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5.9.25. 선고 2024구합72056 판결】

 

• 서울행정법원 제12부 판결

• 사 건 / 2024구합72056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B

• 변론종결 / 2025.06.12.

• 판결선고 / 2025.09.25.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5.1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24부해***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가. 원고는 상시 약 1,18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부동산 시장의 조사·관리 및 부동산의 가격 공시와 통계·정보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A법에 의해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1.*.**. 원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23.*.**. ‘참가인이 E지사에 근무할 당시 직장 동료였던 C, D에 대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하였고, 위 노동위원회는 징계사유 및 징계양정이 적법하다고 판정하였으나, 원고의 재심신청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5.14. 징계사유 중 참가인이 C에게 ‘너 자고 만남 추구해?’라는 성적 언행을 한 행위, D에게 연애 관련 질문을 하고, “결혼은 했지만 연애를 하고 싶다”라고 말한 행위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인정되지 않으며,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가 과도하다고 판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3.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

원고 조사위원회가 조사하여 인정한 참가인의 C, D에 대한 각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모두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비위행위의 횟수, 고위직인 참가인의 지위, 수회의 양성평등 교육을 받았던 점, 다른 피해자들이 존재하는 점, 반성하지 않는 점, 노동조합이 참가인의 근무를 반대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에서도 정당하다.

 

나. 인정사실

1) 당사들의 지위

참가인은 2021.*.*. E지사로 발령받아 2022.*.*.부터 F부 부장으로 근무하였다. C는 2022.**.**. 채용형 인턴으로 입사하여 2023.*.*. E지사에 배치되었고, 2023.*.**.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I부에서 근무하면서 E지사 전체의 비용처리나 사내 복지 등을 비롯한 서무·회계 업무를 담당하였다. D는 2018.**.**. 원고에 입사하여 2022.*.*. E지사 F부로 발령되어 대리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C가 인턴으로 근무할 당시 C의 멘토였고,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평가를 담당하였다. 참가인과 D는 같은 F부 소속으로 부동산 가격공시 업무에 관하여 지휘 관계에 있고, 부동산 가격 공시업무에서 표준주택 지역이 비슷하여 출장 때 함께 식사하기도 하였다.

E지사는 정규직이 9명 정도 근무하고 있는데, I부, F부가 근무하는 사무실은 10여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식사를 함께 하고 분기별 동아리 활동이나 체육활동 등은 지사 단위로 진행되었다.

2) 원고의 조사 및 징계 과정

가) C, D는 2023.4.경 원고에게 갑질 및 성희롱 피해 상담을 요청하였고, 원고는 C의 의사에 따라 참가인에게 자숙 및 접근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당시 C, D가 외부에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아 숙고한 뒤 대응방안을 정하겠다고 하였고, 2023.5.2. 최종적으로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피해에 대해 원고 본사에 대한 보고를 희망하자, 원고는 참가인을 2023.5.3. 자로 R지사로 발령하는 방식으로 분리조치를 하고, 인권경영세칙이 정한 바에 따라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조사위원회는 노무법인 G에게 성희롱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였다.

나) 위 노무법인은 2023.5.18.부터 5.22.까지 C, D로부터 조사신청서 등을 접수를 하고, 2023.*.**.부터 2023.*.**.까지 참가인, C, D, H(2021.*.*.부터 2024.*.**.까지 E지사 I부에서 근무하였고 C의 사수 역할을 하였다), J(2022.*.**.부터 E지사 I부에서 2022.**.**.까지 근무하였다), K(2023.*.*.부터 현재까지 E지사 I부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L(2022.*.*.부터 E지사에서 2022.**.**.까지 체험형 청년인턴으로 근무하였다), 사회복무요원인 M(2021.*.**.부터 2023.*.**.까지 근무하였다) 등을 상대로 대면·자료·유선 조사 등을 하였다.

원고 조사위원회는 위 일부 조사 내용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고 2023.6.15.∼16. 각 조사신청서를 제출받고, 2023.6.26.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2023.7.3.부터 7.25.까지 위 노무법인으로 하여금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도 조사하게 하였다. 위 노무법인은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항에 대해 조사한 후, 일부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아래 각 표 기재 사실을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였다(이를 통칭하여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라 하고, 필요한 경우 ‘① 징계사유’와 같이 특정한다).

