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2023.5.3. 선고 2021나25985 판결】

 

• 대구고등법원 제3민사부 판결

• 사 건 / 2021나25985 임금

• 원고, 피항소인 / 별지1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 피고, 항소인 / A 주식회사

• 제1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2021.9.16. 선고 2020가합200218 판결

• 변론종결 / 2023.03.22.

• 판결선고 / 2023.05.03.

 

<주 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2 ‘청구금액 및 인용금액’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0.1.16.부터 2023.5.3.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5%는 원고들이 각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2 ‘청구금액 및 인용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제1심 공동원고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은 이 법원에서 소를 취하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대구에서 택시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 사업장이다.

2)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택시를 운전하는 근로자이거나 근로자였다가 퇴사한 사람들이다.

나. 피고의 임금 체계

원고들은 ‘1인 1차제’ 방식으로 근무하면서, 총 운송수입금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의 전부 또는 일정 비율을 자신들이 보유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이 2007.12.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3.21. 법률 제8964호 개정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7.1.부터 피고가 소재한 대구지역에 시행되었다.

라. 2009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09.9.3.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2009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아래 생략>

마. 2011년도 이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개정 경과

1)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1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2011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1인 1차제의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을 전액 근로자의 수입으로 한다는 규정은 추가되었으나, 소정근로시간이나 매월 지급되는 임금과 관련하여 변경된 내용은 없고, 나머지 내용도 2009년 단체협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 이후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3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이라 하고,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는 연도로 특정한다)을 체결하여 근로시간과 사납금 액수를 아래와 같이 변경하였다. <아래 생략>

3) 한편 2011년 단체협약과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는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본급, 제수당 등과 기본급 산정시간 등 그 산출내역이 기재되어 있고, 그 중 2011년, 2013년, 2015년 단체협약에는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 하단에 ‘최저임금 산출근거’라는 제목 하에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 산출근거가 기재되어 있는데, 그 구체적인 액수, 시간 등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바. 최저임금법상 법정최저임금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법정시간당 최저임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아래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6 내지 12, 15, 16, 39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청구원인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 2013년부터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종전의 1일 6시간 40분에서 순차적으로 1일 3.9452시간 내지 1.7753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한 것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한 것이므로, 이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는 것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3년 단체협약 이전의 종전 소정근로시간인 1일 6시간 40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바, 구체적인 금액은 별지 ‘청구금액 및 인용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금액과 같다.

 

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제1항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4.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가) 원고들이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던 사실, 2013년 단체협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이 1일 6시간 40분에서 6시간으로 단축된 사실, 이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통하여 순차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어 최종적으로는 1일 3.9452시간이 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나) 위 인정사실에다가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종래 택시업계에서 지배적이던 사납금제 임금방식은 고정급의 비율이 낮아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수입이 불안정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최저임금제는 저임금 노동자의 최소한의 생활보장과 소득격차의 해소를 위한 것으로 그 적용범위와 적용방법이 모든 노동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정해져야 하는데,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에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 등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되었다.

이처럼 이 사건 특례조항은 종래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을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당연히 예정한 것이지, 이와 달리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전혀 변함이 없음에도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간당 고정급이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니다(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② 2009.7.1.부터 이 사건 특례조항이 대구 지역에도 적용되게 되었는데, 그 직후에 2009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이 있었고 이어서 2011년도에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이 있었으나, 그에 따라 계산된 비교대상 임금에 해당하는 월 고정급의 시간급 환산금액이 당해 연도의 최저임금액을 넘어선 관계로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조정은 없었다.

