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참가인은 종교적 교육기관으로서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관철시키기 위해, 정관을 통해 일반직원에 대해서까지 공무원 수준의 높은 청렴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부과한 것이고, 이러한 요구가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2] 원고가 F에게 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비위행위에 대해 원고를 파면에 처한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참가인의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2015.4.3. 선고 2012구합36835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 고 / A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 학교법인 B

변론종결 / 2015.03.20.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12.9.18.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중앙2012부해628 부당해고 구제신청 판정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 원고는 1983.8.18. 참가인(당시 참가인의 명칭은 학교법인 C’이었으나,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13.3.18. 그 명칭이 학교법인 B’로 변경되었다)이 설치·경영하는 D대학교에 고용되어 D대학교의 박물관 과장대우로 근무하고 있었다.

. 원고는 2011.11.경 양심고백과 기자회견을 통해 참가인의 이사장 및 D대학교 총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였고, 위 징계위원회는 2012.3.16. 원고의 위와 같은 금품 전달행위가 인사청탁의 대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아 원고를 파면에 처하기로 의결(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참가인의 징계위원회가 징계사실로 삼은 원고의 비위행위는 다음과 같다.

1) 원고가 2010.9.경 참가인의 이사장 E에게 수표 500만 원을 전달한 행위

2) 원고가 2011년 초경 D대학교 총장 F에게 100만 원 상당의 한의원 상품권과 300만 원 상당의 수표를 전달한 행위

. 원고는 2012.3.23. 위 파면을 통지받고 같은 달 27. 참가인에게 재심을 청구하였다. 참가인은 2012.7.24. 원고의 위 징계대상행위에 대하여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심 절차를 중단하기로 의결하였다.

. 이와 별도로 원고는 2012.3.2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 노동위원회는 2012.5.25.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2012.6.13.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하여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또한 2012.9.1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각 포함), 을 제2호증의 각 기 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1) D대학교 직원인사규정에는 징계로서 해직이 있을 뿐이고, 면직은 징계처분으로 해직이 결정되었을 때 할 수 있을 뿐이다. 참가인은 원고를 파면에 처했는바, D대학교 직원인사규정에 직원을 파면에 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는 이상 이 사건 해고는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

2) 원고는 징계위원회의 위원들에 대한 기피신청을 하였는데 참가인이 이를 합리적 이유 없이 받아들이지 않아 징계위원회에서 징계와 관련하여 자신의 의견을 밝힐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였다. 이 사건 해고에는 위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위법하다.

3) 원고는 참가인의 이사장인 E에게 금품을 전달한 적이 없다. 따라서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위법하다.

4) 원고가 D대학교 총장인 F에게 금품을 전달한 적이 있기는 하나, 이는 원고가 박사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연가 사용을 허락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서 전달한 것일 뿐이지 인사청탁의 대가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감사 선물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5) 설령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원고로부터 금품을 받은 F에 대하여는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으면서 원고에 대하여서만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인 파면의 처분을 내리는 것은 참가인에게 허용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 인정 사실

1) 원고는 국가유공자의 자녀로서 1983.8.18. 서울남부보훈지청의 고용명령으로 D대학교 도서관 사서로 채용되었다.

2) 원고는 2009.3.2. G대학교 국제한국언어문화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하였다. 원고는 당시 D대학교 양지캠퍼스의 도서관에서 근무하였는데, 2009.7.경 사당동 박물관으로 발령 받았다. 이에 원고는 2009.7.21. 당시 D대학교 총장이었던 H에게, 자신이 G대 학교 용인캠퍼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사당동 박물관에 근무할 경우 박사과정 수료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위와 같은 인사발령을 재고해 줄 것을 부탁하는 취지의 편지를 보냈다.

3) 그러나 원고는 그대로 사당동의 박물관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이에 위 G대학교 박사과정의 20092학기 과정을 휴학하였다.

4) F2009.10.D대학교 총장으로 새로 부임하자 원고는 2009.12.F의 집에 찾아가 F에게 동양화 한 점을 건넸다.