(1) C에 대한 성희롱 <생략>

(2) C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생략>

(3) D에 대한 성희롱 <생략>

(4) D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생략>

다) 원고는 2023.7.4. 서면 심의 방식으로 성희롱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병합하여 심의하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같은 달 28. 위원 6명(외부위원 4명 포함)이 참석한 가운데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다. 2023.7.28. 심의위원회에는 참가인 및 대리인도 참석하여 소명하고 의견을 진술하였다. 위 심의위원회는 조사보고서상 인정된 경우와 인정되지 않은 경우 모두에 대해 각각 의결을 하였는데,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 모두에 대하여는 징계사유로 인정하였다(의결 결과는 갑 11호증의 3과 같고, 심의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인정한 각 비위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라) 원고 감사실은 위 의결 결과에 따라 2023.8. 초경 참가인에 대한 ‘면직’을 요구하였는데, 제시된 징계의결요구서상 징계사유 기재 부분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마) 원고는 2023.8.21. 참가인의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참가인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거나 징계의결요구서에 기재된 사유는 성희롱 또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직접 참석하여 징계사유에 대해 소명하였다.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이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였다고 하였으나, 인사위원들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거나 사실은 있으나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을 행할 의도는 아니었다고 답변하는 것으로 보아 조사 과정에서 문답 절차, 심의과정에서의 질의 등을 통해 대부분의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판단되고, 성희롱 횟수가 많고,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의 비위가 경합되어 징계양정상 가중 대상이며, 부장의 지위에서 부하직원을 관리감독하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어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데, 오히려 비위행위를 자초한 면도 있음. C에 대한 “너 자고 만남 추구?”라고 말한 부분은 제3자의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성희롱의 의도가 없이 자만추(자연스런 만남 추구)의 바뀐 뜻을 알려주기 위한 말이라고 변명하는 등 성인지감수성이 낮은 편임.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은 엄하게 처벌되어야 하며, 종합직 4급인 참가인은 대부분의 사실을 부인하므로 반성의 여지가 없어 보임, 향후 유사사례의 재발방지와 공직 기강의 확립을 위하여 엄하게 책임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해임을 의결하였다.

참가인은 상벌규정 제25조에 따른 재심을 청구하였고, 그에 따라 인사위원회가 2023.9.11. 개최되었다. 참가인은 위 인사위원회에서와 같은 내용의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인사위원회는 해임 의결 후 그 의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실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고, 2023.9.12. 재심 결과를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 17 내지 51, 56, 57, 71, 72호증, 을가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각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징계사유의 확정(성희롱 비위사실 관련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1)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성희롱에 관한 징계사유를 징계의결요구서 기재 사유 중 일부와 같다고 보고 이를 전제로 판단하였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참가인에 대한 성희롱 비위 징계사유는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의 C에 대한 성희롱 중 ①, ②, ⑤ 및 ⑥, ⑩, ⑫, D에 대한 성희롱 중 ②, ③, ④, ⑤만 해당하고, 그 외 징계사유는 초심과 재심 과정에서 원고가 주장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참가인이 징계 과정에서 징계사유를 특정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거부하고 징계절차를 진행한 탓에 참가인은 징계의결요구서에 기재된 사유에 대하여만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재심 판정에서 판단한 성희롱 관련 징계사유 외의 사유는 그 일시와 장소가 특정되지 않아 참가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 따라서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의 성희롱 징계사유 중 재심판정에서 판단된 사유 외에는 허용되지 않는 징계사유의 추가이므로 그 부분을 징계사유에 포함할 수 없다.’

