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기간제교원들도 교육공무원법의 교원으로서 교육공무원에 해당하고, 기간제교원인 원고들의 호봉을 고정급으로 정한 공무원보수규정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교육공무원법 등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및 퇴직금지급청구를 일부 인정한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5.12. 선고 2019가합579124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8민사부 판결
• 사 건 / 2019가합579124 임금
• 원 고 / 별지1 원고들 목록 기재와 같다.
• 피 고 / 1. 대한민국, 2. 서울특별시, 3. 경기도
• 변론종결 / 2022.05.10.
• 판결선고 / 2022.05.12.
<주 문>
1. 가.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 A, B, C, D, E, F에게 각 100,000원을 지급하라.
나. 나머지 원고들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2. 가. 피고 서울특별시는 별지2 표 기재 순번 1 내지 5 원고에게 같은 표 ‘지자체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1.1.1.부터 2022.5.12.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 G, H의 피고 서울특별시에 대한 청구 및 가.항 기재 원고들의 피고 서울특별시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가. 피고 경기도는 별지2 표 기재 순번 7, 9 내지 25 원고에게 같은 표 ‘지자체합계’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1.1.1.부터 2022.5.12.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 I의 피고 경기도에 대한 청구 및 가.항 기재 원고들의 피고 경기도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가. 피고 대한민국과 제1의 가.항 기재 원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대한민국이, 피고 대한민국과 나머지 원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나머지 원고들이 각 부담하고,
나. 피고 서울특별시와 제2의 가.항 기재 원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하고, 피고 서울특별시와 원고 G, H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각 부담하고,
다. 피고 경기도와 제3의 가.항 기재 원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하고, 피고 경기도와 원고 I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I가 부담한다.
5. 제1의 가.항, 제2의 가.항, 제3의 가.항은 각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1. 별지2 표 기재 순번 1 내지 6, 20 원고에게,
가. 피고 서울특별시는 별지2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1.1.1.부터 2022.1.1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피고 대한민국은 피고 서울특별시와 연대하여 위 각 돈 중 각 100,000원을
각 지급하라.
2. 별지2 표 기재 순번 7 내지 25 원고에게,
가. 피고 경기도는 별지2 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2021.1.1.부터 2022.1.1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피고 대한민국은 피고 경기도와 연대하여 위 각 돈 중 각 100,000원을 각 지급하라.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기초 사실
원고들은 「교육공무원법」 제32조에 따라 임용된 기간제교원들로, 순번 1 내지 6, 20 원고는 피고 서울특별시 소속 공립학교에서, 순번 7 내지 25 원고는 피고 경기도 소속 공립학교에서 각 근무하였다. 이 사건 청구와 관련된 원고들의 근무내역은 별지3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 내지 3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이른바 ‘정규 교원’과 기간제교원의 비교
1) 공립 초·중등학교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이하 ‘임용고시’라고만 한다)에 합격한 교원(이하 ‘정규 교원’이라고만 한다)과 기간제교원은 다음과 같이 임용기간, 신분보장 여부 등에서 차이가 있다. <표 생략>
2) 한편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소속 정규 교원과 기간제교원 사이에, 다음과 같은 ‘대우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가) 호봉 정기승급의 차이
정규 교원은 재직 중 1년의 승급기간이 충족될 때마다 다음 달 1일에 호봉이 승급된다(「공무원보수규정」 제13조). 그러나 기간제교원의 보수를 정한 「공무원보수규정」 제5조 [별표11]은 그 ‘비고’란에서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의 기간제교원에게는 제8조에 따라 산정된 호봉의 봉급을 지급하되,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사유를 제외하고는 고정급으로 하고”라고 규정하여(이하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이라고 한다),
기간제교원을 호봉 정기승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은 임용기간 중 1년의 승급기간을 충족하여도 호봉이 승급되지 않고, 호봉 정기승급에 따른 기본급 인상분 및 기본급을 기초로 산정하는 정근수당 인상분을 지급받지 못한다.
나) 정근수당 산정기간의 차이
정규 교원에게는 매년 1월과 7월에 지난 6개월 중 ‘실제 근무한 기간’을 반영한 정근수당이 지급된다[「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이하 「공무원수당규정」이라고만 한다) 제7조]. 매년 3월 1일경 신학년도 정기인사에 따라 정규 교원의 소속 학교가 변경되는 경우,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전 소속 학교에서 근무한 기간도 위 ‘실제근무한 기간’에 당연히 산입되므로, 정규 교원은 휴직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7월분 정근수당 전액을 지급받는다.
한편 기간제교원들은 통상적으로 학년도(매년 3월 1일부터 다음 해 2월 말일까지) 내지 학기를 계약기간으로 하여 임용된다. 그런데 피고 서울특별시의 「공립학교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이하 「서울특별시 운영지침」이라고만 한다)이나 피고 경기도의 「공립 초중등학교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이하 「경기도 운영지침」이라고만 한다)은 정근수당에 관하여 “임용 학교를 달리하여 채용된 경우, 현재 임용 학교의 계약기간만 지급 대상기간 해당”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예컨대 매년 2월 말일까지 전 소속 학교에서 근무하고 3월 1일부로 현 소속 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한 원고들의 경우, 이들은 정근수당 중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을 지급받지 못한다.
다) 성과상여금 기준 호봉의 차이
교원에게는 근무성적 등을 반영한 성과상여금이 지급된다(「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 2). 그런데 정규 교원은 봉급표 26호봉을 기준으로 산정한 성과상여금을 지급받는 반면,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은 각 교육청이 작성한 「기간제교사 성과상여금 지급지침」에 따라 봉급표 15호봉을 기준으로 산정한 성과상여금만을 지급받는다.
라) 맞춤형 복지점수의 차이
교원에게는 본인의 선호와 필요에 따라 자신에게 적합한 복지혜택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복지점수가 부여된다. 그런데 정규 교원에게는 기본복지점수 외에도 근속년수에 따른 근속복지점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에 대한 가족복지점수가 배정되는 반면,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에게는 기본복지점수만이 배정된다.
