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1]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한 개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교섭대표를 정할 것도 없이 그 노동조합이 직접 당사자가 되어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아직 설립되지도 않은 가상의 노동조합을 상정하여 그들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는 개념을 인정할 필요나 실익도 없다. 따라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에서 정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 유지기간은,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교섭요구노동조합의 확정절차만을 거친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

[2] 신설된 노동조합은 선행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15.10.26. 선고 2015카합50317 결정】

 

•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 결정

• 사 건 / 2015카합50317 단체교섭응낙가처분

• 채권자 / 전국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

• 채무자 / 주식회사 ○○○

 

<주 문>

1. 채무자는 별지 1.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응하여야 한다.

2.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신청취지>

채무자는 별지 2.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응하여야 한다. 집행관 공시. 간접강제(위반행위 1회당 100만 원).

 

<이 유>

1.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당사자 관계

1) 채무자는 상시 근로자 1,996명을 고용하여 식품 제조·가공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채권자는 화학섬유산업 및 화학섬유 관련 사업의 근로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2004.10.29. 설립신고를 마친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산하에 채무자 소속 근로자 중 영업직 직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채권자 ○○온지회가 2015.4.21. 설치되어, 현재 채무자 소속 영업직 근로자 97명이 가입되어 있다.

3) 채무자는, 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생산직 사원으로 구성된 주식회사○○온노동조합과 영업직 사원 65명이 가입된 ○○온영업노동조합이 존재하였는데,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2.12.3. 생산부문과 판매부문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내용의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하였다.

 

나. ○○온영업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체결

1) ○○온영업노동조합은 2012.12.6. 채무자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채무자의 단체교섭 요구사실 공고 및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공고를 거쳐, 채무자와 사이에 2013.2.25. 그 유효기간을 2013.1.1. ~ 2014.12.31.로 하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

2) 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 전인 2014.10.6. ○○온영업노동조합은 채무자에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요구를 하였고, 채무자의 단체교섭 요구사실 공고 및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공고를 거쳐, 채무자와 사이에 2014.12.29. 유효기간을 2015.1.1.~2016.12. 31로 하는 단체협약(이하 ‘선행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후 2015.2.26. 유효기간을 2015.1.1.-2015.12. 31로 하고 ‘2015년도 임금은 기본급을 정률기준 5% 인상한다’는 내용의 임금협약(이하 ‘선행 임금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선행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은 채무자 소속의 모든 영업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다.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 및 채무자의 거부

1) 채권자는 2015.4.21. 채무자 소속 영업직 근로자로 구성된 채권자 ○○온지회를 설치한 후, 2015.4.28. 채무자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는데, 채무자가 위 단체교섭 요구에 아무런 응답이 없자, 2015.4.30. 다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2) 채무자는 2015.5.4. 및 2015.6.5. 채권자에게 ‘2015년도 임금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2015.12.31.)의 3개월 전인 2015.10.1. 이후 교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하며,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채권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 교섭창구단일화절차는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와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여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 절차만 거치고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5항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규정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채무자는 ○○온영업노동조합과 선행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만을 거쳤을 뿐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는 거치지 않았으므로, ○○온영업노동조합에 대하여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채무자는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

 

나. 채무자

1)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취지,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일정기간의 지위 유지기간이 부여된 취지, 교섭요구노동조합의 확정절차를 거쳤음에도 교섭을 요구한 다른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교섭요구노동조합이 복수일 경우에나 필요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5항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당연히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가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채무자가 ○○온영업노동조합과 선행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교섭 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만을 거 쳤더라도 ○○온영업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가진다. 따라서 채권자는 ○○온영 업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가 유지되는 2년간(2016.12.31.까지)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없다.

2) 설령 ○○온영업노동조합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채무자 사업장에는 이미 선행하는 단체협약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에 따라 채무자는 선행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채권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없다.

 

3.  쟁점 및 판단

 

가.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①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이 존재함에 따라 그 노동조합만이 교섭요구를 하여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만을 거치고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5항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가 인정되어 그 지위 유지기간(2년) 동안 신설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없는 것인지 여부, ② 신설 노동조합이 선행 단체협약이 존재함에도 곧바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나. ○○온영업노동조합에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이 적용되는지 여부

1) 관계규정의 문언 등 아래에서 보는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에서 정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 유지기간은,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교섭요구노동조합의 확정절차만을 거친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

가) ① 우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는 개념은 성립할 여지가 없다. 노동조합법은 제29조의2 제1항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음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한 개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교섭대표를 정할 것도 없이 그 노동조합이 직접 당사자가 되어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아직 설립되지도 않은 가상의 노동조합을 상정하여 그들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는 개념을 인정할 필요나 실익도 없다.