2) 판단

가)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징계사유로 되어 있느냐 여부는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하여 징계위원회 등에서 그것을 징계사유로 삼았는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9.4.9. 선고 2008두22211 판결, 대법원 2020.6.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나) 갑 제2호증(을가 제1호증의 1도 같다)에 의하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 중 각 성희롱 부분을 아래와 같이 전제하고 판단하였는데(C에 대하여 5가지, D에 대하여 4가지), 이는 원고 감사실의 징계의결요구서에 기재된 사유 중 일부만을 징계사유로 본 것이다(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징계사유는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와 같이 보고 판단하였다). <아래 생략>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채택한 증거, 갑 제73, 7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 모두가 원고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 인사위원회 등에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로 삼았음이 인정되므로(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판단된 사유 외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를 징계사유라고 주장하더라도 징계사유를 추가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1) C와 D의 신고 내용, 원고의 본격적 조사 시작 전 C, 참가인, H 사이의 대화 내용(2023.4.27.), 원고 조사위원회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한 C, D, H, 참가인, L, M 등에 대한 각 조사 내용, 2023.7.28. 열린 제2차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의 회의에서 참가인과 위원 간의 질문과 답변 등 소명 과정, 답변 내용 등을 종합하면,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 모두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원고 감사실의 징계요구의결서는 징계사유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고,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재심판정이 판단한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더욱이 이 사건 재심 판정은 C 관련 성희롱 중 다섯 번째 사유를 “‘자살하고 싶다’라고 말한 2차 가해”라고 확정하고, 그에 대해서만 판단하였으나, 징계의결요구서의 해당 부분은 “‘자살하고 싶다’고 말하거나 C가 거절했음에도 사과를 받아달라고 연락하는 등 2차 피해를 가한 사실”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즉 재심판정은 징계의결요구서에 기재된 2차 피해 부분에 대하여도 일부 판단을 누락하였다), 조사보고서상 각 징계사유라 할 것이다(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C에 대한 성희롱 징계사유 중 ⑥, ⑨를 합하여 ‘식목활동 후 직접 집에 데려다 줄까요?라고 물어 봄’으로 변경 주장하고, ④ 징계사유 및 D에 대한 성희롱 징계사유 중 ⑥ 징계사유도 각 일부 변경하여 주장하였으나, 아래에서 보는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변경 전후의 징계사유의 본질적인 부분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고, 징계 과정에서 참가인의 방어권에 지장을 초래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참가인은 2023.4.27. C, H와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면담을 한 바 있는데, 그 면담에서 참가인은 ‘C, D, L 관련된 내용을 알고 있는지’, ‘터치한 부분이 있는지’, ‘C가 S에 살고 있다 해서 데려다 준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지’, ‘지속적으로 전화를 하고 역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 적 있는지’, ‘터치를 하고 여자 친구 사귀고 싶다. 연애하고 싶다. 숙소 얘기를 한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면서[C관련 ‘민경 대리 같은 경우에는 일단 터치 이런 거는 모두가 해당되는 것 같아요’, ‘사실은 그냥 다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거 같은데 그냥 뭐 터치라든지 이런 부분이 습관이라고 해야 되나 자연적으로 나오는 그런 부분’이라 말하였고, H의 ‘터치는 이제 의도했든 안 했든 인정하네요’라는 질문에 ‘네’라고 답변하였다], 단지 고의성이 없었다거나 호의에 의한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3) C는 2023.5.8., D는 2023.5.10. 각 조사위원회에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그 각 사실확인서상 피해내용은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와 거의 같고(인정되지 않은 부분도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오히려 그 일시, 장소까지 추가로 특정되어 있다(예컨대 C가 작성한 사실확인서의 경우 ‘참가인이 사무실에서 대화시 가끔 팔꿈치, 손목 등 터치함’이라고 기재된 부분 옆에 수기로 ‘23.3.28. 식목활동 단체사진 촬영시, 식목활동 일정 중 수시’, 성희롱 관련 ②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23.3.8. 12시 N’, ①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23.3.29. 9:30’, ⑤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23.1.9. O’, ⑦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23.3.28. 15시 이후 추정’, ⑩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23.2.6. 18시 P’ 등과 같이 추가로 기재되어 있다. 이는 별지 2 기재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에서 징계사유로 의결한 행위에 대한 것과 같다).

