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 2024.6.21. 선고 2022가단263268 판결】
•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 사 건 / 2022가단263268 임금
• 원 고 / 1. 변○○, 2. 방○○, 3. 서○○
• 피 고 / ○○○○○○캐피탈 주식회사
• 변론종결 / 2024.04.26.
• 판결선고 / 2024.06.21.
<주 문>
1. 피고는, 원고 변○○에게 228,465,580원, 원고 방○○에게 158,400,322원, 원고 서○○에게 52,870,982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4.3.30.부터 2024.6.21.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4.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지연손해금을 2024.3.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주문 제1항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할부금융업과 일반대출, 어음할인 업무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나. 임금피크제의 도입
1) 구「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5.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함)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률이 2013.5.22.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제11791호, 2013.5. 22) 제2호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2017.1.1.부터 시행 적용되었다.
2) 이에 피고는 2016.12.21. 취업규칙 개정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피고의 일반직, 사무관리직 근로자 204명 중 169명의 동의를 얻어 다음과 같이 피고의 취업규정 및 인사규정을 변경하고, 2016.12.29. 관할 노동청에 취업규칙 변경신고를 하였다.
3) 또 피고는 임금피크제 운영규칙(이하 ‘이 사건 운영규칙’이라 함)을 제정하여 2017.1.1. 시행하였는데(이하 개정 취업규정 및 인사규정과 이 사건 운영규칙에 의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이 사건 운영규칙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다.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
원고들이 만 56세에 도달함에 따라 원고 변○○, 방○○은 2020.1.1.부터, 원고 서○○은 2022.1.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규정한 취업규칙은 근로자들인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변경인데,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관한 절차적 요건(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 사용자 측의 개입·간섭 배제)이 흠결되어 무효이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차별한 것으로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함) 제4조의4제1항제2호를 위반하였을 뿐 아니라「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함) 제8조제1항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및 헌법 제11조제1항의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3)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은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각종 수당에서 실제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과 각종 수당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은 미지급 임금청구 또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로서 위 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라 할 수 없고, 설령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따른 동의를 거쳤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위반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 소정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로써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며,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불리한 처우의 방법이나 강도가 적절성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합리적 이유 있는 차별에 해당하는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제1항, 헌법 제11조제1항 위반으로 볼 수 없다.
3.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적 하자 존재 여부
1)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22.3.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기초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기존에 만 58세였던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된 측면이 존재하기는 하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 정년에 이르기 전의 나이인 만 56세부터 임금을 삭감하여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이 5년에 달하는 점, ②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만 56세에 도달한 때부터 정년인 만 58세에 도달할 때까지 3년간 기본급의 300% 상당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만 56세부터 만 60세까지 5년간 기본급의 250% 상당액만을 지급받게 되므로, 피고 근로자들은 연장된 기간 추가 근로를 제공하면서도 근로 제공 기간 지급받을 수 있는 기본급의 총액이 오히려 삭감되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을 임금협상에 따른 임금인상률 적용에서도 제외하였는바, 피고 근로자들은 실질적으로 임금이 이중으로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 점, ④ 나아가 피고 근로자들의 기본급이 위와 같이 삭감됨에 따라 피고가 지급하는 퇴직금, 각종 수당 등 임금과 동종성을 갖는 다른 근로조건의 추가적·연쇄적 불이익이 초래될 수 있는 점, ⑤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위와 같이 임금이 삭감된 근로자들에게 근로시간 단축 등 위와 같은 불이익을 상쇄할 정도의 실질적인 업무 조정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규정한 피고의 인사규정, 취업규정 개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적 하자 존부
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9.11.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이때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 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 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 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4.5.14. 선고 2002다23185, 2319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3.5.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가 피고의 일반직, 사무관리직 근로자 204명(본사 159명, 지점 45명) 중 169명의 동의를 얻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규정한 취업규칙을 변경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변경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위배되어 무효라 할 것이다.
