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2018.12.5. 선고 2017나115536 판결】
• 대전지방법원 제1민사부
• 사 건 / 2017나115536 임금
• 원고, 피항소인 / 1. A ~ 4. D
• 피고, 항소인 /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 제1심판결 / 대전지방법원 2017.11.21. 선고 2015가단228451 판결
• 변론종결 / 2018.11.21.
• 판결선고 / 2018.12.05.
<주 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A, B, C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16,241,640원, 원고 B에게 16,385,166원, 원고 C에게 23,091,804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15.1.15.부터 2018.12.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원고 D에 대한 항소 및 원고 A, B, C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원고 A,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 A, B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C과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 중 5%는 원고 C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며, 원고 D과 피고 사이에 생긴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 중 원고 D에 대해서는 당심에서의 청구 감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피고는 원고 D에게 23,925,180원과 이에 대하여 2015.1.15.부터 2017.11.2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5.1.15.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 이르러 지연손해금을 일부 감축하였다).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3.12.11.경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자원공사’라 한다)와 2014.1.1.부터 2014.12.31.까지 수자원공사 본사 사옥 청소 용역(이하 ‘이 사건 청소용역’이라 한다)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는 2013.12.16. 미화원 및 조경보조원 채용공고를 하여 기존 용역업체에 근무하였던 원고들을 포함하여 총 46명(기존 근로자 34명 + 신규 지원자 12명)의 지원을 받아 같은 달 26. 신규채용을 위한 면접을 실시하였고, 그 중 34명(기존 근로자 28명 + 신규 지원자 6명)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들은 채용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수자원공사는 1998년경부터 시설관리업무와 청소업무 등을 외부 용역업체에 위탁하여 수행하도록 하였고,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 대부분은 용역업체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고용승계가 되어 수자원공사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수자원공사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 등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를 하겠다’는 내용의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작성·제출함으로써 명시적인 고용승계 약정을 하였다.
위 고용승계 약정의 법적 성질은 이른바 제3자를 위한 계약이고 원고들은 그 계약의 수익자로서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고용승계 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피고는 특별한 이유 없이 고용승계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들에 대해 고용승계를 거절하였는바, 피고의 고용승계 거절은 부당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부당한 고용승계 거절이 없었으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2014.1.1.부터 2014.12.31.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은 법규성이 없는 단순한 지침에 불과하고, 위 지침에 따라 피고가 입찰 조건을 수락하면서 작성하여 수자원공사에 제출한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는 단지 입찰 적격 대상자 심사 서류에 불과하다. 근로조건 이행확약서의 내용을 용역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하려면 최종 용역계약서에 그 내용이 명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는 근로조건 이행확약서상의 고용승계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설령 근로조건 이행확약서의 고용승계에 관한 사항이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는 일반조항 내지 약관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피고와 수자원공사는 이 사건 용역계약을 구체화한 계약특수조건 제20조제2항에 따라 ‘수자원공사와 신·구 계약당사자가 정부권고에 따라 상호협의를 통하여 당해 용역 근로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할 수 있되 채용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계약상대자의 취업규칙 등에 의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는바, 위 합의는 일반조항인 근로조건 이행확약서에 우선한다.
따라서 피고는 기존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인 원고들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고 정당한 신규 채용절차를 거쳐 원고들을 채용하지 아니하였을 뿐이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1) 정부는 2012.1.16. ‘상시·지속적 업무 담당자의 무기계약직 전환기준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고 한다)을 마련하여 공공기관에 하달하였다. 위 지침은 청소·경비 등 단순노무 용역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됨에 따라 해당 업무를 외주화하는 경우 계약과정을 개선하고 발주기관의 관리·감독 등을 강화함으로써 용역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도입된 것으로서, ① 용역업체 선정 시 일반용역 적격심사기준에 외주근로자 근로조건 보호 관련 항목을 포함하고, 근로조건 보호 관련 확약서 제출 여부를 심사하며, ② 용역계약체결 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을 승계한다’는 등의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하고, ③ 발주기관은 용역업체가 제출한 외주근로자 근로조건 보호 관련 확약 내용의 이행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그 불이행 시 계약해지 및 향후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도록 하였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이 사건 지침의 준수 여부를 조사하여 공공기관이 위 지침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시정 권고를 하고 있다.