다. 관련 법령 : 별지4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라.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들
가)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에 대한 청구
(1) 차별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국가배상)청구
위와 같은 대우의 차이는,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가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을 차별한 것으로, 「헌법」 제11조 평등원칙 및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만 한다) 제8조(차별적 처우의 금지) 등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각 소속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① 원고들의 호봉이 제때 정기승급되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기본급 및 정근수당 인상분 상당액, ②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정근수당 상당액, ③ 봉급표 26호봉을 기준으로 산정한 성과상여금 차액 상당액, ④ 맞춤형 복지점수 중 근속복지점수, 가족복지점수의 현금 환가액 및 ⑤ 위 각 금액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재산정한 퇴직금 차액 상당액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가족수당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재산정한 퇴직금 청구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이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였는데, 가족수당을 평균임금에 포함시키지 않고 계산한 액수의 퇴직금만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가족수당도 임의적·은혜적 급여가 아니라 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임금에 해당하므로, 위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⑥ 위 가족수당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재산정한 퇴직금과 기지급 퇴직금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
피고 대한민국은 지방자치단체인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행위를 감독하고 시정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피고 대한민국은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차별행위를 방치하고 오히려 조장하였다. 따라서 피고 대한민국은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와 공동하여 각 원고에게 가)항 기재 돈 중 10만 원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들
가) 차별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국가배상)청구에 대하여
(1)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은 「교육공무원법」상 공무원이 아니므로, 당초 「공무원수당규정」에 따른 정근수당, 성과상여금, 맞춤형 복지점수 등의 지급대상이 아니다.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위 각 수당 등을 은혜적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바, 위 각 수당에 관하여 차별적 처우의 시정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2) 기간제교원은 정규 교원과 임용 형식에 차이가 있고 책임이 무거운 감독업무의 직위에 임용될 수 없는 등 업무범위, 권한·책임 등에 차이가 있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지 않는다.
(3) 한편 기간제교원이라는 공법상 근무관계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나 「기간제법」 제8조(차별적 처우의 금지)가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에 대한 대우의 차이가 위 각 법률 규정을 위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가족수당을 포함시켜 재산정한 퇴직금 청구에 대하여
가족수당은 복리후생적 금품에 불과하여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설령 위 각 수당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보더라도,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성과상여금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피고들이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 차액은 없다.
2. 기간제교원의 지위 및 기간제교원이 정규 교원과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는지
원고들은 기간제교원이 정규 교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함에도 불구하고 호봉 정기승급 / 정근수당 / 성과상여금 / 맞춤형 복지점수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국가배상) 청구를 하고 있다. 따라서 기간제교원의 법적 지위 및 이들이 정규 교원과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는지 여부는, 각 청구에 관한 판단의 공통된 전제가 되므로, 이를 우선 판단한다.
가. 기간제교원의 법적 지위: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으로서 교육공무원 관련 법령의 문언·체계·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도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으로서 교육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초·중·고등학교 등에는 교장·교감·수석교사 및 교사를 교원으로 둔다(「초·중등교육법」 제19조제1항). 교사는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교육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데(같은 법 제20조제4항), 정교사(1급·2급) / 준교사 / 전문상담교사(1급·2급) / 사서교사(1급·2급) / 실기교사 / 보건교사(1급·2급) / 영양교사(1급·2급)로 구분된다(같은 법 제21조제2항). 「교육공무원법」 제2조제1항제1호, 제3항제1호에 의하면 중·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원은 교육공무원에 해당하고, 같은 법 제10조의3 제1항은 “이 법에 따른 교원(제32조에 따른 기간제교원을 포함한다) … 등으로 재직하는 동안 … 파면·해임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 교원으로 신규채용 또는 특별채용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기간제교원도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에 해당함을 명시하고 있다. 즉, 정교사 2급 이상의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신규채용, 특별채용, 기간제교원 채용 등을 통해 각급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할 수 있고, 이들 교사는 모두 교육공무원인 교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6.15. 선고 2015두40248 판결 참조).
2) 「교육공무원법」 제32조제3항은 「교육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법」 중 기간제교원에게 적용되지 않는 규정을 열거하고 있다. 이는 기간제교원도 교육공무원에 해당하므로 「교육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전제 하에, 단기간의 임용기간 등 그 특수성에 비추어 정규 교원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규정을 제한적으로 열거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특히 기간제교원에게도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 업무 및 겸직 금지),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 제66조(집단 행위의 금지)가 적용되는바, 위 조항들은 기간제교원이 공무원에 해당함을 전제로 그 성실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항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3) 한편 「국가공무원법」 제2조제2항은 “경력직공무원”이란 “실적과 자격에 따라 임용되고 그 신분이 보장되며 평생 동안(근무기간을 정하여 임용하는 공무원의 경우에는 그 기간 동안을 말한다) 공무원으로 근무할 것이 예정되는 공무원”을 말한다고 정의하여 ‘근무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공무원’도 경력직공무원에 해당함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기간제교원의 임용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사정만으로 교육공무원에서 당연히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
4) 구 「교육공무원법」 제32조는 ‘임시교원’이라는 표제 하에 ‘교원의 임용권자는 교원의 자격증을 가진 자 또는 그 자격기준에 해당하는 자 중에서 임시교원을 임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었는데, 위 조항이 1996.12.30. 법률 제5207호로 개정되면서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교원의 임용권자는 … 예산의 범위 안에서 교원의 자격증을 가진 자 중에서 기간을 정하여 교원을 임용할 수 있다’고 변경되었다. 위와 같은 연혁에 비추어 보더라도, 입법자는 기간제교원을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으로서 교육공무원에 포함됨을 의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5) 임용 형식에 관하여 보건대, 기간제교원의 임용권자는 각급학교 교장이다. 그러나 각급학교 교장은 기간제교원과 사법(私法)상 채용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부장관 → 교육감 → 학교장으로 순차 위임받은 임용권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각급학교 교장이 기간제교원을 임용하는 것과 교육감이 정규 교원을 임용하는 것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실제로 각급학교 교장이 기간제교원을 임용한 경우에도 그 권리·의무는 소속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된다(대법원 2008.9.11. 선고 2006다40935 판결 등 참조). <표 생략>
6) 임용고시에 합격한 정규 교원만을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으로 본다거나, 기간제교원은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이나 교육공무원에서 제외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고, 달리 그와 같이 해석할 법적 근거도 없다.