그 이후 2013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 비로소 소정근로시간이 처음으로 단축되게 되었고, 2017년, 2018년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도 순차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이 있게 되었는데, 각 25일 만근에 주휴일이 5일인 경우 지급하기로 한 월 비교대상 임금액을, 단축 직전의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포함)을 기준으로 하여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으로 환산해 보면 모두 당해 연도에 정해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고, 이 사건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통해 단축된 각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을 환산해야 비로소 당해 연도에 정해진 최저임금을 위반하지 않는 결과가 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아래 ‘라.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8.12.31.까지의 미지급된 최저임금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주휴시간이 제외됨에도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주휴시간을 포함한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을 환산하는 것이 모순이고,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서 ‘최저임금 산출 근거’ 산식을 계산할 때 주휴시간을 포함하여 적용한 것은 단순히 계산상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의 효력을 판단하기 위해 이 사건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게 된 경위 등을 살펴봄에 있어서는 주휴시간을 포함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당시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고, 더욱이 2013년 내지 2015년 당시 작성된 ‘운전기사 임금기준표’에서 ‘최저임금 산출 근거’ 산식을 계산할 때 주휴시간이 포함된 시간(2011년 월 200시간, 2013년 월 180시간, 2015년 180시간)을 적용한 것을 보더라도 당시 당사자들의 의도나 목적을 파악함에 있어서는 주휴시간을 포함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③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서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 따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었으나, 실제로 그 기간 동안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2009년 및 2011년 단체협정 무렵과 비교하여 별다른 변경이 없었고 원고들은 종전과 다름없이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는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실제 원고들의 근로제공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7년 관제센터를 구축하여 전화로 택시를 호출하면 가장 근거리에 있는 택시와 연결하여 주는 시스템(이른바 ‘Y’ 시스템)이 도입되었고, 2009년경부터 1인 1차제가 보편화되었으며, 2013년 택시요금 인상으로 1일 운송수입금을 채우기 위한 운행횟수가 감소하는 등 원고들의 근로형태나 근로시간이 변경되었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위와 같은 변화에 따른 것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 피고가 주장하는 ‘Y’ 시스템의 도입이나 1인 1차제로의 변경 등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있은 때로부터 약 4~6년 전의 것들인바,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업무환경의 변화에 수반하여 원고들이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사납금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므로, 이것이 원고들의 근무형태나 근로시간에 변경을 가져올 정도의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 택시 운행의 특성상 승객을 태운 후 주행하는 ‘영업시간’뿐만 아니라 택시의 차량점검 등 업무개시를 위한 시간, 가스충전이나 차량청소 등 업무종료를 위한 시간 역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고, 위와 같은 시간들은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로 인하여 크게 변경되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 택시요금의 인상은 유류비 기타 물가상승 등 원가상승으로 인한 택시운송업계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었고, 택시요금의 인상과 더불어 월 사납금도 인상되었으므로, 택시요금이 인상된 사정만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로시간이 현저히 단축되었을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서 배차시간을 단축하지는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거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위와 같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타코미터 등 자료에 의하면, 대구 지역의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1일 택시 영업시간(배회시간, 대기시간 등을 뺀 시간)은 2009년 4.49시간, 2014년(2013년) 4.13시간, 2017년 4.51시간, 2019년 4시간 또는 4시간 30분 정도인 것으로 확인되는바,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에도 불구하고 실제 영업시간은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위 ②항의 사정에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한 수치조정에 불과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④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이 최저임금법의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더라도, 그 단축의 규모가 크지 않다거나 혹은 협의 과정에 사실오인이나 계산착오가 있었던 때에는 그 정도에 따라 비교대상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액을 상회함으로써 최저임금법 위반의 결과가 당장에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법정 최저임금액이 해마다 인상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는 머지않은 장래에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잠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 단축협의가 이루어진 직후에 그로 인한 최저임금법 위반의 결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협의의 탈법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⑤ 피고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을 늘려 실질 임금을 향상하기 위한 택시운전근로자 측의 요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설령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인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의 취지를 교묘히 회피하기 위한 행위 그 자체일 뿐인데도 오히려 이러한 합의를 중시함으로써 그 결과가 유효하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고,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강행법규의 취지와 규범으로서의 효력이 부정될 수는 없다. 즉,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그 합의 당사자들의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무효라고 보아야 하는바, 이는 노사간 합의의 자발성의 문제가 아니라 합의의 내용이 강행법규 위반인지가 문제되기 때문이고, 이는 앞서 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신설 취지 및 일반택시 운송사업의 공공성 등을 더하여 보면 더욱 그러하다. 만약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경제적인 관점, 즉 실질 근로시간의 변동 없이 형시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이 조정되더다도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이 수령하게 되는 임금 기타 명목의 금원에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기존보다 늘어나게 되었다는 사정을 근거로 사용자 측의 최저임금법 잠탈 의도를 부정하는 해석을 한다면 장래 최저임금법 위반을 회피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행위를 계속적으로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비현실적인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에 대해서도 탈법행위를 이유로 직접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할 수 없게 되어 심히 부당하다.