2) 정부는 2013.6.27. ‘조달청 일반용역적격심사세부기준(이하 ‘적격심사세부기준’이라고 한다)’을 개정하여 2013.9.1. 이후 입찰 공고하는 청소 용역계약부터 적격심사대상자로 통보받은 입찰자로 하여금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였고, 심사대상자가 제출한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근로조건 이행계획의 적정성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하도록 하였다.
3) 수자원공사는 수의계약으로 피고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도 이 사건 지침 및 적격심사세부기준에 따라 피고에게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 등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승계를 하겠습니다. 피고는 본 용역을 수행함에 있어 위에 언급한 내용대로 계약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며 만일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정당업자로 입찰참가자격제한조치 등 불이익 처분을 받더라도 하등의 이익을 제기하지 아니할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근로조건 이행확약서(이하 ‘이 사건 확약서’라고 한다)의 작성을 요구하였고, 피고는 이에 응하여 위 확약서(갑 제3호증)를 작성하여 수자원공사에게 제출하였다.
4) 이 사건 용역계약서(최종, 을 제3호증)에는 용역계약일반조건, 일반용역계약특수조건, 과업내용서 및 계약조건, 계약특수조건, 이 사건 확약서, 청렴계약서가 첨부되어 있다. 이 사건 용역계약서(최종)의 부가정보란에는 피고가 별첨 용역내역서, 계약특수조건, 용역계약일반조건을 완전히 숙지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며 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을 확약하고 이 사건 용역계약서(최종)에 기명날인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5) 이 사건 용역계약서(최종)에 첨부된 용역계약일반조건 제4조제1항은 계약문서는 계약서, 유의서, 용역계약일반조건, 용역계약특수조건, 과업내용서 및 산출내역서로 구성되며 상호보완의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제4항은 이 조건에서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약당사자 간에 행한 통지문서 등은 계약문서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38조제1, 2항은 용역을 수행함에 있어 계약상대자는 적격심사기준의 심사항목에 규정된 사항에 대하여 적격심사 당시 제출한 내용대로 철저하게 이행하여야 하고 계약담당공무원은 위 이행사항을 수시로 확인하여야 하며 제출된 내용대로 이행이 되지 않고 있을 때에는 즉시 시정토록 조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용역계약서(최종)에 첨부된 계약특수조건 제20조제2항은 수자원공사와 신·구 계약상대자는 정부권고에 따라 상호협의를 통하여 당해 용역 근로자들의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를 위해 노력할 수 있다. 다만, 채용에 대한 구체적 사항은 계약상대자의 취업규칙 등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6) 수자원공사는 1998년경부터 청소업무 등을 외부 용역업체에 위탁하여 수행하도록 하고 있고, 1998년경부터 수자원공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용역업체들에게 고용된 근로자들의 대부분은 여러 차례 외부 용역업체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자원공사에서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며 계속 근무를 하였는바, 원고 D은 약 11년 동안, 원고 A는 약 10년 동안, 원고 B, C은 약 6년 동안 각 외부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자원공사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 14호증, 갑 제19호증의 1, 2, 갑 제21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이 사건 확약서가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에 포함되는지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이 사건 확약서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에 포함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정부의 지침이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공공기관인 수자원공사가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이 사건 확약서의 제출을 요구하였고, 피고도 이 사건 확약서의 내용을 잘 알면서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을 위하여 수자원공사에게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② 이 사건 용역계약서(최종)에 첨부된 용역계약일반조건 제4조에 의하면, 계약서, 유의서, 용역계약일반조건, 용역계약특수조건, 과업내용서 및 산출내역서, 계약당사자간에 행한 통지문서 등은 계약문서로서 효력이 있다. 계약문서인 용역계약일반조건은 계약상대자에게 적격심사세부기준의 심사항목에 규정된 사항에 대하여 적격심사 당시 제출한 내용대로 철저하게 이행하도록 의무지우고 있는데 피고는 적격심사 항목인 근로조건 이행계획의 적정성 평가를 위하여 이 사건 확약서를 제출한 것이므로, 그 확약서 내용대로 철저하게 이행할 계약상 의무가 있다. 또한, 이 사건 확약서는 계약당사자간에 행한 통지문서로서 계약문서로서의 효력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③ 용역계약일반조건은 위 각 계약문서들은 상호보완의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용역계약특수조건이 이 사건 확약서에 우선한다고 볼 근거가 없고, 계약특수조건 제20조제2항 또한 수자원공사와 신·구 계약상대자는 정부권고에 따라 상호협의를 통하여 당해 용역 근로자들의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를 위해 노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그 노력의 일환으로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보는 것이 위 각 문서들의 상호보완적인 해석에 부합한다.
