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소외 회사에 재직 중인 원고가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기 위하여 자전거를 타고 회사 내 도로(이하 이 사건 사고장소’)를 지나던 중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 급정거하는 바람에 자전거와 함께 넘어져 요골하단의 골절 등의 상병을 입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을 하였으나 요양급여불승인처분을 받자 그 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사고 장소에서 자전거 등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적절한 관리를 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반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소외 회사의 지시를 위반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사고로 볼 수 없고, 원고가 교통수단으로 사용한 자전거는 사업주인 소외 회사가 제공한 것이거나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위 자전거는 그 관리 또는 이용권이 전적으로 원고에게 있는 사실이 인정될 뿐이고, 이 사건 사고장소가 사업장 내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자의 지배관리 하에 있는 출퇴근이라고 보아야 할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소외 회사는 사고의 위험 등으로 인해 자전거나 이륜차 등을 이 사건 사고장소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대신 자전거나 이륜차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상적인 출퇴근로를 마련해 두고 있는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가 소외 회사의 지배관리 하에서 이루어지는 출퇴근 중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

 

울산지방법원 행정부 2015.9.10. 선고 2014구합5846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A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5.07.23.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4.3.7. 원고에게 한 요양급여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자동차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 재직 중인 근로자로, 2014.1.9. 01:34경 근무를 마친 후 퇴근하기 위하여 자전거를 타고 소외 회사 내 테스트외곽로드장 앞 도로(이하 이 사건 사고장소라고 한다)를 지나던 중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 급정거하는 바람에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였고, 그로 인하여 바닥쪽 경사와 관절내 골절을 동반한 요골하단의 골절등의 상병을 입었다(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

. 원고는 2014.2.13.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대하여 요양급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4.3.7.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는 원고의 사업주인 소외 회사가 시설물 등에 대한 관리소홀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가 아니고, 원고가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를 위반하여 자전거 운행금지 구역에서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가 발생한 사고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 원고는 2014.3.31. 피고를 상대로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4.6.19.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2014.8.22.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 역시 2014.11.10.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내지 제8호증, 을 제1호증,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성

 

.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장소는 평소 자전거와 오토바이 통행이 빈번한 곳이고 특히 야간에는 야간근무를 마친 근로자들이 대부분 이 사건 사고장소를 통하여 퇴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고장소에 이륜차 출입금지 표지판을 부착한 것 외에 달리 자전거의 통행을 제한하는 적극적인 조치를 아니한 상태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사고에 해당한다.

또한 소외 회사의 야간근무조는 15:30에 출근하여 01:30에 퇴근하는데, 야간근무조의 퇴근 시간대에는 버스 등의 대중교통수단이 없어 원고를 비롯한 일부 직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면서 이 사건 사고장소를 이용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원고의 퇴근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가 입은 상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인정 사실

1) 이 사건 사고장소 현황

) 이 사건 사고장소 입구에는 통제소와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고, 생산차량 외에 자전거 및 이륜차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으며, 야간에는 초소에 사람이 근무하지 않은 채 차단기만 내려져 있다.

) 이 사건 사고장소 옆으로는 자전거 통행이 가능한 도로가 있는데, 자전거 통행이 가능한 도로를 이용할 경우 이 사건 사고장소를 이용하는 것보다 2~3분 정도 시간이 더 걸리고, 소외 회사 근로자들 중 일부는 야간 근무 후 퇴근시 이 사건 사고장소를 이용하여 왔다.

2)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

원고는 2014.1.9. 01:30경 야간 근무를 마친 후 의장2공장 외곽 종합유류저장소 옆 이륜차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 사건 사고장소를 통과하여 퇴근을 하던 중 의장 2공장 31그룹 외곽로드장 입구 지점에서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고 급히 멈추어 서다가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게 되었다.

3) 소외 회사의 이 사건 사고장소 및 자전거 등 이용에 대한 교육

) 이 사건 사고장소는 생산된 차량의 주행테스트를 위하여 11,000대 정도 차량이 운행되는 장소로,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사고장소를 생산차량 외에 자전거 및 이륜차의 출입을 금지하는 구역으로 지정하였다.

)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사고장소 입구에 통제소를 설치하여 주간에는 통제소에 직원을 상주시켜 출입을 관리하여 왔고, 야간에는 소등을 한 후 차단기를 내려 놓아 자전거 등의 출입을 금지해 왔다.

)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수차례에 걸쳐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출입금지 또는 통행금지 구역으로의 통행이나 출퇴근 금지, 자전거 및 이륜차를 이용한 출퇴근 시 교통사고 예방 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여 왔고, 원고도 위 교육에 참여하였다.

) 이 사건 발생 이후에도 소외 회사는 통제소 출입구에 이륜차 출입금지 및 교통사고 예방 캠페인을 실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호증, 10호증, 을 제3호증 내지 제7호증의 각 기재, 증인 심근의 증언, 이 법원의 소외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1) 이 사건 사고가 시설물 등에 대한 사업주의 관리소홀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지 여부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제37조제1항제1호 나목에서 업무상 사고의 하나로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사고를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제3항에서 업무상 사고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제28조제1항에서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장비 또는 차량 등(이하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사업주의 관리 소홀로 발생한 사고는 법 제37조제1항제1호 나목에 따른 업무상 사고로 본다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를 위반하여 이용한 행위로 발생한 사고와 그 시설물 등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근로자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는 경우에 그 관리 또는 이용 중에 발생한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1호 나목에 따른 업무상 사고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 위 인정사실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사고장소에서 자전거 등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적절한 관리를 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반면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소외 회사의 지시를 위반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사고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사고장소 옆으로 출퇴근시 자전거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도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단지 자신의 편의를 위하여 이 사건 사고장소를 이용하여 퇴근하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 사고장소는 입구에 통제소와 차단기를 설치하여 두고, 출입금지 푯말을 부착해 둔 상태이며, 소외 회사가 수차례에 걸쳐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장소에 출입하지 말 것을 내용으로 하는 안전교육도 해왔으므로, 이 사건 사고장소가 자전거 등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장소임을 원고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사고장소 주변을 전부 소등하고 차단기를 내려놓음으로써 이 사건 사고장소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곳임을 적절하게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지, 야간에도 이 사건 사고장소 입구 통제소에 직원을 상주시키거나 소외 회사의 지시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장소를 이용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여야지만 그 관리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 이 사건 사고가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제37조제1항제1호 다목에서 업무상 사고의 하나로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를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제3항에서 업무상 사고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제29조에서 근로자가 출퇴근하던 중에 발생한 사고가 사업주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사업주가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던 중에 사고가 발생하였고, 출퇴근용으로 이용한 교통수단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근로자 측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지 아니하였을 경우에는 업무상 사고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경우를 비롯하여, 출퇴근의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 등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7.9.28. 선고 20051257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4.29. 선고 2010184 판결 등 참조).

) 이 사건에 돌아와 살펴보면, 원고가 교통수단으로 사용한 자전거는 사업주인 소외 회사가 제공한 것이거나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이 법원의 소외 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자전거는 그 관리 또는 이용권이 전적으로 원고에게 있는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이에 더하여 이 사건 사고장소가 사업장 내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자의 지배관리 하에 있는 출퇴근이라고 보아야 할 근거가 없고, 오히려 소외 회사는 사고의 위험 등으로 인해 자전거나 이륜차 등을 이 사건 사고장소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대신 자전거나 이륜차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상적인 출퇴근로를 마련해 두고 있는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가 소외 회사의 지배관리 하에서 이루어지는 출퇴근 중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해지(재판장) 우정민 이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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