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공장의 근로자가 27년간 1주일을 기준으로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다가 체력단련실에서 쓰러져 저산소성뇌손상 등의 진단을 받은 경우에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

 

<판결요지>

자동자공장 근로자인 원고는 27년 동안 1주일을 기준으로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여 왔는데, 주야간 교대근무가 인간의 생체리듬에 역행하고 신체에 많은 부담을 주는 근무형태인 점, 원고의 근무시간 중 절반 정도가 야간에 근무를 하는 것으로 야간근무 중 원고 스스로 업무를 조절한다든가,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업무와 원고가 입은 심장정지, 급성심근경색, 저산소성뇌손상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서울행정법원 2014.06.27. 선고 2013구단7318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 2014.06.13.

 

<주 문>

1. 피고가 2013.1.30.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1985.10.4. 광명시 소재 ○○자동차(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2012.9.11.까지 약 27년간을 소외 회사의 소하리공장에서 근무해 왔다.

. 원고는 2012.9.11. 12:10경 차제2부 체력단련장 내 정수기 옆에 쓰러져 있는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심장정지, 급성심근경색, 저산소성뇌손상(이하 이 사건 각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고, 관상동맥 성형술 및 스텐트 삽입술을 시술받았다.

. 원고는 2012.12. 12. 피고에게 이 사건 각 상병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3.1.30.원고의 업무내용 등을 고려할 때 업무상 과로의 소견이 없고, 업무(반장으로서의 역할, 부분파업에서의 감시 업무, 승진 누락 등)와 연관된 스트레스의 증가는 부분적으로 인정되나 상병의 자연경과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에, 신청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승인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원고는 27년 동안 반복된 주야간 2교대 근무와 연장근로, 휴일근로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피로 누적, 승진누락에 따른 스트레스, 승진 후 업무량의 증대, 후임조장 추천과 관련한 직원들의 불만을 설득하기 위한 면담작업, 파업으로 인한 직원감시 및 관리감독 등으로 인하여 극심한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상병이 발생한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상병은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이다. 원고가 운동을 하던 중 이 사건 각 상병이 발병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업무행위에 수반된 합리적, 필요적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별지 생략>

 

. 인정사실

원고의 근무기간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원고는 1985.10.4.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소하리공장 차제2공장 도어라인 작업을 하다가 1999.10.경부터 차체2부 자체1B반 조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2.7.경부터는 차제2부 자체1B반 반장으로 승진하여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2.9.11. 12:10경 자체2부 체력단련장 내 창가쪽 정수기 옆에 쓰러져 있는 채 발견되어(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 사건 각 상병의 진단을 받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관상동맥성형술 및 스텐트삽입술을 받은 후 현재는 인지기능에 장애가 있어 직장생활이 불가능하고 약물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상태이다.

근로시간 및 업무의 내용 등

원고는 27년 동안 일주일간의 주간근무와 일주일간의 야간근무를 하는 주2교대로 근무하여 왔고, 주간근무시간은 08:30부터 17:30분까지(점심시간 12:30부터 13:30분까지), 야간근무시간은 20:30부터 다음날 05:30까지이며, 주당 평균 10시간 정도의 연장근무를 하였으며, 주말은 주로 휴무하였으나, 가끔 휴일근무를 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각 상병 발병 전 1주일 이내 기간 중 주말 2일은 휴무하였고, 3일은 부분파업기간 중이라 4시간, 2일은 8시간을 근무하는 등 근무시간은 평상시보다 조금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상병 발병 전 3개월 이내에 주당 50 내지 60시간 정도를 근무하였고, 평상시보다 업무시간이 특별히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1985.부터 1999.10.까지는 차체2공장 도어라인 작업을 하였는데, 그 작업내용은 차체 무빙류(도어/트렁크/테일케이트) 부품셋팅, 차체 무빙류 앗세이 수동용접 작업, 차체 무빙류 앗세이 CO2 용접작업, 차체 무빙류 외관/용접 불량 수정작업이었다.

원고는 1999.10.부터 2012.6.까지 사이에 차체2부 차체1B반 조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작업내용은 F/DOOR, TL&TG 라인의 조장으로 조원 7명의 근무관리, 해당반 반장 부재시 반장 대행 업무, 작업공정 인원 부재시 작업대행, 담당 부품 불량 발생시 수정작업 대응, 오퍼레이터 부재시 업무대행이었다.

원고는 2012.7.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 전까지 차체2, 차체1B반 반장으로 근무하였는데, 담당라인은 SIDE R/LH, R/DOOR, F/DOOR, HOOD, TL&TG LINE으로 반원 23명의 일일근무관리, 반 담당라인 설비, 품질문제점 대응총괄, 반 안전환경 관리총괄, 작업인원 부재시 작업대행, 회사 이벤트 발생에 따른 담당반 총괄 관리이다.

원고는 3번 정도 승진이 누락된 후에 2012.7.1. 조장에서 반장으로 승진하였고, 조장으로 조원 7명 정도를 관리하다가 반장으로 승진한 후에는 반원 23명의 관리를 담당하게 되는 등 업무 내용에 변화가 있었다.

원고는 후임 조장을 다른 조에서 추천하여 조원들의 항의가 있었고, 원고는 7월 내내 신임조장 선발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조원들을 설득하기 위하여 계속적인 면담 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소외 회사는 2012.8.부터 임금협상을 시작하였고, 임금협상으로 인한 부분파업 기간 중 노사관계가 예민해져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10일 동안 소외 회사에서 조기퇴근 점검을 실시하면서 반장들에게 반원들의 퇴근시간 등의 감시를 철저하게 하도록 지시하였고, 이에 원고는 동료직원인 반원들의 조기퇴근 여부를 감시하는 업무를 하였는데, 원고가 담당하는 차체1B반 내에서 위 기간 중 조기퇴근으로 적발된 근로자는 없었고, 결근율도 10% 미만이었다.

