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2025.9.19. 선고 2024구합73059 판결】
• 서울행정법원 제11부 판결
• 사 건 / 2024구합73059 차별시정 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25.07.25.
• 판결선고 / 2025.09.19.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4.5.24. 원고 및 B와 C조합 사이의 중앙2024차별**, ** 차별시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원고에 대한 조치의무 위반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C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은 상시근로자 80여 명을 사용하여 은행, 마트 운영을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다. 원고는 2013.7.1., B는 2001.*.**. 이 사건 조합에 입사하였고, 아래 성희롱 신고 당시 원고는 이 사건 조합 D지점 계장으로, B는 같은 지점 지점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이 사건 조합은 2023.6.17.부터 같은 달 19일까지 제주도에서 임직원 체육대회(이하 ‘이 사건 행사’라 한다)를 개최하였다. 원고와 B(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는 2023.6.22. 이 사건 조합에 ‘이 사건 조합의 본점 과장보 E가 이 사건 행사 중인 2023.6.17. 23:30경 원고에게 원고와 B에 관한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는 내용의 직장내 성희롱 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라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신고의 신고서에 기재 된 사건의 경위와 E의 성희롱 발언(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은 다음과 같다. <다음 생략>
다. 이 사건 조합은 농협중앙회 대전지역 검사국(이하 ‘이 사건 검사국’이라 한다)에 이 사건 신고 내용을 보고하였고, 이 사건 검사국은 이 사건 조합에 대해 부문감사를 실시한 후 2023.9.14. 객관적인 사실관계, 직장 내 지위 이용 및 업무관련성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직장 내 성희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회신하였다.
라. 원고 등은 2023.7.13.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이 사건 조합의 대표자가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진정(이하 ‘이 사건 진정’이라 한다)하였으나,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2023.8.28.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된 것인지,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이루어지거나 직무권한 등을 남용 또는 빙자한 성적 언동인지 사실관계 확인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피진정인의 위반없음으로 행정종결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조합이 직장 내 성희롱 피해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의무를 위반하고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4.1.29. 직장 내 성희롱 발생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제4항에 따른 사업주의 조치의무가 발생하지 않고,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 신고를 이유로 원고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시정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충남2023차별**).
바.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8.25.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중앙2024차별**, **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 2, 7, 8,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조합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조치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에 대한 보호조치 위반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노동위원회는 독자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 성립 여부를 조사·판단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조합과 관할 노동청의 조사 결과만을 근거로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② E의 성적 언동의 존재와 업무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다. ③ 이 사건 재심판정은 실질적으로 각하결정에 해당하는데, ‘사업주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각하사유가 아니므로 위법하다.
나. 조치의무 위반 시정 사건에서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여부가 심판대상인지 여부
1) 재심판정의 요지
직장 내 성희롱 시정명령 제도에 관한 남녀고용평등법의 개정이유, 문언, 관련 규정에 비추어 보면, 노동위원회는 사업주 또는 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이 확인된 경우를 전제로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이 사건 조합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피해근로자의 요청이 있었는지, 사업주가 적절한 조치를 하였는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조합의 조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
2) 판단
남녀고용평등법, 노동위원회규칙 등 관련규정에 더하여 갑 제8 내지 1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근로자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사업주의 조치의무 위반에 관하여 같은 법 제26조제1항제2호에 따라 시정 신청을 한 경우, 노동위원회의 심판대상에는 사업주의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 사업주가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여부에 대한 조사를 소홀히 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확인하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재심판정이 사업주의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 한하여 조치의무 위반 여부를 심판할 수 있다고 본 것은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 시정명령 제도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가) 남녀고용평등법은 2017.11.28. 법률 제15109호로 개정되면서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사업주의 조치 의무를 강화하였다. 이에 따라 사업주에게 직장 내 성희롱 신고 시 조사의무(제14조제2항), 조사 기간 동안 피해근로자 보호조치의무(제3항), 조사 결과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우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의무(제4항)와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 조치의무(제5항),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 누설 금지의무(제7항) 등이 도입되었고, 사업주가 조사의무를 위반한 경우, 피해자 보호조치 또는 가해자 징계 등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경우,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였다(제39조제2항제1호의4 내지 제1호의 7).
나) 남녀고용평등법은 2021.5.18. 법률 제18178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주의 조사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되었음에도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인정됨에도 사업주가 피해자 보호조치를 해태하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함으로써 사업주로 하여금 보호조치를 하도록 유도하는 기존의 소극적·간접적 방식에서 더 나아가, 노동위원회가 조치의무 위반 여부를 확인한 후 직접 사업주에게 보호조치 또는 배상을 하도록 시정명령을 함으로써 성희롱 피해근로자를 신속하고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한 시정명령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노동위원회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사업주의 조치의무 위반 여부를 심판함에 있어,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에 대한 조사의무를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여부를 잘못 인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까지 심리·판단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남녀고용평등법이 2021.5.18. 법률 제18178호 개정됨에 따라 신설된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시정명령 제도에 따르면, 노동위원회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여부를 자체적으로 조사·확인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권한 및 조직을 갖추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27조에 의하면, 노동위원회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4항에 따른 사업주의 조치의무 위반 여부를 심판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와 당사자에 대한 심문을 하여야 하고(제1항), 증인을 출석하게 하여 필요한 사항을 질문할 수 있으며(제2항), 시정사무에 관한 전문적인 조사·연구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전문위원을 둘 수 있다(제5항).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시정신청과 관련한 조사방법 및 절차에는 노동위원회 규칙 제6장이 준용되는데(고용상 성차별 등 시정절차 등에 관한 고시), 노동위원회규칙 제105조 및 제46조에 의하면, 노동위원회는 증거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당사자에게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제1항), 당사자의 주장이 일치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당사자와 증인 또는 참고인을 출석시켜 조사할 수 있으며(제2항), 위원이나 조사관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하여 사업장 등을 방문하여 업무현황, 서류 그 밖에 물건을 조사할 수 있다(제3항).
