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 2022.3.11.자 2020가단262704 판결】
•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 사 건 / 2020가단262704 손해배상(기)
• 원 고 / A
• 피 고 / 1. B 주식회사 ~ 4. E
• 변론종결 / 2021.11.26.
• 판결선고 / 2022.03.11.
<주 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5,990만 원, 피고 C, 피고 D, 피고 E(이하 ‘피고 C 등’이라 한다)은 피고 회사와 공동하여 위 돈 중 5,000만 원과 각 위 각 돈에 대한 2020.7.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1.1.17.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8.4.1.부터 ‘법인금융본부’ 또는 ‘AI영업본부’ 내 대체상품1팀에 소속되어 근무하다가 2020.7.6. 퇴직하였다. 원고가 대체상품1팀에서 근무하던 기간 피고 C는 팀장, 피고 D는 차장, 피고 E은 2019.5. 초경부터 대리(영업직 3급)로 각 근무하면서 대체상품 관련 영업업무를 주로 담당하였고, 원고는 업무주임(관리직 5급)으로서 피고 C 등에 대한 지원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 회사의 2018년도 인사평정 결과 C등급으로 평가되어 2019.4.부터 월 급여가 276만 원에서 210만 원 수준으로 삭감되었고, 2019년도 인사평정에서도 C 등급으로 평가되어 2020.4.부터 월 급여 2,268,340원이 지급되었다.
다. 원고는 2020.4.2.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하 ‘남부지청’이라고만 한다)에 ‘부당평가로 인한 연봉삭감, 팀장 기타 팀원들로부터의 업무배제·따돌림(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며 그 시정을 구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남부지청은 피고 회사로부터 ‘내부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제출되었음을 이유로 2020.5.22. 원고에게 진정사건 종결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를 하였다.
라. 원고는 2020.5.13. 산부인과에서 임신사실을 확인받았으나, 계류유산으로 2020.5.30. 자궁내막 소파술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10, 11, 12호증, 을 제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가. 피고 회사가 2018년 원고에 대하여 C등급으로 평가한 것은 대체상품1팀의 영업실적이 부진한 책임을 부당하게 원고에게 전가한 것이고, 2019년의 C등급 평가는 대체상품1팀이 원고를 단체로 괴롭히던 중 팀장인 피고 C와의 개별 면담도 거치지 않고 이루어진 것이어서, 피고 회사가 위 각 C등급 평가에 기하여 원고의 임금을 삭감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43조 등에 반하는 불법행위이다. 더욱이 원고는 2019.4.21. 삭감된 임금이 지급된 후에야 계속 근무하기로 결심하고 비로소 연봉계약체결에 동의하였고, 2020.4.의 연봉 삭감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퇴사하였다. 그러므로 삭감된 임금 상당액은 체불된 임금에 해당하는바,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9,900,000원[= 삭감된 월 임금 66만 원 × 15개월(2019.4.부터 2020.6.까지)]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C 등은 대체상품1팀 업무를 원고와 공유하지 아니하고 기존에 원고가 포함되어 있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대신 피고 C 등만의 단체대화방을 따로 만들어 자기들끼리만 업무를 공유하였으며, 2019.6. 중순부터는 원고에게 업무 관련 메일이나 자료도 보내지 아니하였다. 피고 C는 원고에 대한 인사평정 과정에서 팀장으로서 원고와 면담조차 하지 않았고, 원고가 2020.3. 휴가를 다녀온 사이에 원고에게 사전에 알리지 아니한 채 원고의 자리를 혼자 떨어져 앉도록 옮기기도 하였다. 원고가 남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후 피고 C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은 더 심해졌고, 원고는 이 사건 통지를 받고 바로 그 자리에서 실신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끝에 유산을 하기에 이르렀다. 피고 C 등이 위와 같이 원고를 따돌리고 괴롭힌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반하는 불법행위인바, 원고는 특별한 병력이나 유산 경험이 없었으므로, 피고 C 등의 불법행위로 인한 스트레스가 유산의 원인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 C 등은 공동하여 직장 내 따돌림, 이로 인한 유산으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5,000만 원 상당의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회사는 피고 C 등의 사용자로서 평소 직장 내에서 위와 같은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여야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아니하였고, 남부지청 진정사건에 관하여 피고 C 등에 대한 조사를 부실하게 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피고 C 등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 위자료를 지급하여야 한다.