②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하나의 사업장에 단일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이후 신설된 노동조합과의 새로운 단체협약 체결 등으로 인하여 교섭효율성의 저하, 교섭비용의 증가,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등의 문제가 생기고,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낮을 경우 그 설립시기를 다른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체결 이후로 의 도적으로 미룸으로써 교섭창구단일화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래 다.항에서 보는 것처럼 하나의 사업장에 이미 단체협약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까지는 신설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없는 것이므로, 채무자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문제점은 해결될 수 있다. 채무자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한 개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의 보장이 인정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즉, 위 제1항은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결정된 때부터 일정한 기간 동안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한다고 규정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하는 기간이 보장되는 경우를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경우’로만 한정하고 있다. 여기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은 ‘자율적인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절차’를 규정한 조항으로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6이 이를 구체화하고 있고, 제3항은 ‘과반수 노동조합의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를 규정한 조항으로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7이 이를 구체화하고 있으며, 제4항은 ‘자율적 공동교섭대표단의 구성 및 통지절차’를 규정한 조항으로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8이 이를 구체화하고 있고, 제5항은 ‘노동위원회 결정에 의한 공동교섭대표단의 구성절차’를 규정한 조항으로서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9가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은 위에서 본 각 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경우에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일정 기간 동안 보장해주겠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에 한 개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위에서 본 각 절차가 진행될 여지가 없으므로 위 제1항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이 보장될 여지도 없다(설령,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만 있는 경우에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는 지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전제에 서더라도,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은 위 절차 중 하나 이상의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경우에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일정 기간 동안 보장해주겠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으므로,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만을 거친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에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이 부여 될 수 없다).

다) 채무자는, 채권자 주장에 따르면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함에도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에 참가하여 그 노동조합만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확정된 경우에도 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될 수 없다는 것이어서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어떤 노동조합에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인정할 것인지’의 문제와 ‘인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언제까지 보장할 것인지’의 문제는 필연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 즉,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함에도 단체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이 하나뿐인 경우, 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인정될 수 있다 해서 반드시 그 노동조합에게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에서 정하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보장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 다. 오히려, 앞서 본 것처럼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은 문언상 명백하게 위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를 거친 경우에 한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채무자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이처럼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만을 거치고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5항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온영업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1항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을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온영업노동조합에 2016.12.31.까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가 유지됨을 전제로 한 채무자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선행 단체협약의 존재

1) 관련 법리

노동조합법상의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 즉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 독자적인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노동조합 상호간의 반목 및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갈등, 동일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의 교섭을 반복하는 데서 비롯되는 교섭효율성의 저하와 교섭비용의 증가, 복수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무관리상의 어려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의 근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소속에 따라 상이한 근로조건의 적용을 받는 데서 발생하는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헌법재판소 2012.4.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등 참조).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 본문은 “노동조합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에는 법 제29조제1항 또는 제29조의2 제1항에 따라 그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교섭창구단일화제도의 위와 같은 취지에 맞추어 교섭창구단일화 절차가 개시될 수 있는 시기를 규정하고 있다.

2) 기각하는 부분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본 것처럼 비록 ○○온영업노동조합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채무자와 ○○온영업노동조합 사이에 그 유효기간이 2016.12.31.까지인 선행 단체협약이 존재하고 그 단체협약이 채무자 소속 모든 영업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고 있으므로, 신설된 노동조합인 채권자로서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 본문에 따라 선행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인 2016.10.1.부터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채권자가 그 전에 채무자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 본문에 반하므로, 채무자가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할 것이다. 이 부분 가처분신청은 그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지 않는다.

3) 인용하는 부분

가) 앞서 본 것처럼 채무자와 ○○온영업노동조합 사이에 그 유효기간이 2015.12.31.까지인 선행 임금협약이 존재하나, 이 사건 결정 당시는 위 선행 임금협약의 유효기간 만료일 이전 3개월이 되는 날인 2015.10.1.이 경과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임금협약(다만, 선행 단체협약에 정해진 사항을 제외한 부분에 한한다)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가처분신청은 그 피보전권리가 소명되고, 채무자가 그 단체교섭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이상 그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

한편, 채권자는 집행관 공시 및 간접강제의 결정도 구하고 있으나,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그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다.

나) 채무자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채권자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교섭창구단일화절차는 채권자가 노동조합의 명칭, 그 교섭을 요구한 날 현재의 조합원 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은 서면으로 채무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고(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2항), 채무자가 그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7일간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공고함으로써(동 시행령 제14조의3 제1항) 개시되는 것이므로, 채무자로서는 채권자가 단체교섭을 요구한 이상 일단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 하여야 한다. 채무자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또 채무자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 제2항에 따라 채무자가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는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할 수 있으므로, 그 절차를 우선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제2항은 “노동조합은 사용자가 제1항에 따른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다르게 공고하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노동조합에 노동위원회의 시정을 통한 구제의 길을 확대하는 취지로 보일 뿐, 노동위원회의 시정을 통해서만 구제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보이지는 않는다. 채무자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채무자는, 채권자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명령을 구하는 신청을 하였다가 이를 취하한 후 다시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하는 등, 단체교섭권을 남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채무자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채권자의 단체교섭권 남용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채무자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이건배(재판장) 오대석 박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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