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동차전용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자의 주의의무
[2]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앞차에 의해 1차 충격된 무단횡단 보행자를 뒤차가 재차 충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안에서, 비록 뒤차의 운전자에게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잘못과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한 사례
◆ 대법원 2007.07.13. 선고 2007다26240 판결 [손해배상(자)]
♣ 원고, 피상고인 / 원고 1외 3인
♣ 피고, 상고인 / ○○○○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창열)
♣ 원심판결 / 대구고법 2007.3.28. 선고 2006나723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도로교통법 제63조는 보행자는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하거나 횡단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자동차전용도로를 운행하는 자동차의 운전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행자가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하거나 횡단할 것까지 예상하여 급정차를 할 수 있도록 대비하면서 운전할 주의의무는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자동차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하는 피해자를 충격하여 사고를 발생시킨 경우라도 운전자가 상당한 거리에서 그와 같은 무단횡단을 미리 예상할 수 있는 사정이 있었고, 그에 따라 즉시 감속하거나 급제동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면 피해자와의 충돌을 면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자동차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1996.10.15. 선고 96다22525 판결, 1998.4.28. 선고 98다513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지점인 대구 북구 칠성동1가 소재 신천대로는 제한속도 80㎞/h의 자동차전용도로로서, 피고의 피보험차량인 이 사건 승합차의 진행방향 우측 2차로와 3차로 사이에는 그 위로 지나는 철도교의 교각이 설치되어 있고, 4차로의 오른쪽에는 옹벽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사건 사고지점 부근에서는 위 옹벽의 높이가 상당히 높고 그 위로 나무도 우거져 있는 사실, 피해자 소외 1은 위 교각의 뒤쪽에서 나와 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1차로와 2차로의 경계 지점에서 이 사건 연쇄충돌사고를 당하게 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자동차전용도로를 운행하던 이 사건 승합차의 운전자인 소외 2로서는 피해자가 2차로와 3차로 사이에 설치되어 있는 교각의 뒤쪽에서 나와 도로를 무단횡단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2차로상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교각에 가려 피해자를 발견할 수도 없었다고 할 것이고, 비록 소외 2에게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진행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경위에 비추어 볼 때 소외 2의 위와 같은 잘못과 이 사건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앞차를 뒤따라 진행하다가 앞차에 의해 1차로 충격된 보행자를 피하지 못하고 재차 충격한 뒤차 운전자의 과실이 그러한 사정이 없이 그냥 단순히 진행하다가 보행자를 충격한 운전자의 과실보다 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인데, 피해자가 자동차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사고를 당한 이 사건에서 만일 위 피해자가 앞차에 의해 1차로 충격됨이 없이 곧바로 이 사건 승합차에 의해 충격당하였더라면 이 사건 승합차의 운전자가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유만으로 그에게 이 사건 사고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과 비교하여 보면 자명한 일이다), 결국 이 사건 사고결과에 대하여 소외 2에게 과실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소외 2가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근접 운행한 과실과 이 사건 사고결과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 소외 2에게 이 사건 사고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자동차전용도로에서의 자동차 운전자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나 과실과 사고결과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김용담 박시환(주심) 박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