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남녀고용평등법 제26조제1항제2호 및 제14조제4항의 해석상 사업주의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으로 확인되거나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성희롱으로 인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사업주에게 조치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노동위원회는 ‘사업주 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조사 결과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되었는지 여부’만을 조사하여 사업주의 조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업주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2항에 의한 조사의무를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여부를 잘못 인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제14조제4항의 조치의무를 위반하게 된 경우를 제26조제1항제2호에 따른 시정명령의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법문언의 범위를 벗어나는 해석이라 볼 수 없다. 나아가 만약 이와 달리 사업주의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만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이 가능하다고 본다면, 오히려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에 소극적으로 임하게 될 우려가 있고, 사업주가 조사를 소홀히 하여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 피해자 보호조치의무 위반에 대한 시정명령을 할 수 없게 됨으로써 시정명령 제도의 적용 범위가 크게 축소되어 원래의 도입 취지와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다.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여부
1) 관련 규정 및 법리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예시하면서 성적인 언동 중 언어적 행위의 하나로 “성적인 사실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를 들고 있다.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이다.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 내용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9.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2) E가 이 사건 발언을 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신고의 신고서에 기재된 사실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들, 갑 제5, 12, 14, 18 내지 21호증, 을 제4, 5, 6, 9, 10,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E가 2023.6.17. 23:30경부터 2023.6.18. 03:00경 사이에 원고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가 작성한 2023.6.22.자 신고서, 2023.7.13.자 진정서, 이 사건 조합에서 작성한 2023.6.22.자 원고 진술내용,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이 작성한 2023.8.2.자 원고 진술내용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발언의 경위와 내용에 관하여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나) E는 2023.6.29. 이 사건 조합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사건 당일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발언하였다고 하였다. E가 인정한 아래 발언 내용은, 원고가 신고한 이 사건 발언 내용과 표현상 차이만 있을 뿐 주된 내용과 맥락이 일치한다. <다음 생략>
다) E는 2023.7.11. 이 사건 검사국의 조사에서도 ① 상사와 부하직원이 출장가서 같이 쇼핑을 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 ‘출장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고, 이어 ② ‘언니가 무엇이 부족해서 유부남 만나냐’, ③ ‘소문이 나서 이사님 아시면 어떻게 하냐. 계속 아무 말 안 하니, 이사님께 말하겠다’고 말하였다고 자필로 작성하였다.
라) 이 사건 발언은 원고와 B 사이의 불륜 관계, 원고의 병력과 신체적 문제 등에 관한 것이어서 원고 입장에서는 수치스럽고 모욕적일 수 있는 내용이다. 원고가 이 사건 신고 및 이 사건 진정을 함으로써 자신의 내밀한 사정을 드러내는 것이 원고에게 어떠한 이득이 된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향후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원고가 모욕적인 상황을 감내하고서라도 허위로 E를 음해할 동기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마) 원고는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이고, B는 이 사건 발언을 전해 듣고 격앙되어 E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였다. 이러한 원고와 B의 반응 역시 E가 이 사건 발언을 한 사실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
3)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E가 원고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한 것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가) E는 이 사건 발언을 통해 원고가 B와 출장을 가서 성관계를 하였는지를 물었고, 원고와 B 사이의 불륜 관계를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원고 아버지에게 연락하겠다고 하였으며, 다른 직원들도 대부분 원고와 B의 관계를 알고 있다고 하였다. 아울러 원고가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몸이어서 B가 쉽게 생각하는 것이며, 행사에 와서 단독으로 방을 사용하면 B가 찾아올 수 있으니 같은 방을 쓰겠다고 하였다. 이는 성적인 사실 관계를 묻는 행위 또는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언동에 해당한다.
나) E는 이 사건 발언은 원고의 고민을 듣고 상담하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들로서 맥락상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원고와 E는 과거 F지점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있을 뿐 그 후 10년 이상 소원하게 지내왔고, 평소 내밀한 사적 대화를 나누던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 이 사건 발언 당시에도 원고가 먼저 E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 아니라, E가 먼저 원고와 B 사이의 불륜에 관한 소문을 언급하면서 성적인 사실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
다) E는 이 사건 조합이 제주도에서 2박 3일간 진행한 이 사건 행사에 참석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 이 사건 행사는 공식 출장으로 처리되었고, 이 사건 발언이 이루어진 숙소 역시 이 사건 조합에서 마련하였으며, 이 사건 발언의 내용이 업무상 출장 중의 성관계 추궁, 직장 내 불륜 관계 등인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발언은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이루어진 성적 언동으로서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
라. 소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E의 이 사건 발언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가 이 사건 조합에 보호조치를 요청하였는지 여부, 이 사건 조합이 원고에 대하여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였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시정명령 여부를 판정하였어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원고의 다른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에 대한 조치의무 위반에 관한 부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