⑥ 피고는, 2019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하였으므로 피고에게 최저임금법 잠탈을 위한 목적이 없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 단체협약 역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상태로 근로자들에게 근로시간 선택권을 부여한 것으로 원고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는 별다른 변경이 없었고 원고들은 종전과 다름없이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는바, 피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근무시간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한 사실만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이므로 원고들에게는 2011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1일 6시간 40분)이 적용되어야 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 하더라도 종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고정급 산출을 위해서 형식적으로 정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으로 볼 수 없다.

(2) 원고들이 미지급 최저임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실제 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에 이른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3) 원고들의 입사 시점에 따라 당해 연도의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어야 하며, 그 이후 단체협약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의 개정이 있었다면 그에 따른 변경된 소정근로시간 적용만 부정되어야 한다.

(4) 소정근로시간 변경이 무효이고 그에 따라 계산된 비교대상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여 그 미달액에 해당하는 임금을 피고가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비교대상 임금의 시간급 임금을 계산함에 있어 적용할 소정근로시간에서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주휴일에 근로한 것으로 보는 근로시간)을 제외하고 계산하여야 한다(이 부분 주장은 아래 ‘라.항’에서 판단한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3조에 의하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은 이른바 규범적 부분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진다. 이러한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07.12.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대법원 2014.6.26. 선고 2011다33825 판결 등 참조).

마찬가지로 새로이 체결된 단체협약상 규범적 부분인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애초부터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 경우라면, 종전 단체협약이 유효기간 만료 등으로 실효된 채 노사 간에 무협약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 규범적 상황이 다르지 않으므로, 이 경우에도 위와 같은 법리가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즉 단체협약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인 경우,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미지급 여부와 관련하여 효력이 없는 변경된 소정근로시간이 아니라 종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 효력을 미친다고 해석함이 합리적이고, 민법상 무효행위 전환 법리를 전제로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해석할 것은 아니다(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그리고 이는 노동조합법 제32조제3항 단서에서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나) 구체적 판단

(1) 2011년 단체협약 이후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이 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하여진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로 판단됨은 앞서 본 것과 같고, 한편 2009년 및 2011년 단체협약 제7조제2항에서 “이 협약 기준은 협약 효력기간이 경과된 후에도 신 협약의 체결 시까지 효력이 지속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위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다.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2011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은 규범적 부분에 해당하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 여전히 유효하게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아 이들을 규율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2017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의 최저임금 미달액을 구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적용될 소정근로시간은 2011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피고는 위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합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위 소정근로시간은 단체협약 체결 당시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및 초과운송수입금 등을 고려하여 합의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합의 자체가 없다거나 이를 무효로 볼 만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으므로, 이에 반하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피고는 또한 원고들이 1일 근로시간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명한 후 이를 기준으로 하여 최저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자와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50조 등의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고, 그것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정한 것이 아닌 한 소정근로시간의 합의는 유효하며 근로자와 사용자는 이에 기속된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유효한 이상 근로자는 사용자에 대하여 쌍방이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소정근로의 대가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한편, 최저임금법 제6조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제4항은 “제1항과 제3항에 따른 임금에는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을 산입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임금은 산입하지 아니한다.”라고 하면서 제1호는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8호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임금”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제6항제1호는 “근로자가 자기의 사정으로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의 근로를 하지 아니한 경우 근로하지 아니한 시간 또는 일에 대하여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할 것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최저임금법은 소정근로시간을 최저임금법 적용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근로자가 자기의 사정으로 소정근로시간의 근로를 하지 아니한 경우 사용자가 그에 대한 임금 지급을 면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의 의미와 최저임금법의 조항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자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 최저임금을 청구할 수 있고, 오히려 사용자가 근로하지 아니한 시간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를 다투기 위하여 ‘근로자가 자기의 사정으로 소정근로시간의 근로를 하지 아니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소정 근로시간인 6시간 40분에 미치지 못한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피고는 원고들의 입사 시점에 따라 입사 연도의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 근로시간이 적용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인 반면, 2011년 단체협약은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계속 효력을 갖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점, ②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조항은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정한 것인바, 단체협약이 체결된 후 그 유효기간 중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조합원이 된 자는 그 시점부터 노동조합법 제33조에 정한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이 미친다고 해석되는 점, ③ 만약 원고들의 입사 시점에 따라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유무가 달라진다고 보게 된다면 이는 강행법규에 의하여 배제하려는 결과를 실현시키는 셈이 되어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포함된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에 피고에 입사한 원고들에게도 2011년 단체협약상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조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에 대한 판단

1) 최저임금 미달액 지급의무 판단기준

최저임금법 제6조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은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이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정해진 지급 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말한다. 다만,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은 위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들에게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매월 1회 지급된 임금 중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에 따라 제외되는 임금을 제외한 임금(최저임금의 적용을 위한 임금으로서 앞서 본 것과 같이 ‘비교대상 임금’으로 칭한다)액과 최저임금액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1.11. 선고 2006다64245 판결 참조).