3. 급여의 부당 삭감 여부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96조는 ‘직원의 월 급여는 직원의 업적과 성과를 평가하여 차등하여 지급하며, 세부적인 사항은 대표이사가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제109조는 ‘연봉은 직원의 직전 성과평가에 따라 지급금액이 차등되며, 연봉결정을 위한 평가방법은 대표이사가 별도로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피고 회사는 매년 본부, 팀, 개인별로 업무성과를 평가하여 A, B+, B0, B-, C의 5등급의 점수를 부여하는데, 개인에 대하여는 영업직과 관리직의 평가방법이 다르고 영업직에 있어서도 본부장, 팀장, 과장 이상, 대리 이하 별로 평가방법이 다르다. 또한 본부가 받는 등급에 따라 본부 소속 직원에게 부여되는 등급의 배분 비율이 달라져 본부의 등급이 나쁠 경우 그 소속 직원들이 좋은 등급을 받을 확률이 낮아지게 된다. 원고가 속한 대체상품1팀은 2018.4.부터 2018.12.까지 영업 실적이 전무하였고, 그 영향으로 AI영업본부는 2018년 업무성과 평가 결과 B-를 받았다. 이에 따라 AI영업본부 소속 직원들에게 아래와 같은 비율로 평가등급이 배분되었다. <아래 생략>
3) 원고가 소속된 본사 영업 관리직 4·5급 직원은 소속 부서의 목표에 부합하는 개개인의 목표를 부서장 확인 하에 설정한 후 그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평가를 받는 MBO(Management By Objective) 80점, 임의평가(부서장이 직원의 기본역량, 자기계발 상황, 근무태도, 조직원과의 융화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하여 평가하는 점수) 20점 합계 100점을 기준으로 성과 평가를 받는데, MBO 80점은 핵심운영 성과지표 50점, 일반운영 성과지표 30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MBO 대상자에 대한 평가는 ① 자기평가, ② 팀장의 1차 평가, ③ 본부장의 2차 평가, ④ 사업부장의 조정, ⑤ 대표이사의 평정의 순서로 진행된다.
4) 원고는 2018년 성과평가에서 본사 영업 관리직 4·5급 직원 중 최저 점수인 70점[= 팀 핵심운영 성과지표 43점(50점 만점) + 팀 일반운영 성과지표 15점(30점 만점) + 임의평가 12점(20점 만점), 이하 ‘2018년 성과 점수’라 한다]을 받았다. 원고는 2018년 성과평과 당시 자기평가 단계에서 팀 핵심운영 성과지표 중 상품채권 및 CP매매 항목(평가지표; 주문내역서, 지표산식; 매매처리건수/매매대기건수) A등급(24건/24건), 잔고증명서 발급 및 발송 항목(평가지표; 잔고증명서 발송리스트, 지표산식; 처리완료건수/처리대기건수) A등급(255건/264건), 거래계약서 관리 항목(평가지표; 계약서 수신처리 여부, 지표산식; 완료건수/처리대기건수) B0등급(103건/115건), 팀 일반운영 성과지표 중 팀 예산관리 및 비용처리 항목(평가지표; 예산 및 비용처리내역, 지표산식; 지출결의내역 처리비율) 등급(12건/12건), 본부 예산관리 및 비용처리 항목(평가지표; 예산 및 비용처리내역, 지표산식; 지출결의내역 처리비율) A등급(9건/9건)으로 스스로 평가하였으나, 1차 평가자(F 팀장)는 상품채권 및 CP매매 항목 B0등급[15점(20점 만점)], 잔고증명서 발급 및 발송 항목 B-등급[13점(20점 만점)], 거래계약서 관리 항목 B0등급[15점(20점 만점)], 팀 예산관리 및 비용처리 항목 B0등급[7.5점(10점 만점)], 본부 예산관리 및 비용처리 항목 B0등급[7.5점(10점 만점)], ‘팀 변경에 따른 성과지표와 직원 업무 간 괴리 발생, 조정 필요. 동기 부여 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직원으로 사료되나 현재 팀 내 업무 기여도는 미미함’이라고 평가하며 임의평가 항목 12점(20점 만 점)을 각 부여하는 한편, 원고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B-등급을 부여하였다. 이어 원고에 대한 본부장의 평가(B-등급)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부장에 의하여 원고에게 C등급이 부여되었다(원고를 포함한 법인금융본부 소속 직원 26명 중 2018년에 사업부장에 의한 평가 단계에서 2차 평가 결과보다 상향된 등급이 부여된 직원은 없었고 2차 평가 등급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1단계 하향되었을 뿐이다). 그 결과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및 급여기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의 2019년 연봉이 C등급에 해당하는 월 210만 원으로 결정되었다.
