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9조가 정한 추가상병이란 업무상의 재해로 이미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추가로 발견되거나, 업무상의 재해로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여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 인정되는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 또는 기승인상병과 추가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나,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당시 건강상태, 발병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0.1.28. 선고 99두10438 판결, 대법원 2012.2.9. 선고 2011두25661 판결 등 참조).

▣ 맨홀 구멍을 통해 약 6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한(요추 1번 압박골절, 좌측늑골 11, 12 골절)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추가상병 불승인처분의 취소를 구한 사건에서, 사고 경위, 원고의 치료 및 진단 이력, 원고의 과거 병력, 신체감정결과, 관련 의학지식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사고와 추가상병(외상성 뇌손상,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 및 뇌진탕 후 증후군)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추가상병 불승인처분을 취소한 사례.


【대구고등법원 2021.6.18. 선고 2019누4180 판결】

 

• 대구고등법원 제1행정부 판결

• 사 건 / 2019누4180 추가상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 항소인 / A

• 피고, 피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제1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2019.7.12. 선고 2018구단11444 판결

• 변론종결 / 2021.05.21.

• 판결선고 / 2021.06.18.

 

<주 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8.5.4. 원고에 대하여 한 추가상병 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7.4.11. 주식회사 M에 입사하여 비정규직 화기감시자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7.9.13. 15:00경 주식회사 M이 건설하는 이천시 N 소재 ‘B처리장’ 공사현장에서, B처리장 6층 기둥 용접작업 시 깔아놓은 방지포 보강작업을 하다가, 방지포에 덮여 있던 배출기 자바라 호스관 옆 맨홀 구멍을 통해 약 6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나. 원고는 2017.10.23.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발생한 ‘요추 1번 압박골절, 좌측늑골 11, 12 골절’에 대한 최초 요양신청을 하여, 2017.11.13.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았다.

다. 원고는 2017.11.27. 피고에게 ‘뇌진탕, 경추의 염좌 및 긴장, 양측 슬관절 염좌’에 대한 추가상병 신청을 하였다.

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8.1.5. 위 신청 상병 중 ‘경추의 염좌 및 긴장’은 승인하고, ‘뇌진탕’은 ‘두부 타박상’으로 변경 승인하고, ‘양측 슬관절 염좌’에 대하여는 불승인처분을 하였다.

마. 원고는 C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외상성 뇌손상,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 및 뇌진탕 후 증후군’(이하 ‘이 사건 추가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고, 2018.2.13. 피고에게 추가상병 신청을 하였다.

바. 그러나 피고는 2018.5.4. 원고에 대하여, ‘진료기록 및 면담결과를 종합할 때 이 사건 추가상병이 인지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추가상병과 이 사건 사고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가상병 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약 5분간 의식소실이 있었고, 이후에도 사고로 인한 두부 충격으로 인하여 지속적으로 두통과 어지럼증, 기억력과 인지기능의 감소, 우울증과 피로 등 증상을 호소하였으며, 그와 같은 증상을 바탕으로 C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뇌 확산텐서 영상 검사’(Diffusion Tensor Imaging, 이하 ‘DTI 검사’라 한다)를 받은 결과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을 비롯한 이 사건 추가상병에 대한 진단을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 추가상병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병한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9조가 정한 추가상병이란 업무상의 재해로 이미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추가로 발견되거나, 업무상의 재해로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여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 인정되는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 또는 기승인상병과 추가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나,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당시 건강상태, 발병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0.1.28. 선고 99두10438 판결, 대법원 2012.2.9. 선고 2011두25661 판결 등 참조).

 

다. 관련 의학지식

○ 두부 외상은 크게 국소적인 부위만의 손상을 보이는 국소성 손상과 대뇌 전반적인 기능저하 또는 손상을 동반하는 미만성 손상으로 구분된다. 국소성 손상의 예로는 외력의 접촉 부위에 발생하는 두개골 골절, 뇌좌상 등을 들 수 있고, 뇌진탕과 미만성 축삭손상이 대표적인 미만성 손상의 예이다. 뇌진탕은 뇌 구조의 이상을 초래하지 않는 뇌의 일시적인 기능부전이며 주로 의식 소실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 뇌 조직은 두개골 안에서 뇌척수액에 의하여 떠 있는 형태로 존재하기에, 두부에 외력이 가해질 경우 관성 효과에 의하여 뇌손상이 유발되며, 미만성 축삭손상 역시 관성 효과에 의하여 발생하는 손상의 하나이다.

