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공무원연금법 제64조제1항제3호에서 규정한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금품 및 향응 수수로 징계 해임된 때’에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하여 금품과 향을을 수수한 경우로서 공무원의 청렴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의 의미

 

<판결요지>

구 공무원연금법(2009.12.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4조제1항제3호가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일부 감액사유로 규정한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금품 및 향응 수수로 징계 해임된 때’에는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와 직접 관련하여 금품 및 향응을 수수한 경우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이를 수수한 경우로서 공무원의 청렴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여기서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란 친구, 친족관계 등 사적인 관계를 이용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타인이 취급하는 사무의 처리에 법률상이거나 사실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에 있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고, 그 사이에 상하관계, 협동관계, 감독권한 등의 특수한 관계가 있을 필요는 없다.

 

◆ 대법원 2013.10.31. 선고 2011두28981 판결 [퇴직급여 제한지급처분 취소]

♣ 원고, 피상고인 /

♣ 피고, 상고인 / 공무원연금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11.10.26. 선고 2011누1270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공무원연금법(2009.12.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4조제1항제3호(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가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이하 ‘퇴직급여 등’이라 한다)의 일부 감액사유로 규정한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금품 및 향응 수수로 징계 해임된 때’에는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와 직접 관련하여 금품 및 향응을 수수한 경우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이를 수수한 경우로서 공무원의 청렴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라 함은 친구, 친족관계 등 사적인 관계를 이용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타인이 취급하는 사무의 처리에 법률상이거나 사실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에 있는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고, 그 사이에 상하관계, 협동관계, 감독권한 등의 특수한 관계가 있을 필요는 없다(대법원 2000.12.12. 선고 2000두7742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의하면, 원고는 경찰공무원으로서 2005년 봄경 핸드폰 부품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소외인에게 “대검 중수부의 공적자금비리합동단속반에 근무할 때 핸드폰 제조, 판매 회사인 팬택의 부회장을 알게 되었다. 당신이 운영하는 회사가 팬택으로부터 하청을 받도록 알아봐 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 그 무렵 소외인이 원고에게 팬택으로부터 하청을 받게 해달라고 부탁하였으나 실제로 하청을 받지는 못하였고 소외인은 2005.12.경 운영하던 핸드폰 부품업체를 폐업한 사실, 원고는 2006.5.경 채무가 1억 원 상당에 이르는 등 소외인으로부터 돈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내가 급한 일이 있어 500만 원이 필요한데 빌려주면 이자 포함하여 1개월 후에 갚겠다.”는 취지로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소외인으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5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사실, 원고는 위 편취행위에 대하여 사기죄로 형사입건된 것을 징계사유로 하여 해임처분을 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소외인으로부터 받은 500만 원은 그 돈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차용금 명목으로 편취한 것일 뿐 팬택의 부회장에게 청탁하여 소외인이 팬택으로부터 하청을 받게 해주는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므로, 원고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금품을 수수함으로써 공무원의 청렴의무를 저버렸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위와 같은 편취행위를 사유로 하여 징계 해임된 것은 이 사건 조항의 ‘금품 및 향응 수수로 인하여 징계 해임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심이 비록 원고가 소외인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이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로서 공무원의 청렴의무를 저버린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뇌물죄 등 공무원 부패범죄와 관련하여 수사를 받거나 기소되지 아니한 점만을 주된 근거로 원고에 대한 징계 해임이 이 사건 조항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그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이 사건 조항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신영철(주심) 이상훈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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