나. 기간제교원이 정규 교원과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는지
갑 제2, 4 내지 7, 36 내지 39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관련 법령의 문언·체계·입법 취지에 비추어 살펴보면, 기간제교원은 정규 교원과 같은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으로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교과 지식 및 학생지도 능력
가)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에 근무하는 교원, 즉 교사는 「교원자격검정령」에 따른 교원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교육공무원법」 제6조, 「초·중등교육법」 제21조제2항). 교원 자격증은 교사로서의 학력·실기능력·인성·적성 및 자질을 검정하여 합격한 자에 대하여 수여된다(「교원자격검정령」 제3, 27조).
나) 한편 교사 등으로 재직하는 동안 금품 수수 행위·학생성적 관련 비위 행위·학생에 대한 신체적 폭력 행위 등으로 파면·해임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 3), 또는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파면·해임되거나 일정한 처벌을 받은 사람(제10조의 4)은 기간제교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제32조제4항).
다) 위와 같이 기간제교원도 정규 교원과 동일하게 교사로서의 자격을 검정받아야 하고 정규 교원과 동일한 채용 제한 사유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교과 지식 및 학생지도 능력이 동등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실제로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교원 중 기간제교원의 비중은 10.07%에 이를 정도로(갑 제38호증 15쪽) 교육현장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는 기간제교원이 정규 교원의 일시적인 결원을 대체하는 차원을 넘어 신규 정규 교원의 선발이 되기까지 기간제교원을 임용하는 경우가 많음을 방증한다. 이와 관련하여 기간제교원이 배치될 경우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거나, 학생들 및 학부모들이 기간제교원의 능력 및 자질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기간제교원과 정규 교원 사이에 능력 및 자질의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기간제교원 제도 자체가 기간제교원들로부터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및 학부모들의 자녀교육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모순된 결론에 이르게 되어 부당하다].
2)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과 범위·부담·책임
가) 기간제교원은 휴직한 정규 교원을 대신하여 교과목 수업을 담당하는바, 교사의 가장 주된 업무인 학생 교육과 수업 업무에 관하여 담당 교과목이나 수업시수·책임·근무시간 등에 관하여 정규 교원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나) 기간제교원은 수업 업무 외의 학교 교육활동·기타 행정업무에 관하여도 정규 교원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무거운 업무 부담을 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통상 각급학교에서는 정규 교원의 전보가 완료된 2월 말경 업무 분장을 완료하는데, 기간제교원이 충원될 것을 전제로 기간제교원들이 담당할 업무들을 공석으로 비워 둔다. 이에 3월 초부터 근무를 시작하는 기간제교원들은 부담이 무거운 업무들, 즉 정규 교원들이 기피하는 업무들을 주로 담당하게 된다.
실제로 2018년 전국 기간제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5.1%(= 7,944명 / 응답자 14,412명)에 이르는 기간제교원들이 담임·학생부·학교폭력 등 정규 교원이 기피하는 업무를 떠안는 일을 경험하였다고 응답하였다(갑 제38호증 29, 49, 91, 121쪽). 특히 전국 초·중·고교에 재직하는 기간제교원과 정규 교원의 담임 비율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바, 기간제교원의 담임 비율이 정규 교원의 담임 비율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이다(갑 제36호증). 특히 피고 서울특별시 소속 학교에 재직하는 기간제교원들의 담임비율은 53.9%에 이른다(갑 제37호증). <표 생략>
다) 기간제교원들도 임용기간 중에 직무연수를 의무적으로 이수하여야 하고(갑 제4호증의 1 22쪽, 제4호증의 2 8쪽), 임용기간 동안 학교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영리 업무 및 겸직이 금지된다. 이처럼 기간제교원들도 교사로서의 품성과 자질·소양·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정규 교원과 동일한 수준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라) 교사의 업무 부담이나 책임을 평가하는 그 밖의 요소로는 동아리활동 지도·학생 및 학부모 상담 등을 들 수 있는데, 위와 같은 요소들에 관하여도 기간제교원이 담당하는 업무의 부담이나 책임 정도가 정규 교원보다 결코 가볍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3) 피고들이 내세우는 사정에 관하여
가) 피고들은 기간제교원은 임용고시에 합격하지 못하였으므로 정규 교원과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기간제교원 선발도 정규교원의 선발절차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기간제교원 임용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 있다(각 운영지침 참조). 이에 비추어 임용고시는 교원 자격 소지자 중 ‘정년까지 교사로 근무할 사람’을 선정하는 절차로 봄이 타당하고, 그 합격 여부만을 들어 기간제교원과 정규 교원 사이에 교사로서의 능력 및 자질에 관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나) 한편 피고들은 “기간제교원은 … 책임이 무거운 감독 업무의 직위에 임용될 수 없다”고 정한 「교육공무원법」 제32조제2항을 들어 기간제교원과 정규 교원은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여기서 ‘책임이 무거운 감독 업무의 직위’란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고 교무를 관리하는 교장·교감 등을 의미한다는 것이어서(피고 2021.12.10.자 준비서면 7쪽), 이를 들어 정규 교원과 기간제교원 사이에 업무 및 책임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또한 피고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기간제교원을 보직교사로 배치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보직교사에 대한 수당은 정규 교원과 기간제교원의 구분 없이 보직교사 업무에 종사하는지에 따라 지급된다는 것인바(2020.7.24.자 답변서 12쪽, 2021.12.10.자 준비서면 7쪽), 이 점에서도 기간제교원과 정규 교원 사이에 업무 및 책임의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소결론
기간제교원은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으로서 교육공무원에 해당하고, 정규 교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
[한편 원고들은 교육공무원임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인 피고들에 대하여 미지급 보수 자체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이는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해당하는 소송으로 당사자소송에 의하여야 한다), 정규 교원과의 차별적 대우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다. 이는 이 법원에 관할권이 있는 국가배상소송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할 필요가 없다.]