○ 외상성 축삭손상(外傷性 軸索損傷, traumatic axonal injury)은 두부 외상 후 뇌백질 내의 축삭이 손상된 상태를 말하며, 뇌실질의 국소 부위 또는 다발성으로 손상부위가 다양하다. 임상적으로 물리적 두부 외상 후 의식소실이 발생한 뒤 수분에서 수 시간 내에 회복하여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상태에서부터 의식의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뇌기능에 심각한 수준의 장애를 남기기도 하고, 식물인간 내지 사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양상을 보인다.

○ 외상성 축삭손상을 입게 되면, 의식소실, 기억상실, 혼돈, 혼란, 감정이상, 행동 또는 성격 변화 등이 객관적 소견으로 나타나고, 두통, 어지럼증, 균형감각 이상, 피로감, 시각 이상, 불면증, 기억력 저하 등 다양한 주관적 증상이 관찰되며, 그 외 인지기능의 장애, 정신심리학적 이상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외상성 축삭손상은 두부의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인한 뇌의 가속/감속(관성력) 발생으로 축삭이 늘어나거나 찢어져 발생한다. 두부의 직접적 외력이 가해지는 경우 및 간접적 또는 경미한 외력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외상성 뇌손상에 의한 대뇌 피질의 손상은 일반적인 MRI로 발견할 수 있지만, 경도의 외상성 뇌손상의 경우 CT나 MRI에서는 특이 소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DTI 검사는 MRI를 이용한 영상 기법의 하나로, 뇌백질 내의 물의 운동을 분석하여 영상을 얻는 기술이다. 즉 대뇌 조직의 물분자는 확산(diffusion)을 하는데, 물이 존재하는 조직의 구성에 따라 확산의 형태가 달라지는 것에 착안하여, 대뇌를 구성하고 있는 축삭(axon), 신경세포체(neuron)들이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확산하는지 3차원 정보로 영상화한 것이 DTI 영상이다. DTI 검사는 약 20여 년 전 개발되어 현재 각국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다양한 임상에서 이용되고 있다.

○ 학계에서 DTI 검사는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에 높은 감수성을 보이고 있고, 특히 종주하는 신경경로는 우수한 조영결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횡주하는 신경경로의 경우에 발견되는 많은 오류와 환자의 손상이 과하게 평가되는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 때문에, 그 적용과 해석은 제한된 임상 사례에만 국한되어야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2013년의 의학 논문에 의하면, 당시까지는 미국의 법정 기준을 충족할 만한 수준에 못 미치기에 법정에서 뇌손상을 받은 근거로 위 검사 소견을 사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E, F, G, et al: Clinical applications of diffusion tensor imaging. World Neurosurgery. 2013 Aug 3).

○ 외상성 뇌 축삭손상을 진단할 때 임상적으로 혼수상태가 6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서, 뇌 MRI로 뇌백질에 병소나 손상이 발견된 경우로 제한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기는 하나, O협회에서는 외상으로부터 증상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은 수상 후 수일 내지 수개월 이상 경과 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보고 있다. P학회에서는 외상성 뇌손상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나 기본적인 MRI 결과가 정상으로 나와 그 결과가 불일치할 경우에는 축삭손상을 의심하여 뇌 DTI 검사를 하는 등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 이와 같이 DTI 검사만으로 외상성 축삭손상을 진단하는 것은 의학계에서 확립된 진단법으로 채택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외상성 축삭손상의 진단을 위해 임상소견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 환자의 병력과 관련된 외상 여부, 신경학적 검사 및 기타 검사 결과를 고려하고 영상학적 기준이 뒷받침되면 진단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1 내지 30호증(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앞서 본 증거들에 갑 제5 내지 9호증, 갑 제16 내지 20, 제24호증, 을 제4 내지 8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 및 이 법원의 Q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이 사건 사고 이후 원고의 치료·진단 이력

가)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직후 이천시 소재 ‘R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기 시작한 이래, R병원,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S 의원, C 병원 등에서 169일(2017.9.13. ~ 2018.4.26.까지) 동안의 입원치료와 48일 간의 통원치료를 받았다.