① 피고가 2016.12.21. 당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 차례에 걸쳐 개최한 설명회를 제외하고는 피고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 파악할 기회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데, 피고는 위 설명회를 피고 본사에 재직 중인 근로자들에 한정하여 개최하였고, 위 설명회가 끝난 직후 바로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동의 절차가 진행되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 설명회를 통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주요 내용에 관하여 주지하게 된 근로자들이 설명회 직후 동의서를 작성하기까지 서로간에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에 관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② 피고 본사 직원을 제외한 수도권 및 지방 지점 근로자들의 경우 위와 같은 설명회를 포함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공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위 지점 근로자들이 동의를 하기까지 지역별 내지 팀별로 회의방식에 의하여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에 관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나아가 취업규칙 개정에 관한 의견 취합이 기명·날인 방식에 의해 이루어졌고, 본점과 달리 직원이 6~7명에 불과한 지점의 경우 취업규칙 변경에 반대한 근로자가 한 명도 없었던 점에 비추어, 지점 근로자들의 취업규칙 개정에 관한 동의 과정에서 사용자 측의 간섭이나 개입이 배제되고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이 들기도 한다.
나. 가정적 판단: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고(대법원 2022.5.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을 제11 내지 17,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제1항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위반을 인정하는 이상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제1항, 헌법 제11조제1항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만 56세에 도달한 근로자들은 정년인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상관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② 당초 피고의 근로자들이 만 58세에 퇴직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음을 고려하여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지급받게 될 임금을 근로자들의 추가 이익이라고 평가하더라도,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만 56세에 도달한 때부터 정년인 만 58세에 도달할 때까지 3년간 기본급의 300% 상당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만 56세부터 만 60세까지 5년간 기본급의 250% 상당액만을 지급받게 되므로,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와 대비하여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표 생략>
③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을 임금협상에 따른 임금인상률 적용에서도 제외하였는바, 피고 근로자들은 실질적으로 이중으로 임금이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나아가 피고 근로자들은 기본급 액수와 연동되는 퇴직금, 각종 수당 등 임금과 동종성을 갖는 다른 근로조건의 추가적·연쇄적 불이익도 입게 되었다.
④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대상 근로자들을 상대로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실시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이후에도 여전히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게 식대, 통근비, 학자금, 복지카드, 피복비 등의 복리후생비를 지급하였으며, 나아가 이 사건 운영규칙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에게 별도의 직군을 부여하지 않고 업무지원역으로서 팀원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다고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원고들에게 추가적으로 복리후생비가 지급되는 기간은 2년에 불과하고, 복리후생비는 그 특성상 임금과 비교했을 때 근로자들이 지급받는 임금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의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이 형식적으로 담당 업무가 조정된 것 외에 임금 삭감에 상응하여 업무내용, 업무량 등이 변경되어 실질적으로 근로제공의 내용 또는 근로시간의 측면에서 앞서 본 바와 같은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피고 근로자들의 임금이 삭감되는 기간이 5년에 달하고, 임금 삭감률 역시 낮다고 보이지 않아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인건비 재원을 일정 부분 절감할 수 있었으리라 보이는데, 이에 따라 감액된 재원이 신규채용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볼 아무런 근거도 없다.
⑥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근로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 중 하나인 임금의 삭감이라는 불이익이 초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업무량이나 업무 강도를 그에 상응하게 저감하는 등의 불이익에 대한 대상조치를 적절하게 마련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달리 피고가 만 56세 이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임금 삭감한 조치를 정당화할 만한 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 소정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로써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정년을 연장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하여 무조건적으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제4호에 따른 연령차별금지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없고, 실질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로써 작용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인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과 같은 근로자들을 차별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다. 소결론
1)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변경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일 뿐 아니라 설령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이 지급받았을 임금 등과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후 실제 지급받은 임금 등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임금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이와 선택적 관계에 있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이 지급받았을 임금 등과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후 실제 지급받은 임금 등의 차액이 원고 변○○ 228,465,580원(2020.1. 지급분 ~ 2023.7. 지급분), 원고 방○○ 158,400,322원(2020.1. 지급분 ~ 2023.7. 지급분), 원고 서○○ 52,870,982원(2022.1. 지급분 ~ 2023.7. 지급분)인 사실(2024.3.28.자 청구취지변경 신청서 참고자료 12, 13 참조)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3) 따라서 피고는 미지급 임금 등으로 원고 변○○에게 228,465,580원, 원고 방○○에게 158,400,322원, 원고 서○○에게 52,870,982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4.3.30.부터 피고가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6.21.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제1항, 같은 법 시행령 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김유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