3. 원고들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기본급 및 정근수당 인상분 상당 청구에 관하여
1) 차별적 대우의 존재 및 판단의 전제
가)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기간제교원과 정규 교원은 서로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비교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① 정규 교원은 재직 중 1년의 승급기간이 충족될 때마다 다음 달 1일에 호봉이 승급되는 점, ② 그런데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소관: 각 해당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은 “기간제교원에게는 보수를 고정급으로 지급하고, 계약기간 중 호봉 재획정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운영지침을 작성하여 각급학교에 배포한 점, ③ 이에 원고들의 소속 학교장들(역시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소속 공무원이다)은 기간제교원인 원고들이 임용기간 중 1년의 승급기간을 충족한 경우에도 호봉 승급처분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두 비교집단 사이에 호봉 정기승급에 관한 차별적 대우가 존재한다는 점이 명백하다.
나) 그런데 위와 같은 차별적 대우는 기간제교원의 보수를 고정급으로 정한 대통령령인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을 그대로 확인하거나 집행한 결과이다. 결국 호봉 정기승급에 관한 차별적 대우가 위법한 직무 집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근거가 된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이 위헌·위법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의 위헌·위법 여부는 이 부분 청구에 관한 판단의 전제가 되므로, 이 법원이 그 위헌·위법 여부를 심사하기로 한다.
2)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의 위헌·위법성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의 문언, 규정 체계 및 취지, 다른 법률 규정과의 관계, 관련 법리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은 「헌법」상 평등원칙 및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 「기간제법」 제8조(차별적 처우의 금지) 등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관련 법리
(1) 「헌법」 제11조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평등원칙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헌법의 최고원리로서 국가가 입법을 하거나 법을 해석 및 집행함에 있어 따라야 할 기준인 동시에, 국가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불
평등한 대우를 하지 말 것과 평등한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이다(대법원 2019.10.31. 선고 2013두20011 판결, 헌법재판소 2005.9.29. 선고 2004헌바5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평등원칙은 헌법의 기본적인 결단인 객관적인 가치질서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사법을 포함한 모든 법 영역에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사인간의 사적인 법률관계도 헌법상 평등원칙에 적합하게 규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1.27. 선고 2009다19864 판결 등 참조). 이에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性)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기간제법」 제8조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만 한다)은 제8조에서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제1항), “동일 가치 노동의 기준은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 조건 등으로 하고”라고 규정하고(제2항), 제30조에서 ‘위 법과 관련된 분쟁해결에서 입증책임은 사업주가 부담한다’고 규정한다. 위와 같은 원칙들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9.3.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대법원 2019.10.31. 선고 2013두20011 판결 참조).
(3) 한편 ① 「근로기준법」 제12조는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대통령령은 국가, 특별시·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에 대하여도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기간제법」 제3조제3항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에 대하여는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의 수와 관계없이 이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에 대하여도 위 각 법이 적용됨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② 공무원은 인사와 복무, 보수 등에서 「국가공무원법」 및 「공무원보수규정」 등 관련 법령의 적용을 받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2.11.8. 선고 2001두3051 판결 등 참조). ③ 국가나 국가기관 또는 국가조직의 일부는 기본권의 수범자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다(헌법재판소 1994.12.29. 선고 93헌마120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위 규정 및 법리들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 관련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다거나 근무관계의 성질에 반하는 것이 명백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는 균등대우원칙이나 「기간제법」 제8조제1항에서 정하는 차별적 처우의 금지원칙,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은 국가기관과 공무원 간의 공법상 근무관계에도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위 대법원 2013두20011 판결 참조).
[특히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이라는 신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원고들이 동일한 노동을 하는 정규 교원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한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면 이는 「헌법」 제11조 및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한 차별로 보아야 한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평등원칙은, 신분을 갖는 자와 신분을 갖지 않는 자 사이에 신분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일한 사회적 신분을 가지는 자들 사이의 차별적 대우도 금지하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4) 결국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인 피고들로서는 「교육공무원법」상 교육공무원인 기간제교원을 임용할 때와 그 이후 근로조건을 적용함에 있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정규 교원에 비하여 불리한 차별적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 그러한 차별적 대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상 평등원칙 및 위 각 법률 조항을 위배한 위헌·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나) 구체적인 판단
(1) 「공무원보수규정」상 정기승급의 원칙에 비추어
「공무원보수규정」 제13조제3항은 “공무원의 호봉은 매달 1일자로 승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간제교원도 「교육공무원법」상 교육공무원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무기간에 따른 호봉 정기승급의 기회를 정규 교원과 동등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기간제교원만을 호봉 정기승급 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예외를 정당화할 ‘합리적이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2) 상위 법령인 「교육공무원법」의 규정에 비추어
(가) 교육공무원의 보수는 자격, 경력, 직무의 곤란성 및 책임의 정도에 따라 정하여야 한다(「교육공무원법」 제34조제2항). 그런데 앞서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기간제교원과 정규 교원은 ① 교원 자격 소지자라는 점에서 자격에 있어 본질적인 차이가 없고, ② 각급학교에서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무의 곤란성, 책임의 정도에 있어서도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③ 한편 위와 같이 기간제교원과 정규교원 사이에 업무·자격·책임의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므로, 기간제교원으로 근무한 경력과 정규 교원으로 근무한 경력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나) 실제로 「공무원보수규정」 제5조 [별표11] ‘비고’란은 기간제교원의 기존 교육경력에 대하여 정규 교원과 동일한 방법으로 호봉을 획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기간제교원이 임용기간 만료 후 새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종전 임용기간 전부가 교육경력에 산입되어 호봉 획정에 반영된다(갑 제4호증의 1 28쪽). 위와 같은 「공무원보수규정」의 규정 자체가 기간제교원과 정규 교원은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는 동일한 집단으로서 그 자격이나 직무 능력, 교육경력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한다는 전제에 기초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다) 달리 상위 법령인 「교육공무원법」 제34조제2항이나 제32조(기간제교원), 제35조(보수에 관한 규정) 등이 하위 법령인 「공무원보수규정」으로 하여금 기간제교원의 보수를 고정급으로 정할 것을 위임하였다거나, 기간제교원의 호봉 정기승급 여부에 관하여만 재량을 부여하였다고 해석할 근거가 없다.
