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용자의 아무런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한 채 사용자에 의하여 정해진 출퇴근시간 등 출퇴근에 대한 복무관리 없이 신문배달사원이 원하는 임의의 시간에 출근하여 자신이 소유하고 그 수리비와 유류대를 부담하는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신문을 배달하며, 정해진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신문배달사원이 수금한 신문대금 중 배달부수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신문대금을 전부 자신의 수입으로 하고, 자신의 신문배달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대신하게 할 수 있어 업무의 대체성도 있었으며,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는 것도 가능하였고, 배달사원이 신문배달을 중지하는 경우 신문배달을 시작할 당시와 비교하여 구독부수가 감소하면 일정액을 배상하기로 약정하였으며,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도 않았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도 전혀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도급제 신문배달사원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 서울행정법원 2007.04.06. 선고 2006구단2209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 고 / A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보조 참가인 / B
♣ 변론종결 / 2007.02.05.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5.11.9.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신청반려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4.5.4. 16:18경 포천시 소재 43호선 국도를 의정부 쪽에서 포천 쪽으로 무등록 오토바이를 타고 진행하던 중, 바퀴가 미끄러지면서 진행방향 오른쪽 보도블록을 들이받고 도로 위에 넘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여 개방성 다발성 두개골절, 경추골절, 외상성 뇌출혈 등의 상병(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을 입고, 피고에게 “원고가 신문대금을 수금한 뒤 보조참가인이 운영하던 ‘이 사건 보급소’로 귀환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5.5.16. 원고가 도급형태로 신문부수, 지분율, 배달장소 등을 확인하여 사용자와 구두계약을 맺고 본인 책임하에 신문을 배달하여 신문대금을 수금한 후 신문지분율로 수입을 취득하여 사용자로부터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으며,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점, 제3자 대체고용이 가능하였던 점, 작업도구인 오토바이가 개인 소유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요양신청을 불승인하였다.
다. 그리하여 원고는 2005.11.4. 다시 피고에게 요양신청을 하였고, 이에 피고는 기처분한 민원서류와 동일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2005.11.9. 원고의 요양신청을 반려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6, 7호증의 1, 2의 각 기재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03.3.경 이 사건 보급소에 입사하여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02:30경 이 사건 보급소로 출근하여 보조참가인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분류된 광고지를 신문에 끼워 넣는 작업을 한 뒤 약 430부 정도의 신문을 배달하고 08:30경 퇴근하였으며, 다시 14:30경 이 사건 보급소로 출근하여 광고지 분류 작업, 아침에 배달되지 않은 신문의 재배달 작업, 신문대금 수금 업무 등을 한 뒤 19:00경 퇴근하였고, 이러한 근로의 대가로 보조참가인으로부터 매달 20일경 원고가 수금한 신문대금의 약 40 내지 50%를 월급으로 지급받은 점, 원고가 신문배달에 사용한 오토바이는 보조참가인의 소유였던 점, 원고가 매일 분류 작업을 한 광고지로 인한 광고료수입은 모두 보조참가인에게 귀속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보조참가인은 포천시에서 ‘XXXX신문’이라는 상호로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여러 종류의 신문을 배달하는 이 사건 보급소를 운영하여 오던 중, 포천시 OO리 지역, OO리 및 OO리 지역, OOO리 및 OO리 지역, OOO리 및 OOO리 지역 등 배달할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 직접 영업과 수금을 하기 어려운 외곽지역에 대하여는 도급제의 배달사원으로 하여금 신문배달을 하게 하기로 하고, 1998년경 C과 사이에 배달사원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본인의 책임하에 신문배달과 수금 업무를 수행하고, 배달한 신문의 부수에 1부당 일정액의 신문지대를 곱하여 산정된 총신문지대만을 보조참가인에게 지급하며, 나머지 수금된 신문대금은 모두 배달사원의 수입으로 하기로 하는 도급제배달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여 이동교리 및 정교리 지역에 대하여 도급제로 신문을 배달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위 각 지역에 대하여 C, OOO, OOO, OOO 등으로 하여금 도급제로 이 사건 보급소의 신문을 배달하게 하였다.
(2) 그런데 C이 2003.7.경 위 이동교리 및 무봉리 지역에 대한 도급제 신문배달을 그만 두자, 원고는 보조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고 이동교리 및 무봉리 지역에 대하여 신문을 배달하게 되었다.
