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4.6.13. 선고 2019두54719 판결】
• 대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9두54719 평균임금정정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피상고인 / 1. A, 2. B
• 피고, 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9.9.11. 선고 2019누37815 판결
• 판결선고 / 2024.06.13.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와 원심의 판단
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07.4.11. 법률 제83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8조제5항은 보험급여 산정 시 진폐 등 직업병으로 인하여 보험급여를 받게 되는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한 평균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산정방법에 따라 산정한 금액(이하 ‘특례평균임금’이라 한다)을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08.6.25. 대통령령 제208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제2항은 위 법률 규정의 ‘대통령령이 정하는 산정방법에 따라 산정한 금액’이란 직업병으로 확인된 날을 기준으로 해당 근로자가 소속한 사업과 업종 및 규모가 유사한 사업에 소속한 근로자 중 해당 근로자와 성별 및 직종이 유사한 근로자의 임금액을 고려하여 노동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말한다고 규정하며,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2008.7.1. 노동부령 제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는 위 시행령 규정의 ‘노동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산정한 금액’은 노동부장관이 작성하는 월별 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의 임금 중 직업병으로 확인된 날이 속하는 분기의 전전분기 말일부터 이전 1년간 해당 근로자가 소속한 사업과 업종 및 규모가 유사한 사업에 소속한 근로자 중 해당 근로자와 성별 및 직종이 유사한 근로자의 월 임금의 총액을 합산한 금액을 그 기간의 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귀금속 세공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후 진폐 진단을 받았다. 피고는 원고 A의 경우에는 1997.9.24., 원고 B의 경우에는 1997.10.1.을 기준으로 특례평균임금을 산정하면서 이전 1년간 작성된 월별 노동통계조사보고서(이하 ‘이 사건 통계’라 한다)에 기재된 통계값 중 제조업, 1규모(상용근로자 10인 ~ 29인), 생산근로자의 월 임금총액을 적용하였다.
다. 이 사건 통계는 제조업 근로자의 월 임금총액에 관하여 ① 1규모(10인 ~ 29인), 2규모(30인 ~ 99인), 3규모(100인 ~ 299인), 4규모(300인 ~ 499인), 5규모(500인 이상) 사업장으로 구분한 통계값, ② 10인 이상 사업장과 30인 이상 사업장으로 구분한 통계값, ③ 중소규모(10인 ~ 299인)와 대규모(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구분한 통계값을 제시하고 있다. ①의 통계의 경우 직종을 생산근로자와 ‘관리사무 및 기술근로자’(이하 ‘관리·기술근로자’라 한다)로 분류한 각 통계값과 성별을 남자와 여자로 분류한 각 통계값만이 조사되어 있을 뿐, 직종과 성별을 함께 적용하여 분류한 통계값(즉, 남자 생산근로자, 여자 관리·기술근로자 등의 통계값)은 조사되어 있지 않고, ②와 ③의 통계의 경우 남자 생산근로자, 여자 생산근로자, 남자 관리·기술근로자, 여자 관리·기술근로자의 통계값이 모두 조사되어 있다.
라. 원심은 원고들이 제조업 1규모 사업장의 남자 생산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②의 통계의 10인 이상 사업장의 남자 생산근로자의 통계값에서 30인 이상 사업장의 남자 생산근로자 통계값을 제외하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이 사건 조항이 규정한 네 요소인 업종(제조업), 규모(1규모), 성별(남자), 직종(생산근로자)이 모두 반영된 월 임금총액을 산출할 수 있는데도, 피고는 그중 성별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요소만이 반영된 통계값을 적용하여 특례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평균임금 정정 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타당하지 않다.
1) 원심이 사용한 방법은 1규모 사업장의 근로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일 뿐이고, 2규모 ~ 5규모 사업장의 근로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 사업장의 규모에 따라 통계 사용 방법을 달리 하는 것은 공평한 보상을 저해한다.
2) 이 사건 통계에서 제시된 통계값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구분 기준, 조사 항목 등이 다른 여러 통계값을 활용하여 새로운 수치를 산출할 경우에는 오류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 사건 통계에는 특정 월 기준 ‘전월말 근로자수’와 그 전월 기준 ‘당월말 근로자수’가 다르게 기재된 곳이 여럿 발견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원심의 방법을 적용할 경우 정확한 수치를 도출해 낼 수 없고, 실제로도 특정 월의 임금총액이 음수가 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3) 이 사건 조항이 특례평균임금에 월별 노동통계조사보고서에서 조사된 임금 통계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상, 해당 근로자와 조건이 비슷한 근로자를 찾는 데에는 위 보고서의 통계조사 항목에 따른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사건처럼 이 사건 조항이 요구하는 네 요소 중 일부가 고려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이 사건 조항이 예정하고 있는 결과이므로 무리하게 네 요소가 모두 반영된 값을 도출해 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방법으로 원고들의 특례평균임금을 산정하였으므로 원심의 판단에는 특례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김선수(주심) 노태악 서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