(3) 임기제공무원과의 비교
한편 기간제교원은 근무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임기제공무원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국가공무원법」 제26조의5, 「공무원임용령」 제3조의2 제1호). 그중 일반임기제공무원은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소속 장관이 책정한 연봉을 지급받는데(「공무원보수규정」 제36조제3항 본문), 그 연봉은 다음과 같이 호봉 정기승급을 미리 고려하여 책정된다. 즉 호봉 정기승급이 되지 않을 경우, 기간제교원은 정규 교원은 물론 임기제공무원과 비교하여도 불리한 처우를 받는 것이다.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기간제교원의 임용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들을 호봉 정기승급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더욱 커진다. <표 생략>
(4) 기간제교원들의 호봉 정기승급이 행정상의 어려움을 초래하는지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하고 공무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하여, 「공무원보수규정」상 ‘직종별 봉급액표’는 매년 1월마다 개정된다. 위와 같이 봉급액표가 개정되는 경우,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도 개정된 봉급액표에 따른 기본급을 지급받았다. 즉 원고들이 임용된 해 3~12월에 지급받은 기본급과 다음 해 1~2월에 지급받은 기본급의 액수가 서로 다른데, 이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등을 통하여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갑 제9 내지 34호증). 이에 비추어 보면, 기간제교원들에게 호봉 정기승급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피고들의 특별한 행정상의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
(5) 이 사건 고정급 조항에 관한 피고들의 입장
(가)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의 목적이나 취지, 합리성 등에 관하여, 피고들의 적극적인 주장·증명은 부족하다. 다만 피고들은 호봉 정기승급은 교원의 장기재직 및 호봉제 적용을 전제로 한 제도로서,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에게도 이를 적용할지 여부는 광범위한 형성의 재량에 속하므로, 대통령령인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할 뿐이다.
(나) 그러나 ① 「공무원보수규정」 자체가 기간제교원들에 대하여도 정규교원과 동일한 기준에 따라 기존 교육경력을 반영하여 호봉을 획정하도록 규정한 점, ② 이 사건 원고들을 비롯한 기간제교원들 대부분은 임용기간 만료 직후 새로운 임용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각급학교에서 학생 교육 업무에 상시적·계속적으로 종사해오고 있는바, 기간제교원들의 근무형태 내지 임용형태는 정규 교원의 정기 전보에 따른 소속 학교 변경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점, ③ 기간제교원들의 교사로서의 자질·경험·역량은 근무에 따라 지속적으로 향상될 것인 바, 이에 대하여 정규 교원과 동일한 수준의 보상을 할 필요가 있는 점, ④ 호봉 정기승급에 관한 차별은 결국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인 보수의 차별에 해당하는 점, ⑤ 사회적 소수자인 기간제교원에 대한 차별적 처우까지 형성의 재량에 포함된다고 볼 합리적 근거를 발견할 수 없는 점, ⑥ 달리 호봉 정기승급 제도의 적용이 기간제교원 제도의 도입 취지나 성질에 반한다고 인정할 근거도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면, 기간제교원들을 호봉 정기승급에서 제외할 어떠한 합리적이고 정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다) 실제로 교육부장관은 2013년경 ‘기간제교원에 대한 차별해소 및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기간제교원에게도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라는 지침을 배포하였고(갑 제5호증), 2017년경 이 사건 고정급 조항에 관한 인권위 진정 사건에서 「기간제교원이 정규 교원과 유사한 업무(수업, 학생지도, 담임 등)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기간제교원에 대한 비합리적인 차별이 발생하고 있어 기간제교원의 처우를 정규 교원에 준하는 수준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이 사건 고정급 조항에 따라 계약기간 중 승급이 불가한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하였다(을 제1호증 3~4쪽). 한편 피고 서울특별시도 언론을 통해 “실제 학교 현장에서 기간제교원도 정규 교원과 똑같이 일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갑 제39호증). 이러한 사정들은 피고들(피고 경기도 제외) 스스로도 기간제교원이 정규 교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처우를 받고 있어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의 폐단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라) 이처럼 피고들 스스로도 의미 있는 정당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은, 비록 법률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대통령령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사정만으로 그 합헌성·합법성·합리성이 당연히 추단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이 법원의 명령·규칙에 대한 위헌·위법성 심사 결과
「공무원보수규정」 제5조 [별표11] ‘비고’란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의 기간제교원에게는 제8조에 따라 산정된 호봉의 봉급을 지급하되,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사유를 제외하고는 고정급으로 하고” 중 “고정급으로 하고” 부분은 헌법 및 앞서 본 각 법률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3) 구체적인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가)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각 책임: 부정
(1) 기간제교원의 보수를 고정급으로 정한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이 위헌·위법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도 근무기간에 따른 호봉 정기승급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원고들의 호봉 승급권자인 학교장들은 원고들이 임용기간 중 1년의 승급기간을 충족하면 호봉 승급처분을 하였어야 한다. 이와 다른 취지로 운영지침을 작성하여 배포한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소속 공무원들의 행위나, 호봉 승급처분을 하지 아니한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소속 학교장들의 행위는, 헌법 및 법률을 위반하여 기간제교원들에게 불리한 차별적 처우를 가한 것인 동시에 「공무원보수규정」 제13조(정기승급)를 위반한 위법한 직무 집행에 해당한다.
(2) 그러나 한편, 일반적으로 시행령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그 시행령의 규정을 위헌 또는 위법하여 무효라고 선언한 대법원의 판결이 선고되지 아니한 상태에서는 그 시행령 규정의 위헌 내지 위법 여부가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2018.10.25. 선고 2015두38856 판결 등 참조). 당해 시행령 등의 규정이 위법한 것으로 되고 그에 따른 행정처분 역시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되어 법령의 부당집행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직무처리 이상의 것을 당해 업무를 담당하는 성실한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5.28. 선고 95다15735 판결 등 참조).