(3) 원고는 신문이 나오지 않는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정해진 출근시간이 없이 02:00 내지 03:00경 이 사건 보급소로 출근하여 분류작업이 된 광고지를 신문에 끼우는 작업을 1시간 가량 한 뒤 07:00 내지 08:00경까지 이동교리 및 무봉리 지역에 약 430부 정도의 신문을 배달하고, 이 사건 약정에 따라 매월 5일 보조참가인에게 1부당 6,000원(1부당 한 달의 신문대금이 12,000원이므로 신문대금의 50%에 해당한다)에 배달한 신문부수를 곱한 금액인 2,500,000원 정도를 총신문지대로 지급하고 나머지 수금한 신문대금은 모두 원고의 수입으로 하는 방법으로 신문을 배달하였으며(따라서 만약 수금되지 않는 신문대금이 있다면 이는 원고의 손해가 된다), 2003.10.부터 2004.3.까지는 위 지역 내 XX아파트 등에 배달할 약 70부 정도의 신문은 D로 하여금 원고 대신 배달하게 하고 그 대가로 200,000원을 직접 지급하기도 하였다. 또 원고와 같이 도급제로 이가팔리 및 초가팔리 지역에 대한 신문을 도급제로 배달하던 OOO 역시 위 지역 내 XX아파트, XX아파트 등에 대한 신문배달을 2003.4.부터 2004.5.까지 E으로 하여금 대신 하게 하고 그 대가로 300,000원을 직접 지급한 사실도 있다.
(4) 원고 등 배달사원에게는 정해진 출근시간이 없었고, 보조참가인에게 출퇴근에 대한 보고를 할 필요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출근 지각에 대한 제재도 없었으며, 만약 원고 등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신문 배달을 하지 못하는 경우 다른 배달사원이 원고 등을 대신하여 신문을 배달하고, 원고 등이 그 대가를 지급하였으며, 원고 등이 신문배달 및 신문대금 수금에 사용한 오토바이는 원고의 소유였고, 그 수리비 및 유류대는 원고 등이 부담하였으며, 원고 등이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는 것도 금지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F은 배달사원으로 일하던 2002.5.경부터 2002.7.경까지는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2003.5.경부터 2004.11.경까지 식당배달일을 하기도 하였고, G 역시 식당배달일과 이동통신대리점일을 하기도 하였다.
(5) 원고 등 배달사원이 배달할 신문이 배달되지 않았다는 연락이 이 사건 보급소로 오면, 보조참가인은 원고 등에게 연락하여 이를 배달하게 하였다.
(6) 보조참가인은 원고 등 배달사원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거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한 사실도 없으며, 임금대장, 취업규칙 등을 작성한 바도 없다.
(7) 원고 등 배달사원은 보조참가인과 사이에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면서, 원고등이 도급제 신문배달을 그만 두는 경우에 신문의 구독부수가 당초보다 줄어들면 1부당 30,000원씩 보조참가인에게 배상하기로 약정하였다.
(8) 원고 등 배달사원 외에 이 사건 보급소에서 아파트 지역 등에 대한 신문배달을 담당하던 5 내지 6명의 아르바이트직원들은 보조참가인으로부터 배달사원과 달리 매달 배달하는 신문부수에 3,000원 정도(원고가 신문 1부를 배달하면 1부의 신문대금 12,0000원 중 신문지대 6,000원을 뺀 나머지 6,000원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것에 비하여 그 절반에 불과하다)를 곱한 금액을 지급받았다.
(9) 보조참가인은 위와 같이 아르바이트직원과 달리 도급제 배달사원에게 신문대금의 50% 정도를 그 수입으로 하여 줌으로써 감소되는 보조참가인의 수입을 메우기 위하여 원고 등 배달사원과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면서, 원고 등은 매일 이 사건 보급소로 출근하여 광고지 분류 작업을 하고, 광고지배달로 생기는 광고료수입은 보조참가인이 모두 갖기로 약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원고 등 배달사원은 매일 오후 02:30경 이 사건 보급소로 출근하여 광고지 분류 작업을 하여야 했고, 원고는 자신이 하여야 하는 위 작업을 하지 않는 대신 위 작업을 대신 담당하는 다른 배달사원에게 일정액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5호증의 2, 3, 4, 5, 을1, 2호증, 을3호증의 1 내지 8, 을5호증, 을6호증의 2 내지 4, 을7, 8호증의 각 1, 2, 을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F, D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며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고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며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2.9. 선고 97다5623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사용자의 아무런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한 채 사용자에 의하여 정해진 출퇴근시간 등 출퇴근에 대한 복무관리 없이 자신이 원하는 임의의 시간에 출근하여 자신이 소유하고 그 수리비와 유류대를 부담하는 오토바이를 이용하여 신문을 배달하며, 정해진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원고가 수금한 신문대금 중 배달부수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신문대금을 전부 자신의 수입으로 한 점, 원고의 신문배달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대신하게 할 수 있어 업무의 대체성도 있었고,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는 것도 가능하였던 점, 이 사건 약정시 원고가 신문배달을 중지하는 경우 신문배달을 시작할 당시와 비교하여 구독부수가 감소하면 일정액을 배상하기로 약정하였던 점, 원고는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도 않았으며 고용보험 등에도 전혀 가입되어 있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의 신문배달지역이 보조참가인과의 이 사건 약정에 의하여 지정되었고, 원고가 배달하는 신문이 배달되지 않으면 보조참가인으로 연락을 받아 다시 재배달을 하기도 하였으며, 모두 보조참가인의 수입으로 귀속되는 광고지 분류 작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근로 자체의 대가를 지급받은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신문배달원에 관한 서울행정법원 2004.12.19. 선고 2004구합17570 판결, 대법원 2001.5.8. 선고 2000도2324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전제로 원고의 요양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사 박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