④ 이 사건 지침 및 적격심사세부기준의 제개정 경위, 위 지침과 적격심사세부기준에 따른 이 사건 확약서의 제출 경위 및 이 사건 확약서의 계약문서로서의 효력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확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면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확약서를 단순히 권고적 서류라든가 일반적 기준을 정한 서류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성립에 관한 판단
1)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 함은 통상의 계약이 그 효력을 당사자 사이에서만 발생시킬 의사로 체결되는 것과는 달리 계약 당사자가 자기들 명의로 체결한 계약에 의하여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 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므로, 어떤 계약이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가 그 계약에 의하여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하려는 것인지에 관한 의사해석의 문제로서 이는 계약 체결의 목적, 계약에 있어서의 당사자의 행위의 성질, 계약으로 인하여 당사자 사이 또는 당사자와 제3자 사이에 생기는 이해득실, 거래 관행, 제3자를 위한 계약제도가 갖는 사회적 기능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계약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함으로써 판별할 수 있다(대법원 2013.10.24. 선고 2010다90661 판결 등 참조).
2) 피고와 수자원공사는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지침 및 적격심사세부기준에 따라 이 사건 확약서를 수수하였고, 이 사건 확약서에는 피고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확약한 점, 원고들을 비롯하여 수자원공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용역업체들에 고용된 근로자들의 대부분은 여러 차례 외부 용역업체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수자원공사에서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며 계속 근무를 하였던 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은 채용에서 탈락되자 농성에 돌입하고 소속 노동조합을 통해 피고와 계속적인 교섭을 함으로써 수익의 의사표시를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용역계약은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고용승계를 요구할 권리를 직접 취득하도록 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볼 수 있고, 원고들이 피고에 대해 수익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있다.