2) 최저임금 미달액의 계산을 위한 소정근로시간 등의 산정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최저임금법 제5조의2는 “최저임금의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임금을 정하는 단위기간이 제5조제1항에 따른 최저임금의 단위기간과 다른 경우에 해당 근로자의 임금을 최저임금의 단위기간에 맞추어 환산하는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12.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조제1항제3호는 비교대상 임금 중 월 단위로 지급된 임금을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월에 따라 소정근로시간 수가 다른 경우에는 1년간의 1개월 평균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6조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고(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7호),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와는 구별되므로, 주급제 혹은 월급제에서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관한 임금인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대법원 2018.6.19. 선고 2014다44673 판결 참조).

그러나 현행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가 적용되는 2019.1.1. 이후에는 위 최저임금법 시행령 규정에 따라 ‘월 단위로 정해진 임금’을 시간당 최저임금과 비교하기 위하여는 임금을 ‘1개월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로 나누어야 하고, ‘1개월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는 ‘1주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에 ‘1년 동안의 평균의 주의 수’(= 365일 ÷ 7일)를 곱한 시간을 12로 나눈 시간 수를 가리키며, ‘1주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는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 수’와 ‘근로기준법 제55조제1항에 따라 유급으로 처리되는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 수’를 합산한 시간 수를 가리키므로, 결국 ‘1개월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는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 수 + 주휴시간 수) × 365일 ÷ 7일 ÷ 12’가 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비교대상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2018.12.31.까지는 비교대상 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수(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 미포함)’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하여야 하고, 2019.1.1.부터는 비교대상 임금을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을 포함한 시간 수)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하여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에서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소정근로시간은 2011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것에 따라야 함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최저임금액 산정을 위한 월 소정근로시간은 2011년 단체협약 제16조에 따라 ‘1일 6시간 40분’을 기초로 산정되어야 한다.

한편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임금은 ‘월 단위로 정해진 임금’이고, 원고들은 월 만근일은 25일(2월의 경우 23일)이다. 그런데 2011년 단체협약은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을 1일 단위로 정하고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은 월에 따라 소정근로시간 수가 다른 경우에 해당하여 1년간의 1개월 평균 소정근로시간을 산정하여야 한다(구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제1항제3호). 이에 원고의 1년간의 1개월 평균 소정근로시간 수를 계산하면, 원고가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구하는 기간 중 2017.1.부터 2018.12.까지는 165.4시간[= {2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의 1개월 소정근로시간 166.6시간(= 6시간 40분 × 25일) × 11개월 + 2월의 소정근로시간 153.3시간(= 6시간 40분 × 23일)} ÷ 12개월]이 된다.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2019.1.1.부터는 최저임금 산정과 관련한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에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이 포함되어야 하므로, 이를 감안하여 계산하면 1개월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는 194.3시간[= 위 165.4시간 + 1개월의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 약 28.9시간(= 1주의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 6시간 40분 × 365일/7일 ÷ 12개월)]이 된다.

따라서 원고들이 구하고 있는 2017.1.부터 2018.12.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최저임금은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을 165.4시간으로, 2019.1.부터 2019.12.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최저임금은 1개월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을 194.3시간으로 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이를 초과하는 월 소정근로시간 등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비교대상 임금의 범위

가) 관련 규정

위 라.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최저임금법 제6조제5항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에 의하면,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비교대상 임금’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은, ①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가리킨다)이 아닐 것, ② 단체협약 등에 지급조건과 지급률이 정해져 있고, 매월 1회 이상 지급될 것, ③ 소정근로시간 내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 외의 임금이 아닐 것, ④ 생활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아닐 것이다.

나) 구체적 판단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초과운송수입금 제외)에서 야간근로수당을 공제한 차액[기본급(주휴수당 포함), 근속수당, 승무수당, 성실수당 등을 합산한 금액과 같다]을 비교대상 임금으로 주장하고 있고, 피고도 이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다투고 있지 않으므로, 이를 이 사건 청구에서 원고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어야 하는 비교대상 임금으로 인정한다. 을 제1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의 월별 비교대상 임금액은 별지3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표’의 ‘비교대상 임금’란 기재와 같다.