C, D는 2023.5.18. 및 5.22. 고충상담원 Q에게 각 조사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도 2023.5.22. 조사신청서를 제출하였다. 그에 따라 진행된 사실확인 조사에 대해 참가인은 2023.5.25. 사실확인서(갑 제22호증)를 제출하였는데, C에 대한 성희롱 관련 징계사유 중 ① 내지 ③, ⑤ 내지 ⑦, ⑩, ⑫, ⑬, D에 대한 성희롱 관련 징계사유 중 ②에 관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고, 그에 대해 참가인은 “있다”, “없다”, “모르겠다”로 답변을 하였다. 또한, 원고 조사위원회의 의뢰에 의하여 G 노무법인 소속 공인노무사는 2023.6.13. 참가인에 대해 문답 방식의 조사를 하였는데(갑 제27호증), 참가인은 D에 대한 성희롱 관련 징계사유 중 ① 내지 ③ 및 ④ 내지 ⑦, 직장 내 괴롭힘 행위 관련 징계사유 중 ①, C에 대한 성희롱 관련 징계사유 중 ① 내지 ④, ⑤ 내지 ⑩ 및 ⑪ 내지 ⑭, 직장 내 괴롭힘 행위 관련 징계사유 중 ①, ②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였다. 위 각 질문에는 각 일시와 장소 등이 특정되어 있다[C의 경우를 살펴보면, 성희롱 관련 ⑤ 징계사유는 2023.1.9. 점심, ② 징계사유는 2023.3.8. 점심, ④ 징계사유는 2023.3.28. 울진, ⑩ 징계사유는 2023.2.6., ⑪ 징계사유는 2023.4.25., ⑬ 징계사유는 2023.5.2.로 특정하고 있다]. D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징계사유 ②에 대하여는 2023.7.24. 문답 방식에 의한 조사가 이루어졌다(갑 제33호증).

(4) 2023.7.28. 열린 2차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에는 참가인 및 대리인인 변호사가 출석하였는데, 대리인은 ‘사실확인서에서는 있다, 없다, 모르겠다 등으로 개별 사항을 다 답변하도록 하여서, 참가인이 전부 제출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래서 개별 사안으로 혹시 물어봐 주면 그렇게 답변을 드려도 될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는데(갑 제71호증 3쪽), 위 사실확인서는 참가인이 2023.5.25.에 각 징계사유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서면으로 답변한 것을 말한다(갑 제22호증).

(5) 원고 감사실의 징계의결요구서 중 C에 대한 성희롱 부분의 머리말에서 ‘신체 접촉, 사적 질문, 성적 언행, 2차 피해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성희롱을 수차례 한 사실’이라고 적시하면서, 구체적인 행위 부분에서 재심 판정이 확정한 징계사유 ①, ②를 기재한 다음 ‘ … 행위 등 수차례 신체 접촉을 하였으며’라고 기재하였고, D에 대한 성희롱 부분의 머리말에도 ‘신체 접촉, 사적 질문, 성적 언행과 같은 형태의 성희롱을 수차례 한 사실’이라고 적시하면서 구체적인 행위 부분에서도 ‘… 행위 등 수차례 신체접촉을 하였으며’라고 기재하고 있다.

(6)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열린 2023.8.21. 자 인사위원회에 변호사 대리인과 함께 참석하였다.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의 방어권 침해 주장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조사 과정에서의 문답절차, 심의과정에서의 질의 등을 통해 대부분 인지하였다고 판단하였다.

(7) 근로자에게 해고사유를 서면을 통해 통지하도록 하는 이유는 해고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 징계해고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된 해고사유가 축약되거나 다소 불분명하더라도 징계절차의 소명 과정이나 해고의 정당성을 다투는 국면을 통해 구체화하여 확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이므로 해고사유의 서면 통지 과정에서까지 그와 같은 수준의 특정을 요구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2.1.14. 선고 2021두50642 판결 등 참조). 성비위행위의 경우에는 징계대상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각 행위의 일시, 장소, 상대방, 행위 유형 및 구체적 상황이 다른 행위들과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야 하지만, 각 징계혐의사실이 서로 구별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고, 징계대상자가 징계사유의 구체적인 내용과 피해자를 알 수 있다면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위 대법원 2021두50642 판결, 대법원 2022.7.14. 선고 2022두33323 판결 취지 참조). 이 같은 법리 및 앞서 본 사실과 사정에 의하면, 참가인은 이 사건 징계사유 모두에 대해 조사받았고,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을 하였으므로, 자신에 대한 징계사유가 징계요구의결서에 기재된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조사보고서상 징계사유(이 사건 징계사유) 각각의 행위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해 소명도 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에 대한 성희롱 비위사실은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성희롱 부분 전체이다.

