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보장사업에 관한 업무를 위탁받은 보험사업자가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경우, 동일한 사고로 인하여 가해차량의 보유자와 부진정연대의 관계에서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는 자에 대하여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대법원 2007.07.26. 선고 2007다28161 판결 [구상금·손해배상(자)]

♣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 피고 1외 1인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7.3.30. 선고 2006나39494, 39500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이라 한다) 제26조제1항은 “정부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책임보험의 보험금의 한도 안에서 그가 입은 피해를 보상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자동차보유자를 알 수 없는 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자배법 제31조제1항은 “정부는 제26조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피해를 보상한 경우에는 그 보상금액의 한도 안에서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자에 대한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자배법 제37조제1항에 의하여 제26조제1항의 규정에 따른 보장사업에 관한 업무를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보험사업자가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경우 그 보험사업자는 자배법 제31조제1항의 규정에 따라 자배법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자에 대하여 가지는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을 뿐이고, 동일한 사고로 인하여 가해차량의 보유자와 부진정연대의 관계에서 민법상의 불법행위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하는 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민법상의 불법행위자에 대한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들의 아들로서 미성년자인 소외 1(1990.2.1.생)은 2004.6.9. 20:20경 무등록 오토바이를 운행 중 이 사건 사고장소에 이르러 신호를 위반하여 진행한 과실로 소외 2 운전의 승합차량과 충돌하였고, 그 충격으로 소외 1과 위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있던 소외 3이 사망한 사실, 소외 1은 이 사건 사고 당시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부모인 피고들과 함께 거주하며 경제적인 면에서 부모인 피고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던 사실, 위 오토바이는 소유자를 알 수 없는 무등록 오토바이인데, 피고들은 위 오토바이의 유지·관리나 사용에 관여하지는 않은 사실,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는 건설교통부장관으로부터 보장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보험사업자로서, 소외 3의 아버지인 소외 4가 이 사건 사고 후 위 오토바이의 보유자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위 보장사업에 기한 보상금을 청구하자 소외 4에게 자배법 제26조제1항에 의한 보상금 8,0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사실 관계에 의하면, 피고들은 소외 1의 부모로서 일상적으로 지도, 조언 등을 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 만 14세에 불과하고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운행하기에 충분한 운전기능도 없는 소외 1로 하여금 오토바이를 운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감독, 교육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결과,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킴으로써 소외 3과 소외 4 등에게 손해를 가하게 되었고, 피고들의 위 과실과 손해의 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므로, 피고들은 일반 불법행위자로서 소외 3과 소외 4 등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 오토바이의 소유관계가 불명할 뿐 아니라 피고들이 위 오토바이의 유지·관리나 사용에 관여한 바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비록 소외 1이 피고들과 주거를 같이하고 그 보호·감독을 받으면서 경제적인 의존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피고들이 그 오토바이의 운행이익을 향유하거나 그 운행에 대하여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피고들에게 자배법 제3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와 같이 피고들이 민법 제750조에 따른 일반 불법행위에 기한 손배배상책임을 부담할 뿐 자배법 제3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가 보장사업자로서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소외 4에게 보상금 8,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자배법 제31조제1항에 의하여 피해자의 피고들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행사할 수는 없고, 보험사업자가 피해자에게 보장사업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법령에 따른 자기책임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민법 제480조 또는 제481조에 의하여 피해자를 대위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민법 제756조 또는 제750조에 따른 피고들의 불법행위책임 유무와 보상금의 지급에 따른 자배법 제31조제1항에 의한 피해자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대위나 민법 제481조에 의한 변제자의 대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판단을 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지만, 이러한 원고의 주장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배척될 수밖에 없는 만큼,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누락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김황식 이홍훈(주심) 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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