 이상인 사람은 초빙·전문직으로 재계약할 수 있으며, 만점의 6할 미만인 사람은 근로계약을 해지한다고 정하였다(구 운영지침 제12조제1항, 제2항. 개정 운영지침에서는 표현이 일부 수정되었으나 그 내용은 구 운영지침과 대체로 같다). <표 생략>
④ 피고는 위와 같은 재계약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계약기간 만료일이 임박한 초빙·전문직원에 대하여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일반직 전환, 초빙·전문직 근로계약 갱신, 근로계약 종료 여부를 결정하였다. 피고가 2001년 이후 원고와 같은 초빙·전문직원 87명 중 76명에 대한 일반직 전환 등 심의를 한 결과, 계약 종료 전 의원면직 4명과 계약종료 2명(원고를 제외하면 1명) 외에는 전원 일반직으로 전환되었고, 계약기간 종료 전에 근로계약이 중도 해지된 초빙·전문직원은 없었다. 초빙·전문직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통하여 일반직으로 전환된 경우도 다수 있었는데,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 일반직으로 전환된 초빙·전문직원 37명 중 18명은 근속기간 1년 이내, 나머지 19명은 근속기간 1년 초과, 2년 이내에 일반직으로 전환되었다.
나. 근로계약 갱신 또는 일반직 전환 거절의 정당성
앞에서 든 증거들과 갑 제7부터 9호증까지, 을 제2부터 4호증까지, 을 제9부터 11호증까지의 각 기재, 증인 김**, 진○○, 노○○, 김##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판단을 종합하면, 피고가 공정성 및 객관성이 결여된 심사 과정을 거쳐 원고의 평가점수가 만점의 6할 미만이라는 점을 들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일반직 전환을 거절한 것은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1) 부서장 평가 기준의 객관성과 공정성
앞에서 본 것처럼, 피고 인사위원회의 심의는 인사위원회 평가점수 80점(근무업적평가 30점, 미래발전가능성 30점, 업무추진능력 10점, 인성 및 소양 10점)과 부서장 평가점수 20점(미래발전가능성 10점, 업무추진능력 5점, 인성 및 소양 5점)을 합산하여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원고에 대한 부서장 평가는 원고가 소속된 하부조직 부서장인 RSS센터장과 주요조직 부서장인 첨단의료기기연구본부장이 담당하는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원고에 대한 부서장 평가는 다음과 같다.
① 2015년 심의: 강** 센터장의 평가점수는 20점 만점 중 16점(세부 항목 점수 표시하지 않음)으로 ‘일반직 채용’ 의견이었고, 김** 본부장의 평가점수는 12점(미래발전가능성 6점, 업무추진능력 3점, 인성 및 소양 3점)으로 ‘초빙·전문직 유지’ 의견이었다.
② 2016년 심의: 진○○ 센터장의 평가점수는 16점(미래발전가능성 8점, 업무추진능력 4점, 인성 및 소양 4점)으로 ‘계약기간 만료 시 일반직 전환 재심의’ 의견이었고, 김** 본부장의 평가점수는 12점(미래발전가능성 6점, 업무추진능력 3점, 인성 및 소양 3점)으로 ‘계약기간 만료 시 일반직 전환 재심의’ 의견이었다.
③ 2017년 심의: 진○○ 센터장의 평가점수는 19점(미래발전가능성 10점, 업무추진능력 4점, 인성 및 소양 5점)으로 ‘일반직 전환’ 의견이었고, 김** 본부장의 평가점수는 8점(미래발전가능성 4점, 업무추진능력 2점, 인성 및 소양 2점)으로 ‘계약종료’ 의견이었다.
이처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원고에 대한 부서장 평가에서 하부조직 부서장인 센터장과 주요조직 부서장인 본부장이 부여한 점수의 차이가 매우 크고, 2017년 부서장 평가의 의견도 하부조직 부서장은 ‘일반직 전환’인 반면 주요조직 부서장은 ‘계약종료’로서 극단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점을 보면 원고에 대한 부서장 평가의 기준과 방법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었음을 알 수 있다.