 

라. 각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가) 직장 내 성희롱에서의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이다.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 내용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9.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한편 성희롱에서 2차 피해란 피해자가 성희롱에 관한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8.4.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나)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4.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다) 직장 내 괴롭힘이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21.11.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2) 각 징계사유 인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채택한 증거, 갑 제58 내지 6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각 징계사유에 관한 C, D의 각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사람들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아래와 같은 다른 직장 동료들의 진술 및 증거들이 있는바, 이를 종합할 때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가) C, D는 2023.4.19.경 갑질·성희롱 내부 민원사항 상담시부터, 원고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의 조사에서의 각 사실확인서 제출, 대면조사, 이메일 조사, 각 진술서 등에서 각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하여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갑제17, 18, 24, 25, 29, 30호증).

나)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각 발언 내지 언동은 아래의 증거들로 인정할 수 있다. <아래 생략>

다) E지사 사무실에서 C와 D 옆 또는 앞에 앉아 근무하는 H는, 조사위원회와의 대면조사에서 ‘참가인이 C 바로 뒤에 서서 의자가 있으면 딱 붙어서 말한다. 굳이 그렇게 가까이 갈 필요가 없다. 수시로 팔이나 어깨 같은 곳에 터치하는 것은 수 회 보았다. 나무 심기 갔던 적이 있는데, 단체사진을 찍을 때 자리 잡으면서 C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이동시키는 것을 봤다. C에게 계속 S 집이 정확히 어디냐, 부모님 식당이 어디냐, 부모님 식당에서 회식하자고 해서, C가 싫다고 강력하게 거절하는 것을 수십 번 들었다. 몇날 며칠 동안 얘기했다. 참가인이 C에게 ‘자만추’를 언급한 것도 확실히 들었다’, ‘2022. 12월 이전, 10월이나 11월 그 때 갑자기 밤중에 D가 연락하여, 참가인이 숙소를 같이 쓰면 좋은 거 잡을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 성희롱으로 느꼈고, 계속 자기에게 어디 있냐고 물어봤다고 얘기하였다’, ‘D에게 출장지의 숙소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 것도 D로 전화로 들어서 절대 알려주지 말라고 하였다’라는 등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H의 진술은 내용 자체는 물론, 참가인 및 피해자들과 각 H의 관계·지위 등에 비추어 신빙성이 매우 높다.

라) (1) C에 대한 성희롱 관련 ⑤, ⑩의 각 질문이나 발언, D에 대한 성희롱 관련 ④ 내지 ⑧의 각 질문이나 발언은 동기나 의도와 관계없이 참가인과 C, D의 각 지위, 관계, 발언 내용 및 발언 장소와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자체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2) (가) 그 외 각 성희롱 관련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언동에 대해 C는 ‘입사 초기부터 참가인의 비슷한 행동에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연애 관련 질문 등에 대해 불편하여 회사 생활 관련 질문을 하였으나, 다시 사적 질문을 하였다’, ‘계속적인 사적 영역에 대한 질문에 불편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처음에는 호의겠거니 했는데, 너무 반복하여 빈번해서 이상했다’, ‘입사 초기부터 꾸준히 있었던 것이라 많이 부담스럽고 불쾌했다’, 특히 ⑪ 내지 ⑭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고 가해자가 된 것 같은 압박이 생겼고, 정신적 충격으로 성희롱 정신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어 한 시간 정도 상담한 적이 있다’, ‘언제 찾아와서 보복을 한다거나 사과를 요청할 수 있는 불안감을 가졌다’고 진술하고 있다.

D도 ‘신체 접촉에 대해 소름 돋았다’고 하거나, C에 대한 ⑩ 징계사유 관련 발언(D에 대한 ⑧ 징계사유이다)에 대해 ‘솔직히 누가 회사에서 이런 말 하겠냐고 반문했다’, D에 대한 성희롱 관련 ⑤, ⑦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생각할수록 기분 나쁘고 그 이후로 그런 부분이 불안하고 두려웠다’고 진술하였고(H는 D로부터 ⑦ 징계사유 관련 발언을 전해 듣고 D에게 절대로 알려주지 말라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D에 대한 성희롱 관련 ④ 징계사유와 관련하여서는 ‘마치 상간녀가 된 기분이었다’라고 진술하였다.