(3) 앞서 인정한 사정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이 위헌·위법하여 무효라고 선언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바는 없는 점, ② 해당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 및 학교장들의 위와 같은 직무 집행은 대통령령인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을 그대로 확인하거나 집행한 결과에 불과한 점, ③ 법률전문가가 아닌 해당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 및 학교장들에게 대통령령인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의 위헌 여부를 스스로 심사하고 나아가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의 적용을 배제할 직무상 주의의무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운영지침 작성에 관여한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이나, 원고들에게 호봉 승급처분을 하지 아니한 학교장들에게 국가배상법상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4) 결국 호봉 정기승급 차별에 관하여는,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
나) 피고 대한민국의 책임: 인정
(1) 행정입법에 관여하는 공무원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제정함에 있어서 관계 법규를 알지 못하거나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여 법률 등 상위법규의 해석을 그르치는 바람에 상위법규에 위반된 시행령 등을 제정하게 되었다면 그가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공무원이라고 하여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7.5.28. 선고 95다15735 판결, 대법원 1995.7.14. 선고 93다16819 판결 취지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정들에 갑 제2 내지 7, 36 내지 3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교육공무원법」의 소관부처인 교육부와 「공무원보수규정」의 소관부처인 인사혁신처가 위헌·위법하여 무효인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을 오랜 기간 동안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를 개정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그 소속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적어도 과실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 대한민국은 기본권의 수범자로서 원고들을 비롯한 기간제교원들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고, 그러한 의무를 수행할 인적 역량도 갖추고 있다. 특히 기간제교원들은 형식상 각급학교장과 채용계약을 체결하나 이는 교육부장관 → 교육감 → 학교장으로 순차 위임받은 임용권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피고 대한민국은 그러한 위임에 따라 임용된 기간제교원들의 기본권을 보장할 직접적인 책임과 의무를 부담한다.
② 구 「교육공무원법」이 1996.12.30. 법률 제5207호로 개정되면서 종전의 ‘임시교원’이 현행 ‘기간제교원’으로 변경되었는바, 이로써 기간제교원은 「교육공무원법」상 교육공무원에 해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소관부처인 교육부는 위와 같은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기간제교원의 법적 지위에 관하여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고, 이에 기간제교원의 법적 지위에 관하여는 현재까지도 여러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실제로 이 사건 소송에서도 피고들은 기간제교원이 교육공무원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는바(2021.12.10.자 준비서면 4쪽 등), 기간제교원들에 대한 차별적 대우는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의 잘못된 법령해석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③ 기간제교원이 교육공무원에 해당하는 이상, 교육부와 인사혁신처로서는 교육공무원이 아닌 ‘임시교원’에 관하여 고정급을 정하였던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이 교육공무원인 기간제교원에게도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숙고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교육부와 인사혁신처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을 유지함으로써, 기간제교원들이 정규 교원보다 보수에 관하여 불리한 처우를 받게 하였다.
④ 늦어도 2013년 무렵부터는 우리 사회에서 기간제교원들이 각급학교에서 정규 교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7년 무렵에는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의 시정을 구하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교육부와 인사혁신처가 이 사건 고정급 조항에 관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일선 교육청 및 각급학교에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도 여전히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을 그대로 적용하여 기간제교원들에 대한 호봉 정기승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3) 결국 호봉 정기승급 차별과 관련하여, 피고 대한민국이 위헌·위법하여 무효인 이 사건 고정급 조항이 그대로 유지되게 한 것은 적어도 과실에 따른 위법한 직무 집행에 해당하여,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
4) 구체적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위자료 인정(처분권주의 적용)
가) 기초 사실에 갑 제12, 13, 17, 18, 29, 30, 41, 4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A, B, C, D, E,11) F에 대하여는 임용기간 중 1년의 승급기간이 충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호봉 승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한편 나머지 원고들은 호봉 정기승급에 따른 기본급 및 정근수당 인상분 청구를 하고 있지 않다, 2022.4.16.자 준비서면 1쪽].
나) 그렇다면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 A, B, C, D, E, F이 호봉 정기승급 차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금전으로나마 배상할 의무가 있는바, 위 원고들에게 구하는 바에 따라 각 10만 원을12)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정근수당 차액 상당 청구에 관하여
1)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원고들에 대한 정근수당 지급 의무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제1항은 “공무원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근무연수에
따라 매년 1월과 7월의 보수지급일에 별표2의 지급 구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근수당을 지급한다”고 정하고, 제7조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수당은 … 해당 지급대상기간 중 공무원으로 실제 근무한 기간에 따라 다음 계산식에 의해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지급금액 = 제1항의 정근수당액 × [실제 근무한 기간(개월)/6(개월)] |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은 「교육공무원법」상 교육공무원에 해당하므로, 정근수당 지급대상에 해당한다. 그리고 원고들이 예컨대 2월 말일까지 전 소속 학교에서 근무하고 3월 1일부로 현 소속 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한 경우에도,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의 근무기간 역시 ‘공무원으로 실제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므로, 정근수당 지급 대상기간에 당연히 산입되어야 한다.
2) 정근수당에 관한 차별적 처우의 존재와 그 위법성
가) 그런데 「서울특별시 운영지침」 및 「경기도 운영지침」이 기간제교원의 정근수당에 관하여 “임용 학교를 달리하여 채용된 경우, 현재 임용 학교의 계약기간만 지급대상기간 해당”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은 정규 교원과 달리 정근수당 중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대부분의 원고들은 3월 1일부로 근무를 시작하여, 1월 초부터 2월 말일까지의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7월분 정근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다만 ① 원고 B는 2018.3.1.부터 2018.8.15.까지 피고 경기도 소속 U고등학교에서 근무하다가 2018.8.16.부터는 같은 소속 V고등학교에서 근무하였고(갑 제17호증의 1), ② 원고 R은 2018.3.1.부터 2018.11.30.까지 피고 경기도 소속 W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가 2018.12.3.부터는 같은 소속 X초등학교에서 근무하였으며(갑 제19호증의 1), ③ 원고 Y은 2017.3.1.부터 2018.8.31.까지 피고 경기도 소속 Z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가 2018.9.1.부터는 같은 소속 AA초등학교에서 근무하였다(갑 제21호증의 1). 이에 원고 B, R, Y은 2019년 1월분 정근수당 중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을 구하고 있다.]