2) 부서장 평가 내용의 객관성과 공정성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 RSS센터의 서울 소재 사무실에서 근무하였는데 그 당시 책임연구원이었던 김**과 같은 사무실에 있었으나 공동으로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았고, 안산시 소재 사무실로 이동한 후 강○○, 진○○ 센터장과 함께 근무하였으며, 창원시 소재 사무실에서 첨단의료기기연구본부장으로 근무하게 된 김**과는 함께 근무하지 않았다. 또한 원고는 진○○가 과제책임을 담당한 ‘의료용 형광 전자내시경 시스템 개발’ 과제에 참여연구원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원고와 공동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직접 대면한 일이 거의 없었던 김**의 평가보다는 강○○, 진○○의 원고에 대한 평가 신뢰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있고, 특히 2017년에 ‘RF-초음파 의료영상용 광섬유 검출기 개발’ 과제를 원고와 공동으로 수행한 책임연구원 김##는 원고의 연구 및 논문 실적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진○○의 원고에 대한 2017년 평가와 대체로 일치한다.
반면, 김**은 원고에 대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의 평가 전부에서 센터장보다 낮은 점수를 부여하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는데, 그와 같은 평가의 근거를 명확하게 밝히거나 특정하지 못하였고 제3자로부터 들었을 뿐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하여 원고를 평가하기도 하였다.
김**은 2015년과 2016년의 평가 중 미래발전가능성 부분에서 원고의 연구와 피고 첨단의료기기연구본부의 연구 방향이 부합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점수는 6점으로 낮게 기재하는 등 자의적으로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보이고, 2017년의 평가에서는 원고의 연구가 피고의 다른 연구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이 낮고 피고의 발전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하였는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원고의 연구 분야가 변경되는 등의 사정이 없었음에도 이와 같이 평가를 달리하게 된 객관적인 근거는 찾을 수 없다.
3) 인사위원회 평가 기준의 객관성과 공정성
인사위원회 위원은 ‘근무업적 평가, 미래발전가능성, 업무추진능력, 인성 및 소양’의 4개 항목에 관하여 평가하는데, 그 세부 항목에 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은 존재하지 않고 위원이 인사위원회에 제출된 자료만을 검토하여 주관적으로 판단해 점수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사위원회 위원의 평가에는 평가자의 자의가 개입될 여지가 크고 객관성과 공정성이 결여되어 있다.
4) 인사위원회 평가 내용의 객관성과 공정성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근무업적평가 점수는 30점 만점을 기준으로 2015년 심의에서 20점, 2016년 심의에서 18.55점, 2017년 1차 심의에서 15점, 2차 심의에서 15.82점이었는데, 3년에 걸쳐 원고의 근무업적이 계속 하락한 것으로 평가할 아무런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 2016년 심의에서 원고보다 더 낮은 근무업적평가(18점)를 받은 직원 2명도 초빙·전문직원으로 재계약된 후 2017년에 모두 일반직으로 전환되었다.
인사위원회의 원고에 대한 평가점수 합계는 2015년 심의에서 61.29점, 2016년 심의에서 63.85점이었고, 이는 초빙·전문직으로 재계약할 수 있는 평가점수에 해당한다. 반면 2017년 1차 심의에서는 45점, 2차 심의에서는 49.1점으로 2015, 2016년과 비교하여 크게 하락했는데, 원고의 업무수행 능력과 성과가 2017년 들어 현저하게 저하되었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고, 위와 같은 평가점수의 차이를 정당화할 다른 사정도 찾을 수 없다. 결국 인사위원회의 원고에 대한 2017년 심의의 평가점수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에 대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의 평가에서 일관되게 낮은 점수를 부여한 김**이 같은 기간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심의에 참여하면서 다른 위원의 평가와 인사위원회 심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원고는 ‘반도체 Laser-LED를 활용한 치과용 다용도 핸드피스 장비 개발’, ‘RF-초음파 의료영상용 광섬유 검출기 개발’, ‘의료용 형광 전자내시경 시스템 개발’, ‘Russia Science Seoul 유치 지원 사업(당뇨 진단 장비 개발 업무 및 임상연구)’ 등의 과제에 참여하였는데, 과제 참여율이 연구과제에 실제 기여한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고의 과제 참여율은 다른 초빙·전문직원의 과제 참여율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그 밖에 원고의 과제에 대한 실제 기여도 또는 성과가 다른 직원과 비교하여 떨어진다고 볼 객관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
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앞에서 본 것처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초빙·전문직 근로계약이 갱신되거나 일반적으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원고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피고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일반직 전환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가 2017.11.30. 원고에게 한 해고 즉,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일반직 전환의 거절은 무효이다.
라.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근로계약 갱신 또는 일반직 전환 거절이 무효인 이상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2017.2.부터 2017.10.까지의 월 급여가 5,694,000원인 사실은 갑 제5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7.12.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말일 월 5,694,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최웅영(재판장) 박신영 김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