5) 원고는 G대학교 박사과정의 2010년도 1학기 과정부터 복학하였고, 2010년도에 20일간의 연가를 사용하여 위 박사과정을 수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원고는 2011.2.16. 위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6) 한편, D대학교 총무과는 2010.9.17. 전 직원들에 대하여 2010년도 승진시험 및 고과평정 일정을 이메일로 공지하였다. 참가인은 2010.11.8.부터 이틀간 직원근무평정(다면평가)을 실시하였고, 참가인의 직원인사위원회는 2011.2.7. 승진대상자 9명을 추천하였으나 원고는 근무평정 총점 미달로 5급 승진 추천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7) 원고는 2011.2.9. F에게 100만 원의 한의원 상품권 1매와 수표 300만 원을 제공하였다(원고는 위 금품 제공은 자신이 G대학교 박사과정을 수강할 수 있도록 연가 사용을 배려해준 데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주장한다). 원고는 경찰 조사 단계에서 위 금품을 F에게 건넬 때 F이 상품권과 수표의 존재를 알 수 있도록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검찰조사 단계에서는 상품권과 수표를 음료수 상자에 넣은 채로 음료수 상자를 건네 F이 상품권과 수표의 존재는 몰랐을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8) 원고는 2011.3.17. 국가보훈처장, 서울남부보훈지청장에 대하여, 참가인이 승진 대상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국가유공자의 자녀 자격으로 채용된 원고를 차별한다는 취지의 진정을 제출하였고, 서울남부보훈지청장은 2011.3.21. 참가인에게 그와 같은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협조해주기 바란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원고는 같은 달 23. F에 대하여, 자신이 직원인사위원회의 승진 대상 추천 명단에서 탈락된 소식을 들었는데, 국가유공자 자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부탁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9) F2011.7.9. 원고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로부터 받은 상품권과 수표를 반환하였다. F2011.7.경이 되어서야 원고로부터 4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한다. 원고가 2011.2.경 건넨 300만 원의 수표는 이미 F의 계좌에 입금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F은 이를 다시 인출하여 원고에게 반환하였다.

10) F2011.7.29. 참가인의 이사장에게, 앞서 본 직원인사위원회에서 승진 대상자로 추천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7명의 직원들에 대하여 대우발령을 해줄 것을 제청하였다. 원고는 위 제청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고, 2011.8.1. 박물관 과장대우로 발령받았다.

11) T 인터넷 신문은 2011.10.25. 원고의 위 승진 과정에서 금품이 오고 갔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1.11.4. 양심고백서를 작성하고, 그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위 양심고백서 및 기자회견을 통해 원고는 자신이 참가인의 이사장 E에게 그림 한 점과 수표 500만 원을 건넸고, F에게도 금품을 건넸으나 F에게 건넨 금품은 2011.7.경 반환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12) 참가인은 2011.12.21. 원고에게 징계위원회가 2012.1.5. 개최되니 출석을 요구한다는 출석 통지서를 보냈고, 원고는 2011.12.28. 징계위원회 위원 중 J 사무처장과 H 부총장을 기피한다는 내용의 기피신청원 및 징계위원회 연기 요청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의 징계위원회는 2012.1.5. 원고의 기피신청 및 조사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의하였다.

13) 원고는 2012.3.6. 개최된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최후 진술을 하였고, 위 징계위원회는 2012.3.16. 원고를 파면에 처하기로 의결하였다.

14) 한편, 원고는 E, F에게 인사청탁을 목적으로 금품을 건넨 혐의로 배임증재죄로 수사를 받게 되었다. 원고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F에게 그림, 상품권 및 수표를 건넨 적은 있다. 하지만 E에게 그림이나 수표를 건넨 적은 없다. 양심고백 및 기자회견 당시 E 총장의 퇴진을 바라는 사람들로부터 회유를 받아 E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허위 진술을 하게 되었다.’라고 하면서 종전 진술을 번복하였다.

15) 한편, 참가인은 검찰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F 총장에 대한 징계를 유보하였는데, 위와 같이 징계가 유보되던 중 F 총장이 2013.9.경 임기 만료로 퇴임하였다.

16)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14.1.24. 원고가 E에게 500만 원의 수표를 전달한 사실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내렸고, 원고가 F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와 관련하여서는 원고가 금품교부 사실을 시인하고, 동양화 1점의 경우 총장 취임 축하선물의 성격을 가지며, F이 원고에게 인사상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갑 제4호증의 1, 4, 5, 6, 8, 12, 14, 갑 제7, 8,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 판 단

1) 참가인이 원고를 파면에 처할 수 없다는 주장 부분

살피건대, 참가인의 직원인사규정35조에 따르면 징계는 징계해직, 정직, 감봉, 견책의 네 종류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직원인사규정28조제1호는 면직 사유로 10조제1항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하는 때를 규정하고 있고, 10조제1항제7호는 이 법인과 이 법인이 설치, 경영하는 학교에서 징계에 의하여 파면의 처분을 받은 때로부터 5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와 해임처분을 받은 때로부터 3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자를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의 정관 제85조제1항은 일반직원의 (중략) 파면은 임용권자가 (중략) 행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등 참가인의 직원인사규정이나 정관은 참가인의 일반직원이 근무 도중 파면 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다. 또한, 참가인의 정관 제89조에 따르면 일반직원의 징계에 관하여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하는 규정을 준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사립학교법 제61조는 물론 참가인의 교원징계위원회규정3조제1호는 징계의 종류로 파면을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비록 참가인의 직원인사규정에는 징계의 종류로 파면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도 참가인의 일반직원들에 대해 적용되는 관련 규정을 종합적으로 해석할 경우 참가인은 그 소속 일반직원들에게 파면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기피 신청과 관련하여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주장 부분

