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비교 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서울행정법원 제12부 2015.04.16. 선고 2014구합69815 판결 [차별시정재심처분취소 청구의 소]
♣ 원고(선정당사자) / 김○○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유한회사 ○○제약
♣ 변론종결 / 2015.03.26.
<주 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14.9.1.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 한다), 선정자 이○진(이하 ‘선정자’라 한다)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중앙2014차별7 차별시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50여 명을 사용하여 의약품 제조업 등을 경영하는 법인이고, 선정자는 2012.1.25., 원고는 2012.6.4.에 각 참가인에 입사하여 병역법 제39조에 따른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다 선정자는 2014.4.5.에, 원고는 2014.2.27.에 각 퇴사하였다.
나. 원고 및 선정자는 ‘참가인이 참가인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는 달리 원고와 선정자에게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4.4.16.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이하 ‘초심지노위’라 한다)에 차별적 처우 시정을 신청하였으나, 초심지노위는 2014.6.9. 원고 및 선정자와 비교할 수 있는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시정신청을 기각하였다(전북 2014차별2).
다. 원고 및 선정자는 이에 불복하여 같은 달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9.1. 초심지노위와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중앙 2014차별7,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 및 선정자는 주로 원료 및 부자재의 입고 업무, 부수적으로 제품의 재고파악이나 원료 칭량 업무를 수행하였던바 정규직 근로자인 장○민, 권○호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단체협약에서 정규직 사원에 한하여 상여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원고와 선정자에게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을 위반한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인정근거: 갑 제2호증의 기재). <별지 생략>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과립, 정, 캡슐 형태의 의약품을 생산하는데, 의약품 형태별 공정도, 공정별 주요 작업내용 및 담당부서 현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 및 선정자가 비교대상 근로자들로 지목한 장○민, 권○호는 참가인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로서 원고 및 선정자와 함께 참가인의 생산계획 수립, 원료・부자재 발주 및 입고 등 생산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제조관리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3) 원고, 선정자, 장○민, 권○호과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각 아래와 같다. <표 생략>
4) 원고, 선정자, 장○민, 권○호의 담당 직무 및 구체적으로 수행한 업무내역은 아래와 같다. <표 생략>
가) 담당 직무 <생략>
나) 원고
(1) 부자재 담당자인 장○민(2012.12.부터 2013.6.까지), 온○민(2013.7.부터 2014.1.까지), 권○호(2014.2.부터 원고의 퇴사 시까지)의 지휘・감독 하에 부자재 담당 보조로 근무하면서 부자재 입출고, 생산라인 투입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외에 부자재 발주, 거래처 관리, 재고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는 없다.
(2) 부자재 입출고 업무는 장○민, 온○민, 권○호가 발주한 부자재가 도착하면 지게차, 대차를 사용하여 이를 창고로 운반・정리하는 업무이고, 생산라인 투입업무는 장○민, 온○민, 권○호의 지시에 따라 부자재를 계량한 후 수레, 지게차, 대차를 이용하여 이를 생산라인으로 운반・투입하는 업무이다.
(3) 주작업장소는 원료・부자재 창고이다.
다) 선정자
(1) 원료 담당자인 온○민의 지휘・감독 하에 원료 담당 보조로 근무하면서 원료 입출고 관리, 칭량 및 생산라인 투입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외에 부자재 발주, 거래처 관리, 재고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는 없다.
(2) 입출고 관리업무는 온○민이 발주한 원료가 도착하면 지게차, 대차를 사용하여 이를 창고로 운반・정리한 후 거래명세서를 온○민에게 전달하는 업무이고, 칭량 및 생산라인 투입업무는 온○민의 칭량지시에 따라 저울로 원료를 칭량한 후 이를 지게차, 대차를 이용하여 생산라인으로 운반하고, 승강기를 이용하여 투입한 후 투입된 원료내역을 기록하여 온○민에게 전달하는 업무이다.
(3) 주작업장소는 원료・부자재 창고이다.
라) 장○민, 권○호
(1) 제조관리부 과장 이○관의 지휘・감독 아래 부자재 담당자로 근무하면서 주로 부자재 발주, 재고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경우에 따라 원고와 함께 부자재 입출고, 생산라인 투입업무를 수행하였다.
(2) 부자재 발주, 재고관리 업무는 이○관이 부자재 요청서를 교부하면 내부전산망 및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전날 출고된 부자재 수량 및 재고를 확인하고, 부족분을 발주하여 위 부자재 요청서 상의 부자재를 확보한 후, 원고에게 지시하여 원고로 하여금 생산라인에 해당 부자재를 투입하도록 하는 업무이다.
(3) 주업무장소는 제조관리부 사무실이다.
5) 참가인은 단체협약 등에 따라 장○민, 권○호를 포함한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연간 450%의 상여금을 지급하였으나 원고 및 선정자에게는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비교 대상 근로자의 존부
가) 기간제법 제8조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정하여,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차별적 처우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 대상 근로자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들고 있다. 여기서 비교 대상 근로자로 선정된 근로자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2.3.29. 선고 2011두213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및 선정자는 참가인의 정규직 근로자인 장○민, 권○호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1) 원고 및 선정자는 원료・부자재 창고에서 근무하면서 장○민, 권○호 및 온○민의 지시에 따라 지게차 등을 이용하여 부자재 및 원료를 물리적으로 운반・정리・투입하는 업무를 수행한 반면, 장○민, 권○호는 주로 제조관리부 사무실에서 이○관의 지휘・감독 하에 부자재의 발주 및 재고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업무의 내용 및 업무환경 면에서 양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가 일치한다고 할 수 없다.
(2) 장○민, 권○호는 제조관리부장으로부터 부여받은 자신의 책임과 권한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부족한 부자재를 발주하는 역할을 수행한 반면 원고 및 선정자는 보조자의 지위에서 장○민, 권○호 및 온○민이 지시한 업무만을 수행한 데 불과하였던 바 양 근로자들의 책임과 권한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인다.
(3) 비록 장○민, 권○호가 경우에 따라 원고 및 선정자와 부자재의 운반작업 등을 함께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단지 입출고될 부자재 및 원료의 양이 많은 경우 지휘・감독자로서 원고 및 선정자를 도와주는 차원에 그쳤던 것으로 보이고, 장○민, 권○호의 상시적이고 주된 업무였다고 볼 수 없다.
(4) 원고는 1일 작업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장○민, 권○호의 주된 업무는 부자재 발주, 재고관리 업무가 아니라 원고 및 선정자와 함께 수행한 입출고 관리업무 등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5) 원고 및 선정자는 부자재 발주, 재고관리 등의 업무는 수행하지 않았던바 양 근로자들 간에 업무의 상호 대체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소결론
그렇다면 참가인이 장○민, 권○호를 비롯한 정규직 근로자들에게만 상여금을 지급한 것을 기간제법이 금지한 차별적 처우라고 볼 수 없고,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한(재판장) 박기주 이화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