나) R병원의 2017.9.23. 경과기록에는 ‘두통이 계속 심하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의 2017.11.20. 외래 초진기록지의 현 병력에는 ‘추락사고 시 5분 정도 의식 소실이 있었고, 왼쪽 머리에 혹이 있었으며, 사고 후 두통과 어지럼증이 지속되었다’고 기재되어 있으며, C병원의 2017.12.27. 진료기록지에도 ‘걸음을 잘 못 걷겠다거나 머리 전체적으로 두통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다) R병원에서 2017.9.25. 뇌 MRI 촬영을 한 결과 ‘특이소견 없음’으로 판독되었고, C병원에서 2017.12.18. 뇌 CT 촬영을 한 결과 ‘특이 소견이 없음’으로 판독되었다.

2) 원고의 C병원에서의 진료 및 진단 결과

가) 원고는 2017.12.18.경부터 C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전문의 T로부터 진료를 받기 시작한 이래, 위 병원에서 아래와 같은 검사와 진단을 받았다.

① 내원 초기에 이루어진 위 전문의의 임상 진찰 결과, 원고는 사고 이후 직전 기억이 잘 나지 않으며,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감소되었음을 호소하였고, 사고 이후 항상 우울하고 몸이 이전과 다르게 무겁고 항상 피로하다고 호소하였다.

② 2017.12.21. 실시된 DTI 검사 결과, 좌측 척수 시상로(spinothalamic tract), 양측 상행성 그물활성화계(Ascending reticular activating system), 우측 전두-시상로(prefronto-thalamic tract), 좌측 대상다발(cingulum), 좌측 청각 전도로(auditory pathway)에서 손상 소견, 양측 시방선(optic radiation)에서 손상 의심 소견이 보인다고 진단되었다.

③ 2017.12.22. 실시된 한국판 백우울척도 2판(K-BDI-II, 정상 범위 0-13점, 경도 수준 14-19, 중증도 수준 20-28, 심한 수준 29-63) 검사에서 원점수 21점으로 중증도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피로도 평가(Fatigue Severity Scale, Schwart et al. 1993, 3.7점 이상 시 비정상)에서는 평균 6.6점의 피로도를 호소하였다.

④ 2018.1.5. 실시된 웩슬러 지능검사(Korean Wechsler Adult Intelligence Scale, K-WAIS) 결과, 처리 속도가 66(1 percentile), 전체검사 87(20 percentile)로 저하되어 있었으며, 기억측정검사(Korean memory assessment scale) 결과 언어기억80(9 percentile), 전체기억 82(12 percentile)로 경계선 범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진단되었다.

⑤ 그 무렵 실시된 신경정신학적 검사(Seoul Neuropsychological Screening Battery-II) 결과는, ㉠ 언어자극에 대한 기억 능력에서 즉시 기억은 수행손상 범위(3.11 percentile), 지연기억 경계선 범위(5 percentile), 재인기억은 수행손상 범위(4.69 percentile)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 언어력은 수행 손상범위, 기억력은 경계선 범위, 전두엽/집행기능은 수행손상 범위에 해당되는 것으로 평가되었고, ㉢ 임상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CDR) 점수는 0.5점으로 치매의심 범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⑥ 2018.1.15. 실시된 뇌 단일광자방출 전산화 단층촬영(Brain single-photon emission computerized tomography, Brain SPECT) 결과, 양측 기저핵 및 양측 후두엽에서 관류의 저하를 보이는 것으로 진단되었다.

⑦ 2018.1.15. 실시된 뇌유발전위검사(Brain stem auditory evoked potential) 및 시각유발전위검사(Visual evoked potential) 결과, 우측 154ms, 좌측 154ms로 양측에서 지연된 소견을 보였다.