나) 그렇다면 위와 같이 운영지침을 작성하여 배포하거나, 원고들에게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정근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소속 담당 공무원들의 행위는, 헌법 및 앞서 본 각 법률을 위반하여 기간제교원들에게 불리한 차별적 처우를 한 것인 동시에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를 위반한 위법한 직무 집행에 해당한다. 이를 다투는 위 피고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이 모두 이유 없다.
(1) 위 피고들은 정근수당은 ‘근무연수에 따라’ 지급되는 것으로 근무연수가 1년 미만인 공무원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데(「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제1항 [별표2]),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임용되는 기간제교원들은 모두 근무연수가 1년 미만이므로 정근수당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근무연수는 해당 임용기간이 아니라 「공무원보수규정」 [별표22] ‘교육공무원등의 경력환산율표’에 따라 계산한 교육경력을 의미하므로(「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제4항), 위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실제로도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에게 교육경력에 따라 산정한 정근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2) 위 피고들은 정근수당은 ‘예산의 범위에서’ 지급하는 것이어서 광범위한 형성의 재량이 인정되고,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에게 정규 교원과 동등한 수준으로 정근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예산의 범위에서 정근수당을 지급한다는 사정은 정규 교원이나 기간제교원 모두 동일하다. 기간제교원과 정규 교원 사이에 업무·자격·책임의 본질적인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기간제교원에게 지급할 정근수당만을 후순위로 편성하는 것은 그 자체가 합리적이고 정당한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3) 고의·과실의 인정 여부 및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가)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책임: 인정
앞서 인정한 사정들에 갑 제3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제1항 단서는 기간제교원을 정근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하지 않고 있고, 제7조제2항의 문언상 기간제교원들이 전 소속 학교에서 근무한 기간도 ‘공무원으로 실제 근무한 기간’에 해당함이 명백한 점, ② 달리 기간제교원들이 정근수당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정한 대통령령이나 교육부 지침 등도 없는 점, ③ 부산·대구·울산·제주교육청이 작성한 운영지침은 근무한 학교가 다르더라도 연속해서 근무한 경우라면 이전 학교 근무기간을 정근수당 지급기간에 산입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갑 제38호증 32쪽) 등에 비추어 보면, 운영지침을 작성하여 배포하거나, 원고들에게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정근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교육청 소속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적어도 과실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에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
나) 피고 대한민국의 책임: 부정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대한민국이 정근수당에 관하여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차별행위 등을 방치하거나 이를 조장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피고 대한민국의 국가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
4) 구체적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원고 I, P은 정근수당 차액 청구를 하지 않고, 원고 H은 피고 서울특별시에 대하여는 정근수당 차액 청구를 하지 않는다.
나) 원고 A, B, C, D, E의 정근수당 차액 청구에는 ① 호봉 정기승급에 따른 정근수당 인상분 상당액 청구와 ②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정근수당 상당액 청구가 혼재되어 있다. 그런데 위 가.항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①부분에 관하여는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원고들이 구하는 정근수당 차액 중 ①에 해당하는 금액 부분은 이유 없다.
다) 한편 원고 AB, AC, G, AD, B, AE, F의 2017년 7월분 정근수당 청구에 관하여, 원고 C의 2018년 7월분 정근수당 청구에 관하여, 원고 G의 2019년 7월분 정근수당 청구에 관하여, 위 원고들이 해당 연도 1.1.부터 2.28.까지 다른 공립학교에서 근무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이나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정근수당 차액 청구 중 위 부분은 이유 없다.
라) 그렇다면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각 소속 기간제교원인 원고들에게(피고 서울특별시에 대하여 원고 AC, G, H 제외, 피고 경기도에 대하여 원고 I, C, P 제외), 위법한 직무집행에 대한 국가배상으로 별지5 기재와 같이 정근수당 중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부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성과상여금 차액 상당 청구에 관하여: 부정
1)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소속 정규 교원들이 봉급표 26호봉을 기준으로 산정한 성과상여금을 지급받는 반면,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은 교육청이 작성한 「기간제교사 성과상여금 지급지침」에 따라 봉급표 15호봉을 기준으로 산정한 성과상여금만을 지급받는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그런데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 제1항은 ‘소속 장관은 공무원 중 근무성적, 업무실적 등이 우수한 사람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성과상여금을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우수한 사람’이라는 문언에 비추어, 성과상여금에 관하여는 광범위한 형성의 재량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갑 제5, 3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정규 교원들에 대하여는 전체 정규 교원들의 평균 근무연수를 반영하여 성과상여금 기준 호봉을 26호봉으로 정하고, 기간제교원들에 대하여는 전체 기간제교원들의 평균 근무연수를 반영하여 기준 호봉을 15호봉으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근무연수는 근속에 따른 자질·경험·역량의 향상을 반영한 것으로 교원들의 근무성적 내지 업무실적을 측정하는 한 기준이 될 수 있는데, 정규 교원 집단과 기간제교원 집단 사이에 근무연수에 관하여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위 규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가 성과상여금 기준 호봉에 관하여 정규 교원과 기간제교원 사이에 차등을 둔 것은 허용되는 재량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것이 최소한의 합리성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3) 결국 성과상여금 기준 호봉에 관하여는 정규 교원과 기간제교원 사이에 위법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여, 피고들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
[한편 대법원은 교육부장관이 기간제교원을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2006~2011년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지침’을 발표한 사안에 관하여, 피고 대한민국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17.2.9. 선고 2013다205778 판결 참조). 위 판결에 비추어 보면, 설령 성과상여금에 관하여 기준 호봉의 차등을 둔 것이 위법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관하여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소속 담당 공무원들에게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라. 맞춤형 복지점수 차액 청구에 관하여: 부정
1) 맞춤형 복지점수에 관하여,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 소속 정규 교원들에게는 기본복지점수 외에도 근속년수에 따른 근속복지점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에 대한 가족복지점수가 배정되는 반면,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에게는 기본복지점수만이 배정된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그런데 「공무원 후생복지에 관한 규정」 제10조는 복지점수는 기본복지점수와 변동복지점수로 구성되고(제2항), ‘변동복지점수는 근무연수, 가족상황, 소속 공무원의 업무성과, 징계여부 등을 고려하여 운영기관의 장이 정한다’(제4항)고 정하고 있다. 위 ‘업무성과’라는 문언에 비추어, 성과상여금과 마찬가지로 맞춤형 복지점수에 관하여도 광범위한 형성의 재량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여기에 맞춤형 복지점수가 복리후생적 성격의 수당에 해당하기는 하나 공무원의 업무성과, 장기근속 유도 등과 전혀 무관하게 지급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의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가 기간제교원들에게 근속복지점수나 가족복지점수를 배정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 차별에 이른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3) 또한 ① 맞춤형 복지제도는 2005.5.26. 「공무원 후생복지에 관한 규정」이 대통령령 제18841호로 제정되면서 도입된 비교적 새로운 제도인 점, ② 기간제교원에게 맞춤형 복지제도가 적용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확립된 선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 소속 담당 공무원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만한 고의·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결국 맞춤형 복지점수에 관하여는 피고들의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
마. 차별을 원인으로 한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국가배상)청구에 관하여
1) 각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인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라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피고 2021.12.10.자 준비서면 4쪽). 그런데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기본급 차액 상당, 성과상여금 차액 상당, 맞춤형 복지점수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는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 지급의무가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한 퇴직금 상당의 배상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
2) 한편 정근수당 중 전 소속 학교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정근수당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의무가 인정되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별지6과 같이 해당 금액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재산정한 퇴직금 차액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까지 배상할 의무가 있다.
