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제3급의 장해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이 신규로 제9급의 장해등급 판정을 받은 사안에서, 장해등급을 제2급으로 조정하여 제2급 장해보상일시금 1,309일분에서 기수령한 제3급 장해보상일시금 1,155일분을 제외한 154일분의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한 처분이 타당하다고 본 사례.
【서울행정법원 2024.5.16. 선고 2023구단58773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23구단58773 미지급보험급여 일부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
• 원 고 / A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4.05.02.
• 판결선고 / 2024.05.16.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1.9.1. 원고에게 한 미지급보험급여 일부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1942.**.*.생, 이하 ‘망인’이라고 한다)는 C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후, 피고로부터 ‘만성폐쇄성폐질환, 원발성폐암’(이하 ‘종전 장해’라고 한다)을 업무상재해로 인정받고 장해등급 제3급 제4호(흉복부 장기의 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평생 동안 노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람) 판정을 받아 2016.12.부터 2019.4.까지 해당 장해등급의 장해보상연금을 수령하다가 2019.4.23. 사망하였다.
나. 망인은 2017.9.28.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이하 ‘신규 장해’라고 한다) 진단을 받았고,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2021.8.26. 피고에게 망인의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2021.9.1. 망인의 신규 장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면서 장해등급을 제9급 제7호(두 귀의 청력이 모두 1미터 이상의 거리에서는 큰 말소리를 알아듣지 못하게 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종전 장해 제3급 제4호와 이 사건 신규장해 제9급 제7호를 조정하여 조정 제2급으로 결정하고, 장해등급 제2급의 장해보상일시금 1,309일분에서 장해등급 제3급의 장해보상일시금 1,155일분을 제외한 154일분의 장해보상일시금에 해당하는 18,981,25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2018.12.27. 개정된 피고의 ‘장해등급 조정에 관한 시행지침’(2019.1.1. 시행, 이하 ‘개정 지침’이라고 한다. 개정 지침 이전의 2012.2.6.자 ‘장해등급 조정에 관한 시행지침’을 ‘종전 지침’이라고 한다)에는 ‘이미 장해가 있던 사람이 새로 업무상 재해로 계열이 다른 새로운 장해가 발생한 경우 장해등급을 조정하지 않고 새로 발생한 장해등급으로 지급, 둘 이상의 재해로 계열이 다른 13급 이상의 장해가 둘 이상 있는 경우 조정하지 않음’이라고 정하고 있고, 종전 장해와 신규 장해는 계열이 다른 13급 이상의 장해에 해당하므로, 신규 장해를 종전 장해와 조정하지 않고 신규 장해의 장해등급 제9급에 해당하는 385일분의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리고 종전 지침에서 장해등급 조정을 부당하게 확대 적용함으로써 산재근로자의 장해급여 보장 범위가 부당하게 제한되었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지침이 개정된 점을 고려하면, 개정 지침은 시행일인 2019.1.1. 이전에 장해급여 청구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2) 신규 장해에 대하여 종전 지침이 적용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종전 지침은 ‘조정에 의한 일수와 새로운 장해보상일수를 비교하여 높은 일수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조정에 의한 일수인 154일분의 장해보상일시금(종전 장해 제3급 제4호와 이 사건 신규장해 제9급 제7호를 조정한 조정 제2급의 장해보상일시금 1,309일분에서, 망인이 장해보상연금을 수령한 장해등급 제3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일시금 1,155일분을 제외한 154일분의 장해보상일시금)과 새로운 장해보상일수인 385일분의 장해보상일시금(신규 장해의 장해등급 제9급에 해당하는 385일분의 장해보상일시금) 중 후자가 더 높으므로, 새로운 장해보상일수인 385일분의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판단
1) 신규 장해에 대하여 종전 장해와 조정을 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
위 인정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망인의 신규 장해와 종전 장해의 장해등급을 조정하여 망인의 최종 장해등급을 제2급으로 판단한 것은 관련 법령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7조의 위임에 따른 같은 법 시행령 제53조제2항에서는 장해등급 조정의 요건에 관하여, ㉠ 별표 6에 따른 장해등급의 기준에 해당하는 장해가 둘 이상 있는 경우, ㉡ 그 중 심한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에 해당하는 장해등급을 그 근로자의 장해등급으로 하되, ㉢ 제13급 이상의 장해가 둘 이상 있는 경우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조정된 장해등급을 그 근로자의 장해등급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망인의 경우 위 ㉠ 요건이 정한 바와 같이 산재보험법 시행령 별표 6에 따른 장해등급 기준에 해당하는 둘 이상의 장해, 즉 흉복부장기 장해 및 양쪽 귀와 관련하여 각각 제3급, 제9급의 장해가 있고, ㉡ 제13급 이상에 해당하는 장해가 둘 이상 있는 경우이므로, 같은 조제3호가 정한 바에 따라 ‘1개 등급 샹향’ 조정되어야 하는 때에 해당한다.