나) 위 전문의는 2018.1.31. 및 2018.7.11.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진단하였다.

○ 병명 : 주 진단명 – 외상성 뇌손상

              세부 진단명 – 뇌진탕 후 증후군,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

○ 발병일 : 2017.9.13.

○ 시행한 검사 : DTI 영상(2017.12.21.)

○ 검사결과 : 좌측 척수 시상로, 양측 상행성 그물활성화계, 우측 전두-시상로, 좌측 대상다발, 좌측 청각 전도로에서 손상 소견, 양측 시방선에서 손상 의심 소견을 보임

○ 진단결과 및 근거

위 증상들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근거로 사고 당시의 정황으로 보아 떨어지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두부 타격 및 뇌에 가해진 가속-감속력으로 인하여 뇌신경의 손상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 근거는 아래와 같음

첫째, 경도 외상성 뇌손상에 합당한 두부외상의 이력이 있음

둘째, 두부 외상 후 두통을 동반한 전신의 통증, 기억력 장애, 피로, 시야장애 등의 새로운 임상적 증상들이 생겼음

셋째, 환자의 진술에 근거한 병력청취상 사고 이후 발생한 두통과 전신 통증 등의 중추성 동통 등 임상 양상은 2017.12.21. 시행한 DTI 영상의 결과와 부합함

넷째, 사고 이후 환자가 호소하는 피로도(Fatigue Severity Scale: 평균 6.7점)와 DTI 영상에서 양측 그물활성화계(ascending reticular activating system)의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traumatic axonal injury) 또한 임상양상과 부합함

다섯째, 근전도 검사, 방사선학적 검사, 초음파 등 다른 검사들을 통하여 말초신경질환, 척수질환, 근골격계질환 등이 배제되었음

3) 제1심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제1심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에 대하여 위 병원장(감정의 신경외과 전문의 U)은 아래와 같은 감정촉탁 결과를 회신하였다.

○ 외상성 뇌손상 여부

-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두부에 충격은 받았을 것으로 사료되지만, 뇌 CT 및 뇌 MRI상 특별한 이상 소견이 인지되지 않는 상태임. 따라서 실제로 외상 후에 뇌에 좌상이나 출혈 혹은 뇌부종 등이 발생하는 정도의 외상성 뇌손상은 없는 상태이며, 추락사고 후 5분 정도 의식 소실이 있었다고 하므로, 뇌진탕의 병명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됨

- 뇌진탕도 넓은 의미의 외상성 뇌손상의 하나라고 볼 수는 있으나,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지는 않기 때문에 외상 후에 실제적인 손상이 뇌에 발생하여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 외상성 뇌손상과는 관련이 없을 것으로 사료됨

○ 외상성 뇌 축삭손상 여부

- 신경외과적으로 원고는 추락사고 후 5분 정도 의식소실이 있었다고 하지만, 혼수상태가 6시간 이상 지속되어야 하고, 뇌 MRI 촬영에서 병소가 발견되어야 하는 외상성 뇌 축삭손상의 병명과는 관련성이 없을 것으로 사료됨

○ 뇌진탕 후 증후군 여부

-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이므로 의견 없음

4) 이 법원의 Q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신체감정촉탁에 대하여 위 병원장(감정의 재활의학과 전문의 V)은, 아래와 같은 근거로 원고가 이 사건 추가상병인 ‘뇌진탕 후 증후군,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에 임상적으로 부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회신하였다.

