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원고가 E광업소에서 퇴사한 이래 약 26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상병(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양측 소음성난청 의증)을 진단받았고, 당시 원고의 나이가 만 80세에 이르렀으므로 자연적인 노화의 진행이 원고의 청력 손실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광산에서 다년간 채탄작업 등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던 소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이거나, 기존의 노인성 난청이 자연적 진행경과 이상의 속도로 악화되어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서울행정법원 2019.4.25. 선고 2018구단73112 판결】
• 서울행정법원 판결
• 사 건 / 2018구단73112 장해급여부지급처분취소 청구의 소
• 원 고 / A
• 피 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19.03.14.
• 판결선고 / 2019.04.25.
<주 문>
1. 피고가 2017.6.5. 원고에 대하여 한 장해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5.10.21. B이비인후과의원에서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양측 소음성난청 의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2016.2.5. 피고에게 장해급여를 청구하였다.
나. 피고는 2017.6.5. 원고에 대하여 ‘원고의 난청이 저주파수의 난청을 포함하고 그 정도가 심도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난청과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부족하고, 순음청력검사와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의 역치가 달라 위난청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피고 대전지역본부 통합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 등에 근거하여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장해급여 청구에 대해 부지급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8.7.16. 심사청구가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1975.1.7.부터 1989.5.31.까지 광부로 근무하면서 장기간 소음에 노출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생되었으므로,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장해급여 청구에 대해 부지급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소음 노출 경력
원고(C생)는 1975.1.7.부터 1981.4.30.까지는 D탄광에서, 1983.3.14.부터 1989.5.31.까지는 E광업소에서 채탄작업 등에 종사하였다.
2) 의학적 소견
가) 원고 주치의
- 병명 :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 양측 소음성 난청 의증
- 검사 소견 및 장해상태 : 순음청력검사결과 우측 98dB, 좌즉 100dB 소견. 과거 약 10년간 광산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그 후 난청이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소음환경에서 장기간 일한 것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됨.
나) 특별진찰 결과(F병원)
○ 순음청력검사(기도청력역치, 단위 : dB) <생략>
○ 언어청력검사[어음명료도(정상=100%)] : 좌측 16.6%, 우측 33.3%
○ 임피던스청력검사 : 좌측 A, 우측 Ad
○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 : 좌측 60dB, 우측 80dB
○ 의학적 소견
- 검사결과에서 고막 또는 중이에 뚜렷한 병변은 발견되지 않음.
- 원고의 난청은 검사결과 소견상 소음노출이 원인인 것으로 사료됨.
- 검사결과 고음역에서의 청력저하가 뚜렷함.
다) 피고 자문의
- 양측에 심도의 난청이 관찰되나 소음 노출 30여년 후 진찰된 점, 환자의 연령,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결과와의 차이 등에 비추어 볼 때 노인성 난청으로 인한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판단됨.
라) 피고 대전지역본부 통합심사회의
- 심사위원 1 : 순음청력검사상 좌측 102dB, 우측 95dB의 청력역치 확인되나, 검사상의 편차가 크고 위난청이 의심되어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상 좌측 60dB, 우측 80dB의 반응역치 인정됨. 약 14년 이상의 소음노출력이 인정되나, 고령이고 소음노출 중단기간이 길며, 순음청력 검사결과의 신뢰도가 낮아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결과로는 소음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움. 순음청력 검사결과를 인정하더라도 전반적인 심도의 난청형으로 소음 이외의 원인이 주로 있었을 것이라 사료되어 업무와 난청과의 인과관계가 부족해 보임.
- 심사위원 2 : 저음역대의 청력손실이 심한 것은 노인성으로 볼 근거가 높고,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결과가 순음청력검사결과보다 나은 결과를 보인 점 등을 볼 때 위난청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결과상 양측 비대칭을 보이는 점 등을 볼 때 소음성 난청 외 다른 난청 원인도 배제할 수 없음.
- 심사위원 3 : 저주파수의 난청을 포함하여 난청의 정도가 심도 이상인 것을 감안할 때 난청과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부족한 것으로 보이고, 순음청력검사결과와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결과가 달라 위난청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움.
마) 이 법원의 진료기록 감정의
- 원고의 난청은 소음성 난청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이 있음.
- F병원 검사결과 주관적 검사인 순음청력검사결과와 객관적 검사인 청성뇌간 유발반응검사결과에 차이가 있어 순음청력검사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움.
- 원고가 소음성 난청의 진단기준에 해당하는 소음 작업장에서 근무한 것이 맞다면 소음이 난청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원고의 연령을 고려하면 노인성 난청도 있을 것으로 추정됨.
- 소음성 난청의 경우 저주파에서 40dB, 고주파에서 70dB를 초과하지 않으나, 원고의 난청은 이를 초과하는데 다른 원인이 없다면 노화로 인한 것으로 추정됨.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3,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 사유에 따른 질병으로 인정하려면 당해 질병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또한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대법원 2006.3.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서, 원고가 1989.5.31. E광업소에서 퇴사한 이래 약 26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고, 당시 원고의 나이가 만 80세에 이르렀으므로 자연적인 노화의 진행이 원고의 청력 손실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앞서 본 증거에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광산에서 다년간 채탄작업 등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던 소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소음성 난청이거나, 기존의 노인성 난청이 자연적 진행경과 이상의 속도로 악화되어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약 12년 6개월간 소음사업장인 D탄광 및 E광업소에서 채탄작업 등에 종사하였다.
나) 원고의 주치의 및 특진의는 원고가 소음에 노출된 것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라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고, 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도 원고의 난청이 소음성 난청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은 있으나(이는 소음이 원고의 난청에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노인성 난청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소음성 난청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소음작업장에서 근무한 것이 맞다면 소음이 난청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별표3] 소정의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에 의하면, 소음성 난청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이어야 한다. 원고의 주치의 및 특진의가 실시한 순음청력검사결과는 모두 위 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한의 청력손실 수치를 넘어서고 있고, 가사 위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원고의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결과 역시 위 최소 청력손실 수치(40dB)를 넘어선다(순음청력검사결과에 의하면 좌우측 청력손실이 큰 차이가 없고, 원고의 난청에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에서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결과 좌측 60dB, 우측 80dB의 비대칭적인 청력손실 수치를 보였다는 점만으로 원고가 소음에 노출된 경력이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라) 원고는 고막 또는 중이의 뚜렷한 병변이 발견되지 않았고, 청력 저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다른 이비인후과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내역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3)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이와 전제를 달리한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진