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한 상여금에 관하여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그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고정성을 결여하여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건
◆ 울산지방법원 제5민사부 2015.5.21. 선고 2013가합4223 판결 [임금]
♣ 원 고 / 1. A 2. B 3. C 4. D 5. E 6. F 7. G
♣ 피 고 / ○○하이스코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제철 주식회사
♣ 변론종결 / 2015.03.26.
<주 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29,042,197원, 원고 B에게 28,906,935원, 원고 C에게 32,657,116원, 원고 D에게 25,380,817원, 원고 E에게 38,069,031원, 원고 F에게 43,105,950원, 원고 G에게 35,410,415원 및 위 각 금원에 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각종 철강제품의 제조 및 판매를 하는 회사이고, 원고 A, B, C은 피고의 순천 소재 공장에, 원고 D, E, F, G은 당진 소재 공장에 근로하는 근로자들이다.
나. 원고들 및 피고 사이의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제6장 근로조건 제65조(상여금) 1. 회사는 상여금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전 종업원에게 연 750%(짝수월 25일 각 100%, 연말 200%, 하기휴가 50% 지급)의 상여금을 지급한다. 2. 상여금의 지급 조건은 다음과 같다. [기본급(=기본시급×월 소정근로시간) + 제수당 + 통상임금 30H(2010년 협약) 또는 45H(2012년 협약)] × 해당 지급율 3. 회사는 경영성과에 따라 성과금을 지급한다. 단, 지급률은 별도 임금협정서에 의한다. 제7장 교육 및 복지 제80조(급식) 1. 회사는 조합원에게 회사 부담으로 급식을 제공하고 1주일에 1회 이상 특식을 제공한다. (단, 1근조는 조식, 중식 제공한다) 2. 연장근무자는 급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3. 물가상승으로 급식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을 경우 급식비를 인상하여야 한다. 4. 회사는 간이식당을 보완하여 쾌적한 환경이 되도록 노력한다. |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들
피고는 원고들에게 시간외 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을 지급함에 있어 그 지급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의 산정에 포함되어야 할 임금 항목 중 상여금 및 식대를 누락하였다. 결과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이 미달하는 수당만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별지 청구금액 계산표 기재와 같은 위 상여금 및 식대를 포함시켜 계산한 정당한 수당액과의 차액만큼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상여금 및 식대는 고정성 내지 일률성을 결여하여 통상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
나. 판단
(1) 상여금 부분에 관한 판단
어떠한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는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으로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것인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임금의 명칭이나 지급주기의 장단 등 형식적 기준에 의해 정할 것이 아니다. 그 중 ‘고정성’이라 함은 ‘근로자가 제공한 근로에 대하여 업적, 성과 기타의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는 성질’을 말하고, ‘고정적인 임금’은 ‘임금의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그 다음 날 퇴직한다 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도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고정성을 갖춘 임금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된 임금이므로,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추가적인 조건을 충족하여야 지급되는 임금이나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지급액이 변동되는 임금 부분은 고정성을 갖춘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여기서 말하는 조건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 그 성취 여부가 아직 확정되어 있지 않은 조건을 말하므로, 특정 경력을 구비하거나 일정 근속기간에 이를 것 등과 같이 위 시점에 그 성취 여부가 이미 확정되어 있는 기왕의 사실관계를 조건으로 부가하고 있는 경우에 는 고정성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지만,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급일 기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은 그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일 것이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이 된다. 그러한 임금은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지급하지 아니하는 반면, 그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사람에게는 기왕의 근로 제공 내용을 묻지 아니하고 모두 이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와 같은 조건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면, 그 임금은 이른바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그 특정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퇴직하면 당해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여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그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므로, 고정성도 결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94643 전원합의체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증거들 및 을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그 취업규정에 상여금의 지급 근거규정을 두고 있는 사실, 원고들이 속한 전국금속노동조합 ○○하이스코지회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앞서 본 바와 같이 ‘회사는 상여금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전 종업원에게 연 750%의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상여금 지급은 지급일을 기준으로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으로서, 특정 시점, 즉 상여금 지급일에 재직 중일 것이 그 지급요건이 된다. 따라서 이는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그 지급조건이 성취될지 여부가 불확실하여 고정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는다(한편, 원고들은 이에 대하여 상여금의 지급 요건에 해당하는 조건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가 상여금 지급일 이전에 퇴사한 근로자 등 그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이 아닌 근로자에게 일할 계산하여 상여금을 지급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는 이상, 위와 같은 단체협약상 명문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재직 조건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2) 식대 부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제7장 교육 및 복지’ 항목에 급식 제공에 관한 조항(제80조)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들 중 피고의 순천 공장에 근무하던 원고 A, B, C이 피고로부터 매월 69,200원 내지 80,300원에 이르는 금액을 ‘식대지원’이라는 항목으로 지급받은 사실, 그 중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이 매월 ‘식대’라는 공제항목으로 공제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2, 3호증, 갑4호증의 1 내지 35, 갑5호증의 1 내지 35, 갑6호증의 1 내지 3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 및 을5호증의 1 내지 5, 을6호증의 1 내지 7, 을7호증의 1 내지 8, 을8호증의 1 내지 4, 을9호증의 1 내지 1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급식비의 지급에 관한 규정을 둔 것이 아니라, 급식의 제공에 관한 규정만을 둔 점, ② 급식의 제공에 관한 규정은 임금에 관한 장(근로조건)이 아니라, 교육 및 복지에 관한 장에 속해있는 점, ③ 원고들도 위 ‘식대지원’에 해당하는 돈을 받은 것은 피고의 직원 중 순천 공장에 근무하던 직원에 한정되었음을 자인하는 점, ④ 순천 공장의 경우 인원 대비 식당 규모가 작아 부득이 다수의 직원들이 사외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특수한 사정으로 인하여, 순천 공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하여는 ‘식대지원’이라는 항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그 중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한 회수만큼의 금액을 ‘식대’ 항목으로 공제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이 타당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 B, C이 지급받은 위 식대는 근로자의 후생복지를 위하여 제공되는 것으로서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라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06.5.26. 선고 2003다54322 판결 참조), 설령 임금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일률성·고정성을 결여하여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소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상여금 및 식대는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나온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태식(재판장) 이상욱 선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