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소속 상관으로부터 정당한 직무명령을 받았으나 자신의 재량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다가 과실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퇴직급여 등 감액 예외 사유인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 명령에 따르기만 하다가 과실에 이른 경우’로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그 경우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공무원연금법 제64조제1항제1호는 직무상 관련이 있는 과실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퇴직급여 등을 감액하지만, 예외적으로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한 경우’에는 해당 공무원에게 비난가능성이 적으므로 감액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해당 공무원이 소속 상관으로부터 정당한 직무상 명령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명령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그 명령에 따른 업무수행에서 해당 공무원 재량의 폭이 크고 그 재량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다가 과실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그 과실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아 이를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따르기만 하다가 과실에 이른 경우로 평가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공무원의 지위, 소속 상관이 발한 명령의 내용, 해당 공무원이 실제로 수행한 업무의 내용, 해당 공무원의 과실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 대법원 2013.11.28. 선고 2011두29083 판결 [급여제한 소급적용 환수처분 취소 등]

♣ 원고, 피상고인 /

♣ 피고, 상고인 / 공무원연금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1.10.13. 선고 2011누1346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급여제한처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퇴직급여 환수처분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헌법재판소는 2013.8.29. 공무원연금법(2009.12.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1조 단서(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 등이 소급입법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하였다(헌법재판소 2013.8.29. 선고 2010헌바354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부칙조항에 따라 원고들에 대하여 원고들이 2009년에 지급받은 퇴직급여의 1/2 상당액을 환수하는 처분을 하였고, 그 환수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은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이전에 이 사건 부칙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효력은 이 사건에도 미친다. 따라서 위헌결정으로 효력을 잃게 된 이 사건 부칙조항을 적용한 이 사건 환수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원심은 위 헌법재판소 결정과 달리 이 사건 부칙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지만, 결론적으로는 이 사건 환수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취소하였으므로, 결국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정당하다.

 

2. 급여제한처분에 관하여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가. 공무원연금법(2009.12.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된 것) 제64조제1항제1호는,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로 인한 경우 및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한 경우는 제외한다)’에는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를 감액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직무상 관련이 있는 과실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퇴직급여 등을 감액하지만, 예외적으로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한 경우’(이하 ‘이 사건 예외사유’라 한다)에는 해당 공무원에게 비난가능성이 적으므로 감액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해당 공무원이 소속 상관으로부터 정당한 직무상 명령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명령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그 명령에 따른 업무수행에 있어 해당 공무원의 재량의 폭이 크고 그 재량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다가 과실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그 과실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아 이를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따르기만 하다가 과실에 이른 경우로 평가할 수 없다 할 것인바,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공무원의 지위, 소속 상관이 발한 명령의 내용, 해당 공무원이 실제로 수행한 업무의 내용, 해당 공무원의 과실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원고 1은 상주시가 개최한 이 사건 축제의 추진위원이자 상주시 행정지원국장으로서 대외협력조정업무를 담당하면서 축제 기본계획수립, 행사대행업체 선정계약, 행사장 시설경비 안전대책 등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고, 원고 2는 이 사건 축제의 추진위원이자 상주시 새마을과장으로서 축제의 세부계획수립 및 기타 축제 일반 업무를 담당하면서 실무행정 전반을 총괄 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

② 원고들의 상관인 상주시장 소외 1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축제 행사로 문화방송 가요콘서트 공개녹화 행사를 추진하라는 개괄적인 명령을 하였을 뿐 위 공개녹화 행사 안전문제에 관하여 구체적인 명령은 하지 않았고, 원고들이 그 재량에 따라 대부분의 업무를 독립적으로 추진하였다.

③ 원고들에 대하여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형사판결에 따르면, 원고 1에 대하여, 부적격업체를 이 사건 축제의 대행업체로 선정하게 한 과실, 행사장 안전관리에 관한 대행업체에 대한 사전 지도, 점검 및 감독을 게을리 한 과실, 당초 예정된 경비경찰인력의 부족을 보충할 대책을 마련하지 아니한 과실, 사고 당일 안전관리 및 질서유지에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거나 이를 점검하지 아니한 과실이 인정되었고, 원고 2에 대하여도, 부적격업체를 이 사건 축제의 대행업체로 선정하게 한 과실을 제외하고는 원고 1의 과실과 유사한 과실이 인정되었다.

④ 특히 원고 1의 경우, 그 업무가 대외협력조정업무로서 대행업체 선정에 깊이 관여하여 평소 자신과 친분이 있고 상주시장 소외 1의 매제인 소외 2가 대표로 있는 업체가 대행업체로 선정되도록 하기 위하여 이미 내부적으로 대행업체를 안동문화방송으로 잠정적으로 결정한 상태임에도 소외 2가 대표로 있는 업체의 행사대행제안서에 대하여 부정적 입장에 있던 부하직원인 소외 3과 소외 4에게 위 업체를 대행업체로 선정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부적격한 대행업체인 위 업체가 대행업체로 선정되도록 하였다.

 

다. 이러한 사정들, 즉 원고들의 지위, 소속 상관인 상주시장 소외 1이 발한 명령의 내용, 원고들이 실제로 수행한 업무의 내용, 원고들의 과실의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가요콘서트 공개녹화 행사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원고들의 재량의 폭이 크고 그 재량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다가 과실에 이르렀으며 그 과실에 대한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할 것이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고들에 대하여는 이 사건 예외사유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예외사유가 적용된다고 하며 이 부분 급여제한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예외사유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급여제한처분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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