5) 원고는 2019년 성과평가에서도 본사 관리직 4·5급 직원 중 최저 점수인 69.5점[팀 핵심운영 성과지표 34.5점(50점 만점) + 팀 일반운용 성과지표 21점(30점 만점) + 임의평가 14점(20점 만점), 이하 ‘2019년 성과 점수’라 한다]을 받았다. 원고는 2019년 성과평과 당시 자기평가 단계에서 팀 핵심운영 성과지표 중 대체상품영업업무프로세스 위임 전결규정 수립 항목[평가지표; 위임 전결규정(사규), 지표산식; 부서장 임의평가] B+등급, 거래계약서 관리 항목(평가지표; 계약서 수신 처리 여부, 지표산식; 완료건수/처리대기건수) A등급(10건/10건), 펀드자금 및 수수료 관리 항목(평가지표; 자금 입출내역, 지표산식; 완료건수/처리대기건수) A등급(3건/3건), 팀 일반운영 성과지표 중 팀 예산관리 및 비용처리 항목(평가지표; 예산 및 비용처리내역, 지표산식; 지출결의내역 처리비율) A등급(12건/12건), 본부 예산관리 및 비용처리 항목(평가지표; 예산 및 비용처리내역, 지표산식; 지출결의내역 처리비율) A등급(12건/12건)으로 스스로 평가하였으나, 1차 평가자(피고 C 팀장)는 대체상품영업업무 프로세스 위임 전결규정 수립 항목 B-등급[6.5점(10점 만점)], 거래계약서 관리 항목 B0등급[15점(20점 만점)], 펀드자금 및 수수료 관리 항목 B-등급[13점(20점 만점)], 팀 예산관리 및 비용처리 항목 B0등급[11.25점(15점 만점)], 본부 예산관리 및 비용처리 항목 B-등급[9.75점(15점 만점)] 전체 B-등급, ‘본인이 할당된 업무에 한하여 차질 없는 수준에서 진행’이라고 평가하며 임의평가 항목 14점(20점 만점)을 각 부여하는 한편, 원고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B-등급을 부여하였다. 원고는 위 평가결과에 대하여 피고 회사 인사팀 소속 G 파트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어 원고에 대한 본부장의 평가(B-등급)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업부장에 의하여 원고에게 C등급이 부여되었다(2019년 성과평가의 경우 사업부장에 의한 평가 단계에서 원고를 포함한 AI영업본부 소속 직원 20명 중 팀장 2명, 2급 이상 직원 1명이 1단계 승급하였으나, 그 외에는 2차 평가 등급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1단계 하향되었다). 그 결과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및 급여기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의 2022년 연봉도 C등급에 해당하는 월 2,268,340원으로 결정되었다. 원고는 위 월 급여를 수령하다가 2020.7.6.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5호증, 을 제1 내지 5, 10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원고의 2019, 2020년 연봉은 2018, 2019년 성과 점수에 상응하여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및 급여기준에 따라 책정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2019년, 2020년 연봉이 2018년, 2019년 연봉을 부당하게 삭감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는 2018년 성과평가 당시 F 팀장으로부터 B-등급을 받았음에도 최종적으로 C등급으로 평가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MBO 자체가 근로자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평가하는 것이어서 일련의 평가과정에 단순 수치로만 평가할 수 없는 정성적 영역이 존재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 점(2019년 성과평가의 팀 핵심운영 성과지표 중 대체상품영업 업무 프로세스 위임 전결규정 항목은 그 지표산식이 ‘부서장 임의평가’로 되어 있기도 하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소속 팀원에 대한 팀장의 1차 평가 후에도 본부장의 2차 평가, 사업부장의 조정이 차례로 이루어지는 점, 원고의 2018년 성과 점수가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받는 본사 영업 관리직 4·5급 직원 중 가장 낮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F 팀장에 의한 평가가 최종 확정된 결과와 다르다고 하여 원고에 대하여 부당한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또한 원고는 자신이 영업직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2018년 대체상품1팀의 영업실적의 부진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았으니 2018년 평가 결과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앞서 살핀 사정에 더하여 앞서 든 증거 및 사실관계 의하여 인정되거나 추인되는 사정 즉, 본부에 대한 평가등급에 따라 결정된 표준 비율이 있더라도 직원별 평가 과정에서 그 표준 비율이 기계적으로 적용되지는 않고, 해당 직원의 개별적인 성과 등을 구체적으로 참작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C는 팀장급, 피고 D는 영업직 차장급, 피고 E은 영업직 3급으로서 관리직 5급에 해당하는 원고와는 평가기준이나 평가방식 자체가 다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평가등급이 대체상품1팀의 영업실적에만 연동하여 피고 C 등에 대한 평가등급보다 반드시 높아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원고가 2019년 연봉이 결정된 후에 연봉계약 체결에 동의하였음을 자인하는 이상 원고의 추인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고, 위 의사표시가 영업본부장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2020년 연봉 지급을 거부하지 아니하고 그에 따라 책정된 월 급여를 수령하였던 것은 피고에 대하여 2020년 연봉계약 체결에 묵시적으로 동의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나아가 취업규칙 등에 따라 지급되는 급여액에 이의가 있어 연봉계약 체결에 응하지 않은 경우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만으로 연봉 결정의 효력이 부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그밖에 2018년, 2019년 성과 점수가 평가권자의 재량을 일탈·남용하여 부여된 것이라거나 평가 과정에 절차 위반 등의 하자가 있는지에 관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살피더라도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소결
그렇다면 2018년, 2019년 각 평가결과에 따라 피고 회사가 정해 놓은 급여기준을 적용하여 원고의 연봉이 삭감되었다고 하여 그 삭감된 임금이 체불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직장 내 괴롭힘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해외 대체상품의 영업업무를 담당하는 피고 C 등이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원고와 피고 C 등의 업무에 관한 정보를 반드시 사전에 공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2) 2019.5.1.자로 대체상품1팀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한 피고 C는 2019.5. 말경 원고로부터 업무공유가 안 된다는 제언을 듣고 원고에게 업무상 보안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한편 원고의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일본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사의 요약 보고’를 지시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 C가 정한 기일을 지키지 않았고, 피고 C의 수차례 독촉이 있었음에도 끝내 보고문건을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그 후 피고 C는 원고에게 부서 내 컴플라이언스 일일점검 관련 업무를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대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고, 컨퍼런스 콜을 위한 장비 설치 지시에 대하여도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며 응하지 아니하였다.