살피건대, 참가인의 정관 제62조제2항에 의하면 징계절차 중 징계대상자가 기피 신청을 한 징계위원의 기피 여부는 해당 징계위원회의 재량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으로서 반드시 기피 신청된 징계위원을 기피하여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위와 같은 징계위원회의 결정은 징계위원회의 의결로 이루어져야 하며 기피 신청을 받은 자가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할 뿐이다.

원고는 참가인의 징계위원회가 원고의 기피 신청에 대하여 위원회의 의결로 결정하지 않았다거나 기피 신청을 받은 위원들이 위 의결에 참여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징계위원회가 원고의 기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에 불과하다. 그런데 징계대상자의 기피 신청을 받아들일 것인지 여부가 징계위원회의 재량에 맡겨진 이상 참가인의 징계위원회가 원고의 기피 신청을 적법한 의결을 통해 기각한 것이라면 원고의 기피 신청과 관련하여 이 사건 해고에 어떤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본인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최후진술을 할 기회를 부여 받는 등 징계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소명할 기회가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절차적 하자에 관한 원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3) E에 대해 금품을 건넨 적이 없다는 주장 부분

일반적으로 징계권자의 징계요구에 대하여 징계혐의자가 징계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비록 엄격한 형사소송법상의 증거법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징계사실을 주장하는 징계권자가 부담한다 할 것이고, 그에 대한 입증이 부족한 경우 그로 인한 불이익은 징계권자가 부담하여야 한다. 특히 파면처분이나 해임처분 등과 같이 중한 징계처분의 경우 처분 대상자의 신분 등에 중대한 불이익을 주게 되므로 형사재판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증명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징계사유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생긴다거나 모순 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징계사유로 인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1.11.경 양심선언문 배포 및 기자회견 당시 자신이 E에게 금품을 전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그 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E 이사장의 퇴진을 바라는 사람들의 회유를 받아 E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허위로 진술한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하였고, 검찰 또한 원고가 E에게 금품을 전달하였다는 혐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혐의사실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내렸다. 피고 및 참가인은, 원고가 번복한 최초 진술 외에 원고가 E 이사장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가 E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징계사유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4) F에 대한 금품 제공이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부분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거시 증거를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원고의 F에 대한 금품 제공은 원고에 대한 정당한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 원고는 2011.2.9. F에게 건넨 400만 원 가량의 금품이 선물이라고 주장하나 원고와 F이 그 전부터 알고 지냈다거나 특별히 친분이 있던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를 단순한 선물이라고 보기에는 그 액수가 과다하고, 그 전달 경위 또한 음료수 상자에 숨겨 건네는 등 은밀하게 이루어졌는바, 당사자들의 관계, 수수된 금품의 액수, 전달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400만 원 상당의 금품이 단순한 선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 특히, 원고는 스스로 국가유공자의 자녀로 D대학교에 채용된 전력으로 인해 승진 등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고, 원고가 금품을 제공한 날로부터 약 한 달 후에 서울남부보훈지청에 진정서를 보내 서울남부보훈지청으로 하여금 참가인에 대하여 국가유공자 자녀에 대한 차별 시정에 협조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도록 하였으며, 그 결과 과장대우의 직급을 받게 되었는바, 이러한 원고의 일련의 행동으로 인해 원고가 과장대우의 직급을 받게 된 점을 종합하면, 원고가 인사상 특전을 위해(이와 같은 인사상 특전이 반드시 2011. 초경 이루어질 정기 인사발령의 특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F에게 금품을 교부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 또한, 갑 제4호증의 8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작성한 진술서를 통해, F에게 건넨 금품이 인사 청탁의 대가는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자신이 D대학교에서 근무하면서 “D 최고 경영자의 특별 배려 없이는승진이 불가능한 구조였는데, 새로 취임한 “F 총장의 마음을 살 수있도록 2009.12.에 그림 한 점을 드렸고, 그 후에 연가를 비교적 자유로이 사용하여 G대학교 박사과정을 수료할 수 있게 되자 위 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다. 이와 같은 원고의 진술을 통해 보아도 원고가 F에게 건넨 그림과 400만 원 상당의 금품은 2011. 초경에 이루어지는 승진의 직접적 대가로 건넨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원고가 D대학교의 경영진의 환심을 사 앞으로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 그동안 받은 여러 불이익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목적으로 자신의 상급자에게 금품을 건네는 것은, 설령 2011. 초경의 인사발령과 직접적 대가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근무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5)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부분

)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징계사유 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2.9.24. 선고 20026620 판결).