원고의 건강상태

원고에 대한 2010.7.22. 건강검진결과 혈압은 “116mmHg/80mmHg”이고 소견은 정상범위(혈압관리, 이상지질혈증관리), 저염식이 권유, 고지방식이제한 권유였고, 2011.8.29. 검강검진결과 소견은 정상이었으며, 2012.8.31. 건강검진결과 혈압은 “128mmHg/84mmHg”이고 소견은 정상(B)(혈압관리, 이상지질혈증관리), 혈압관리 : 저염식, 주기적인 혈압측정, 이상지질혈증관리 : 운동, 저지방식이였다.

원고는 평소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상 심장질환과 관련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의학적 소견

원고의 주치의(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 병명 : 심장정지, 급성심근경색, 저산소성뇌손상

- 주요검사 : 심전도(허혈성변화), 심근효소치(상승), 관상동맥조영술(좌전하행지의 혈전을 동반한 심한 협착)

- 종합소견 : 급성심근경색이 발병하면서 심실성 부정맥(추정)이 발생하여 심정지가 일어나 의식을 잃고 쓰러짐. 내원 당시 혼수상태로 뇌간반사만 남아 있었음, 관상동맥성형술 및 스텐트삽입술 후 생체징후는 안정되었으나 저산소성뇌손상이 남아 있는 상태였음

피고 자문의 1(작업환경의학과)

심근경색으로 진단됨, 발병전 24시간 이내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는 없으며, 발병전 일주일 및 3개월간은 부분 파업 등으로 근무시간이 길지 않아 과로 수준은 높지 않았다고 판단됨, 일부 업무 책임(반장직책)이 있으나 전반적 과로수준이 높지 않아 신청 상병과 업무와의 관련성은 낮다고 판단됨

피고 자문의 2(순환기내과)

이 사건 각 상병은 작업장의 환경이나 작업 자체에 기인하기 보다는 과체중, 운동부족(혹은 급격한 운동) 및 남성, 나이(45세 이상)와 연관이 있음, 직업과는 무관함

이 법원의 강동경희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결과 및 사실조회결과

- 급성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혈전으로 막히면서 심근에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 심근조직이 괴사되는 질환, 혈관 내의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면서 혈전이 생성되어 혈관을 막아 발생하므로, 주로 기존의 관상동맥협착증에 동반하여 나타나지만, 기존에 유의한 관상동맥 협착증이 없는 경우에 발생하기도 한다. 심장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며 시술 또는 수술을 통해 혈관을 넓혀주거나 우회하여 혈류를 유지시켜 주는 치료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심장근육의 손상으로 허혈성 심근질환 및 장기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고 심실부정맥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합병될 수 있다.

- 병원에 도착하여 시행한 검사에서 뇌 자체의 병변은 없고 심장 검사에서 심근경색증 소견이 관찰되었음, 심근경색증에 의한 심장마비의 가능성이 가장 높음.

- 심실성 부정맥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최종 원인이며, 가장 흔한 원인이 심근경색증이다. 원고의 심실성 부정맥의 원인은 심근경색증으로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 혈관이 갑자기 막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심근경색증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촉발 요인이 될 수 있고, 업무상 스트레스가 단독의 발병 원인은 아니지만 중요한 촉발 요인이라 할 수 있으므로 업무상 연관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움. 급격한 작업환경변화 및 근무시간 연장이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스트레스가 없다고 할 수 없고,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있었던 상황이라면 기존의 건강상태를 참고하여 기여도를 따져보아야 함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7호증의 4 내지 7, 9호증, 10호증의 1, 2, 11호증, 1호증, 2호증, 3호증의 각 기재, 증인 안선덕의 증언, 이 법원의 강동경희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결과 및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의 ○○자동차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 판단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때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증명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된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해당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4.9. 선고 200823764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여 알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원고가 이 사건 각 상병 발병 전 3개월 동안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60시간을 초과하지는 아니하나, 27년 동안 일주일을 기준으로 주야간교대근무를 하여 왔는데, 주야간 교대근무가 인간의 생체리듬에 역행하고 신체에 많은 부담을 주는 근무형태인 점, 원고의 근무시간 중 절반 정도가 야간에 근무를 하는 것으로 야간근무 중 원고 스스로 업무를 조절한다든가,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불 가능한 점, 이 사건 각 상병 발병일 2달 정도 전에 원고는 조장에서 반장으로 승진하였는데, 7명의 조원을 감독하다가 23명의 반원을 감독하여야 하는 업무로 업무내용의 변경이 있었고, 후임 조장의 추천 문제로 기존 조원들의 불만이 많아 7월에는 설득작업을 위한 면담을 지속적으로 시행하였으며, 8월에는 임금협상을 위한 부분파업을 시작하면서 원고는 회사의 지시로 같은 동료들을 감시하고 결근하지 않도록 독려하는 등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여야 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의 건강검진결과 혈압이 조금 높고 이상지질혈증관리를 요하였으나, 정상범위 내에 있었고, 심장과 관련된 특별한 기왕증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원고가 급성심근경색에 취약한 52세의 중년이기는 하나 업무로 인한 만성적인 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 사건 각 상병의 발병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업무와 이 사건 각 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원고가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하던 중 이 사건 각 상병이 발병하였다고 하더라도, 체력단련실은 회사가 근로자들의 근골격계질환 등의 예방을 위하여 회사 내에 설치한 시설인 점에서 회사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복리후생시설이고, 원고가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은 업무의 원만한 수행을 위한 체력유지보강활동으로 볼 수 있어 업무의 준비행위이거나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합리적필요적 행위로 보이므로 이 사건 각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위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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