② 산재보험법 시행령의 위임에 따른 같은 법 시행규칙 제46조제5항에서는 ‘장해계열이 다른 장해가 둘 이상 있더라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장해등급을 조정하지 않고 시행령 별표 6에 따른 장해등급의 기준(이하 ‘장해등급기준’이라 한다)에 따라 장해등급을 결정한다’고 정하면서 장해등급을 조정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는데, 망인의 경우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6조제5항 각 호로 정하는 장해등급조정 제외사유 중 어느 항목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
③ 그 밖에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제2항에 따른 장해등급 조정을 직접 제한하는 규정이나 행정청에게 제한의 요건이나 범위를 정할 것을 위임한 규정은 찾기 어렵다. 그리고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이나 종전 지침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개정 지침과 같이 장해등급 조정이 ‘동일한 재해’로 인한 둘 이상의 장해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일반원칙이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개정 지침은 상위 법령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위임 없이 장해등급 조정의 적용범위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로 확정된 부산고등법원 2021.8.18. 선고 2021누21026 판결, 부산지방법원 2021.2.17. 선고 2020구단20525 참조).
④ 나아가 설령 개정 지침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하더라도, 개정 지침은 ‘Ⅴ. 시행시기’에서 시행일인 2019.1.1. 이후 장해급여 청구사유가 발생한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위 경과규정이 위법·부당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신규 장해는 2017.9.28. 발생하였으므로, 망인에 대하여는 서로 다른 재해로 인한 둘 이상의 장해에도 조정을 적용하는 종전 지침이 적용된다. 따라서 신규 장해에 대하여 개정 지침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망인의 장해보상일시금 산정
산재보험법 제57조에 의하면, 장해급여는 장해등급에 따라 장해보상연금 또는 장해보상일시금으로 하고(제2항), 장해보상연금 또는 장해보상일시금은 수급권자의 선택에 따라 지급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노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장해등급의 근로자에게는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며(제3항), 장해보상연금 수급권자의 수급권이 소멸한 경우에 이미 지급한 연금액을 지급 당시의 각각의 평균임금으로 나눈 일수의 합계가 별표 2에 따른 장해보상일시금의 일수에 못 미치면 그 못 미치는 일수에 수급권 소멸 당시의 평균임금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유족 또는 그 근로자에게 일시금으로 지급한다(제5항).
산재보험법 제58조제1호는 장해보상연금의 수급권자가 사망한 경우 수급권이 소멸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제5항은 장해등급 제1급부터 제3급까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노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장해등급’으로 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5, 7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망인의 유족인 원고에게 154일분의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망인은 2019.4.23. 사망하였으므로, 장해보상연금의 수급권은 소멸하였다(산재보험법 제58조제1호). 따라서 망인이 수령한 연금액을 지급 당시의 평균임금으로 나눈 일수의 합계가 산재보험법 [별표 2] 장해급여표 중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의 최종 장해등급 제2급의 장해보상일시금 산정일수인 1,309일에 미달하면 그 못 미치는 일수에 수급권 소멸 당시의 평균임금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유족에게 일시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산재보험법 제57조제5항).
② 망인은 2015.3.1.부터 2019.4.30.까지 장해보상연금을 수령하였는데, 망인이 수령한 장해보상연금을 지급 당시의 평균임금으로 나눈 일수의 합계는 1070.83일에 해당한다. 피고는 망인이 사망한 이후인 2019.8.9.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에게 84.17일에 망인의 사망 당시 평균임금을 곱하여 산정한 일시금 11,531,880원을 지급하였다. 위와 같이
③ 따라서 망인의 유족이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일시금은 ‘망인의 최종 장해등급 제2급의 장해보상일시금 산정일수인 1,309일에서 망인이 수령한 1070.83일과 원고가 수령한 84.17일을 제외한 154일’에 망인의 사망 당시 평균임금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이다.
④ 피고의 종전 지침에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제2항의 규정에 따라 상이한 재해로 인한 2개 이상의 다른 계열의 장해를 조정하여 최종 장해등급을 결정하되, 조정한 장해등급에 따른 지급일수에서 기존 장해등급 지급일수를 차감한 일수와 새로운 장해등급 지급일수를 비교하여 많은 일수’에 평균임금을 곱하여 장해급여의 금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의 종전 장해와 신규 장해에 대하여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제2항에 따른 등급조정을 하여 산정된 장해등급 제2급인데, 장해등급 제2급은 노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장해등급으로 해당 근로자에게는 장해보상연금만을 지급하게 되며(산재보험법 제57조제3항 단서, 같은 법 시행령 제53조제5항), 장해등급 제2급의 장해보상연금일수는 291일이다. 여기에 원고의 종전 장해 장해등급 제3급에 해당하는 장해보상연금일수 257일을 공제하면 34일이 남는 반면, 원고의 신규 장해 장해등급은 제9급이어서 산재보험법 [별표 2]에 규정된 장해보상연금의 대상이 아니므로, 장해등급의 조정 및 공제 등을 거쳐 산정되는 장해급여가 새로운 장해만을 남은 것으로 하여 산출되는 장해급여에 비하여 적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종전 지침을 위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