또한,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8.23. 선고 200060890 판결).

)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앞서 인정한 사실에 대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F에게 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비위행위에 대해 원고를 파면에 처한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참가인의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 참가인이 설립·경영하는 D대학교는 기독교적 이상을 이념으로 하는 학교로서 교육기관임과 동시에 종교적 이상을 이념으로 하고 있어 그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도덕성과 청렴성의 기준이 높다고 여겨진다. 참가인의 정관 제86조는 이에 따라 참가인 소속 교원뿐만 아니라 일반직원에 대하여도 그 복무에 관하여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하는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사립학교법 제55조는 사립학교의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 국·공립학교의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고, ·공립학교의 교원은 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높은 수준의 청렴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부담한다. , 참가인은 종교적 교육기관으로서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관철시키기 위해, 정관을 통해 일반직원에 대해서까지 공무원 수준의 높은 청렴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부과한 것이고, 이러한 요구가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2) 그럼에도 원고는 자신이 D대학교에서 계속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느껴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그동안 특별한 친분도 없던 총장에게 그림과 400만 원의 금품을 건네고, 이에 따라 과장대우직책으로 발령을 받았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조직에서 구성원이 자신의 능력과 성품을 통해 인정받기를 포기하고 자신의 인사권자에게 금품을 교부함으로써 직장생활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한 행위가 용인될 경우, 그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신도 그와 같은 행동을 통해 직장생활에서의 편의나 인사상 특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참가인으로서는 위와 같은 행위가 적발될 경우 이를 엄중히 징계하여 조직 내의 다른 구성원들에게 부정부패가 용인될 수 없음을 보여줄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

(3) 총장에 대한 금품제공행위가 D대학교에서 만연한 행위이어서 원고도 이에 단순히 편승한 것이면 원고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하겠지만, 그와 같은 사정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원고의 행위만이 특정되어 언론에 보도되고 기자 회견까지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면, 총장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상당히 이례적인 행위였다고 보여 그 비난 가능성이 높다.

(4) 원고가 위와 같이 금품을 교부했다는 사실이 인터넷뉴스를 통해 공개적으로 알려져 참가인으로서는 엄중한 처벌을 통해 실추된 D대학교의 명예를 회복할 필요성도 있다고 여겨진다.

(5) 또한, 원고는 위와 같은 금품 수수 사실이 인터넷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E 이사장에 대한 찬반 세력 간의 분쟁에 개입하여 E 이사장에게도 돈을 건넸다고 허위로 진술하다가 이를 번복하는 등,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행동을 보였다기보다 위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D대학교 내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거나 자신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에 급급한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은 모두 원고의 징계양정을 정할 때에 불리하게 참작될 사정들로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다소 과도해 보이는 파면 처분을 내렸다고 하여 위 징계처분이 참가인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결과라고 볼 수는 없다.

(6) 원고는 자신이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점을 들어 자신의 행위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하나, 국가형벌권의 발동 근거로서의 형법상 가벌성의 판단은 조직 내의 기강을 세우기 위한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판단과 동일할 수는 없고, 검찰에서의 기소유예처분 자체도 원고가 이미 파면 처분을 받은 점을 참작하여 이루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소유예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과중한 징계라고 볼 수 없다.

(7) 나아가, 원고는 F 총장의 경우 징계를 받지 않아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주장하나, F 총장의 경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징계가 유보되었다가(원고의 경우도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심절차가 중단되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총장직에서 퇴직하게 된 것이어서 징계가 불가능해진 것에 불과하다. 또한, F 총장의 경우 원고로부터 받은 금품을 전부 돌려줬고, 원고가 건넨 금품은 F 총장이 먼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적극적으로 F 총장에게 교부한 것이라는 점에서 원고에 비하여 비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따라서 F 총장에 대해 징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을 두고 이 사건 해고가 형평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볼 수도 없다.

6) 소 결

결국, 원고에 대한 파면 처분은 정당한 징계사유에 근거하여 참가인의 징계재량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처분으로서 적법한바, 이 사건 재심판정도 이와 결론을 같이 하고 있어 적법하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택(재판장) 하정훈 황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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