바. 가족수당을 포함시켜 재산정한 퇴직금 청구에 관하여
1)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에 대한 청구: 인정
가)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이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하는 경우에,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가 가족수당을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고 계산한 액수의 퇴직금을 지급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가족수당도 회사에게 그 지급의무가 있고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어 왔다면, 이는 임의적·은혜적인 급여가 아니라 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임금에 해당한다(대법원 2002.5.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대법원 2006.5.26. 선고 2003다54322, 54339 판결 등 참조).
「공무원수당규정」 제10조제1항은 “공무원으로서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별표5에 따른 가족수당을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교원들은 「교육공무원법」상 교육공무원에 해당하므로, 가족수당 지급대상에 해당한다. 이러한 가족수당은 「공무원수당규정」에 의하여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고,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기간제교원들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되어 왔으므로,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여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와 달리 가족수당이 복리후생적 금품에 불과하다는 위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1998.3.13. 선고 97다25095 판결은 ① 가족수당을 제외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종전의 퇴직급여규정에 따라 누진적 지급률을 적용하여 산정한 퇴직금이 ② 가족수당을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보다 많은 사안에 관한 판결로서 이 사건과 쟁점을 달리 한다. 또한 대법원 2003.4.22. 선고 2003다10650 판결은 부양가족이 있는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가족수당은 소정근로의 가치 평가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그 통상임금성을 부정한 것이지 임금성을 부정한 것이 아니다(같은 취지로 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 한편 위 피고들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성과상여금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 차액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성과상여금 역시 「공무원수당규정」 제7조의2에 의하여 근로의 대가로서 원고들에게 지급된 임금에 해당하므로 당연히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되었어야 한다. 이를 내세우는 위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따라서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각 소속 원고에게(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 Q, G, I, B, R, S, T, H, E 제외) 별지6 기재와 같이 가족수당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재산정한 퇴직금과 기지급 퇴직금의 차액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공무원연금법」에 의한 연금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에 의한 퇴직금만을 지급하여 왔으므로, 퇴직금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의 기준이 적용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2)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 부정
각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주체는 지방자치단체인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이다. 달리 피고 대한민국이 퇴직금에 관하여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와 공동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법적 근거가 없다.
4. 결론
가. 「공무원보수규정」 제5조 [별표11] ‘비고’란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의 기간제교원에게는 제8조에 따라 산정된 호봉의 봉급을 지급하되,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사유를 제외하고는 고정급으로 하고” 중 “고정급으로 하고” 부분은 헌법 및 법률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나.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 A, B, C, D, E, F에게 호봉 정기승급 차별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각 1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머지 원고들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다.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각 소속 원고에게(피고 서울특별시에 대하여 원고 AC, G, H 제외, 피고 경기도에 대하여 원고 I, C, P 제외) 별지5 기재와 같이 7월분 정근수당 중 1월 초부터 2월 말까지의 근무기간에 상응하는 부분 및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별지6 기재와 같이 이를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재산정한 퇴직금 차액, 그리고 위 각 돈에 대하여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1.1.1.부터 위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5.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는 각 소속 원고에게(피고 서울특별시에 대하여 원고 Q, G, H 제외, 피고 경기도에 대하여 원고 I, B, R, S, T, H, E 제외) 별지6 기재와 같이 가족수당을 평균임금에 포함시켜 재산정한 퇴직금 차액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1.1.1.부터 위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5.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원고들의 피고 서울특별시·경기도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원고 G, H의 피고 서울특별시에 대한 청구, 원고 I의 피고 경기도에 대한 청구는 전부 이유 없으므로 전부 기각한다).
이에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현재언 최윤영
'근로자, 공무원 > 기간제, 파견, 고령자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동차가 카마스터에 대하여 사용자 내지 공동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서울고법 2020나2005790] (0) | 2022.06.07 |
---|---|
카마스터와 △△자동차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중앙지법 2016가합545090] (0) | 2022.06.07 |
공동사용자 지위에 있는지에 관한 판단 기준 [서울고법 2020나2012033] (0) | 2022.06.07 |
△△자동차와 카마스터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지 않다 [대법 2021다210621] (0) | 2022.06.07 |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파견근로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근로자 지위확인과 임금을 청구하는 사안 [대법 2021다290160] (0) | 2022.05.10 |
계약직 체육지도사로서 실질적으로는 행정업무를 수행했다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무기계약직)로 보아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2020가합552422] (0) | 2022.05.10 |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및 차별금지의무와 관련한 회생절차상의 문제 [서울고법 (춘천)2020나1115] (0) | 2022.04.28 |
사용사업주와 파견사업주, 그리고 파견근로자 3자 사이에 근로자파견의 관계가 형성되었다 [광주고법 2021나21332] (0) | 2022.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