실제 C는 H와의 메신저 대화를 통해 ‘너무 소름 돋았다’고 표현하기도 하였고(갑 제40호증), H는 ‘C에 대한 ⑩ 징계사유, D에 대한 ⑧ 징계사유 발언에 대해 여직원들 표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하였다.

(나) C, D의 위 각 진술 내용, 신체 접촉 양태, 발언 내용, 상황, 참가인의 C, D에 대한 성희롱 비위가 시작된 시점과 각 언행의 시기 등을 종합하면, 위 각 징계사유 기재 언행은 성적 함의를 가진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발언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해당 발언을 들은 피해자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한 사실도 인정되므로, 직장 내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⑪ 내지 ⑭ 징계사유의 각 행위는 C가 참가인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당하였다는 사실이 E지사 등에 알려지고 난 뒤 단기간에 걸쳐(2023.4.25., 4.27., 5.2. 등이다) 이루어진 것이고, 그에 대해 C는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거나 ‘보복한다거나 사과를 요청할 수도 있어 불안감을 가졌다’고 진술하였는바, C로서는 성희롱에 관한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정신적 피해 등을 입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 (1) C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① 징계사유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어 그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 참가인이 위 ①과 같이 발언한 2023.1.경은 C가 채용형 인턴으로 입사한지 불과 1∼2주 정도 지난 무렵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될지 불확실한 상황이었던 점, 참가인은 E지사 F부장이었고, C에 대한 멘토였던 점, H도 ‘참가인이 그와 같이 말을 하였는데,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보았던 점, C는 당시 주변 사람들로부터 채용형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이 90%여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상태여서 정규직 채용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던 점 등이 인정된다. 이러한 C와 참가인의 각 지위와 관계, 당시 C의 상황, 참가인의 권한 등을 고려하면, 위 발언은 참가인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가 우위에 있음을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C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 할 것이다. C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②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과도할 정도로 많은 횟수로 C의 부모님 식당에 관하여 질문하고, C가 분명하게 거부의 의사를 수회 밝혔음에도 계속 동일한 발언을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직장에서의 지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C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 할 것이다.

(2) D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①, ② 징계사유는 업무 시간 외에 있었던 요청행위이고, D의 일정까지 미리 파악하여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을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참가인 본인이 해야 할 심사 업무를 D에게 요청하였고, D의 지위에서는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수회 같은 요구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참가인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가 우위에 있음을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D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 할 것이다.

 

마. 징계양정

1) 관련 법리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12.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대법원 2023.3.30. 선고 2021다226886 판결 등 참조).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4.6.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등).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 어떠한 성희롱 행위가 고용환경을 악화시킬 정도로 매우 심하거나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사업주가 사용자책임으로 피해 근로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성희롱 행위자가 징계해고 되지 않고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으므로,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아 내린 징계해고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쉽게 징계권을 남용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갑 제52, 66 내지 70, 74, 8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정(징계를 받은 적이 없고, 모범직원으로 표창을 받은 바 있으며, 상당 기간 성실하게 원고에서 근무한 사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징계처분이라 할 수 없다.

가) 원고의 상벌규정은 징계대상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공적, 개전의 정 및 과거 징계사실의 유무, 징계대상자의 고의, 중과실, 경과실의 여부 등을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고(제18조), 징계양정 일반기준 [별표 2]는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관하여 비위의 정도가 극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정직’, 비위의 도가 심하고 중과오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정직∼경감봉’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징계양정 세부기준을 정한 상벌규정 [별표 3]은 ‘품위 손상’ 중 ‘성희롱’에 대해 파면·해임 이상을, ‘기타’ 중 ‘부하직원을 상대로 우월한 지위·권한을 남용한 부당행위’는 ‘파면·해임∼견책‘까지 징계할 수 있도록 각 정하고 있고, 성비위 징계기준을 정한 [별표 10]은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제2호에 따른 성희롱’에 관하여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해임’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더욱이 상벌규정 제18조제2항은 둘 이상의 비위행위가 경합하는 경우 징계 양정을 가중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원고가 제정·시행하는 각 관련 규정에 의할 때 이 사건 징계사유는 적어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파면∼해임’의 징계를 할 수 있고,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은 별개의 비위행위이므로 가중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 기준에 부합하고, 한편 위 각 징계양정기준이 위법하다거나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은 인정되지 않는다.