3) 원고, 피고 C 등 전원이 가입한 단체 카톡방은 없었으나, 원고와 피고 E이 업무상 공유하는 카톡방은 있었다.
4) 원고는 2020.3.16.부터 3.25.까지 스위스 여행을 하고자 휴가원을 제출하였는데, 피고 C는 ‘복귀 시 코로나검사 음성 판정 확인 후 출근 요청, 소요 기간은 원고 잔여 연차로 처리 요망’이라는 의견을 첨부하였고, 피고 회사의 H 인사파트장은 ‘유럽에 코로나19 확대에 따라 회사는 해외 및 국내출장 금지 중입니다. 또한 대체상품1팀은 기저질환으로 재택근무 1인이 있습니다. 따라서 ① 해외휴가 취소를 권고, ② 해외휴가를 갈 경우 국내복귀 시 코로나19 음성판정 소명 시 출근 또는 2주 동안 격리 후 출근(본인 휴가 사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고용노동부는 2020.3.10. ‘코로나19(COVID-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지침’을 발표하여 해외 출장 및 여행을 다녀오는 근로자에 대한 관리 강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있는 나라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유하였는데, 스위스는 2020.3.16.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총 2,200명에 이른 상황이었다.
5) 그럼에도 원고는 위 기간에 스위스 여행을 다녀왔고, 이에 피고 C는 기저질환자인 피고 E의 자리를 아래 그림과 같이 피고 D의 자리 뒤쪽으로 옮겼다. <그림 생략>
6) 피고 회사는 원고가 남부지청에 진정을 접수하였음을 인지한 후 즉시 진정 내용의 확인을 위한 조사에 착수하였고, 그 결과 ‘원고의 지속적 업무거부로 인한 지시불이행, 잦은 지각 등 불량한 근태에 대한 지적, 상호 간의 불편함 등이 현재의 상황을 야기한 것으로 판단되며 부서장인 피고 C의 경우 해야 할 역할은 적절히 수행한 것으로 판단되어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2020.5.13.과 5.20. 남부지청에 위와 같은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남부지청은 소외 회사가 제출한 조사보고서를 검토하고 추가 조사 없이 원고의 진정을 받아들이지 아니하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처리 하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통지를 하였다.
7) 원고는 남부지청 진정 신청 후 사업부장 및 본부장으로부터 예산관리, 분기실적관리 등의 새로운 업무를 제안 받았으나, 이에 대하여 퇴직 시까지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1호증, 을 제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부족증거] 갑 제3, 4, 13호증의 기재
나. 구체적 판단
1)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하는바, 앞서 살핀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 C 등의 단체 대화방에 초대받지 못하였다거나 원래 원고 옆이었던 피고 E의 자리가 원고의 스위스 여행 후 다른 위치로 이동되었다는 것만으로 피고 C 등에 의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따돌림 내지 괴롭힘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갑 제14호증의 1 내지 2의 각 기재만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앞서 살핀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E은 업무상 공유하는 카톡방을 가지고 있었다).
2) 또한 피고 C가 원고의 남부지청 진정 후 원고에게 “외부에 뭘 한다고 했다며? 하려던 거 해라.”, “내가 왜 모든 걸 너한테 공유해야 되냐? 말꼬리 잡지 말고 하려던 거나 마저 해라.”라는 등의 말을 하였다고 하여, 앞서 살핀 사정들에 비추어 그것만으로 피고 C와 원고 간 누적된 갈등관계의 표출을 넘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모욕적인 언동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밖에 원고가 남부지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후 피고 C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그렇다면 피고 C 등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더 살필 것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 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