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요지>
피고(강원지방노동위원회)가 원고 회사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절차상 하자가 있어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직복직명령에 갈음하여 근로자에게 금전보상을 할 것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하였는데, 원고 회사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자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사건에서, 원고가 위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재심절차에서 원고와 해당 근로자사이에 당초 피고가 명한 구제명령과는 다소 다른 내용의 화해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5조제1항에서 이행강제금의 징수를 금지하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취소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한 사례.
◆ 춘천지방법원 행정부 2014.12.5. 선고 2014구합1183 판결 [이행강제금부과처분취소]
♣ 원 고 / 주식회사 ○○에너지
♣ 피 고 / 강원지방노동위원회
♣ 변론종결 / 2014.10.24.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4.7.14.자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및 2014.8.5.자 이행강제금 납부 독촉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근로자 30여 명을 고용하여 휴게소 및 주유소 영업을 하는 회사이다. 원고 소속 근로자인 A, B는 2013년 여름경 원고가 운영하는 ‘○○휴게소’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4.2.12. 피고에게 ‘2014.1.16. 원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내용으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14.4.10.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A, B를 해고하면서 해고 사유와 시기를 기재한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직복직명령에 갈음한 금전보상으로 근로자들에게 각 1,643,470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명령을 내렸다(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4.6.14.까지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금전보상을 이행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2014.6.24. 원고의 구제명령 불이행을 이유로 근로기준법 제33조에 따라 원고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2014.7.7. 개최된 심판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이행강제금으로 10,000,000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하였다. 피고는 위 결정에 따라 2014.7.14. 원고에게 ‘2014.7.29.까지 이행강제금 10,000,000원을 납부하라’는 내용의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내렸고(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 한다), 2014.8.5. ‘2014.8.18.까지 위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라’는 독촉처분을 내렸다(이하 ‘이 사건 독촉처분’이라 한다).
라.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는데 위 재심절차에서 2014.7.18.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화해가 성립되었다(이하 ‘이 사건 화해’라 한다).
1. A, B가 2014.7.18.자로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유효하게 종료하였음을 확인한다.
2. 원고는 A, B에게 2014.8.15.까지 분쟁조정금으로 각 900,000원을 근로자들의 계좌에 입금하는 방법으로 지급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7, 11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절차에서 A, B는 2014.7.18.자로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종료하는 내용의 이 사건 화해가 성립함으로써 원고가 이들에 대해 부당해고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은 이로써 취소된 것과 같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이 구제명령이 재심절차에서 취소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5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구제명령 불이행에 따른 이행강제금의 부과나 징수가 금지됨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부과처분 및 독촉처분을 내렸으므로, 이는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은 별지와 같다. <별지 생략>
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32조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기각결정 또는 재심판정은 제31조에 따른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재심신청이나 행정소송 제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3조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구제명령을 내용으로 하는 재심판정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2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이행강제금은 노동관계분쟁 해결에 있어 전문적인 노동위원회가 발령한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여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행강제금은 행정법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 일정한 액수의 금전이 부과될 것임을 의무자에게 미리 계고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어 공법상 의무의 이행을 확보하는 강제수단이고, 보통의 경우 의무위반 횟수나 의무위반 일수를 기준으로 일정한 금액을 부과할 것임을 미리 고지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상 구제명령 불이행에 따른 이행강제금은 구제명령을 발령한 행정청이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2천만 원 이하의 금액으로 부과하도록 되어 있어 이는 사용자의 구제명령 이행의 확보를 위한 강제수단임과 동시에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 대한 제재의 성격도 겸유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5조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취소되면 직권 또는 사용자의 신청에 따라 이행강제금의 부과·징수를 즉시 중지하고 이미 징수한 이행강제금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취소’된 경우에 이행강제금의 부과·징수를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구제명령의 취소는 구제명령이 위법한 것을 전제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그 효력을 소멸시키는 공적 판단이 전제되는 반면, 화해는 구제명령의 위법 또는 부당해고 여부를 문제 삼지 않고 근로계약 당사자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권리와 의무를 조정할 수 있는 것으로 그 법적 성격이 반드시 같다고 볼 수 없다(이 사건의 경우에도 이 사건 화해 내용으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위법한지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32조에 의하면, 구제명령은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재심 신청이나 행정소송 제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므로 사용자로서는 구제명령을 신속히 이행함이 원칙이고, 그 후 제기된 재심 절차에서 화해가 이루어지게 되더라도 이미 도과한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불이행한 효과가 소멸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화해가 성립하였다고 하여 그로써 이 사건 구제명령이 취소된 것과 같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가 피고가 정한 이행기한까지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이행강제금의 부과 요건은 성립한 것이므로, 이 사건 부과처분 및 독촉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성수(재판장) 한옥형 이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