○ 근거1: W단체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경도의 외상성 뇌손상의 진단기준은 아래 중 한 항목만 있어도 해당함. 원고는 물리적 외력인 6m에서 낙상하여 요추골절, 늑골골절, 두부 손상의 외상력이 있고, 5분간의 의식소실과 이후 지속되는 증상으로 아래의 판단 기준에 부합함

- 뇌기능에 생리적 손상의 외상을 가진 사람으로 (1) 30분 미만 의식 소실 (2) 24시간 미만의 외상 직전과 직후의 기억 소실 (3) 사고 당시의 정신상태(혼란, 혼동, 멍한 상태 등) (4) 외상 후 30분 후 글라스고우 혼수척도 13 ~ 15점으로 부분 신경손상, 경련, 뇌병변으로 수술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

- 진단방법: CT 또는 일반적 MR에서 이상소견이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임상진찰(외상력 등의 문진, 의식소실 여부, 외상 후 기억소실 등)이 영상평가보다 중요하며, 임상심리검사는 보다 자세히 인지, 감정, 사회관계를 알 수 있는 데 유용함. 영상평가방법으로 핵의학검사(PET, SPECT), MR을 동시에 시행 시 민감도는 9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됨

○ 근거2: 원고는 국제질병 분류에 근거한 9가지 증상 중 지속적인 두통, 기억력 저하, 피곤함, 집중력 저하 등 3가지 이상을 호소하고 있어 이에 부합함

- 뇌진탕 후 증후군은 뇌손상 중 특히 경도의 뇌손상은 85%에서 6개월 내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나머지 환자들은 지속적인 인지, 감정,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게 됨

- 진단 방법은 국제질병 분류에 근거하여 9가지 증상(두통, 어지럼증, 수면장애, 피곤, 예민함, 분노, 기억장애, 집중력 저하) 중 3개 이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음

○ 근거3: 원고에 대한 C병원에서 촬영한 DTI 영상에 의하면, 영상화된 주요 신경로에서 부분적인 신경로 손상이 보여짐

- 경도 외상성 뇌손상 또는 뇌진탕 후 인지, 운동, 시각 등의 뇌기능을 담당하는 뇌백질(축삭)의 손상을 확인하는 방법은 부검이 가장 명확하지만 살아 있는 환자의 적용에 제한됨. 뇌 영상 방법으로 DTI 신경로의 영상법이 가장 민감도가 높음

5) 원고의 과거 병력 등

가) 원고는 2009.5.1.부터 2011.12.29.까지 H의원에서 재발성우울장애로 9차례, 2012.10.9.부터 2014.5.30.까지 I의원에서 경도인지장애로 7차례, 2012.7.23.부터 2016.5.30.까지 J의원에서 재발성 우울장애로 2차례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

나) 원고는 2016.7.13. K의원에서 ‘두피의 표재성 손상, 타박상, 관골궁(광대뼈)의 골절, 폐쇄성’으로, 2017.5.11.과 같은 달 12. L의원에서 ‘상세불명의 편두통’으로 진료 받은 내역이 있다.

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전후하여 이 사건 사고 이외의 원인으로 머리나 뇌 부위에 손상을 입어 진료를 받았다는 기록이 없고, 그 무렵에 머리 부위에 충격을 받았다거나 머리를 다쳤다는 별다른 자료는 없다.

 

마.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인용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관련 법리와 의학지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추가상병을 입었고, 그 사고와 추가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① 원고가 당한 이 사건 사고는 6m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원고는 그로 인하여 요추 및 늑골 골절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5분 정도 의식을 잃었고, 왼쪽 머리에는 혹이 생길 정도의 외상이 있었다. 이와 같은 사고 경위에 비추어 원고는 추락과 충돌로 인하여 머리 부위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관성효과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외상성 뇌 축삭손상의 발생기전과도 일치한다.

② 원고는 R병원,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S 의원, C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위와 같은 사고 경위, 의식소실 상태 및 시간, 사고 후부터 계속 머리가 아프고, 신경이 쓰이고, 잠을 이루지 못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증세를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호소하였으며, 이에 따라 약물치료 및 정신과적 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증세 또한 외상성 뇌 축삭손상이나 뇌진탕 증후군으로 발현되는 증상과 부합한다.