4) 최저임금 미달액의 구체적 계산

가) 계산방식

앞서 본 것과 같이 비교대상 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원칙적으로 비교대상 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수(2018.12.31. 이전) 또는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2019.1.1. 이후)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하여야 하고(구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제1항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제1항), 만일 그 시급이 법정 최저시급에 미달한다면 그 시급과 법정 최저시급의 차액에 다시 월 소정 근로시간 또는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를 곱하여 최저임금 미달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계산의 편의상 법정 최저시급에 월 소정근로시간 또는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를 곱하여 산출된 금액(이하 ‘월별 법정 최저임금’이라 한다)과 비교대상 임금액을 비교하여 그 차액을 최저임금 미달액으로 산정하기로 한다. 이러한 방식이 계산상 간편하기도 하고, 월 소정근로시간 수 등으로 나누었다가 다시 월 소정근로시간 수 등을 곱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수점 이하의 오차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근로일수가 만근일(월 25일, 이하 같다)에 미치지 못하는 달에는 부족한 근로일수만큼 법정 최저임금이 감액되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를 감안하면 원고들이 수령해야 할 월 최저임금의 계산방식은 아래 기재와 같다.

 2018.12.31.까지 : 월별 법정 최저임금(= 당해 연도 최저시급 × 165.4시간 × 근로일수/만근일)  비교대상 임금
 2019.1.1. 이후 : 월별 법정 최저임금(= 당해 연도 최저시급 × 194.3시간 × 근로일수/만근일)  비교대상 임금

나) 구체적 판단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급 최저임금이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인 사실 및 만근일이 2월을 제외한 달은 25일, 2월은 23일인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을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이 최저임금 미달액을 구하는 기간 동안 원고들의 각 월별 근로일수가 별지3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표’의 ‘근로일수’란 기재와 같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들의 월별 법정 최저임금액을 산정하면 별지3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표’의 ‘최저임금’란 기재와 같다[한편 원고 AA, AB, AC는 월 만근일인 25일을 초과하여 근로한 경우의 근로시간에 대하여도 최저임금을 산정하여 최저임금 미달액을 구하고 있으나, 이 부분 근로는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제공된 근로라고 보기 어렵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에 대한 임금 등은 비교대상 임금이 아니므로(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 원고들이 월 만근일을 초과하는 근로일수에 대하여 최저임금을 산정한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위 가)항의 계산방식에 따라 월별 법정 최저임금액에서 월별 비교대상임금을 공제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월 지급하지 아니한 각 최저임금 미달액은 별지3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표’의 ‘최저임금 미달액’란 기재와 같고, 이를 모두 합산하면 별지2 ‘청구금액 및 인용금액’표의 원고별 ‘인용금액’란 기재와 같다.

 

마. 소결론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인 별지2 ‘청구금액 및 인용금액’표의 원고별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그 지급기일 이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1.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3.5.3.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범위 내에서 원고들이 구하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신의칙 위반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사납금 인상액 결정과 맞물려서 이루어진 일이다.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아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월 고정급 임금액이 증가되면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사납금 인상이 불가피하고, 택시운전근로자들도 이러한 사정을 인지하고 사납금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럼에도 원고들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그에 따른 추가 임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다. 피고는 계속되는 적자 경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구하는 것처럼 큰 금액을 일시에 지급해야 하는 재정적 부담까지 지게 되면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게 된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7.11. 선고 2016다926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과의 차액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신의칙 위반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정액사납금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통해 원고들이 가져간 초과운송수입금은 이 사건 특례조항에서 정한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를 제외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임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②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7.1.부터 대구에서 시행된 이후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자 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에 맞추어, 피고의 근로자들과 기준운송수입금액, 소정근로시간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최저임금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피고나 근로자에게 크게 불리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고정급의 비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정액사납금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유지하였다.

③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것이라도 앞서 본 것과 같이 이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행위 그 자체일 뿐이고,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강행법규의 취지와 규범으로서의 효력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수 없다.

④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라고 본다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근로자는 합의 당시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를 통해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이다.

⑤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의 이 사건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로 인하여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인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병원(재판장) 김형호 박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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