나) 원고 임직원 행동강령 제34, 35조는 ‘임직원의 성희롱 및 성폭력 행위’,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한편 원고는 임직원을 상대로 상하반기로 나누어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였다. 참가인은 2011.6.1.부터 매년 2회 정도 관련 교육을 받았다. 원고의 노동조합도 홈페이지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해 엄격하게 금지됨을 공지하고 있다. 원고와 같은 공공기관에 대하여는 2021년경부터 공공부분 직장 갑질 방지를 위한 매뉴얼 등이 만들어져 시행되고 있다.

다) 이 사건에서 인정되는 성희롱 횟수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횟수가 적지 않고, 상당 기간 지속되었다. 또한 피해자인 C, D는 참가인과 업무적으로 상하관계에 있으며, 나아가 C의 성희롱 피해는 인턴으로 근무할 당시에 가해진 것도 있어 근로관계 등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던 C가 가해행위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의 불법성 내지 위법성은 상당히 크다.

라) 이 사건 각 비위행위의 피해자 외에 윤지영 등 다른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마) 참가인이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전제에서 반성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은 이 사건에서도 재심판정이 인정하지 아니한 징계사유를 다투고 있으며(2025.1.15. 자 준비서면. 다만 2025.5.30. 자 준비서면에서는 다른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하나, 성희롱으로서의 신체 접촉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여전히 무의식적이고 반사적인 신체 반응으로서 신체 접촉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는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위 주장 자체에 어떤 법률적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없으나, 피해자들의 진술뿐만 아니라 피해자들과 같은 사무실에 근무한 다른 직원의 명확한 진술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양정에 불리한 사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바) 피해자 중 D는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진단받고, 2023.12.29.부터 2024.11.3.까지 휴직하였는데, 복직 후에도 두렵고 고통받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

사) 원고는 법률에 의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원고와 그 직원들 사이에서는 일반적인 근로계약에 의해 근로관계가 정해지기는 하나, A법은 원고의 임직원 임면에 대하여 정관이 정한 바에 따라 원장이 임면한다고 특별히 규정하고 있고(A법 제9조), 원고의 임직원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3조에 따라 형법상 뇌물죄 등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등(제20조), 공무원에 가까운 지위에 있다. 따라서 원고 임직원들의 품위유지의무는 일반 기업의 근로자들에 비해 고양(高陽)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편 근로의 제공과 임금의 교환이라는 기본적이고 보편적 경제생활 하에서 직장은 기본권인 직업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실현되는 공간이다. 직장에서의 근로 제공은 직업의 자유 행사이고, 이를 통해 인격이 발현되고, 개성 또한 신장되며, 다른 한편으로 근로의 자유라는 기본권도 함께 행사되어 현실화된다. 직장 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에 관련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법률관계는 근로기준법 등 사법적 영역에 적용되는 개별 법률에 의해 1차적이고도 종국적으로 규율되어야 함은 당연하고도 마땅하다. 그렇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관계에서나 근로자에 대한 징계가 소송에서 다투어질 때 법원이 재판청구권을 구현하는 과정 등에서도 헌법적·기본권적 가치는 반영하여야 하므로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은 단순히 근로관계에서 발생하는 비위행위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기본권 보장 내지 보호라는 관점에서 살펴 볼 필요도 있다. 성희롱 등은 양 당사자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징계대상자의 직업의 자유나 근로의 권리가 과도하게 제한되거나 침해되어서는 안 되지만, 직장 내에서의 성희롱이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자의 기본권 실현의 공간에서 역설적으로 피해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므로, 그 비위사실이 객관적으로 분명하게 인정되는 경우에는 엄격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다. 그로써 사용자가 더 적극적으로 근로환경을 건전하게 유지함과 동시에 근로자의 인격권 등을 보장할 수 있게 된다.

 

바. 소결

이 사건 징계사유의 일부만을 인정하면서 그 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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