라. 계약 관련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는 근로관계는 인격적 일신 전속적 성질을 지니고 임금채권만을 얻는 관계가 아니라 근로제공이라는 의무를 수반하기 때문에 제3자를 위한 계약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고용승계란 그 대상이 되는 근로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고 수익자인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고용승계를 거부할 수 있고, 제3자가 권리를 취득함과 동시에 그와 반대급부의 관계에 있는 의무를 부담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근로관계도 제3자를 위한 계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 피고는 원고들이 아무런 이의유보나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전 용역업체로부터 퇴직금을 전부 수령했고, 피고에 대해 고용승계를 주장하지 않고 신규채용에 응했는바, 이로써 수익의 의사표시를 포기하였고, 나아가 원고들이 피고의 다른 용역 수행 장소인 E대학교에서 근무하기로 하고 2014.5.1.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취하하였으므로, 적어도 위 구제신청 취하일에 종국적으로 수익의 의사표시를 포기하였다고 주장한다.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들이 수익의 의사표시를 포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증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23 내지 27호증, 갑 제34호증의 1, 2,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2013.12.31.경 피고로부터 채용거절 통보를 받고 농성에 돌입하고 자신들이 속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 노동조합(이하 ‘공공운수노조’라고 한다)을 통해 피고와 원직복귀를 전제로 교섭하였으나 교섭이 성사되지 않자 2014.3.28.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사실, 피고가 공공운수노조 측에 수자원공사 불합격자를 상대로 한 채용공고건이라는 문서를 보낸 것으로 문서상 표시된 날은 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서를 접수하기 하루 전인 2014.3.27.이고 위 문서의 내용도 원고들을 무조건 E대학교 청소미화원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서류전형 및 면접을 거쳐 채용하겠다는 것인 사실, 원고들은 2014.5.1. 피고와의 원만한 합의를 위해 피고의 요청에 따라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취하하였으나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그 무렵 공공운수노조를 통해 피고를 강력하게 규탄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작성하여 배포한 사실, 공공운수노조는 2014.11.16. 피고가 원고들을 2015.1.1. 이후 원직복직시키는 내용으로 합의서 초안까지 작성하였으나 피고와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에 대해 계속 고용승계 요구를 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또한, 원고들이 위와 같이 고용승계 거절의 효력을 다투어 온 이상 전 용역업체로부터 퇴직금을 이의의 유보 없이 수령하였고, 피고의 신규채용에 응했다고 하더라도 수익의 의사표시를 포기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3) 피고는 원고들이 종전 수탁 업체인 ◇◇ 주식회사와 근로관계를 맺고 있을 당시 감독자의 지시에 불응하고 근무 장소를 이탈하는 등 태업을 일삼은 사실이 있고 피고와의 신규채용 면접 과정에서 그와 같은 점에 대한 개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에 원고들을 채용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에게는 원고들을 채용(고용승계)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피고는 국가보훈기관으로서 피고 대전지부에 소속된 회원들 및 유가족들의 자립을 위하여 그들에게 종전 근로자들과 동등한 근로의 기회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신규채용을 한 것이므로 그 점에서도 원고들을 채용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을 고용할 의무가 있고, 그 특별한 사정은 피고가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을 제11호증의 1, 2,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들을 고용하지 아니할 특별할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위 증거들에 갑 제3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전 용역업체가 원고들을 비롯한 노조 소속 직원들 25명에게 근무장소 임의 변경 및 지시 위반 등의 이유로 감봉처분을 하였으나 그 처분은 의결절차의 흠결로 무효가 되어 피고가 감봉된 급여를 원고들에게 모두 지급한 사실, 신규채용 당시 면접 내용은 노조에 대한 생각이나 만약 불합격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질문이 있었고 면접관들의 평가내용 또한 친밀감, 정직성, 준법정신 등에 대한 내용으로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전 용역업체의 징계경위 및 내용, 채용면접의 전문성과 객관성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가 특수법인으로서 특수 목적 사업을 영위한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4) 피고는 원고들이 채용되지 않은 기간 동안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수입은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이익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중간수입으로 공제할 수 없는바, 그 중간수입이 원고 A가 2,133,936원, 원고 B이 1,990,410원, 원고 C이 589,20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위 중간수입을 공제한 나머지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원고들의 임금 계산
을 제2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고용기간인 2014.1.1.부터 2014.12.31.까지 지급받아야 할 임금은 별지 표 중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고, 중간수입이 없는 원고 D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 중간수입을 공제하면, 위 표의 인용금액란 기재와 같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표 중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2014.12.31.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15.1.15.부터 근로기준법 제37조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제3호에 따라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날로서 원고 D에 대해서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7.11.21.까지,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8.12.5.까지 각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원고들이 청구하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 A, B, C에게 위 인용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원고 A, B, C에 대한 나머지 항소 및 원고 D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다만, 원고 D에 대한 제1심판결은 당심에서의 청구감축에 따라 주문 제4항과 같이 변경되었다),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원섭(재판장) 임성실 김덕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