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제1항은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2조는 “휴업급여는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에게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자가 입은 부상이나 질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요양급여 신청의 승인 여부 및 휴업급여청구권의 발생 여부가 차례로 결정되고, 근로자의 요양급여 신청의 승인 여부는 사실상 근로자의 휴업급여청구권 발생의 전제가 된다고 볼 수 있는 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3조 후문은, 근로자의 요양급여 신청이 승인되지 아니하여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불승인처분의 취소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면 요양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는 반면, 당해 업무상 재해에 따른 휴업급여청구권 등 다른 보험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계속 진행되는 불합리를 해결하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는 점, 위와 같은 불합리는 최초의 요양급여를 신청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1조에 정해진 재요양급여를 신청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3조 후문의 ‘업무상의 재해 여부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최초의 청구’에는 ‘업무상의 재해의 재발 여부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최초의 청구’도 포함된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의 재발 여부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최초의 청구인 재요양급여 신청을 한 경우 재요양급여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될 뿐만 아니라 재요양 기간 중의 휴업급여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도 중단된다.
[2]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터 잡은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 대법원 2014.7.10. 선고 2013두8332 판결[재요양휴업급여청구부지급취소]
♣ 원고, 피상고인 /
♣ 피고, 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3.4.11. 선고 2012누2786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3조는 “제112조에 따른 소멸시효는 제36조제2항에 따른 청구로 중단된다. 이 경우 청구가 제5조제1호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 여부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최초의 청구인 경우에는 그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제36조제1항에서 정한 다른 보험급여에도 미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제1항은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2조는 “휴업급여는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근로자에게 요양으로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자가 입은 부상이나 질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요양급여 신청의 승인 여부 및 휴업급여청구권의 발생 여부가 차례로 결정되고, 근로자의 요양급여 신청의 승인 여부는 사실상 근로자의 휴업급여청구권 발생의 전제가 된다고 볼 수 있는 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3조 후문은, 근로자의 요양급여 신청이 승인되지 아니하여 근로자가 피고를 상대로 요양불승인처분의 취소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면 요양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는 반면, 당해 업무상 재해에 따른 휴업급여청구권 등 다른 보험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계속 진행되는 불합리를 해결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는 점, 위와 같은 불합리는 최초의 요양급여를 신청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1조에 정해진 재요양급여를 신청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3조 후문의 ‘업무상의 재해 여부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최초의 청구’에는 ‘업무상의 재해의 재발 여부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최초의 청구’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의 재발 여부의 판단을 필요로 하는 최초의 청구인 재요양급여 신청을 한 경우 재요양급여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될 뿐만 아니라 재요양 기간 중의 휴업급여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도 중단된다.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1.11.24. 선고 2011두11013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2006.8.9.부터 2007.1.7.까지의 휴업급여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나, 원고는 2001.3.15. 업무상 사유로 부상을 당하였다가 2006.6.경 재발한 부상에 관하여 2007.7.23. 피고에게 재요양급여 신청을 하였다가 피고 직원의 권유로 반려요청을 하였는데, 당시 피고의 직원은 ‘재요양으로 수술을 받기 전에 재요양 신청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원고는 이미 1년 정도 전인 2006.8.10. 연골절제술을 받은 이후에 재요양 신청을 하였으므로 재요양을 승인하기 어렵다’라는 취지로 원고에게 반려요청을 할 것을 권유한 점, 피고 직원의 부당한 반려 요청 권유가 없었다면 원고는 2007.7.23. 신청한 재요양급여를 받고 재요양 승인기간의 휴업급여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판시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는 원고의 휴업급여청구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원고의 휴업급여청구의 권리행사에 사실상 장애사유가 존재한 경우로서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2007.1.8.부터 2007.2.12.까지의 휴업급여청구권은 원고가 2010.1.8. 피고에게 재요양급여 신청을 하였으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3조 전문에 따라 2007.1.8.부터 2007.2.12.까지의 치료에 관한 재요양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고, 그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3조 후문에 따라 위 기간에 관한 휴업급여청구권에도 미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관한 법리와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