③ 원고의 증상을 사고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임상 진료하면서 검사를 해 온 C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진단 결과와 이 법원의 Q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사고 당시의 정황으로 보아 떨어지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두부 타격 및 뇌에 가해진 가속-감속력으로 인하여 뇌신경의 손상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진단되었다. 또한 원고에 대한 DTI 검사 결과에 의하더라도 “좌측 척수 시상로의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 소견과 우측 전두-시상로(prefronto-thalamic tract), 좌측대상다발(cingulum)의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 소견”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진단 결과는 원고에 대한 뇌 DTI 검사를 주된 근거로 하고 있고, 의학계에서는 DTI 검사가 가지고 있는 오류가능성이 지적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에게 나타나거나 원고가 호소하는 증세, 원고의 기왕의 병력, 원고에 대한 뇌 DTI 검사에 이르게 된 경위 및 시기, 그 밖에 원고가 받은 뇌 CT, 뇌 MRI, 뇌SPECT 검사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들의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DTI 검사는 원고의 병증을 진단하기 위한 보조적인 방법으로 이용되었다고 볼 수 있고, 위 진단 결과는 원고의 증상과 DTI 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의학적 검사결과를 전문가의 의학적 식견을 토대로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뇌 CT, MRI 촬영 결과와 제1심의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만으로는, 위와 같은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위 진단결과가 의학적 오류가 있다거나 사실과 다른 진단을 한 것으로 볼 만한 자료가 없다.

④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뇌 방사선 촬영 결과 두개골의 골절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건 사고 후 10여 일이 경과한 2017.9.25.자 뇌 MRI에 대하여 ‘특이소견 없음’이라는 판독결과가 있었고, 2017.12.18.자 C병원 뇌 CT 판독결과 역시 ‘특이소견 없음’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의학적 지식에 의하면, 뇌손상이나 뇌 축삭손상이 있는 경우라도 뇌CT 또는 MRI 검사 결과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위와 같은 검사결과만으로 원고에게 외상성 뇌손상이나 뇌 축삭손상 등의 상병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⑤ 제1심의 진료기록 촉탁감정인은, ㉠ 외상성 뇌신경 축삭손상은 뇌 CT 소견에서 혼수의 원인이 될 만한 병소가 없으면서 임상적으로 혼수상태가 6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인정할 수 있고, ㉡ 특징적인 MRI 소견으로 뇌량, 대뇌 기저핵, 뇌실 주위 및 상 소뇌각 등의 작은 출혈이 발견되는 특징을 보인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 DTI 결과를 신경외과 분야에 이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원고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결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뇌손상은 없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 앞서 본 의학지식에 비추어, 혼수상태가 6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거나 MRI소견상 출혈이 보이지 않더라도 외상성 뇌 축삭손상 등이 있을 수 있는 점, ㉡ 외상성 뇌 축삭손상은 두부의 직접적 외력이 가해지는 경우 및 간접적 또는 경미한 외력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 점, ㉢ DTI 검사는 다른 검사결과들과 함께 보조적인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 ㉣ 위 DTI 검사로 확인되는 원고의 손상부위가 오로지 횡으로만 연결되는 신경경로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볼 자료도 없는 점, ㉤ 앞서 본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DTI 검사상 나타나는 뇌손상 부위와 원고에게 발현된 증상이 의학적 작용기전과 일치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심의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⑥ 원고는 2009.5.1.부터 2011.12.29.까지 H의원에서 재발성우울장애로 9차례, 2012.10.9.부터 2014.5.30.까지 I의원에서 경도인지장애로 7차례, 2012.7.23.부터 2016.5.30.까지 J의원에서 재발성 우울장애로 2차례 진료를 받은 내역이 확인되고, 2016.7.13. K의원에서 ‘두피의 표재성 손상, 타박상, 관골궁(광대뼈)의 골절, 폐쇄성’으로, 2017.5.11.과 같은 달 12. L의원에서 ‘상세불명의 편두통’으로 진료받은 내역이 확인되며, C병원에서의 일부 검사에도, 원고에게 경증의 치매가 의심된다고 기재된 바 있다.

그러나 원고에게 위와 같은 증세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이전에 뇌손상을 입거나 두부를 다쳤다는 이력이 없고, 이 사건 사고 직전에는 별다른 진료내역이 확인되지 않으며, 위와 같은 진료내역 등이 원고가 가진 기왕의 뇌손상이나 뇌 축삭손상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고와 추가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현(재판장) 원호신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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